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지우개 단비어린이 문학
박정미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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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지우개?
제목부터 흥미로웠어요.
특히나 나쁜 기억은 모두 지워준다는 설정이 나도 그런 지우개 하나쯤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설핏 들었답니다.​

기웅이는 단짝 성민가 제편을 들어주지 않아 짜증이 났습니다. 으레껏 만지작거리던 지우개똥을 학교앞 골목어귀에 던지며 화풀이를 했던 어느날 유혹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내가 네 나쁜기억을 다 없애줄게"
마음속 짜증, 속상한 일들을 모아 공책에 쓰고 지우개로 쓱싹쓱싹 순식간에 빨아들여 기억이 사라집니다.
머리는 조금 무겁지만, 마음은 알쏭달쏭, 걸음은 나비걸음이 됩니다.
아이들 마음 속 나쁜 기억이 얼마만큼 될까요?
그 기억들로 몸짐이 커지고 아이들 기억을 뺏을 괴물로 자라려는 못된 지우개는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나쁜기억도 네 기억이야", "힘들고 아픈 기억도 지나고 나면 웃음이 물리는 뿌듯한 기억이야."

지나고 나면 다 아무것도 아니더라 어른들 말씀을 아이들은 아직 모르겠지만 불혹을 훨씬 넘기고 나니 고3 그때의 힘들었던 시간도 그립고, 아이 낳던 고통의 시간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학년 친구들도 그림을 보며 주인공 기웅이의 마음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안좋은 기억을 지워가는 기웅이 얼굴과 그 기억도 소중히 지키는 기웅의 얼굴이 아이의 마음의 빛으로 다가옵니다.
차곡차곡 쌓인 세월의 단층속에는 길게 이어진 띠도 있고 푹 파인 곳도 있고 색이 바라거나 이끼낀 검은 자국도 있습니다.
수많은 우리의 기억들도 때론 아름답고, 슬프고, 행복하고, 아팠을 겁니다. 그걸 버리지 않고 잘 쌓아두면 저리도 멋진 기억의 창조물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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