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빠이 여행자 마을
이민우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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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서 그려진 빠이는 멋졌다. 왜 '굿'빠이인지 알겠더라. 거기에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과는 다른 스피드로 시간이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공기와 바람의 질감도 같지 않았다. 책장을 통해서 바라본 빠이는 그랬다.

저런 공간이 정말로 있다는 말인가 의심했고, 어쩌면 그의 빠이가 저렇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려있는 여러 사람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런 의구심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던 것 같다.

그의 빠이만이 아름다웠다면 그 의심이 이렇게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여행지에서 만났던 여러 사람들의

빠이가 묘사되고 있었기에, 그들에게 빠이란 어떤 의미일까 어림 짐작해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기 때문에

빠이가 어쩌면 그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그 곳만의 장점을 보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들의 빠이가 이 책 안에서 반짝이고 있었기에 빠이에 대한 호기심을 읽어가는 페이지 수가 많아질 수록 깊어졌다.

빠이란 곳에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요즘에는 여기로 향하는 여행자들이 많이 늘어난 모양이다. 이 책을 쓰고 나서도 빠이는

초각을 다투며 달라지고 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 이곳으로 향한다고 해도 이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빠이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느긋하고 걸을 수 있고, 게으름을 한껏 피워도 좋을만한 곳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러니까 많이 달라지기 전에, 그곳이 지금 내가 있는 곳과 패턴이 같아지기 전에 얼른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지루한 곳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며칠 일정으로 왔다가 몇 개월, 몇 년을 머물게 되는 장소라고 한다. 그러다가

그곳에 정착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더라. 그리고 정착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그곳을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테지. 사람들의 마음을 그렇게까지 사로잡았던 빠이, 궁금해졌다. 정말 다른 질감의 공기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직접 가서 확인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자, 이제 여행을 떠나 볼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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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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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도 난 우아한게 좋아'라는 소리를 자주 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꽤 타박받았을 것만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아직 소녀, 소년인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지구 나이로는 마흔을 넘기고 있는 지우와 사카에의 연애이야기라고나 할까.

지우는 아버지의 원조를 받아서 친구와 동업으로 꽃가게를 꾸려나가는 중이고, 아직까지 부모님, 오빠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여러번의 연애를 했었고, 꽤 나이차이가 나는 연하의 연인도 있었다. 그러다가 비슷한 또래의 사카에를 만나게 된 것이다.

사카에는 학원 선생이고 나이에 맞지 않게 어려보이게 입고 다니며 항상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다.

그들은 작은 정원이 딸려있는 사카에의 집에서 알콩달콩 천진난만하게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고 있는 이 순간 '나는 왜 지금 이런 걸 읽고 있어야 하는걸까?'라는 의문이 들만큼 닭살스럽기도 하다.

교통수단으로 인한 멀미가 너무나 심한지라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을만큼의 공간 내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카에는 세계 여러 곳의

장소를 그들의 집과 그 근처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 가정을 지우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들은 이제서야 만나게 된 것을 통탄해하지 않는다. 지금 만났기에 서로의 짝이라 확신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뿐이다.

그리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할당된 시련이란 게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아내가 자살했다는 말을 태연하게 하던 사카에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고양이가 죽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었다.

그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었다는 것은 도란도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그들 앞에 나타난 사카에의 아들에 의해 드러나게 된다.

사카에, 지우 그리고 지우의 조카가 저녁을 먹으며 유쾌하게 떠들고 있을 때 홀연히 등장한 그의 아들은 한바탕 소란을 피우다

뛰쳐나간다. 그 후 지우의 조카는 그 아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들은 친하게 지내게 된다. 지우의 조카는 그의 아들에게서

여러가지 사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듣게 된다. 그러면서 결국 지우는 모든 진실을 그녀의 조카를 통해 듣게 된다.

그와 시기를 같이해서 그녀에게도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하려했어도 할 수 없었던 슬픈 일이 일어나고

그녀와 사카에의 관계도 위태로워지고 만다. 그 위기를 그들은 성숙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아직 어른이 될 수 없는 부분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지만 서로의 그런 아이스러운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는 연애는 어쩐지 실재할 것 같지 않다. 자신의 아이스러움을 타인에게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게 과연 가능할까?

하지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그들은 그렇다. 상대방의 아이스러운 부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다. 철이 들 필요도 없고,

어른스러울 필요도 없고, 강하거나 용감한 척 하기 위해서 무리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그들의 연애는 어쩐지 편안한 느낌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도 않고, 자신스럽지 않게 가면을 쓰고 있지도 않는 그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연애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런 연애 이야기인지라 조금 간질간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버한다 싶어지기도 하고, 소설이라는 사실도 깜빡 잊고 저런 게 어디있냐며 분개할 뻔도 했다. 남의 연애에 대해서는 현실이건 픽션이건 마찬가지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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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걷기사전 - 서울에서 제주까지 걷고 싶은 길 200
김병훈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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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걷기사전'에는 걸을만한 곳, 걸어서 더 좋은 곳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참 많구나 싶다.

그동안 타박타박 이 땅을 발로 걷어봤던 기억에 비해서 너무나도 많은 장소들이 쭉 나열되어 있어서, 그동안 가 볼만한 여행지를

너무 많이 놓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진다. 그래도 반가운 건 그동안 가봤던 장소가 이 책에 나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걷지는 않았고,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쌩 지나치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런가 하면 실제로 걸어봤던 루트도 몇 군데 실려있다.

그런데 말이다. 그 루트를 통과하는 예상시간이 내가 걸었던 그 시간과 확연히 다르다. 내가 그 길을 걸었을 때에는 거의

책에 실려있는 시간의 2배 가까이 걸렸다. 1시간 30분이라고 적혀 있는 경로를 3시간 정도 걸려 통과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고나서는 이 책에 실려있는 시간들이 새로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주 잘 걷는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속도로 걸었을 때 걸리는

시간이 아니려나 싶어진다. 6시간이 넘게 걸리는 그 길을 걷다보면 하루의 절반이 걸리지 않을까? 분명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르고

별도 하늘에 총총 빛나리라. 그리고 오늘은 어디에서 묵어야 하나 고민하며 두리번거리게 될 것이다. 한적한 길도 많아 보이던데

컴컴한 하늘을 바라보며 난감하지 않을까. 이 책 어디에서도 그런 모습을 그려져있지 않은데 혼자서 그런 상상을 하고야 만다.

그런 상상을 해버렸던 것은 그동안의 걷기 여행이 즐겁지 않았서이지 않을까? 힘들었고 지쳤고, 가방은 무거워져갔다.

원래 무거웠던 게 아니라 무거워져 갔다는 게 포인트다. 공기 중의 습기란 습기는 몽땅 가방이 흡수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의심할 정도로.

그리고 걷기 위해 좋은 길이 아니었다. 인류의 역사가 자동차의 역사보다 훨씬 오래되었는데, 왜 자동차를 위한 길들만이 이렇게나 잔뜩

있을까 의아해졌었다.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걷기 여행에 대한 마음을 접었었다.

그냥 자동차를 위한 길을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굳이 걸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서 걷는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걷기 여행만의 매력을 말이다. 자동차를 타고 쌩 달리 때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발걸음의 속도로는 놓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이 책의 페이지 곳곳에는 그런 것들이

실려있었다. 걸어서 그 길을 걷었기에 더 의미있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그리고 이전의 걷기 여행에서 느꼈던 실망을 잠시잠깐

접어두자 싶었다. 그러니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고, 멋지다고 생각되는 루트를 하나 정해서

걸어보는거다.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걷기 여행에게 안녕을 고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것을 기회로 걷기 여행의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된다면, 정말 그렇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정말이지 그랬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걷기 여행을 다시 한번 하고 싶어질 정도로 좋은 여행지들이 이 책에 잔뜩 소개되어 있다. 이미 가본 적이 있는 장소도 있었고,

유명한 곳이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있었다. 사전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장소들이 빼곡하다.      

지도를 찬찬히 살피며, 장소 소개를 꼼꼼하게 읽다보면 이번 주말에라도 당장 한번 가볼까 싶어진다.

이 책은 여행을 꿈꾸게 하는, 걷는 걸 고대하게 되는 알차고 성실한 사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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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홍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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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코는 초등학교 6학년이고 수학 여행 중이다. 소근소근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며 수학여행의 한껏 만끽하고 있을 때 즈음에

담임 선생이 가나코를 호출한다. 짐을 싸서 당장 도쿄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가족들이 다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통사고라고 생각하고

있던 가나코는 택시 안에서 담임 선생의 태도를 관찰한 결과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다. 그리고 휴게소 화장실의 거울을 보며

자신의 웃는 모습을 기억하려고 한다. 도쿄에 도착해서 가족들과 마주하고 난 뒤에는 절대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웃을 수도, 살아갈

수도 없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을만큼 가나코는 영리한 소녀이니까. 그리고 그녀의 예상은 맞아떨어진다.

가나코를 제외한 가족은 모두 살해당했다. 얼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기에 그녀는 가족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지 못한다.

다만 과거의 행복했던 한 순간을 떠올리며 그들의 발가락을 만질 뿐이었다. 수학여행으로 집을 떠나 있었기에 목숨을 건졌지만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성장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서 스무 살이 된 가나코는 여전히 그 때의 그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나코는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가해자에게 자신과 같은 나이의 딸 미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가나코는 미호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복수의 칼날을 미호에게 겨누게 된다.

하지만 미호 역시 살인범의 딸이라는 이유로 고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거부당하고, 자신을 학대하며 지내고

있었던 것. 한 걸음씩 거리를 좁히면 좁힐수록 가나코는 미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2장까지 치밀하고 숨 막히는 구성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만약에 이 호흡이 그대로 결말까지 계속되었다면 엄청난 강도의 충격을

주는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일가족 살인사건에서 홀로 살아남은 가나코가 도쿄까지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의 심리 변화와

가해자가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가 기술된 이 부분은 갈등을 최대한 고조시키며 이후에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 이후에 가나코와 미호가 만나면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그 이전의 페이지에 비해서는 잔잔하게 진행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2장까지와 같은 분위기로 진행되었다면 소녀들이 성장할 여력도 주지 않은채 극닥적인 최후로 치달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노자와 히사시가 선택한 이런 스토리 전개가 마음에 든다.

미온적이라는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소녀인 채로 영원히 멈춰있을 것만 같았던 그녀들이 성장이란 걸 하게 되니까.

그래서 안도가 된다. 피해자인 그녀들에게 더 이상 가혹한 미래를 선사하지 않는 작가의 스타일에 마음이 놓였다.

노자와 히사시는 드라마로도 방영된 적이 있는 '연애 소설'의 작가이다. 그리고 '심홍'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이제 더 이상 그의 작품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몇 권의 책과 몇 편의 드라마 그리고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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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
아카가와 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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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코지 도시카즈'라는 필명으로 공동집필을 하는 네 명의 남자들이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의 주인공이다.

신인상을 수상한 적도 있는 소설가 니시모토, 시나리오 작가로 주로 스토리 구성을 맡고 있는 니시모토, 전직 신문기자로 취재를 도맡고

있는 가게야마, 시인이자 이들 공동집필에서 문장을 다듬고 있는 가가와가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결혼을 했고, 아내도 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가가와는 자신의 결혼을 멤버들에게 숨기고 있다.

니시모토는 아내에게 시달리고 있다. 공동집필이기는 하지만 니시모토에게 유리한 수입분할을 해야한다고 아내가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멤버들에게 그것을 제대로 알리라고 독촉을 하는 통에 그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기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손가락에 하얀 실까지 매어주며 니시모토를 몰아세운다. 그 실을 보며 반드시 기억하라고 윽박을 지른다.

손가락을 동여맨 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작업실로 향하던 니시모토는 멤버들과의 회의에서 문득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아내 죽이기'라는 제주로 옴니버스 소설을 써보자고. 순간 멈칫하던 멤버들도 이내 고개를 끄덕거리고 이 테마를 주제로

그들 각자가 소설을 써오기로 한다. 사실은 이들에게 각각 아내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동기가 있었다.

그 동기에서 비롯되어 서인지 이들은 그 테마에 따라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그것도 별로 어려움 없이.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그들이 쓴 그 소설 그대로의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신기해하기도 하고,

내심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기라도 했던 양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끝내는 그들은 자신의 진심을 알아내게 된다.

그들의 진심을 무엇일까? 그들은 정말 아내가 사라져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일까?

1980년도에 나온 소설이라고 한다. 솔직히 눈치챌 수는 있었다. 특히나 공중전화의 등장은 그 출판연도을 재확인시킨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그 시기를 짐작할 수는 없다. 이 책이 출간된 당시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던만큼

지금 읽는 이 이야기는 고리타분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았다. 물론 지금 누군가 이 주제로 소설을 썼다면 이 책과는 전혀

다른 결말을 만들어냈을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게만드는 엔딩이기는 했지만, 이 책의 결말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마치 4명의 작가가 써내려간 듯한 느낌이었다. 화자가 바뀔 때마다 그에 맞게 스타일이

달라지는 게 놀라웠다. 굉장히 다작을 하는 작가라고 한다. 데뷔 이후 발표한 작품 수는 450편에 이른단다.   

재미있어 보이는 소설이 꽤 있었는데, 아직까지 번역 출간된 소설의 수는 그의 작품 수에 비한다면 많지는 않다.

아카가와 지로의 작품 중에서 재미있겠다 싶어서 골라놓은 책이 있는데, 그 책이 얼른 번역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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