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서간체 소설을 좋아하네 미국인들은 참.. 영국을 좋아하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인간이 인간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순간들에 대한 묘사 같은 것들에 언제나 굴복하여 눈물 한 줄기 또르르 흘리게 되지만…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은 유럽에만 너무 많다는 데서 약간; 기분 구려짐<채링크로스 84번지>가 안 떠오를 수 없는 이야기인데 이 책은 로맨스양념이 너무 쳐져서(픽션의 원죄.) 내게 채링크로스만 못하게 읽혀졌다.
가수원에서 유년을 보냈다는 게 축복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책 도비라에서 내가 나온 중학교 모습을 알아볼 때나, 소고기볶음밥을 기막힌 맛으로 만드는 김밥집의 냄새를 내가 이미 알고 있을 때, 코요태 노래가 아니면 숨통이 조여온다는 서한나의 말이 어떤 속에서 나오는 건지 단박에 느낄 때 기타등등…. 이 인간이 이런 책을 썼다는 게 왠지 콧잔등이 시큰했다
하 진짜 낄낄대면서 재밌게 잘 읽었음. 유쾌한 일요일을 만들어준 책. 솔직히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자들의 우정 사랑 커리어 드라마를 재미없어 할 자신 있는 젊은 한녀는 없을 거라고 봐.. . 단 한 번도 미국에 발을 디뎌본 적이 없음에도 브룩클린 맨해튼 롱아일랜드 퀸즈 브롱크스가 그리워 미치겠는 내 정신이 바로 뉴욕의 식민지라고 봐야겠지.
여러모로 페이지터너로 기능하는 장치들이 많아 흡인력이 좋은 책. 드디어 2000년대도 ‘저옛날’로서 묘사의 대상이 되는 구나 싶어 감회가 새로웠다. 더 많은 2000년대 세태소설을 원한다… 그러나 왠지 아쉽다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는 이야기.. 치기를 그리워하기에는 내가 아직 너무 젊은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