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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 필사노트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33명 지음, 귀스타브 카유보트 외 그림 / 저녁달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기능은 봄을 상상할 수 있는 그림을 감상한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시인들이 지은 지를 필사할 수 있는 책이다. 기능적으로 생각한다면 앞의 글과 같이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편으로 읽다보면 진짜 봄이 온 듯 마음이 따끈해지고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든다. 진짜 봄 날씨를 느끼는 듯 따뜻한 그림과 이에 곁들이는 시는 어쩌면 내 인생에서 노곤해진 때가 있었나 하고 과거부터 현재를 짚어보게 된다.
책의 구성을 보다보면 일본의 하이쿠와 우리나라의 윤동주, 김영랑 등 1920~40년대의 시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작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하이쿠 형식도 좋아하는데 간단한 말 속에 들어있는 유쾌함과 진지함 등 여러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시인들 모두 치열하게 살아나가며 이러한 글을 남겨 후손의 필사를 도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또한 일본에서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던 시대에 나왔을 법한 책으로 느껴졌다. 그림을 집어넣고 중간에 하이쿠 등의 느낌을 집어넣음으로써 왠지 그 시대에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봄의 따뜻함과 반대로 우리나라는 암울한 시기였다. 그 때 지어진 시들이 봄날의 평화로움과 탐스러운 꽃들이 그려진 그림이 공존하니 아이러니하지만 곧 봄을 기다리는 그들을 위로하려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게다가 필사를 위한 책이지만 옆에 적는 게 아까워서 적지도 못했다. 마냥 이쁘다, 마냥 따뜻한 이 책에 어떠한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연습장에다 필사를 하였다. 하지만 책이 만들어진 사유를 생각하면 꼭 글을 따라 써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