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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 메시지 - 지구와 인류를 살리려는 동물들의
개와 돼지 외 지음 / 수선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우선 포유류 인간으로서 사과를 먼저 해야 할 거 같다. 우선 북극곰님, 빙하를 뺏어서 죄송합니다. 그 다음 닭님, 감옥에 가둬놓고 계란만 생산하는 기계로 치부해 죄송합니다. 다음 개님, 복날과 모든 안 좋은 단어에 개님을 지목해 죄송합니다. 다음 돼지님, 언제나 잡아먹어서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뱀님, 언제나 밀렵하고 술에 담궈 익사시켜 죄송합니다. 그 외 모든 동물님들에게 용서를 빕니다.
저는 포유류 저 자신의 앞날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가족을 생각하고, 저의 편의만을 생각하며 이때까지 살았지요. 생각하는 동물이라곤 개님, 그대뿐이었군요. 저는 이 책을 읽다가 배가 고팠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일회용 그릇에 담긴 편의점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참, 제가 생각해도 어이없고 개념이 없네요.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명제가 하나 있더군요. ‘인간의 생활의 질이 발전하면 환경은 열악해진다.’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은 집단자살과 빙하가 녹아나가는 지구를 외면한 것입니다. 아니, 생각을 안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인간의 손에 의해 먼저 간 동물님들은 우리를 보며 ‘아, 저 멍청한 인간들이여. 다음 생을 생각하여라.’라고 말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 제일 미안한 건 북극곰님과 돼지님입니다. 북극곰님에게 빙하를 뺏어갔고 돼지님에게는 목숨을 뺏어갔기 때문이지요. 이번 구제역, 참으로 심각하였지요. 초기 대응이 잘 이루어졌다면 돼지님들이 그리 많이 매장 당하지 않았어도 될 것을. 파란 방수포 아래서 죽어갔을 돼지님들께 미안합니다. 우매한 인간들 때문에 돼지님들이 다 죽어나갔으니까요. 정말 머리를 숙이고 숙여도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고생하는 개님, 시장에서, 애완센터에서, 잘 닦이고, 예쁘게 털이 깎여져 있는 그대들을 보면서 그저 ‘귀엽다’라고 하였지요. 하지만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아름다움에 가려져 있는 것을 못 보는 짧은 식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복날에, 무슨 일이 아니어도 개님들을 언제나 하등취급 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한심해 보였을까요.
이 책을 읽고나서 여러분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인간들 중에는 동물 여러분을 위해 싸우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그렇게 직접 나설 수 없겠지만 일회용품을 줄이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사용하는 인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잘 살아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