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생 지도 - 특수교육이 어려운 선생님을 위한
이현옥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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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나도 한시적 장애인이 되었다. 글을 쓰는 것도 느려지고 생각마저도 느려지게 되었다. 대학 때 해보던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체험하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팔의 제한, 다리의 제한 등 극복할 수 없는 사태가 생겨버린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며 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거기에 한 가지를 더 가지고 태어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장애가 있는지 없는지일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장애가 있다는 건 다른 나라들보다 더 굉장한 핸디캡이 될 것이다.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악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리라.
나 또한 장애인과 함께 하는 업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항상 볼 때마다 힘든 건 사실이다. 장애인이니 내 아이만 무조건 하며 자신의 아이만 당연시하는 사람들이나 장애인이니 무조건 도와야 한다며 입으로 떠는 사람들과 거기에 상사들까지.. 다오냐오냐 해주며 키운 부모는 그래놓고 자기 아이는 왜 못하냐고 묻는 행태를 보며 정말 화도 많이 났다. 하지만 어느샌가 내성이 생겼는지 너는 짖어라 하는 마인드로 바뀌게 되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건 맞지만 어떤게 정답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이다. 말로만 더불어 살자고 하면서 자기 아이는 장애인이니 무조건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아이러니는 이 업을 떠나게 하는 큰 원동력일 것이다.
나야 신체적 제한이지만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보통 지적인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한창 교사의 인권 및 그들의 실상을 내보내는 것과 더불어 특수교사도 내보낸 적이 있었다. 그들의 힘듦이 공감이 갔던 건 나 또한 그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제는 이 일을 할 수 없지만 앞으로 다시 장애인 쪽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 이 책에 나온 내용을 한 번 더 곱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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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 필사노트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33명 지음, 귀스타브 카유보트 외 그림 / 저녁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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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기능은 봄을 상상할 수 있는 그림을 감상한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시인들이 지은 지를 필사할 수 있는 책이다. 기능적으로 생각한다면 앞의 글과 같이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편으로 읽다보면 진짜 봄이 온 듯 마음이 따끈해지고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든다. 진짜 봄 날씨를 느끼는 듯 따뜻한 그림과 이에 곁들이는 시는 어쩌면 내 인생에서 노곤해진 때가 있었나 하고 과거부터 현재를 짚어보게 된다.

책의 구성을 보다보면 일본의 하이쿠와 우리나라의 윤동주, 김영랑 등 1920~40년대의 시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작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하이쿠 형식도 좋아하는데 간단한 말 속에 들어있는 유쾌함과 진지함 등 여러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시인들 모두 치열하게 살아나가며 이러한 글을 남겨 후손의 필사를 도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또한 일본에서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던 시대에 나왔을 법한 책으로 느껴졌다. 그림을 집어넣고 중간에 하이쿠 등의 느낌을 집어넣음으로써 왠지 그 시대에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봄의 따뜻함과 반대로 우리나라는 암울한 시기였다. 그 때 지어진 시들이 봄날의 평화로움과 탐스러운 꽃들이 그려진 그림이 공존하니 아이러니하지만 곧 봄을 기다리는 그들을 위로하려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게다가 필사를 위한 책이지만 옆에 적는 게 아까워서 적지도 못했다. 마냥 이쁘다, 마냥 따뜻한 이 책에 어떠한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연습장에다 필사를 하였다. 하지만 책이 만들어진 사유를 생각하면 꼭 글을 따라 써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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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2 - 시·수필·서간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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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국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의 인생을 간략하게나마 한 번쯤 학교에서 듣고, 배우고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는 입시에 의한, 입시를 위한 재미없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나 또한 사실 그런 편이었고, 그를 잊은 채 나이를 열심히 먹었다.

이번에 <이상 전집 1>에 이어 그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의 소설은 교과서에도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고, 또 난해하기 그지 없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만약 학생 때 소설을 시와 같은 형식이 익숙하였다면 좀 더 흥미롭게 다가갔으리라.

나는 사람은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다중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생각에 부합하게 그는 장르별로 그의 다중적 성격을 잘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설이 그의 다중적 성격을 풀어내 기술하였다면 시에서는 응축된 글씨에 성격을 꾹꾹 담아 써냈다. 그리고 수필이나 서간에서는 정갈한 상황이었는지, 아니면 혼란한 다중적 마음으로 다듬기 위해 쓴 건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수필이나 서간을 읽으면서 정갈한 글 속 그의 혼란을 녹여내고 있었다고 느꼈다.

다른 한 생각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많이 들었다. 이상, 그의 시대는 너무나 혼란했고, 무서웠으며, 그를 품어주기엔 너무나 작고 연약했던 조선이라는 나라에 태어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만약 그를 품어줄 너른 가슴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면, 그의 창작은 더욱 인정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가 만약 그 때가 아닌 지금 살아있었다면, SNS 등 유명하고 괴랄맞은 작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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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 소설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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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교과서에서 만난 이후 이상이라는 사람을 다시 만난 건 <경성 탐정 이상>이라는 책에서였다. 후대 작가가 그를 한국판 셜록으로 만들어내었다.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를 돕는 왓슨은 구보와 함께 여러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책을 매우 재밌게 읽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의 내가 이상 그의 원판을 읽을 줄은 몰랐다.

마음에 드는 소설을 얻은 나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이 책을 본 엄마는 내가 보는 책에 관심을 가졌다. 연세가 있어 그런지, 오랜만의 실물은 충분히 관심이 생기리라. 이 책의 표지를 보여주며 엄마에게 이상이 쓴 소설책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랬더니 이상이 소설도 썼어?” 하고 말할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거 같았다. 그의 시가 소설을 잠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글은 사람을 홀리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느꼈다. 글의 필력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마음 한 쪽에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의 소설작품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내가 홀렸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아쉬워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다가 홀린 기분으로 멍하니 있을 때도 있었다.

독자인 나는 저자의 생각의 손을 꼭 붙잡고 따라가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불빛을 따라가듯 글의 손을 잡고 따라가야 하는 작품이라 느낀 게 있었고, 숨을 최대한 모아서 읽어야 하는 작품도 있었다. 나의 개인적 취향은 숨을 최대한 모아서 읽어야 하는 게 좋았다. 목에 숨이 간당간당할 때 나오는 한 칸의 띄어쓰기. 이 때 숨을 탁- 하고 쉼으로써 야릇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참고로 저는 변태가 아닙니다.) 특히 이러한 레이아웃의 글을 볼 때 어려운 점은 줄이 바뀌어 이것이 단어가 맞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게 가장 헷갈렸다.

그러나 이런 것에 재미를 느꼈던 건 아마 어릴 때 오감도나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시를 보며 이게 뭐지?’ 하며 잊어먹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이상은 독자들이 읽으며 혼란스러워 하고, 신문사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 했던 건 아닐까? 글 안에 숨겨둔 그의 진심을 찾아내기 위한 즐거운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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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역사 - 우주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138억 년의 거대사
팀 콜슨 지음, 이진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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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어려운 문제는 더욱 심오한 문제로 환기시키거나 추리소설로 잠시 지구를 떠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어디로 떠나볼까 하고 고르고 고른 게 이 <존재의 역사>였다. 남들은 머리가 복잡할 때 어떤 방법으로 머릿 속을 비우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이는 베이킹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머리가 복잡할 때 지구에서의 일이 너무나 복잡할 때 나는 지구를 떠난다. 우주로 떠나고, 인문학의 세계로 떠나고, 어쨌든 그 때 그 때의 관심으로 떠난다.

통합 과학 입문서라는 것과, 유튜버 궤도 님이 써준 책 소개 내용이 마음을 이끌었다. 우주라는 존재, 원자, 미립자, 양자역학 등의 기본 과학부터 저자는 간간한 스몰토킹으로 주위를 환기시키며 글을 써내려갔다. 거기에 생각할만한 이야기도 함께 던져줌으로써 읽으면서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 알차게 구성하였다.

이 책을 읽는 속도는 사실 느리다. 시간을 들인만큼 재미있는 게 기본 과학 입문서라는 걸 다시 한 번 배우는 시간이었다. 느린만큼 재미는 두 배가 될 수 있다. 항상 과학이라는 건, 특히 우주라는 공간은 미지의 세계라는 자극, 도파민을 주는 공간이었다.

병원에 며칠 간 입원할 일이 있어 이 책을 들고 들어갔다. 템플스테이의 마음으로 책을 읽으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을 이 책 덕분에 잘 견딜 수 있었다. 며칠 간의 감금과 기본 과학이 주는 도파민으로 병원 생활을 잘 견딜 수 있었다. 나 자신에게 주는 힐링이랄까. 그곳엔 다른 사람도 없고 오로지 저자의 생각을 훑어보는 나 자신만이 있었다.

이런 나의 생각에 딱 맞는 책이었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드러나는 이 책을 보다보면 여러 가지 지식을 한 번에 얻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사람에게서 받은 힘듦을 사람이 만든 지식으로 치유받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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