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머리글(저자의 글)을 읽다가 감탄하는 경우가 드문다. 이번 책에서는 감탄을 하며 아내에게 이야기를 걸었다. 단어의 선택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아래의 구절이 그랬다.
"한낮의 광휘보다는 밤하늘의 별칩과 달빛에 마음을 기댔다. 황혼과 밤의 산책을 즐겼고 창대한 공간 속에 알알이 박힌 미약한 별빛들을 등대 삼았다(5)."
이 책은 15명의 화가들의 인생과 그들의 예 술 작품이 심리학과 만나는 접점을 담았다. 자신감, 색채와 감정, 창의성, 우울과 불안, 무의식의 5장으로 이루어지는데, 분류 자체가 일반적이진 않다. 그리고 화가들에 대해선 카라바조는 살인자와 화가의 이중적 행보 속에 조현병의 가능성을 질문하며,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나를 아는 일에 대해, 터너와 모네의 빛을 담은 방식은 신경심리학의 진실 등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현대의 팬데믹과 같은 ˖가 14세기 페스트였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르네상스 문예 부흥(21)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의 팬데믹은 교육 르네상스를 만들고 있지 않나란 생각을 해보았다.
첫 시작을 알리는 카라바조는 양극단을 오갔던 그의 이중적인 삶은 그 어떤 대가보다 흥미로운 심리학적 주제를 제시한다(24).가톨릭의 총애를 받는 천재 화가인 삶이 빛이였다면, 폭력과 살인 전과로 수감과 도주를 반복하다 객사한 그의 삶은 어둠이다.
광기는 창조적 에너지의 근원이지만, 통제하지 못하면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에너지의 원천(27)이다. BBC 다큐멘터리에서 공개한 카라바조는 6년간 열다섯 번의폭력 전과를 기록했다(37).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을 미워할 수 없었나보다. 가톨릭 지도자들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니깐.
책에서 소개하는 화가들이 나에겐 낯설다. 아는 미술가보다 모르는 미술가가 더 많다. 뭐 모르면 어떠한가? 란 생각으로 책장을 넘긴다. 재택 근무를 시작한 지 3일째인 지금, 집에서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산 아래 집이 있다는 것 자체가 주는 묘미가 있다. 새소리, 매미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시간의 흐름을 즐겨보는 지금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모두들 내 작품을 논하고 이해하는 척한다. 마치 이해해야만 하는 것처럼, 단순히 사랑하면 될 것을."이란 모네의 말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자연이 주는 한 폭의 그림을 집 안에서 눈으로 지켜봐야겠다.
포르투칼 시인인 페소아의 말처럼
"때로는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바람이 지나가는 걸 듣는 것만으로도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이 책은 미술가에 대한 삶을 초반부에 기술하고, 뒷 부분은 심리학적 접근으로 분석한다. 나로선 재미나게 읽었지만, 심리학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미술 관련 책인지, 심리학 관련 책인지 헷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