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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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보셨나요? 대한민국에서 자체 기술로 완성한 누리호를 발사하는 순간을 보셨나요? 이로써 대한민국은 자력 우주로켓 발사체를 성공시킨 11번째 나라가 되었다는데요. 발사 순간을 실시간 영상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답니다. 그런데, 이런 놀라운 과학의 발달을 이미 예측한 자가 있었다고 하네요. 공상과학 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쥘 베른인데요.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과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다루는 그의 소설들. 엄청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경이의 모험' 시리즈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인기가 많은데요. <달 세계 여행>을 읽고 달에 가고 싶어서 로켓을 만들기 시작한 사람들도 많았고, <해저 2만 리>의 잠수함 노틸러스호는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이름이 되었다고 하네요. 재미나네요.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표작부터 만나보려고요. 함께 모험을 떠나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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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80일 이내에, 다시 말해서 1920시간, 아니 11만 5200분 안으로 세계 일주를 하겠다는 데 2만 파운드를 걸고, 누구하고든 기꺼이 내기를 하겠습니다. 어떤가요? 받아들이겠습니까? /p.33


 

다들 아시죠? 80일 만에 지구 한 바퀴를 돌겠다는 내기로 시작된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죠. 참 쓸데없는 것으로 내기를 하는 쓸데없는 영국 신사들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은 재미난게 바로 내기잖아요. 집구석 앉아서 세계여행을 하는 거잖아요. 근데 너무 바쁩니다. 모든 것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해야만 하는 포그 씨가 이제 막 그의 하인이 된 장과 함께하는 세계 여행은 바쁩니다. 관광이오? 그럴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타고 내리고 달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이탈리아로, 이집트로, 싱가포르로, 중국으로, 일본으로,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영국으로!! 헉헉헉... 말로만 해도 정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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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렇게 휙휙휙 이동을 한다면 조금은 괜찮은 여행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절대 그럴 수는 없잖아요. 모든 내기는 아슬아슬해야 제맛이죠. 그리고, 그래야 판돈도 팍팍 올라가는 법이잖아요! 사건 사고가 계속됩니다. 열차 선로가 미완성이라 달리던 열차는 멈추고, 죽은 남편을 따라 화장을 당해야 하는 불쌍한 여인도 구출하고, 인디언들이 열차를 공격하고 사람들이 납치당하고, 힘차게 달리는 열차를 타고 무너지는 다리를 건너가고, 그깟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건 결투도 하고.. 게다가 포그 씨를 희대의 은행강도로 오해한 형사까지 따라붙었답니다. 이래서 80일 만에 세계 일주가 가능할까요? 포그 씨가 세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포그 씨는 왜 이렇게 차분한걸까요? 왜 저만 이렇게 답답하고 조급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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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리어스 포그는 2만 파운드를 땄다. 하지만 여행 경비로 1만 9천 파운드를 썼기 때문에 이익은 보잘것없었다.  /p.364


 

결말은 다들 아시니 그냥 알려드릴게요. 포그 씨는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성공했답니다! 그것도 정말 아슬아슬하게 1초 전에 약속 장소에 나타나죠. 이런 스릴 만점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포그 씨가 얻은 건 달랑 1천 파운드뿐이라네요. 돈 펑펑 쓰면서 겨우겨우 성공한 여행이었거든요. 뭡니까? 내기는 왜 한 거죠? 손해 보지 않은 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그가 얻은 것은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었거든요. 명예를 얻었고, 명성을 얻었거든요. 그리고 충성스러운 하인이자 친구인 파스파르투를 얻었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고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어요! 이 정도면 해볼 만한 도전이지 않았나요? 아니, 안 했으면 정말 후회할 모험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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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타고, 기차도 타고, 마차에 요트와 썰매.. 그리고 코끼리까지!! 정말 사건사고가 많았던 그의 모험담은 지금 읽어도 최고입니다. 스파이가 나타나고, 동료가 배신하고, 온갖 신무기들로 놀라게 하는 최신 영화보다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더라고요. 이미 어떤 내용인지 알고 있고, 어떤 결말인지 아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이번에 나온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집니다. 50여 편의 '경이의 모험' 시리즈 중에서 독자들이 가장 사랑한 7개의 이야기들을 선정했다는 컬렉션!! 수많은 세계고전문학 중에서 나중에 아이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추천도서로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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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그라비아의 음모 레이디 셜록 시리즈 2
셰리 토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리드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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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육의 최대 화두는 누가 뭐라 해도 창의성이 아닐까 싶어요. 옛날처럼 주야장천 외우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상식을 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능력! 같지만 조금 다른 포인트 하나를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인 듯합니다. 이런 면에서 아주 창의적인 소설을 만났는데요.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명탐정 셜록 홈즈가 사실은 여자였다는 기발한 생각! 굉장히 친숙한 소재지만, 살짝 다르게 풀어놓은 이야기! 조금은 위험한 시도일 수도 있겠지만, 꽤 흥미로운 도전으로 보이더라고요. 레이디 셜록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관심이 갔거든요.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이 될 듯하면서도, 어떤 내용일지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 기대를 만족으로 채워줬던 1편이었기에, 2편은 만족을 행복으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기대하면 시작해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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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위주의 사회였던 빅토리아 시대에 살아가기에는 너무 평범하지 않았던 샬럿 홈스. 그녀가 어떻게 여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났고, 어떤 위기와 모험을 통해 레이디 셜록이라는 시크릿 탐정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훌륭한 도입부로 시리즈물의 기대감을 한껏 높인 것이 1편이었다면, 2편은 본격적인 사건 해결의 시작이라고 하네요. 오랜 친구 잉그램 경과 완벽한 파트너 왓슨 부인이 함께 하는 탐정 사무소! 병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가상의 인물 셜록 홈즈를 대신해 놀라운 관찰력과 두뇌를 가진 자칭 여동생 샬럿 홈스의 활약이 시작되나 봅니다. 과연 레이디 셜록의 실력은 어떠할까요? 오리지널 셜록 홈즈 시리즈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기대됩니다. 두근두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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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를 아는군요, 홈스 양. 누구예요? / 핀치 씨는 제 오빠예요. /p.81


 

이번 사건은 뭔가 꼬이고 꼬인 관계를 우선 풀어야만 할 듯하네요. 조금 애매한 관계인 오랜 친구 잉그램 경의 아내가 찾아옵니다. 셜록 홈즈에게 자신의 옛 연인을 찾아달라며 사건 의뢰를 하는데요. 잉그램 경과 정략결혼을 했던 그녀의 옛 여인은 글쎄 샬럿 홈스의 배다른 오빠였다네요. 뭐 이 정도야 그다지 난코스는 아닌듯했는데요. 잉그램 경의 형이자 비밀경찰로 활약하는 냉철한 마이크로프트의 끈질긴 청혼, 그가 가져온 최고 난이도의 수수께끼들, 샬럿 홈스의 언니에게 설렘으로 다가온 낯선 남자,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체까지.. 복잡합니다. 상관없을 것 같은 사건들이었지만, 뭔가 냄새가 나네요.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모리어티가 궁금해지는 이야기가 하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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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에 배신자가 있다고 추측했지만 누군지 알아낼 수가 없었어요. 오늘 아침 동이 트자마자 내 동생이 나를 찾아와 문을 두드리더니 배신자는 우리 조직이 아니라 자신의 집에 있었다고 하더군요./p.440


 

이제 살짝 워밍업을 시작한 레이디 셜록 홈즈 시리즈 2편이었답니다. 흥미로운 사건들이 쌓이고 엉키고 연결되다가 마지막에 모든 것이 한방에 풀리는 이야기였는데요. 셜록 홈즈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아직 부족합니다. 셜록 홈즈라는 이름 하나가 가진 하늘 높은 기대치는 어쩔 수 없잖아요. 하지만, 이제 2편을 읽었을 뿐이잖아요. 그리고 레이디 셜록 홈즈의 소개가 1편이었다면, 최대 적수 모리어티의 등장이 2편이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3편은!!! 이 둘의 멋진 한판이 기다려지는 건 저만이 아니겠죠? 차근차근 재미와 기대치를 높여가는 이야기! 또다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런 기다림에는 충분히 값어치가 있을 듯 하네요. 샬럿 홈스의 활약은 이제부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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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블루 창비교육 성장소설 1
이희영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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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지옥 대한민국. 행복한 미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라고 하지만, 그 작은 구멍으로 들어간다고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인생이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속 편할까요? 어릴 적 꿈은 사라지고, 돈과 명예가 최우선으로 선택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참 많지만 저 역시 그렇게 알고 자라났기에 어렵네요. 부족한 저를 대신해줄 책 한권을 만났는데요. 치유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이야기라네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어서.. 아니 저도 조금은 필요할 듯 해서 읽어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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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그런 걸일까? 지도 한 장 없이 정확한 목적지도 모른 채 떠나는 것. 지금 걷고 있는 길이 과연 어디로 나를 이끌어 줄지 전혀 알 수 없는 불안한 초행길 말이다. /p.62


 

불안합니다. 아시잖아요. 어른도 아니고 어린이도 아닌 애매한 그들, 청소년. 그들이 바라보는 어른들의 삶은 어떤 것일까요? 어떤 모습이 성공한 것이고, 어떤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할까요?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정답일지 아닐지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 그 시간의 한가운데 있는 한 아이가 주인공이었는데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바림은 입시미술로 바쁜 고2였답니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자신의 미래가 어느 순간 힘들어집니다. 획일화된 그림, 반복되는 작업, 정해진 정답.. 그녀에게 그림은 더 이상 그림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바림은 그만두고자 합니다. 하지만, 어렵죠..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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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걸 변덕으로 보는 사람은 없어… 따듯하다 추워질 수도 있고 서늘했다 따듯해질 수도 있듯이. 좋아하다가 싫어질 수도 있고 또다시 좋아할 수도 있고. 그런 거지 뭐. 사람이든 삶이든 그밖에 모든 것들이 말이야. /p.174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갑자기 입시미술에 뛰어든 친구. 그냥 글 쓰는 게 좋았는데 운 좋게 큰 상을 수상한 이과 지망 친구. 그리고, 어릴 적 그냥 좋아서 그렸던 물을 닮은 파란 티셔츠와 검은색 고무신을 신은 아이까지.. 너무 오래 해왔기에, 너무 익숙해졌기에 정작 왜 하는지 그 이유조차 모르게 된 바림은 부럽고 부끄러울 뿐이네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외치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라 외치지만..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부터 드는 인생에서 바림은 아픕니다. 나만 늦은 게 아닐까? 나는 왜 새롭게 시작하지 못할까? 자신의 문제를 단칼에 잘라 버리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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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길치의 특징이 뭔 줄 알아? .. 길치는 길을 헤매는 사람이지. 길을 아예 못 찾는 사람은 아니잖아. /p.245


 

삶이라는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길치가 아닌 사람이 있을까요? 모두가 완벽한 지도를 가지고 있지도,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타고 있지도 않는 길치지만.. 길치에게도 장점은 있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릴 수 있다는 거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많은 가능성들을 두들겨보고 돌아도 가고 쉬었다가도 가면서 말이죠. 멋진 표현이지 않나요? 좀 더 많은 곳을 들리지 못한 시간들이 아쉽기만 합니다. 그리고 불안정한 자신의 위치 때문에 조바심 내고 있는 청춘들이 안타깝네요. 하지만 작가의 따스한 위로와 응원이 하나 가득 담겨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을 듯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넘치도록 담겨있네요. 힘내라는 말 한마디도 좋지만, 이 책 한 권을 건네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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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번 주 시험 기간인 아이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한마디 했어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다면서 시험 전날까지 교과서 한번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아이. 시험 전날인데도 휴대폰으로 동영상만 보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저만 답답해하는 것 같아서요. 아이에게 공부만이 유일한 길이 아닌 것을 알면서 말이죠. 아이를 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말입니다. 바림의 엄마와 바림의 이모 사이에서 저는 오늘도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면서요.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하늘은 내일을 향한 도전이기에 '챌린지 블루'라고 소설 안에서 이름을 정했는데요. 제 아이에게 내일을 위한 도전은 어떤 색일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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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범이 말했다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어덜트 부문 대상 수상작 스토리잉크 1
제레미 모로 지음, 이나무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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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그런데 코믹 영어덜트 부문이라고요? 유명한 아동문학상을 받았다는데, 수상 분야가 약간 수상하더라고요.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코믹?일까 궁금했답니다. 그래서 바로 온라인 서점의 미리 보기 찬스를!! 앞부분 이야기만으로도 고개가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황당할 이야기지만 재미나더라고요. 학습만화만 주야장천 보는 우리 집 초등학생 아이도 옆에서 보더니 책 보고 싶다며 조름 조름 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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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그러냐고요? 혜성이 섬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섬을 밀고 있는 물소와 그 물소 다리를 물어버린 왕도마뱀 이야기가 첫 번째 에피소드였는데요. 혜성이 떨어지고 있다고요? 혜성을 피하려고 섬을 밀고 있다고요? 황당하지만 그들은 엄청 진지해요. 결국엔 혜성을 피했지만 물소는 죽어버립니다. 아무도 물소의 희생을 모르지만 왕도마뱀은 알고 있죠. 그렇기에 그는 물소를 땅에 묻어줍니다. 시체를 먹고싶은 독수리들의 반대에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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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져요. 세상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믿는 타조, 세상이 궁금해서 무리에서 벗어난 찌르레기, 세상의 역사를 이야기해 주는 할아버지를 가진 어린 코끼리, 멋진 집을 갖고 싶어서 거대한 소라 속에서 살게 된 소라게까지.. 각기 다른 동네와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였지만, 살짝살짝 연결되면서 결국 마지막에는 한자리에 모입니다. 바로 물소의 무덤 앞에서 말이죠. 현명한 흑표범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순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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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문고판의 2배 정도 되는 커다란 책에는 깔끔한 그림체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답니다. 살짝 코믹하기도 하고, 살짝 심오하기도 한 이야기들.. 초등학생 아이는 재미나다며 읽고 읽고 또 읽고 있는데요. 저는 도대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모르겠더라고요.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명확하게 이야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무슨 이야기 같니? 어떤 점이 좋아서 계속 보는 거니? 역시 순수한 아이의 대답이 정답이었네요. “내게 좋아하는 동물들이 잔뜩 나오는 이야기잖아!” 너무 책에서 뭔가를 찾아서 한 문장으로 정의하려고 했나 봐요. 순수하지 못했네요. 저도 다시 한번 마음을 열고 동심으로 다시 한번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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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_sh10 2022-07-0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페이지에 여러컷의 그림이 있어서 코믹 아닌가요? 잘 모르겠지만..
 
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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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시나요? 어떤 이유로 좋아하세요? 사실 집이 제일 편하잖아요. 여행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깨닫는 사실이 바로 “우리 집이 최고!”라는 것! 하지만 여행만이 가진 매력을 알기에 우리는 포기할 수 없죠. 새로운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매력을 알기 때문에...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의 내가 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아마도 이런 경험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거대한 자동차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회장님, 샘은 이제 잠시 쉬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 프랜이 원하는 유럽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데요. 과연 이들의 여행은 어떤 의미를 만들어낼까요? 여행을 통해 어떤 것을 깨닫게 될까요? 궁금한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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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과 함께 로비를 걸어 나가면서 샘은 기이하고 싸늘한 당혹감을 느꼈다.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 너무나 무관심했다… 이곳에선 샘은 길 잃은 개가 된 느낌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하던 날 같았다. /p.90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부터 35년 동안 "삶은 현실이고 삶은 열심이고 회사 회장직이 목표였고 회사를 위해 달렸고 자동차를 위해 꿈꿨던" 그에게 이런 공간은 너무나도 낯선 곳이었나 봅니다. 아니 처음으로 겪는 당황스러운 상황이었겠죠. 어디서나 누군가에게 인정받았던 지역의 명사였던 그가 낙동강 오리알 같은 신세가 되었으니 말이죠. 게다가 미국적인 모든 것을 경멸하고 잠시 체류했던 유럽에 대한 선망으로 휩싸인 사랑하는 아내 프랜은 외도를 넘어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하네요. 실패한 결혼! 혼자가 되어버린 샘은 우울과 상실감에 빠집니다. 완전히 망한 여행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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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잖아요. 성공적인 삶 속에서 프랜과의 관계에 안주하고 있던 샘에게 하나의 챌린지인 듯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거든요. 샘과 프랜은 어떤 관계인걸까? 샘은 왜 프랜을 사랑하는 걸까? 프랜은 샘을 사랑하기는 하는 걸까? 프랜의 외도와 샘의 이해심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하면서 말이죠. 이들의 물리적 나이는 중년이지만 이들의 관계는 어른이 아니었던 거 같아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직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고만 있는 듯했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아마 그들에게 독이 되었나 보네요. 아니.. 어쩌면 약이 되었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아주 쓰디쓴 약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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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를 타고 가는 내내 샘은 프랜과 다시 살고 싶은지, 정말로 그녀를 만나러 갈 것인지 자문했고,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멍한 백지였다. /p.563


 

과연 그의 선택은 누구일까요? 왜 그렇게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아내 프랜에게 돌아가려는 걸까요? 자신을 존중해 주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여인 이디스를 선택하지 못하는 걸까요? 옆에서 지켜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답답할 뿐인데요.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익숙한 것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잖아요. 말로 떠드는 것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법이니까요. 하지만, 샘은 이디스에 갔으면 좋겠네요. 아무에게나 오는 기회가 아니잖아요. 그도 깨닫기를 바라봅니다.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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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작가들 중에 몇몇 유명 작가 외에는 알지 못하지만, 싱클레어 루이스라는 작가는 알고 보니 미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더라고요. 굉장한 작가인 거죠! 교양 없고 순응적인 중산층을 신랄하게 풍자한 소설 <배빗> 이후로 다양한 소설들로 세계적인 작가로 등극했다는 싱클레어 루이스. 그는 미국 특유의 정서와 시대적 배경, 인간의 심리를 잘 반영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이번 소설도 성공해서 충분한 재산도 있고, 매력적인 아내와 든든한 자녀까지 가진 완벽한 남성을 주인공이었지만, 그 역시 미숙하고 소극적인 인물이었잖아요. 인생은 영원한 공부가 필요한 법! 누구에게나 똑같은 불변 진리인 듯합니다. 흠.. 결론은 이걸로 할까요?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선물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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