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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역사 - 우주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138억 년의 거대사
팀 콜슨 지음, 이진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어려운 문제는 더욱 심오한 문제로 환기시키거나 추리소설로 잠시 지구를 떠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어디로 떠나볼까 하고 고르고 고른 게 이 <존재의 역사>였다. 남들은 머리가 복잡할 때 어떤 방법으로 머릿 속을 비우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이는 베이킹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머리가 복잡할 때 지구에서의 일이 너무나 복잡할 때 나는 지구를 떠난다. 우주로 떠나고, 인문학의 세계로 떠나고, 어쨌든 그 때 그 때의 관심으로 떠난다.
통합 과학 입문서라는 것과, 유튜버 궤도 님이 써준 책 소개 내용이 마음을 이끌었다. 우주라는 존재, 원자, 미립자, 양자역학 등의 기본 과학부터 저자는 간간한 스몰토킹으로 주위를 환기시키며 글을 써내려갔다. 거기에 생각할만한 이야기도 함께 던져줌으로써 읽으면서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 알차게 구성하였다.
이 책을 읽는 속도는 사실 느리다. 시간을 들인만큼 재미있는 게 기본 과학 입문서라는 걸 다시 한 번 배우는 시간이었다. 느린만큼 재미는 두 배가 될 수 있다. 항상 과학이라는 건, 특히 우주라는 공간은 미지의 세계라는 자극, 도파민을 주는 공간이었다.
병원에 며칠 간 입원할 일이 있어 이 책을 들고 들어갔다. 템플스테이의 마음으로 책을 읽으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을 이 책 덕분에 잘 견딜 수 있었다. 며칠 간의 감금과 기본 과학이 주는 도파민으로 병원 생활을 잘 견딜 수 있었다. 나 자신에게 주는 힐링이랄까. 그곳엔 다른 사람도 없고 오로지 저자의 생각을 훑어보는 나 자신만이 있었다.
이런 나의 생각에 딱 맞는 책이었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드러나는 이 책을 보다보면 여러 가지 지식을 한 번에 얻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사람에게서 받은 힘듦을 사람이 만든 지식으로 치유받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