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고 살자는 말
정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고 계시나요? 아니면 사랑을 기다리고 계시나요? 혹시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계신 건 아니시겠죠? 설레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후회하고, 그리고 다시 사랑하고..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소울메이트를 찾기 위한 과정일까요?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 꼭 찾아야 하는 걸까요?

다양한 주제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에세이스트 정영욱 작가가 오랜만에 연애 에세이를 출간했다는데요. 헤어짐과 만남에 대한 120여 편의 글들이 제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을까요? 너무 힘들고 지쳐버린 제 마음을..


 

오늘 잡았던 손 때문인지, 집에 가는 내내 무화과 향이 가득 풍기는 손바닥이었습니다./p.155





사랑은 언제나 향기와 함께 오나 보네요. 그와 살포시 잡았던 손바닥에서, 그가 정성스럽게 써준 손 편지에서, 그를 데려다준 집 앞에서 했던 깜짝 입맞춤에서.. 설레는 밤이 될 듯하네요. 손바닥 때문도, 손 편지 때문도, 입맞춤 때문도 아닌.. 두근거리는 나의 심장소리 때문이겠죠?


두근두근두근.. 작지만 지금도 들리는 심장소리는 아마도 이런 사랑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지 않을까요?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인연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잘 지내길 바란다니. 그게 사랑인가요. 사랑은 누구보다 이기적이고 보잘것없는 간절함인데. /p.96




이별은 왜 항상 이런 걸까요? 잘 지내길 바란다고요? 이게 뭔 개똥같은 소리죠! 잘 지내길 바라는 데 왜 헤어지자는 건가요? 헤어져야만 잘 지낼 수 있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헤어질 수 있겠네요. 아직 그를 사랑하니까요. 그가 잘 지내길 바라니까요.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마음이 솔직하게 담겨있네요. 맞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안’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난’ 괜찮다며 돌아 나온 그날 이후..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후회되고 원망스러웠었으니까요. 문득문득 그가 생각나는 순간순간이 괴로웠었으니까요.

 


다만 떠난 이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을 때 그때 우리는 성장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당신을 사랑해요.” 이 말은 진행형이건 과거형이건 곧 성장일 것이다. /p.134





하지만, 가장 공감 가는 글귀는 바로 이거였어요. 사랑은 성장이라는 이야기.. 사랑하는 행복에서도, 이별 후의 아픔에서도 한 단계 성숙해진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니까요. 한 번의 사랑과 한 번의 이별을 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어른이 되어갈 수 있었으니까요. 역시 어른은 그냥 되는 게 아니었더라고요.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사랑하고 이별하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들. 아마 그 역시 우리와 함께 사랑했고 이별했던 한 명의 인간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그 역시 행복했었고, 그 역시 아파했었을 테니까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에세이를 읽다 보니 괜히 저도 멜랑꼴리해지네요. 덕분에 서평도 감수성이 충만한 글이 된 듯하지만, 가끔 그럴 때도 있는 거니까 그냥 두렵니다. 대신 어두워진 창밖으로 보면서 지난 추억들을 떠올려봅니다.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주었던 그 추억들을..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 개의 목격자
황민구 지음 / 부크럼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실을 찾고 싶은 이들의 희망..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꺼지지 않기 위해 황민구 연구소장은 자신의 불씨를 쉽사리 꺼지지 않을 거라 약속하네요. 그러면서 우리 모두에게도 있을 그 불씨를 살려 세상을 바꿔보자고 제안하고 있네요.



우리 모두의 영혼 어딘가에 있을 타오름. 크든 작든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좋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모두가 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법영상분석처럼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렇기에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거겠죠?


 

영상은 시간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유일한 장비이다. /p.14


 

하지만, 이런 영상 기록들이 나쁜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누군가의 기억과 누군가의 증언들에만 의지해야 했던 사건사고들은 그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될 수 있지만..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0.033초 단위로 장면 장면을 담아내는 카메라. 영상을 속이려면 0.033초보다 빨라야 한다고 하니.. 모든 진실은 영상 속에 있다는 법영상분석가 황민구 연구소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 영상을 보는 사람도 0.033초의 장면을 인식해야 하니 진실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을까요?

 

 

이제는 진짜와 가짜를 찾기 위한 숨은 그림 찾기의 시작이네요. 커다란 스크린에 사건사고 영상을 띄워놓고 다양한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진실을 찾아야만 하는 법영상분석가. 미국 드라마에서나 보던 클릭 몇 번으로 범인의 얼굴을 찾아내고 사건을 해결하는 멋진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책에서 말하는 그의 직업은 절대 그렇지 않아 보이네요. 잔혹한 사건사고 장면을 수십 번 돌려봐야만 하기에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의뢰인의 고집에 과학적 대응은 불가능하기도 하고.. 가장 힘든 것은 자신의 분석 하나에 누군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책임감인 듯하네요.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지만, 그는 절대 실수하면 안 되기에..

 

 

시간과 장소와 실수가 만나면 억울한 사건이 발생한다고 하네요. 가방에 달린 물병이 닿으면서 성추행범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의 범행 순간에 가장 가까이 있었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고.. 억울한 순간을 판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영상분석!

 

빛 반사나 렌즈 왜곡으로 발생하는 영상 속의 허상 이미지를 가지고 귀신이 있다며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 자신의 아내 옆에 누군가 있다며 외도를 의심하기도 하고.. 잘못된 생각을 과학적으로 해명해 주는 것도 바로 영상분석!

 

사람들을 속이는 사이비 교주나 전문 노름꾼의 비밀을 밝혀내기도 하고, 매장에서 뒤바뀐 명품 가방의 책임 소재를 밝혀주기도 하고, 집 나간 강아지가 맞는지 제보된 사진들을 분석해 주기도 하고.. 정말 상상도 못한 일들까지 해결하는 것이 바로 영상분석이더라고요.

 

 

진실을 찾고 싶은 이들의 희망..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꺼지지 않기 위해 황민구 연구소장은 자신의 불씨를 쉽사리 꺼지지 않을 거라 약속하네요. 그러면서 우리 모두에게도 있을 그 불씨를 살려 세상을 바꿔보자고 제안하고 있네요. 

우리 모두의 영혼 어딘가에 있을 타오름. 크든 작든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좋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모두가 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법영상분석처럼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렇기에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거겠죠?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윈저 노트, 여왕의 비밀 수사 일지 첩혈쌍녀
소피아 베넷 지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으로 시리즈를 좋아하는 출판사, 북스피어가 출간한 이번 도서는 “첩혈쌍녀 시리즈”라고 하는데요. “재잘거리며 핏빛 사건을 해결하는 두 여자”라는 뜻을 가진 한자라고 하네요. 말 그대로 서로 말을 나누며 사건을 해결하는 두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 작품들이라는데요.


여러 번 만나봤던 “이판사판 시리즈”에 이어서 이번 작명에도 비슷한 의도가 담겨있다고 하네요. 절대로 잊지 못할 이름으로 지어서 딱 10권만 만들어보자! 참으로 재미난 출판사네요. 하지만, 놀랍게도 시리즈 작품들이 하나같이 재미나요! ㅎㅎㅎ


 

그 남자는 나체로 발견되었습니다. 폐하 /p.18


 

영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89세 여왕, 그녀가 주최한 '만찬과 숙박'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엄청난 사건이 발생합니다. 파티의 분위기를 한껏 올려주었던 재능 있고 매력적인 러시아 청년 음악가가 죽었다네요. 바로 영국 여왕의 성에서 벌거벗은 몸에 보라색 가운만 걸치고 벽장 속에서 가운 끈에 졸린 상태로 말이죠. 충격적인 사건이군요!!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세계 최고의 경호원들이 굳건히 지키고 있는 곳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게다가 이렇게 남사스러운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여왕은 마음이 불편합니다. 사건도 그렇지만.. 사건 조사 때문에 수많은 직원들이 불편해하는 것도, 그들의 신뢰가 의심받는 것도... 어서 빨리 해결되어야 하는데, 좀처럼 단서가 나오지 않네요..에휴

 

 

진정한 범죄 해결사, 여왕 폐하를 위하여./p.120


 

알고 보니, 엘리자베스 여왕은 타고난 명탐정이었다는군요. 이미 12세에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명탐정! 매처럼 예리한 눈, 헛소리를 단박에 알아채는 후각, 비상한 기억력..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주목하는 그녀는 진정한 범죄 해결사가 맞나 봅니다.

 

 

실제 영국 여왕도 이런 능력을 가지고 계셨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니 우리는 알 수가 없겠죠? 이처럼 아무도 모르는 비밀 탐정이었다면 말이죠. 진실은 그녀만이 알겠지만, 이제 영원한 안식에 드셨으니 진정한 미스터리가 되어버렸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 퍼즐 조각들이 모두 모였다. 그녀는 그저 조각을 연결하기만 하면 되었다. 퍼즐의 기본 형태는 분명했다. 한동안 그랬다. /p.276


 

뭔가 수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뭔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기도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여왕은 조용히 소리 소문 없이 단서들을 모아봅니다. 그런데, 벌써 퍼즐 조각이 다 모였다고요? 뭔가 모이긴 했나요? 저는 하나도 모은 게 없는데요..ㅠㅠ 

 

 

조용한 명탐정 엘리자베스 여왕과 훌륭한 신입 수행비서 로지는 훌륭한 팀인가 봅니다. 이제 조각들을 잘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는 여왕의 이야기에 깜짝 놀랐거든요. 웬만하면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면서 살짝 의심이 가거나 눈치를 채곤 하는데, 이번 사건은 1도 모르겠네요. 여왕님, 도대체 뭔가요??

 

 

여왕은 거의 불가능한 과업을 떠맡아 감내하면서도 결코 불평해 본 적 없으며, 대다수 국민이 태어나기 전부터도 그 과업을 훌륭하게 수행해 온 특별한 인간이었다. /p.70


 

거대한 암흑 조직의 어마어마한 음모도 아니었고, 영국 첩보국에서 의심했던 러시아의 스파이도 아니었답니다. 영국 왕실에서 펼쳐지는 007 제임스본드 작전도 당연히 아니었죠. 우연으로 시작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었을 뿐이었네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할머니 탐정 미스 마플이 그러했듯이, 조용한 가운데 어느 순간 사건이 해결되는 탐정물이었어요. 아니, 그것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라는 아주 특별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 할 듯하네요. 세상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자리에서 평생을 살아왔던 그녀.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가 충만하지 않으셨을까 싶네요. 그녀의 자상한 미소가 떠오르는 소설이었답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그릴 수 있고 어디나 써먹을 수 있는 막대인간 드로잉
MICANO 지음, 최현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얀 스케치북 앞에만 서면 마냥 작아지시나요? 이렇게 그리면 된다며 쓱쓱 작품을 그려버리는 영상을 보면서 놀라고만 계시나요? 평화로운 풍경화나 향기가 느껴지는 예쁜 꽃그림, 표정까지 살아있는 인물화를 그리지는 못하지만.. 졸라맨은 한 번쯤 그려보시지 않으셨나요? 동그라미와 막대기만 그릴 수 있으면 완성되는 막대 인간이잖아요! ㅎㅎ



만만해 보이는 졸라맨이라도 막상 그려보면 마냥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하지만 요령만 알면 멋진 작품이 될 수가 있다는데요. 귀가 솔깃하신가요? 살짝 관심이 가시나요? 그럼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으신가요? 이 책 한 권이면 가능하다는데요. 제목부터 "누구나 그릴 수 있고 어디나 써먹을 수 있는"이라고 되어 있잖아요!! 속는 셈 치고 한번 만나볼까요?


 

그림을 포기한 사람이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본부터 시작하고 있네요. 가장 기본은 당연히 선 긋기와 동그라미 그리기!! 막대 인간은 그거면 끝이잖아요^^ 그리고 머리와 몸과 팔다리의 배치부터 다양한 기본 기술부터 차근차근 들어가는데요. 다양한 예시들과 친절한 설명 덕분에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더라고요. 

 

게다가, 만화 부호들로 표현하는 방법도 있고, 다양한 동작들에서 포인트 주는 방법도 있고, 표정 없이도 감정을 담는 방법까지.. 막대 인간도 이렇게 다채로울 수가 있군요!! 이렇게 다양한 포즈와 표현, 감정과 느낌이 가능하군요!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입니다!! 정말 어메이징 합니다!!

 

 

기본만으로도 충분해 보이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 편까지.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막대와 동그라미를 추가해서 좀 더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부터 남녀노소 구분법을 거치면.. 마지막으로 그림으로 스토리를 만드는 만화와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방법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다 알려주시는 게 아닌가요? 이 책 한 권이면 막대 인간 드로잉 명인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온갖 노하우와 팁을 한 권에 다 담아놓으셨더라고요. ㅋㅋ

 

 

열심히 봤으니 이젠 그려봐야겠죠! 사실 이런 책은 살짝 도움을 줄 뿐, 결국에는 직접 해봐야 내꺼가 되는 거잖아요. 설마 눈으로 보고 책으로 읽었다고 실력이 팍팍 늘 거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시죠? 무슨 마법도 아니고.. 하지만,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되니 언제 어디서나 쓱쓱!!! 참 쉽죠?

 

우연히 얼마 전에 전자칠판 하나를 선물 받았는데요. 요즘 여기에다 이것저것 그림 그리기에 재미 붙인 아이에게 막대 인간 드로잉북을 보여줬더니 바로 실습 들어가 버리네요. 책에 있는 재미난 막대 인간들을 따라 그리더니,, 바로 응용으로 들어가 버리는 아이! 멋진 스토리 만화 하나를 완성해버립니다..!!! 저희 집 아이가 천재?는 아닐 테니, 책이 훌륭하나 보네요!

 

한동안 막대 인간 드로잉 책과 전자칠판으로 아이도 저도 신나고 재미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림에 자신이 없는 분들! 다양한 분야에 써먹고 싶은 분들!! 그리고 그림에 재미 붙인 아이들까지.. 책 제목처럼 “누구나 그릴 수 있고 어디나 써먹을 수 있는” 드로잉 책인 듯하네요. 자! 이제 또 뭘 그려볼까요? ㅎㅎ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상황에서 주로 책을 마주하시나요?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고 각자만의 취향이 있으실 듯한데요. 혼자만의 공간, 조용한 분위기, 충분한 시간 그리고 차분한 마음과 집중할 수 있는 정신.. 올가 토카르추크의 에세이를 읽으려면 기존과 약간 다른 준비가 필요할 듯하더라고요.



자투리 시간에 짧게 끊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거든요.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해야만 하는 글이더라고요. 그녀의 이야기에 온 정신을 담아 따라가면서 이해하고 공감해야만 하는 이야기. 살짝 머리가 아플 수도 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혹시 준비가 되셨나요? 너무 서두르시면 저처럼 두세 번 읽으셔야 합니다. ㅎㅎㅎ


 

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그녀가 그동안 발표한 에세이, 칼럼, 강연록 중에서 여섯 편의 에세이와 여섯 편의 강연록을 직접 선정해서 엮은 책이었는데요. 아름다운 나뭇잎과 꽃들 가운데 있는 실루엣 표지부터 인상적이었답니다. 눈코입이 없는 옆모습 실루엣? 뭔가 의미가 있는 듯했는데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유명 인사가 우리에게 하고픈 이야기는 무엇일지 무척 궁금하더라고요.


 

어느 곳이나 상업화되어 버렸고 sns에 넘쳐나는 정보로 자유를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여행에 대한 생각들, 인간의 식탁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사육되는 동물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녀는 인간이 가진 그릇된 우월성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하고 있는데요.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다정한 서술자’라는 개념으로 정리되는 듯하네요. 가장 겸손한 사랑의 유형인 다정함으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나를 중심으로 하는 일인칭이 아닌 각자를 중심으로 하되 모두를 아우르는 사인칭 시점의 서술자가 되어야 한다는 그녀. 세상에 대한 가장 따스한 시선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사실 지금 열차를 타고 동해 바닷가를 지나가고 있답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창밖으로 보이는 이 순간에 토카르추크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그녀가 하고픈 이야기가 바로 저기에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세상을 향한 그녀의 외침은 저 멀리 폴란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으면 하네요. 또다시 태어나는 것이라고 그녀가 정의한 “번역”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 그녀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보아야겠어요. 그녀는 작가로서, 또한 한 명의 독자로서 읽기와 쓰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우리는 또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그녀의 이야기에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과연 그것이 무엇일지는 이제부터 찬찬히 생각해 보려고요. 나를 위해, 우리 아이를 위해, 세상을 위해..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