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절대가이드 - 89개 지역 700개 명소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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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런 스타일의 여행서적 참 오랜만이었다. 지도가 나오고, 조그마한 사진과 함께  

장소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어우러져 있는 여행책 말이다. 그러고보니 최근에는 여행에세이를  

주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직접 여행을 떠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할 때는 인터넷을 뒤졌고,  

좀 더 세분화되어 있는 여행책을 선택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광범위한 정보를 담고 있는  

여행책은 한동안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오랜만에 만난 이 책이 꽤 반가웠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꽤 즐거웠다.

'여기는 언제 가봤던 곳인데, 여기는 얼마전에도 들렸던 데구나, 여기는 최초로 미아가 되었던  

데다...'라며 신나게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였다.  

생각보다 가봤던 곳이 많아서 신기했던 것 같고, 그리고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곳도  

꽤 많아서 조금 더 부지런하게 다녀봐야 겠다 결심하기도 했었다. 여행본능이 일깨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의욕이 샘솟기도 해서 이번 주말 당장 가까운데라도 잠깐 다녀올까 싶었지만... 

그럴까 생각해봤지만 추울 것 같기도 하고, 눈 올지도 몰라서 조금 덜 추워질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가는 길이라던지, 숙박이나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곳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두고 있어서 꽤 든든해지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여행을 하게 되어도, 이 책에 실려있는  

정보를 베이스로 자료조사를 하면 훨씬 편할테니까 말이다. 그러고보니 요즘  

'어디로 여행갈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떠올린 장소는 거의 바다 건너였던 것 같다.

차를 타고 횅하니 갔다올 수 있는 곳이 아닌 좀 더 멀리 떨어져있는 곳을 떠올렸던 것 같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에 잠시 머물다 있다 오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아니면 훨씬 더  

삼엄하게 추운 곳도 괜찮을 것 같다 싶었다. 그러니까 주말이나 당장 오늘이라도  

쉽게 향할 수 있는 곳은 무의식적으로 제외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보면서  

새삼스레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참 많고, 멋진 곳도 셀 수 없을텐데... 

왜 넉넉한 휴가기간 동안의 여행을 고려할 때는 그런 장소들이 떠오르지 않는건지 싶었다.  

어쩌면 국내 여행은 주말동안 잠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교만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꽤 긴 일정을 할애해야만 돌 수 있는 국내 여행코스가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나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꼭 돌아보리라 마음 먹었던  

국내 여행코스가 떠올랐다. 그 당시에 떠올랐을 때 다녀왔으면 좋았으려만,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보니 잊어버리고 말았나보다. 이 책의 지도를 펼치고  

그 여행코스를 따라가봤다. 그리고 그 코스를 따라가면서 들려야 할 몇 가지 장소를  

골라낼 수 있었다. 이번에는 이 계획을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다녀와야 겠다 싶었다.  

날씨가 조금 춥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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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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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골든 슬럼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로커'의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또 한 편 만들어냈다. 이번 원작 소설은 이사카 코타로의 것이 아니다.  

이번에는 아라키 켄의 '촌마게 푸딩'이 그의 선택이었다.

아이돌 스타로 니시키도 료가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된 영화라는데, 입소문을 타고  

잔잔한 흥행몰이를 했다고 한다. 원작의 훼손을 줄이면서 영화만의 매력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 이 영화도 기대되지만, 아직 상영 계획은 없는 것 같으니까  

원작을 우선 읽어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원작도 꽤 재미있으니까.

180년 전 에도 시대에서 현재로 타임슬립한 사무라이의 우여곡절 일상 적응기가  

펼쳐진다. 180년이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달라졌는지는 굳이 타임슬립을  

하지 않아서 알 수 있는 것. 그 변모된 세상을 따라잡아야 하는 사무라이는 냉정을 잃을 수 밖에  

없다. 현재에 있을리 없는 180년 전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리를 헤매고  

달리는 자동차에 기겁하는 걸 반복하다가 결국은 이 세상으로 떨어져서 제일 처음 만난  

모자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데, 그들과 함께 살게 되면서 복닥복닥 여러가지 일을 겪게 된다.  

히로코는 아직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어린 아들 도모야를 혼자서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가사와 육아의 책임에서 교묘하게 피해다니는 남편에게 진절머리가 나서 이혼을 했고,  

그 모든 책임과 부담을 어깨에 얹고 살아가고 있다. 일과 가사 그리고 육아, 이 세 가지를  

모두 혼자서 해내야 하는 히로코는 조금은 지쳐있다. 하지만 자신이 힘든 건 힘든 것이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아들인 도모야를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손수 요리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어느덧 인스턴트 투성이가 되어가고 있다보니 아들에게는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따끔하게 혼내지도 못한다. 거기다가 따금하게 혼내는 일에서마저 피로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일은 일대로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칼퇴근에 눈총받고, 가사일과 병행하다보면  

일의 진행이 더딜 수 밖에 없어 동료에게 무시당하는 일도 있다. 가끔 지각이나 조퇴라도  

하는 날이면 상사의 독설과 비아냥의 공격을 각오해야 한다. 히로코는 그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미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차에 그녀와 그녀의 아들이 살고 있는 집에 사무라이 야스베가 들어오게 된다.  

타임슬립한 사무라이이기 때문에 기초적인 일상생활 상식부터 가르쳐야 했지만,  

그의 습득은 매우 빨랐다. 물론 다른 가치관을 가지며 살아왔기 때문에 충돌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야스베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는 현재의 생활양식과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빈둥거리며  

놀수 없기 때문에 가사일을 맡기로 한다. 그리고 그 일을 꽤 잘 해낸다. 게다가 과자와 디저트를  

만드는데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처음 맛보고 감동까지했던 푸딩을  

직접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케이크와 과자를 뚝딱뚝딱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야스베가 가사를 완벽하게 해내면서 히로코도 안정된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야근도 마음 놓고 할 수 있고, 저녁을 먹고나서 집으로 가져온 일도 방해받지 않고 해낼 수 있다.

산더미같이 쌓인 빨래거리도 없고, 싱크대에는 씻어야 할 그릇도 없다.  

도모야도 야스베와 지내면서 많이 차분해졌다. 떼를 쓰는 일도 없어졌고, 부쩍 어른스러워졌다.  

히로코는 이대로 계속 지내도 좋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야스베가 다시 돌아갈 방법이 없을까  

계속 찾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던 참에 우연한 계기에 방송국에서 개최하는

콘테스트에 야스베가 참가해서 우승하게 된다. 그의 기묘한 복장과 말투, 그리고 툭툭 내던지는  

말들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야스베는 그야말로 스타가 되어버린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제까지 꾸려왔던 안락한 일상이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들의 안락한 일상은  

이제 되돌아올 수 없는 것일까. 

이 책은 현재의 너무나도 익숙한 생활을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으로써 현실의 문제점을 들추어내고 있다.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실제로는  

당연하지도 않을 뿐더러, 잘못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 같다.  

그러면서 올바른 가치관으로 제대로 중심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육아와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의 생활에 얼마나 힘들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마치 줄 위에서 저글링을 하는 것과 같이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게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있는 그런 부담을 한 사람에게만 몽땅 지워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소설은 다 읽었지만, 아직 영화가 남아있다. 영화 역시 꽤 기대된다.   

개봉하면 꼭 보고 싶다. 책 속에 등장했던 푸딩과 케이크의 항연이 기대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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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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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꿈의 도시'인데, 분명 '꿈의 도시'가 맞는데 말이다.  

그런데 읽다보면 아리송해진다. '그냥 도시이름만 꿈이란 말이더냐'하면서 말이다.  

세 개의 시가 합병해서 탄생한 인구 12만의 또다른 작은 도시 유메노,

세 개의 시의 이름의 첫글자를 따와서 '유메노'가 되었고 그 발음 자체에서 느낄 수 밖에 없는  

우호적인 의미는 사람들에게 어떤 반발도 사지않고 '유메노'라는 이름이 정착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그런 이름인만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도 꿈과 희망이 가득찬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만 같지만, 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들의 일상은 타성과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상이라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는 사건 속으로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밀려들게 된다. 이들 주인공들의 공통점이라고는 유메노시에  

살고 있다는 것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서로를 알고 있는 건 아니고,  

작은 도시에서 유사한 정서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시청 공무원, 여고생, 사기 세일즈맨, 슈퍼마켓 보안요원, 시의회 정치가... 

다른 나이, 다른 직업에 속해있는 그들에게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일상에 치이면서 살아가고 있다. 밝고 유쾌하고 당찬 면모라고는 찾아낼 수 없고,  

우울하고 구질구질한 고민만을 잔뜩 떠안고 있다.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유메노라는 작은 도시에서는  

그런 버둥거림은 아무런 힘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은 꿈 같은 일상 속으로 걸어들어 가게 된다. 문제라면 그 꿈이  

악몽이라는 것. 그 악몽의 중간에서 그들은 무사히 깨어날 수 있을 것인가.  

오쿠다 히데오가 이번에는 불균형한 성장의 결과로 소외된 작은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다.  

거기에서 희박한 꿈과 희망에 매달린 채 성실히 살고 있는 사람을 그려내고 있다기 보다는,  

그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단 하나의 기대의 끈을 붙잡고 현실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의 처절함이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이  

붙잡고 있는 그 가느다란 희망의 끈이라는 게 제대로 된 게 아닌 것 같다는 거다.  

햇님, 달님이 나오는 동화에 등장하는 호랑이처럼 썩은 동아줄을 잡았다 싶달까.  

그도 그럴것이 그들이 매달리고 있는 건 신흥종교, 사기 세일즈, 유메노 탈출, 타인의 생활  

엿보기, 세습받은 정치적 권력 지키기니까 말이다. 각자 나름의 문제를 가지고 전전긍긍하면서도 

체념도 포기도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향해 다가서려 하는데, 그 다가서는 방법이  

그들을 행복한 일상으로 이끌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싶은 것일까.  

소설 속의 이야기로만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속에 녹아있는 절망감이나 좌절감 같은 것도 또렷하게 느껴지고 말이다.  

'하하하'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괜찮을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며  

주인공들을 걱정스러워하면서 읽어나갔던 것 같다. 이번 소설은 유머러스하지 않았고,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울한 사회의 단면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놀랐다기보다는, 그 처절함에 조금은 슬펐고 무서워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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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가와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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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남자'를 쓴 마키네 마나부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청춘소설의 풋풋한 분위기를 한껏 풍기지만 마키네 마나부답게 역사와 전설이  

소설 속에서 살아숨쉬고 있다. 내용이나 소재 자체가 아주 독특하고 낯설지만,  

금새 익숙해지니 애정을 가지고 읽어나가면 된다. '가모가와 호루모'라는 제목만 보고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도통 알 수 없다.

생소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만큼 초반에 사전지식처럼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 몇몇 보인다.  

우선 '호루모'의 정체부터 숙지해야 한다. 4개의 대학에 2년마다 한번씩 신입생을 받는  

동아리가 있다.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는 없지만 신입부원은 딱 떨어지는 10명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상한 커리큘럼에 따라 진행되는 동아리 활동에도 

용케 10명만을 버티고 남아주니까 신기한 일이다. 그 10명은 특별한 의식을 통해서  

요괴를 부릴 수 있는 계약을 하게 되는데, 그 요괴를 능숙하게 부리기 위해 새로운 말을 익히고  

훈련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4개의 대학이 특정한 시기가 되면 힘을 겨루게 되는데,  

그 대항전이 매년 치루면서 각 동아리의 순위를 정하고 있다. '호루모'라는 말의

뜻은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알게 되는데, 그런 대항전에서 내지르는 최후의 외침같은거다.  

동아리 활동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일단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도 있고, 마음을 빼앗겨 버린 상대도 있고,  

또 때로는 이상한 녀석이다 생각하지만 알고보면 꽤 괜찮은 녀석도 있게 마련이다.

주인공인 아베가 이 동아리에 체류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다.  

사와라 교코. 그녀에게 반했는지, 그녀의 코에 반했는지 확정지울 수는 없지만  

아베 스스로가 정체를 의심스러워하면서도 심지어는 친구가 의아해하면서 탈퇴를  

고민할 때도 그의 결심을 저지했던 것은 그녀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그 사랑이 주인공의 뜻대로 잘 이루어진다면 청춘소설답지 않은 게 아닐까.  

그에게 할당된 몫에는 애달픈 짝사랑의 시간들, 머뭇거리다 못해 답답해지기까지 하는  

망설임의 시간들, 진실과 마주하고 혼자서 무너져야 하는 시간들,  

그리고 그 모든 순간들을 극복해내고 제자리를 찾아가야 하는 시간들이 있다.

다른 작가였으면 별 기대를 안했을 것 같다. 판타지 로맨스라니, 게다가 역사와 청춘이라는  

요소도 포기하지 않겠다니 괜찮은걸까 싶기도 했었다. 그런데 기우였다.  

그 모든 걸 두루뭉술하게 한 권의 책 속에 채워넣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감이 없이 밝고 경쾌하고 청춘스럽게 말이다. 그래서 꽤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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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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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어른이 되려면 한참이나 먼 것처럼, 정치도 그 이름과 의미에 적당한 모습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것도 꽤 많은 시간이 말이다.  

어쩌면 그 시간의 끝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가끔 하곤 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정치를 그다지 사랑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실오라기같은 끈일지도 하나 정도는 붙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기사를 읽고 뉴스를 보고 귀를 쫑끗 세우고 레이더를 올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관심은 없었던 것 같다.

흥미를 갖고 애정을 갖고 지켜보기에는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지도 않았고,  

내 문제에 치이고 쫓기느라 할애할 시간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대면대면하게 지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무관심을 표방한채로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언제까지고 그럴수만은 없다. 그러던 차에 읽게 된 책이 '진보집권플랜'이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설득력있는 글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이해가능한 정책을 제안하고, 덮어놓고 공격하기전에 대안을 내놓고

냉철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진보이든 보수이든  

그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해질 가능성이 충분히 높아질테니까,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사람이 그만큼 많아질테니까 말이다.

매번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포기해버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가게 될 이 나라가 꾸준히 성장해나가길 바란다. 적어도 퇴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스스로가 좀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우선은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수집해봐야 겠다 싶었다. 그동안의 게으름을  

상쇄시킬 수 있을만큼 충분한 양의 정보가 필요하다 싶었다. 그리고나면 그 다음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동안 모른척 하고 있었던 많은 주제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어서  

보람있는 독서시간이었던 것 같다. 수긍하기도 했고, 의문을 가지기도 하면서 사고의 폭이  

5미리 정도는 넓어진 것 같았다. 그리고 진보든 보수든 아무렴 어때에서,  

좀 더 수긍할 수 있는 논의를 펼치고 그 논의를 실천할 수 있는 쪽을 편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정치적 동면에서 깨어날 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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