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괴의 천사
키스 도나휴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추운 겨울밤이었다. 홀로 살고있는 퀸 여사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어린 소녀였다.
너무나도 추워보이는 그 아이를 퀸 여사는 모른 척 할 수 없었고, 집 안으로 들인다.
그리고 퀸여사는 자신의 문을 두드린 그 아이, 노라를 외손녀라고 거짓말을 하기로 한다.
퀸 여사의 딸 에리카는 오래 전에 집을 떠났다.
늦게 얻은 아이라 조심스럽게 곱게만 키웠던 사랑스러운 딸은 작별인사도 없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남자친구를 따라서 도망쳐버렸다.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좌파 학생운동 단체 '파괴의 천사'에 가입하겠다며 말이다.
퀸 여사는 자신의 정원을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는 소년 숀에게 노라의 등교를 부탁한다.
그리고 그 날 이후 퀸여사와 숀에게는 조금은 다른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노라는 자신이 천사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천사임을 증명하려는 듯이 믿기 어려운 일들을 일으킨다.
노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각자 나름의 어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단지 모든 것이 언젠가 바로잡히기를 바라면서
가만히 움크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찰나에 노라가 등장했다.
그 아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위기에 몰려있는 그들은 묻지 않는다.
다만 그 아이를 기다림 끝에 마침내 받은 대답같은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언제까지 진실이 아닌 것은 진실이라고 우기면서 살아갈 수 없다.
그 계기는 퀸 여사의 여동생이 만들어낸다. 그녀는 퀸 여사처럼 모든 것을 덮어둔 채
지나칠 수 없었고, 하나뿐인 혈육인 퀸 여사가 하지 못한 것을 직접 실행에 옮긴다.
그러면서 원래 그랬어야 했었던 것을 비로소 해낸다.
간절히 바란다면, 너무나도 간절히 바란다면 천사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어쩌면 천사의 역할은 스스로 해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노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근처에 열쇠를 찾아보는
수고를 해야하는 건 아닐까. 최소한 손잡이를 돌려보는 건 어떨까. 의외로 모든 것은
예상보다 순조롭게 해결될지도 모르니까.
간절히 바라면서, 간절히 바라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천사의 등장에 모든 걸 걸 순 없다는거지.
그런데 노라의 정체, 과연 누구일까 궁금해진다. 그 아이의 마법의 우유 레시피도
알고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