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에릭 파이 지음, 백선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집에서 가장 필수가 벽장이 아니겠는가. 그 안에서 일 년여 동안 살았다니 참으로 대단한 여성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일이 실제라는 것에 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그녀가 주인공의 집까지 와서 지낼 수 있었던 건 우연은 아니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주인공과 어떠한 인연이 있었기에 그의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들어가 조용하게 최대한 티를 안 내게 지내려던 그녀. 꼬리가 길어 밟힌 그녀에게 측은한 느낌마저 드는 책이다. 아마 그녀도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암울하지 않았을까? 사지 멀쩡한 몸으로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숨어있어야 하는 그녀의 심정은 상상이상이지 않을까. 아마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비참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보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주인공이 설치해 놓은 카메라에 걸리다니, 참으로 일진이 사나운 날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아, 조금만 더 주의했더라면!’ 그리고는 ‘걸리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아깝다!’ 하고 말이다. 어쨌거나 그녀에게는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니 한 번쯤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국민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니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가니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는가. 들어가도 숨어있기 용이하지 않아 거주하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생각해 보니 일본과 한국,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꽁꽁 닫아걸고 신경 쓰지 않는 우리와 열어놓고 나가도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신경 쓰는 일본. 어쩌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건 실제라는 소설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의도가 담겨져 있는 건 아닐까. ‘다른 이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세요.’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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