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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지 못한 숲 ㅣ 오늘의 젊은 작가 1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아무도 볼 수 없는 숲,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숲.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집일 것이다. 특히 원룸이라는 공간의 폐쇄성은 혼자서 있다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외로움의 강도 및 크기 등은 아파트에서 사는 것과 맞먹는다고 생각한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 바로 연결된 방이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왜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다가오면 그리움을 다시 찾을까? 우리는 정말로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일까? 나도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늘 궁금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궁금함이 책으로 나와있을 줄이야…. 그래서 더 매달려 읽고 더 생각하여 이 독후감을 쓰려고 노력하였다.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다. 아니, 더 궁금증이 더 커졌다고 해야 하나? 사람은 정말로 사회적 동물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더욱 커지고, 추상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아, 내가 원한 게 이거였나? 연결이 된 질문이겠지만 너무 앞서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은 이렇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기에 늘 자유로웠다. 문을 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은 다 있다. 나의 자유로움은 다른 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서로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이해의 용량은 늘 적다. 그래서 나는 폐쇄성이 발동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폐쇄성으로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지는 게 아닐까. 외로운 사람들끼리 만나도 서로에 대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모르기에 서로에게 불만이 쌓이게 된다. 결국 헤어지고, 사람이 그리워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리라. 이게 이 책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사람들이 그리워요’라고. 아무리 외쳐도 그 누가 들어줄까? ‘나는 정말로 사람이 그리운 걸까?’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지금 회사 일과 지하철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만으로도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 더운 날에는 붙어서 짜증이, 추운 날에는 나의 진로 방해에 짜증이 나니까. 나에게는 스트레스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단, 친구는 예외.) 게다가 감기로 인한 몸의 고생. 이 두 가지가 내가 지금 해내고 있는 이 두 가지를 생각하니 지금 여기의 주인공과 같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을 해내기에 버거운 상황이랄까. 아마 이들도 나와 같이 자신의 일을 해내기 버거워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도 이 책을 쓰면서 꽤나 버거워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외롭지만 외롭다고 할 수 없는 요즘 세상에서 말이다.
요즘은 한국 소설을 읽어보려 프로젝트 아닌 프로젝트 진행 중이다. 한탄으로 채워가는 글, 아니면 자기 자랑 뿐인 글, 풀어냄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등한시 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읽은 책에서는 그러한 위화감이 별로 들지 않았다. 아마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가장 기본은 나의 이해일테니까. 한국 문학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러한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