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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를 끼워주고 싶다
이토 다카미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데루히코는 여자친구에게 이유도 없이,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특별한 이유없이 버림받고 한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는 반드시 결혼을 해서 행복해지기로 한 것.
그것이 그가 생각해 낸 복수의 방법이었고,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짜낸
유일한 방안이었다. 지금 그는 서른을 코 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세 명의 여자를 만나고 있다. 결혼하기 위해서,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서.
그런데 이를 어쩌나. 반지까지 사두었는데, 누구에게 반지를 주기로 결심했는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다. 눈을 떠보니 몇 시간 동안의 기억이 말끔하게 지워져 있었던 것.
난데없이 스케이트장에서 꽈당 넘어졌단다.
머리에 칭칭 붕대를 묶고 기억을 찾아내려 골몰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단순한 몇 시간 뿐의 기억이 상실된 것이라면 데루히코도 과음으로 필름이 끊겼다
넘어가버리고 말테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 결혼하기, 서른이 되기 전에 최소한 프로포즈 하기'라는 목표가
이루어 지느냐 마느냐, 과연 자신이 결혼하기로 결심한 사람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이냐가 달린 기억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궁리를 해도 도대체 스케이트 장에는 왜 간 것인지,
반지는 누구에게 주기로 한 것인지 데루히코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제 그 세 명의 여자친구를 다시 만나볼 수 밖에 없다.
그는 과연 누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려고 했었는지 생각해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데루히코가 프로포즈의 상대방을 찾기 위한 여정을 뒤쫓고 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는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쩐지 피터팬이나 모로토리엄 인간에 가까워보인다.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하겠다는 이유로 세 명의 여자와 동시에 사귀지를 않나,
그 여자친구 중에서 누구와 결혼할 것인지를 결정하지도 못할 뿐더러,
누구에게 반지를 끼워주고 싶은지도 잊어먹기까지 했다.
게다가 전여자친구에게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아직 자기가 무엇을 해야할지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
결혼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역시 결심하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대로 그는 결혼해도 되는 것일까?
반지를 끼워주고 싶은 사람을 생각해낼 때까지 그는 과연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