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 - 밀레니얼이 어려운 X세대를 위한 코칭 수업
김현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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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책을 접하는 사람은 70년생 혹은 80년생일 것이다. 내가 속한 사무실에는 이미 90년생이 들어와있다. 책 제목에서 높힘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 의미가 담긴 것으로 생각이 된다. 예전에 유행한 90년생이 온다 등과는 제목부터 다르다.

"들어오셨습니다."

마치 군대에서 스타(장성)보다 높은 게 이병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디로 튈 지 모르기에 마음대로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제목이 아닐까 유추해본다.

 

한 때 유행했던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 다니면 도둑), 삼팔선(38세를 넘기기 어렵다)는 말이 유행인 적도 있으나. 90년생에게는 타율이 아닌 자율에 의해 결정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워라벨이 그 첫 번째인 듯 하다. 나 역시 말로는 그렇게 외치지만, 막상 쉽지 않다. 일이 우선시 되는 내 모습을 보며, 한숨이 나올 때도 있다.

하나뿐인 동생을 봐도 그렇다. 나와는 열 살 터울이니 한 집안에서 살았지만, 다른 삶을 살았다고 주장하고 싶다. 동생은 대학을 졸업 후 모교에서 근무하며 나름대로 인정을 받았는지, 함께 일 하자는 권유를 받았다. 고민을 이야기하기에 가능하면 경력을 위해서라도 한 곳에서 오래 있기를 권유했으나 90년생 동생은 박차고 나와 홀로 유럽을 떠난다. 나 였다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였을 것이다. 내가 80년생이라서 그렇다고 이야기하기엔 과한 일반화겠지만, 어쩌면 부모님께서 IMF를 어떻게 겪었는지를 보았기 때문이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80년대생은 Y세대로 이야기하나, 30대 중반 정도에서 세대가 나뉜다는 부분에 동의하는 바이다. 나 역시 30대 중반을 넘었기 때문인지 X세대와 Y세대의 끼인 세대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에겐 Y세대의 특징 중 욜로 등은 뭔가 어색하다.

                           

어쨌든 참 다르다는 것이다. 아마 선배들도 나를 보면서 '예전 같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함께 일을 처리해야하다보니 이야기가 달라진다. 근래 TV를 보면 카니발의 세대 연결 기술을 보게 된다. 그 광고에서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90년대의 신세대 X가 밀레니얼 세대의 Y를 만나 최초의 디지털 인류인 나, Z가 태어났다. 너무나 다른 우리에게 연결의 기술이 생겼다."라는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광고까지 다시 찾아보니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이 책은 문화사회적 관점이 도드라진다. X, Y, Z세대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를 이야기한다.

1980년대 보급된 퍼스널컴퓨터는 1990년대를 맞으며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인터넷과 이메일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당시 도스를 통해서 게임을 하기 위해 노력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윈도우의 화면보단 검은 화면이 익숙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휴대폰 전 삐삐를 잠깐이나마 겪은 청소년들이 우리 또래이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보면 연락 올 사람은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청바지 옆에서 진동이 울리면 호들갑을 떨며 공중전화를 찾아갔던 때가 있었다. 지금의 X세대, 이른 Y세대가 응답하라 1998 등에 열광하는 이유도 추억을 상기하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너무나도 다른 문화 속에서 성장했다는 것이다. 네델란드 문화인류 심리학자 헤이르트 호프스테더는 문화는 한 집단이나 범주의 사람들이 다른 집단이나 범주의 사람들과 구분되는 집합적 정신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한대로 다름을 인정해주는 조직 문화, 협력이 가능한 조직 문화가 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적어도 후배들에게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리더는 원하는 것을 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원할 만한 것을 만들어주어야 한다(p. 114).

특히, 동기부여 전략 7가지는 90년생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부분이다. 조직의 후배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직장인들은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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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공식,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8
슈테판 클라인 지음, 김영옥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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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교양 시리즈의 8번째 책이다. 테마를 가지고 꾸준하게 번역을 하고 현재까지 출간된 책을 보면, 유행을 타지 않은 내용들이 많은 이화북스가 개인적으론 좋은 듯 하다.

행복에 대해선 석사 과정 시절 많이 탐독했다. 석사 주제였던 긍정심리학 중 행복으로 연구를 할 것인가, 희망으로 연구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희망을 최종적으로 선택했지만, 행복에 대해서도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서재의 한 칸은 행복학 이란 주제로 책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보면 괜히 뿌듯하기도 하다. 그리고 저자인 슈테판 클라인은 생물물리학 박사로 행복에 대해 철학적 관점보단 생물학적 관점으로 해석할 것이 기대가 되었던 책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행복을 준비하다, 행복이라는 오래된 기억, 평생 지속될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행복한 사회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이론적인 부분이 강하다. 아마도 한 번쯤 들어봤던 진짜 미소! 뒤센 미소에 대한 소개도 있다. 뒤센은 프랑스의 심리학자로 1862년 눈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을 연구하던 자였다(p. 25). 영혼의 달콤한 흥분이라고 부르던 미소는 의지만으로 근육을 움직일 순 없다며, 마음먹은 대로 행복해 질 수 없는 이유(p. 29)에 대해 논한다. 행복에 대한 책이 왜 이런 내용을 다뤘을까? 에 대한 의문도 잠시 들었지만, 일단은 읽어보니 이해가 된다. 비자율신경에 대해 우리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p. 30). 비자율신경은 생명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과정을 관리하는 시스템(p. 31)이기 때문이다.

행복의 비밀은 부정적인 느낌을 조정하는 것(p. 73)이기에 명상에 대한 강조가 근래 많아지고 있는 듯 하다.

행복과 불행은 결국 동전의 양면같은 건 아닐까. 관점의 차이를 발견하듯이. 행복의 한 조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자는 포도주 향기의 섬세한 차이를 발견해 나가는 일, 한 인간의 태도를 높이 평가하기 시작하는 일(p. 85) 등을 예로 든다. 결국 신경심리학과 일치하는 이야기가 우리의 동양 철학, 종교에 있다는 것이다.

2장에서는 뇌과학적 관점에서 호르몬의 역할에 대해 다룬 장이다. 카사노바는 과연 행복했을까?(p. 150)라는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다. 신혼 여행 때 통곡의 다리를 걷다가 카사노바에 대해 들었다. 그는 매우 매력적이고 지적이였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그리고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았다는 것이다. 당연할 거 같다. 희대의 호색가인 그는 최고의 미와 지성을 자랑하던 여인부터 하녀까지 있었으니, 얼마나 매력적인 인물이였을까? 다만, 그는 "나는 행운의 여신이 내게 호의적이지 않을 때 도박을 멈출 수 있는 힘도 갖지 못했으며, 돈에 대한 미련도 끝내 버리지 못했다(p. 151)"고 회고한다. 결국 뇌가 수행한느 과제는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란 거다. 그러나 그 새로움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을 달라질 것이다.

3장에서는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다룬 장이다. 우울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선 많은 책들에 나와있다. 또한, 긍정심리학을 통해서도 많이 밝혀졌다. 나 역시 긍정심리학에 관심이 생겨 대학원에 진학을 했던 사람이다. 이 책에서 추가로 다룬 점은 로빈슨 크루소 치료법이 소개된 점이다. 사실 인지치료와 원리는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기억하면 좋을 듯 하다. 삶을 불행으로 이끄는 5가지 착각(p. 298).

1. 나만큼 나를 잘 알아?

2. 즐거운 파티는 끝까지 즐긴다?

3. 세상은 핑크빛이 아니야!

4. 나보다 네가 더 행복해 보여

5. 질투는 나의 힘

행복은 상대적인 것일까, 절대적인 것일까 묻는다면, 절대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난쟁이가 언제 기뻐하냐는 질문에, 자기보다 더 큰 혹을 달고 있는 난쟁이를 보았을 때라는 유대인의 속담은 한 번쯤 들어왔을 것이다.

완전한 행복을 나타내는 블리스(bliss)라는 단어가 있다(p. 322). 처음 알게 된 단어다. 검색을 해보니 더없는 행복이라고 한다.

4장에서는 시민의 행복 추구를 위한 사회적 조건은 무엇이고,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적 연대 의식, 공동체 몰두,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에게 봉사하기 등이다.

특히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에게 봉사하기(p. 378)는 불법의 사상과 동일함을 느꼈다. 불법에서는 남을 위해 등불을 밝히면, 내 앞의 길이 밝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정확하진 않으나, 의미는 상통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불법을 통해서 배운 행복은 특별한 건 아니다. 어쩌면 지금 건강한 몸으로 글을 쓰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행복일 것이다. 행복의 잣대를 상대가 아닌 나 자신부터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근래 청년들은 소확행 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한다. 나만의 행복 공식을 찾아가는 하루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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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구스타프 융 - 영혼을 파고드는 무의식 세계와 페르소나 탐구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심리학 3대 거장
칼 구스타프 융.캘빈 S. 홀 지음, 이현성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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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년 스위스의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융은 의학을 전공하고, 종교에 대한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내지 못 해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아우르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대학원 시절 유독 많이 접하지 못한 심리학자가 프로이트와 융이었다. 당시는 무의식이라는 개념 자체에 큰 매력을 못 느꼈다는 표현이 맞을 거 같다. 아마도 좀 더 빠르게 누군가를 돕고자는 욕심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무의식은 공부해도 티도 잘 안 나고, 내가 이해도 잘 못 하겠으니 가깝게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천천히 음미하면서 공부해볼 것이란 후회가 들기도 한다.

인간의 마음은 진화에 따라 미리 만들어져 있다. 이처럼 개인은 과거에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어렸을 때 과거뿐만 아니라 그보다 중요한 일로서 인류의 과거, 나아가서는 생물 진화의 오래전 과거와도 이어져 있다(p.28).

이 책은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파트마다의 정리도 물론이고, 전체의 단원을 정리한 부분은 머릿 속을 정리하기에 아주 좋다. 공부하는 식으로 책을 읽다가 단락의 마지막의 정리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어느 순간부턴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장점은 융의 사상에 대해 현대적 관점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집단무의식의 기원에 대한 융의 설명을 향한 비판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진화의 매커니즘에 관해 두 가지 견해가 갈린다(p. 29)는 식이다. 이런 부분은 처음 융을 접하는 이들에겐 무엇이 현재까지 정리된 개념인 지 파악하기 용이할 것이다.

특히, 생각과 감정은 생리학적 기능에 영향을 줌을 밝히며, 정신신체의학의 기본 체계를 세운 점(p.60), 융의 정신역학 개념 중 동량의 원리(p.68)와 엔트로피의 원리(p.74)를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여 이해하기 좋다. 융은 퇴행이 유익(p.84)할 수도 있다고 하며, 영웅의 태고 유형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점은 나에게 새롭다. 내 공부가 부족해서였는지, 공부한 책에서 없었는지는 정확하진 않다. 다시 한 번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지도 교수님께서 안식년 때 연락오셔서 갑작스레 정리했던 만다라(p.98)에 대한 내용도 있다. 기분이 새롭다. 과거로 돌아간 듯한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융의 교육적 관심이 드러나는 대목이 있다. "교육자들에게 여러 번 아동기와 청년기의 정신발달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p.103)"했던 부분은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비단, 초, 중등교원에게만 해당되는 문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교수들의 수업 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분석하는 내용을 곁에서 본 적이 있다. 학문적 지식은 깊이가 있을지 몰라도 학생들과의 소통은 엉망이라는 것이 교육학을 전공했던 나의 생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교육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달랐다. 교육학을 가르친다는 것은 100%는 아니지만, 사범대학 혹은 교직 이수자가 많다는 것이다. 적어도 학생들과의 소통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분들은 교육학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또한, 한 번쯤은 실시해봤을 성격 유형 검사(MBTI)의 모티브 격인 여덟 가지 유형에 대해서도 쉽게 작성해두었다(p.131). 검사를 통해 사람을 일반화시키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그 때마다 이 말을 기억하면 좋겠다.

"너 자신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 하는데, 상대방을 쉽게 판단하지 말아달라."

융 또한, 인간의 유형을 8종으로 단순히 나눈 것은 아니다. 그의 유형학은 개인의 차이를 표현하기 위한 체계임을 잊지 말자.

오랜 시간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제대로 판단할 수가 없다. 함께 한 지 5년이 가까이 되는 아내에 대해서도 나는 잘 모른다. 지레 짐작하며 행동이 일어난 상황을 유츄하기도 하지만, 틀릴 때도 많다. 아내 역시도 나에 대해 잘 안다고 표현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답한다. 검사는 보조 수단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융에 따르면 정신 분석의 궁극적 목표는 정신 종합이다(p. 17). 즉, 자기실현의 달성이라는 것이다. 융이 이야기하는 외향적 사고형, 내항적 사고형, 외향적 감정형, 내향적 감정형, 외향적 감각형, 내향적 감각형, 외향적 직관형, 내향적 직관형(p. 131)이 있지만, 자기답게 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융은 역사의 어떤 시기에는 특정한 성격 유형이 다른 성격 유형보다 호감을 얻을 때가 있다(p. 140)고 주장했다.

프로이트 식의 억압이냐, 융 식의 개성화를 통합하여 균형과 조화를 이루느냐(p.159).

프로이트 식의 소원 성취냐, 융 식의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이냐(p. 161).

어쩌면, 내가 이렇게 있는 것도 프로이드, 융 등의 많은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당시 두 갈래로 심리학이 발전했다. 한 쪽은 실험실에서 자란 심리학이었고, 다른 한 쪽은 정신과 의사의 진료에서 자란 심리학인 셈이다. 최근 들어 두 심리학은 하나의 심리학으로 통합되었다(p.170). 융은 의사였으며 실천적 심리요법가(p.172)였다.

그의 생각의 유연성을 보인 문구도 있다. 심리학적 이론은 매우 번거롭다. (중략) 언제라도 바꿀 수 있는 보조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p.173). 융이 표준이 되는 치료법이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심리상담가에 종사하는 동안 8만 개 이상의 꿈을 해석한 융(p. 165)을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알 거 같다. 아니, 조금이나마 알 거 같다는 표현도 과한 거 같다. 언젠가 무의식에 대한 부분으로 한 편의 논문 아이디어가 떠올라 심리학과 종교를 탐독했던 적이 있다. 그 때는 이해한다고 하며 읽었는데, 지금 무슨 내용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 편의 꿈 처럼.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내용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심리 치료법의 첫 번째 목적은 환자에게 보장이 없는 행복한 상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고난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이성적 인내를 갖도록 돕는 데 있다(p. 178).

p.s 심리학 전공자라면 전공 서적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접하면 좋을 듯 하다. 용어 하나 하나를 자세하게 풀이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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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
인티 차베즈 페레즈 지음, 이세진 옮김, 노하연 감수 / 문예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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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년부터 성년까지 알아야 할 성에 대한 것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서평을 써야하는데, 어떻게 써야 할 지 고민이 한참 되었다. 여전히 성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비밀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한 학부모가 급하게 연락이 왔다. 자신의 아들이 성기가 노출된 사진을 보내고 협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했냐고 물으니, 아직 안 했다고 한다. 신고하는 거 자체가 학부모에게는 부담이고,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래 뉴스를 보면 성과 관련된 기사가 많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충격적인 상황도 많이 벌어진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의 딸, 아들이 어떻게 살아갈까란 걱정이 우선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아들보단 딸 걱정이 먼저다.

'아고, 우리 딸은 남자를 잘 만나야 하는데..'

옆에서 아내가 한 마디 거든다.

'있지도 않은 딸 걱정하지 마.'

그랬다. 나에겐 아직 사랑스런 딸이 없다.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이 글을 쓰는 나에게 성교육은 비밀스럽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그러면서도 뭔가 어른들만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의문을 가지기도 하였다. 좀 더 빠른 친구들의 여자 친구와의 연애사를 듣는 것이 수업 시간보다 재미있을 떄도 있었으나, 어른이 된 지금은 실체가 없는 환상임을 느낀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남들보다 느렸던 나는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입맞춤은 어떤 기분일까를 상상하며 궁상을 떨기도 했다.

어쨌든 지금 같은 N번방 등의 사건들은 우리 나라 성교육이 나아가야 할 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왜 교육이냐고 의문을 가진다면, 나의 전공이 교육학이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을 통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스웨덴 성교육협회에 소속되어 청소년에게 성교육을 하며, 성범죄, 성소수자 등에 대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스웨덴 작가 엽하의 최우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했다.

책을 펼치니 나타나는 자궁의 표현이 눈에 띈다. 여전히 우리는 자궁이라고 병원에서도 이야기를 한다.

자궁의 자는 아들 자를 의미하는데, 여성의 생애에서 임신을 하는 기간보다 하지 않고 살아가는 기간이 훨씬 길기 떄문에 세포 포를 사용해서 포궁이라는 표현을 제안한다. 또한, 처녀막에 대한 부분도 질주름(질근육)으로 정정을 한다. 처녀막이란 표현은 여성의 성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맥락에서 나왔기에 여성의 성을 폄하하고, 억압하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p.15). 저자가 이러한 주장을 한 건진 모르겠지만, 저자는 언어가 가지는 힘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너, 여자들, 사랑, 존중, 섹스 기초 강의, 동성애 아니면 이성애?, 여자와 잔다는 것, 남자와 잔다는 것, 섹스 그 이상, 나를 챙기는 법이다.

저자는 남자 청소년을 핵심 독자층으로 잡았다고 한다. 읽으면서도 다소 자극적인데, 이런 내용을 청소년들이 봐도 될까란 의문이 들었다. 언젠가 성 교육 강사 양성 교육에서 강사가 부끄러워 하며 은밀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라고 했던 부분이 떠오른다. 이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서평 쓰면 사람들이 그래도 좀 읽던데, 괜히 이상한 사람 되는 거 아닌가."란 걱정이 든다. 나 역시 제대로 된 성 교육을 받았던 사람은 아니였기 때문이라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아래는 생각지도 못했던 나의 젠더에 대한 차별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생리라는 표현도 월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리 현상의 생리를 따와서 부끄러운 일인 마냥 표현하게 되었다고 한다.)

슈퍼마켓의 월경용품 진열대로 가보세요. 팬티라이너나 일회용 월경용품은 대개 향이 입혀져 있습니다.

(중략)

반면, 스포츠 용품점에 가서 격투기용 낭심 보호대를 찾아보세요. 이 물건에서 계피 향이나 꽃 향기가 나던가요? 꿈에도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p.78)

특히, 존중에 대한 부분은 꼭 기억해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존중의 기술1. 나부터 존중하세요

존중의 기술2. 다른 사람의 경계를 침범하지 마세요

존중의 기술3. 소문이 나지 않게 하세요

존중의 기술4. 다른 사람의 삶을 통제하려 하지 마세요

존중의 기술5.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람의 자리를 내어주세요

존중의 기술6. 일을 공평하게 분배하세요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안전한 섹스를 강조한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나 클라미디어 등의 유의점을 알려준다. 몇 년 전 근무를 하다 몸이 좋지 않아서 대학의 보건소에 갔다가 놀란 적이 있었는데, 콘돔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편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제공한 점이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3대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전히 성 교육을 일본의 영상을 통해 배운(배우는) 청소년들이 많을 거 같다. 나의 세대도 그랬으니깐. 그러나 그게 결코 정답이 아님을 알아주고, 기억하면 좋겠다. 제대로 된 성교육과 성문화가 정착되어 좀 더 건전하고 건강하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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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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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았을 때의 느낌은 두 가지였다.

1. 아주 무서운 책이라는 것. 무섭다는 의미는 두께를 의미한다. 약 800페이지로 서양철학사를 구성해두었는데,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란 걱정이 먼저 들었다.

2. 그리고 현대지성이 출간한 책 답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다른 것보단 내용에 충실한 출판사가 현대지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 전공은 아니지만,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대학 시절 틸리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있다. 동기들이 이걸 한 학기에 어찌 공부해라며 하소연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책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은 정확했다. 이미 고인(1865~1934)이 되었지만, 틸리의 이 책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각 대학의 철학과 역사학 분야에서도 오랫동안 교과서로 사용되었다고 소개한다. 오랜 시간 교과서로 채택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구 자료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공개하는 점(p.24)이 참신했다.

이 책은 그리스 시대의 철학부터 중세 철학, 근대 철학 총 3부로 나뉘고, 22장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사상 체계는 다소간 그것이 발생하는 문명과 그 창시자의 인격과 이전 체계들의 성격에 의존하면서, 당대와 그 이후 시대의 이념과 제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p.17). 특히 철학자로 하여금 입장을 취하게 만든 논리적이고, 사실적이고, 특색적인 철학적 고찰에 대한 탐구(p.18)가 특징적인 구조와 조직을 갖춘 체계로 발전시켰는지에 대한 논의를 한다.

흥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종교개혁과 르네상스에 대한 부분(p.357)이다. 종교개혁은 무익한 스콜라주의를 경멸하고, 교회의 권위와 현세적 권력을 반대, 인간 양심을 높이는 점은 르네상스와 비슷하다. 그러나 종교개혁은 지성을 자랑하는 르네상스와 함께 하지 않으며 삶에 대한 르네상스의 낙관론적인 쾌락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후 18세기 계명의 시대가 나타났고(p.504), 당시 자연과학의 연구가 열정적으로 이루어졌다. 교육학에서 유명한 루소는 인간이 문명과 거기에 동반되는 악을 완전히 배격한다는 의미에서 자연으로 돌아갈 수는 없음을 확고하게 믿었다(p. 512). 즉, 인간은 본성적으로 선하며, 오직 제도에 의하여 악해진다고 그는 주장한다. 뭔가 내가 알고 있던 루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자연주의자였던 루소의 외침이 단순한 원시적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요구가 아닌, 자연적인 사회 조건의 창출과 자연적인 교육 방법에 의해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흥미있게 바라본 장은 제16장 이마누엘 칸트의 비판철학(p.515~561)이다. 마침 대학원 시절 한 수업 중 칸트를 공부하며, 교육철학방법론에 대한 내용으로 작성한 글이 있어서 덧붙여보도록 하겠다.

대학원에 들어와서 한 학기의 수업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이면, 항상 고민하던 부분들이 있었다. 내가 뭘 알아가고 있지? 주워들은 것은 많은데, 깊이는 있는가? 라는 부분은 고민해보아도 쉽게 채워지지 않은 질문이었다. 그러한 질문으로 고민하던 찰나, 듣게 된 이번 교육철학 수업은 나에게 큰 의미가 되었다. 교육학도이기에, 교육철학의 부분이 빠져서든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기에 교육철학방법론이란 과목명부터 참 좋았다. 무언가 굉장한 것을 배울 거라는 기대감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의 나는 뭔가 달라졌을 거라는 성취감도 혼자서 느껴가면서 한 학기를 보낸 듯 하다.

먼저, 이번 수업을 통해서 나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해석학적 관점을 통해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그 예로 변인들 간의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통해서 학위 논문을 준비해야겠다는 결의를 하고, 나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진로와 희망을 선택했다. 특히나 희망은 내가 대학원에 오게 된 하나의 요인이 되었던 단어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연장 계약을 하면서 근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대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내가 바라는 삶을 살겠다는 희망.. 어찌보면 당시 나의 실존이 나에게 과제를 제시한 부분이 아니였나?라고 생각된다.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이 희망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같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였다.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희망에 대한 철학적인 논문을 찾아서 논문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라는 고민을 해보았다. 막연하지 않고 좀 더 명확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개념을 잡아야겠다라고 생각한 부분이 해석학을 통해서 첫 번째로 변화된 부분이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 관점의 변화가 두 번째로 미친 영향이다. 무작정 읽었던 나였다면 이제부터는 저자와 직접 만나기를 해볼 계획이다. 글자 하나 하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마치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느껴볼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선 저자 자체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자 한다. 그런데 만약 저자의 인물에 대해서 파악을 하다가 자신의 생활과 상반되는 내용을 적었다고 한다면 그 내용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짧은 소견으로는 루소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에밀 그 자체는 훌륭한 양육서이지만, 그 글을 쓴 작가의 생활과 일치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석학을 배운 나로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작가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정까지도 읽어가는 것이 해석학인가?

마지막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현실 속에서의 해석학적인 삶을 유지해보고자 한다. 그 예로 곧 대학원 과정을 마치게 된 시점에서 나에 대한 앎과 세상에 대한 앎을 하나씩 채워가고자 한다.

처음 읽었던 독일교육학의 이해에서 “해석학은 관용을 보이고 독단을 방지하는 다양한 관점을 지닌 해방적인 생각이다. 해석학은 의미 있는 사태를 해명하지만 새로운 것을 확립할 수는 없다. 그와 함께 해석학은 보완적인 사고이며 보완해주는 사고방식이다. 즉 해석학은 서로를 보충해 주는 다른 추가적인 방법에 의지한다. 다시 말해 순수한 해석학은 하나의 구성물이며 완벽한 학문적 인식을 위해서는 충분치 않다.”라는 이야기는 해석학을 배운 나에게 잊지 말아야 할 구문인 듯 하다. 선이해를 통해서 의미를 찾아가고, 또 다음의 선이해를 통해서 의미를 알아가듯이 끊임없이 배워가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정말 벽돌과도 같은 책이다. 책을 덮은 지금도 읽었는지, 보았는지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같은 책을 읽은 분들의 서평을 살펴보니 어떻게 이 책을 집중도 있게 다 읽었는지를 묻고 싶을 정도다. 방대한 양 속에서 책을 즐겨 읽는 나도 진이 빠질 정도였다.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 사람들은 철학 전공자, 교육철학 전공자, 그리고 철학에 관심있는 일반인 정도로 하고 싶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작성이 되었다는 평으로 많은 이들에게 읽혔지만, 사실 방대한 내용(누차 강조)으로 인해 완독에는 도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른 서양철학사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을 세밀하게 다뤘다는 점은 굉장하고, 훌륭하다. 추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다시 펼치기까진 용기가 필요해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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