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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숙제 - 남들처럼 살면 내 인생도 행복해지는 걸까요?
백원달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1월
평점 :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말자라는 말을 종종 이야기한다. 내가 가지고 있던 강박을 조금이라도 줄여볼 속셈이다. 그럼에도 내 몸을 쉬게 잘 못 한다. 체력도 많이 떨어졌는지 책을 읽다가 꾸벅 꾸벅 조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책을 더 볼든 활자만 눈에서 날라다니고, 기억되지 않으니 책을 덮고 졸린 곰 마냥 침실로 들어간다.
그런데 문득 우리는 왜 악착같이 사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상담을 하며 한 대학생에게 물었다.
잘 살려고 그런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질문한다.
잘 산다는 것은 어떤 거냐고.
그러면 다시 답한다.
돈 많이 버는 거죠.
물론,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아니, 결혼한 후 생겼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20대 때 군대 선임들이 나에게 세상물정 모른다고 표현했다. 적당히 벌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했기 떄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그 마음은 크다. 여전히 생존을 위해 일하는 마음보단 욕구를 위해 일하는 마음이 크다. 그때와 다른 점은 앞서 이야기했듯 챙겨야 할 분들이 있기에 노력한다는 점이다.
적금, 연금, 보험, 대출.. 어쩌면 우리는 이것들의 노예이다. 늙은 나를 위해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 속에 현재를 위한 투자는 어쩌면 행복한 것일까? 대사에 이런 말이 있다. "나의 현재를 안심하게 하는 수단인지도."
가장 좋아했던 것과 너무 멀어져 버리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겠다. 인생의 숙제를 위해 살아가고 싶진 않다. 결혼을 하니, 아이를 낳고, 둘쨰를 가지고, 자식 농사를 잘 지어 좋은 대학에 보내고, 며느리와 사위를 보고, 그 뒤에 죽어가는 삶이 행복할 것인가? 물론, 개인의 관점에서만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세계의 위인들은 이타적 삶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의민겨? 라는 책 제목처럼 나 혼자만의 안위를 위함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의 숙제라는 것도 결국 우리 사회, 문화가 만들어 낸 것이다.
언젠가 대학원 동문이 홀연히 대학원을 휴학하고, 자유롭게 지역 공동체 관련 일을 하고자 떠난다. 정확하진 않지만, 그 일을 함께 동참하기 위해선 그 지역에서 일정 기간을 살며 구성원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그 분은 아주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한다. 대출 받아 세계 여행을 가기도 하며, 세상을 본다고 했다. 나는 한편으론 그 분이 부러웠다. 그 때 누군가가 이런 이야길 했다. "결혼 할 나이도 지났는데.. 아직도.."
그 이야기를 듣고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혼은 숙제인가? 태어난 이상 꼭 해야 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문득 들며, 함께 평생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하고, 아니면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은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앞으로도 누군가가 나에게 주어진 숙제를 하느라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는 내가 포기했을 떄 실패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삶에 거름이 된다면, 성장이 될테니..
p.s 적다보니 서평이 아닌 내 이야기만 잔뜩 늘어둔 거 같다. 이 책은 한 여성의 삶을 그렸다. 남자 친구와의 대화, 그리고 결혼한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인생을 숙제처럼 여길 수 밖에 없는 그리고 시를 쓰고 싶은 한 직장인의 삶이 담겨 있다. 만화이다보니 더 재밌게 읽힌다.
p.s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