오현, 바람을 가르다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박소명 지음, 한수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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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일제의 탄압은 점점 극에 달하고 창씨개명은 물론 우리의 말과 글을 막고 우리의 전통문화까지 말살하려 합니다.
우리의 문화재를 마구 훼손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음악조차 마음대로 즐길 수 없었습니다.

오현의 어머니는 가야금을 잘 연주했던 분으로 일본에 맞서 우리의 음악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러 떠났습니다.
피를 토하며 돌아가신 어머니 그때 우리 어머니들은 그렇게 자식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며 홀로 일제와 맞서 우리땅을 지켰습니다.
독립운동가를 떠올리면 우선 강하게 총과 칼로 저항한 독립투사를 떠올립니다.

'김구,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아이들과 잘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하면 꼭 떠올리는 분들입니다. 얼마전 도서관에서 좀 다른 수업을 해보았습니다. 알것같은 그런데 잘모르겠는 독립운동가 이야기.
총과 칼 아니라도, 누군가의 뒤에서 그 총과 칼을 사주는 독립운동가, 총과 칼을 들고 싸우는 이들의 밥을 해주는 독립운동가, 그들을 키워내는 독립운동가, 글로, 교육으로, 정치로, 문화체육으로 우리의 것을 지키고 알리는 것 자체가 독립운동이었습니다.
그때조차 이 책은 놓쳤네요.
우리 문화의 가장 뿌리인 음악과 민초들의 맘이 그대로 담긴 악기들을 지켜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길을 가려는 소년의 마음을 1940년 시대적 아픔과 함께 성장일기로 표현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 오현이 해풍을 맞으면 솔 숲에서 미래를 다짐하며 굳은 의지를 다지는
장면을 보며 책의 처음 작가의 말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늘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숱한 어려움과 방해로 제자리 걸음일 때가 있죠? 그래도 첫걸음 떼었다면 희망적입니다. 오현의 앞날에 빛나는 가야금 거장의 모습이 기다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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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지우개 단비어린이 문학
박정미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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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지우개?
제목부터 흥미로웠어요.
특히나 나쁜 기억은 모두 지워준다는 설정이 나도 그런 지우개 하나쯤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설핏 들었답니다.​

기웅이는 단짝 성민가 제편을 들어주지 않아 짜증이 났습니다. 으레껏 만지작거리던 지우개똥을 학교앞 골목어귀에 던지며 화풀이를 했던 어느날 유혹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내가 네 나쁜기억을 다 없애줄게"
마음속 짜증, 속상한 일들을 모아 공책에 쓰고 지우개로 쓱싹쓱싹 순식간에 빨아들여 기억이 사라집니다.
머리는 조금 무겁지만, 마음은 알쏭달쏭, 걸음은 나비걸음이 됩니다.
아이들 마음 속 나쁜 기억이 얼마만큼 될까요?
그 기억들로 몸짐이 커지고 아이들 기억을 뺏을 괴물로 자라려는 못된 지우개는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나쁜기억도 네 기억이야", "힘들고 아픈 기억도 지나고 나면 웃음이 물리는 뿌듯한 기억이야."

지나고 나면 다 아무것도 아니더라 어른들 말씀을 아이들은 아직 모르겠지만 불혹을 훨씬 넘기고 나니 고3 그때의 힘들었던 시간도 그립고, 아이 낳던 고통의 시간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학년 친구들도 그림을 보며 주인공 기웅이의 마음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안좋은 기억을 지워가는 기웅이 얼굴과 그 기억도 소중히 지키는 기웅의 얼굴이 아이의 마음의 빛으로 다가옵니다.
차곡차곡 쌓인 세월의 단층속에는 길게 이어진 띠도 있고 푹 파인 곳도 있고 색이 바라거나 이끼낀 검은 자국도 있습니다.
수많은 우리의 기억들도 때론 아름답고, 슬프고, 행복하고, 아팠을 겁니다. 그걸 버리지 않고 잘 쌓아두면 저리도 멋진 기억의 창조물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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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연장 가방
문수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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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사진 한장이 유독 눈에 띕니다. 80년대 우리집 앨범에 한 장씩 있을 법한 사진입니다.
공교롭게도 우리집도 삼남매로 비슷한 머리를 올망졸망하게 자르고 연년생에 너무나도 비슷한 옷 매무새와 부모님의 모습까지 진짜 울친정집 앨범에서 한 장 가져온 느낌입니다.
이 한 장으로 책 속 모든 이야기가 짐작이 갑니다.
50년대 그 언저리 한국전쟁 당시 태어나신 우리 아버지 세대는 배고팠던 60년대를 자라며 교육의 기회도, 선택의 기회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배고픈 60년대를 지나 70년대 산업 일꾼으로 일하셨던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입니다.
가게집이였던 우리집에는 늘 손님들이 가득합니다. 일가 친척에 지나가는 손님까지 다 챙겨 늘 밥이 충분했어야 했던 우리집, 엄마랑 제가 찬밥을 좋아하는 이유도 혹시 모를 배고픈 손님덕에 늘 밥을 한솥 지어놓고 찬밥을 나눠먹던 버릇 때문인가 봅니다.
그러고보니 그때 우리집에 드나들던 일가친척과 손님들은 다들 연장가방 하나씩들고 계셨습니다.
큰외삼촌은 목수였고, 오촌당숙아저씨는 데모도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외 사돈의 팔촌까지 그리고 시집와 알았지만 시아버님도 작업 반장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린시절 아재들의 연장가방이 너무나도 익숙해서 그 사이사이 주머니속에서 카라멜 하나라도 있을까 만져보다 혼난적도 있었죠.

그 연장가방 속 보물들을 세세하게 하나씩 설명으로 담은 페이지가 참 인상적입니다. 낯익은 사진에 반가우면서도 이렇게 다양했었나? 놀라기도 했습니다.
연장가방이 두둑하니 배부르고 조금씩 낡아갈수록 아버지도 그리 연륜으로 두둑하고 몸은 늙어갑니다.
자전거에서 오토바이로, 가방에서 연장창고로 변해도, 최고의 목수에서 파킨슨 병으로 이제는 일을 할 수 없어 아버지의 연장들은 주인을 찾아 나누어줍니다.
그래도 여전히 그자리에 남아있는 아버지의 연장가방!

익숙한 경상도 사투리(부산)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자분자분 들리는 듯한 전개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낯익은 사진들과 이름은 가물하지만 아재들 가방에서 즐겨봤던 연장들을 나이든 이제와서 새삼 제 용도와 이름을 알게 되어 반갑고 좋았습니다.
대목수장이 되어 한옥앞 은행나무아래에서 한옥을 바라보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어 남겨둡니다.
힘들고 배고팠고 외로웠을 우리 아버지들의 세월속에 노오란 은행잎이 꽃으로 날리고 지친몸에 찾아온 병도 아름답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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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요괴 - 2017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밝은미래 그림책 51
마누엘 마르솔 그림, 카르멘 치카 글, 김정하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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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이 맑아 가을과 딱 어울리는 책입니다.

표지 그림이 신비로와 손끝으로 만저보면 느낌이 다른 책들과 다릅니다. 부드러운 양초칠을 해놓은듯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에 자꾸 손이갑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펼치기 전 표지를 유심히 봅니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기고, 코로 냄새도 맡습니다. 휘리릭 책장을 넘기며 소리도 듣습니다. 괴짜인지 책을 맞이하는 의식처럼 책을 탐구합니다. 특히 그림이 예쁘거나 책소개가 특별했던 책은 더 유심히 보게됩니다.

택배를 배달하는 오늘도 부지런히 차를 모는 마르솔은 여느날과 달리 숲속에서길을 잃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며 길을 찾기위해 무던히 애를 쓰지만 숲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나무와 바위, 풀꽃과 시냇물 물고기 뿐, 길을 찾고 도움을 요청하는 마르솔의 귀가, 손이 커집니다. 애타는 그의 마음이 보입니다.
하지만 되려 마르솔은 고요한 숲에 소란을 일으키는 또다른 모습의 존재가 됩니다. 이름모를 숲속 대상들이 그리 피해 다닙니다.
글보다 그림이 많은 그림책은 숲속처럼 많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주인공 마르솔의 마음과 신비한 배경이 주는 느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틈엔간 숲속을 온전히 즐기는 존재가 된 마르솔은 숲속 친구들과 함께합니다.
숲의 요괴가 누구일까요?
세상 걱정없는 편안한 마르솔의 얼굴에 저도 편안함을 느낍니다. 물론 이전과 완전 다른 모습입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마르솔의 머리에 숲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단순하지만 그의 눈빛에 아쉬움이 뭍어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가족들의 일상에 숲속에서의 모험은 무색합니다.
스페인의 아름다운 풍경을 여행하고 온듯 숲과 어울려 흰색의 총총히 모인 집들이 눈에띄는 한폭의 그림입니다.
신비로운 색감에 절제된 문장들 어른들이 읽는 그림동화로 그림을 두번 세번 보며 그림이 주는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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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습니다 밝은미래 그림책 50
알렉산드라 미르작 지음, 이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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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평점 4점

까만 고양이가 한마리있습니다. 주인의 사랑속에 크던 고양이는 주인들이 바빠지면서 존재감이 없어보여 속상합니다.

가끔 그런생각을 합니다.
"내 수업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으면 어떡하지?"
"더이상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더이상 나와 함께하는 것이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사람들의 일상속 컴퓨터와 핸드폰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아날로그적 요소들과 반려견과의 생활까지 가끔은 잊고 지내는 일이 됩니다.
꼭 반려동물만이 아닌 우리의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 역시 문명이기의 재미에 빠져 단절되고 소통하지 못하고 아이들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현실의 내모습과 그림책이 OL됩니다.
섭섭함에 집을 나온 고양이는 나를잊고 있다 여기지만 그림책속 작은 구석구석 주인들은 열심히 고양이를 찾고 있습니다.
우리아이들도 혹여 집을 나와 방황하고 있다면 같은 마음일까요?

'어떡하지?'

세상 내 몸 하나 웅크릴 상자 속에서 외로뭄이 점이 되어 뚝뚝 묻어납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로 책 속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검은색과 붉은색이 주는 강한 대조감과 파랑의 색감이 주인공 고양이의 쓸쓸함을 자세히 느끼게 합니다.
색감으로 인해 더 강하게 느껴진 그림책, 깊어가는 가을 누군가를 챙겨야 할 시간임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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