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의 경제 - 과거 위기와 저항을 통해 바라본 미래 경제 혁명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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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와체 게바라가 혁명 성공을 선언했다. 1968년 동유럽에서 민주화 운동이 퍼져 나갔다. 1979년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1989년 소련이 해체됐다. 1998년 베네수엘라에 차베스가 권력을 잡았다. 2010년 아랍의 봄이라는 저항 운동이 중동에서 퍼져나갔다. 그리고 2021년 지금 미안마가 민주화 운동을 통해 세계적이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가 정치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경제와 분리할 수 없다. 1,2차 세계대전을 경제를 제외하고 정치적으로만 설명하자면 꽤 많은 모순에 부딪친다. 어째서 서구사회는 식민지 쟁탈 전을 벌여야 했는지 또한 정치적으로만 따지고 들자면 어느 순간에 모순에 부딪치고 만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움직이는 혈관은 '돈'이다. 정치는 경제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1876년(고종 13년) 2월 조선은 일본과 강화도 조약을 체결한다. 여기서 조선은 부산과 원산, 인천 항구를 개항 해야 했다. 현재의 FTA(자유무역협정)도 비슷한 맥락이지만 고도산업화가 이뤄진 국가와 비산업화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은 커다란 불평등을 만든다. 산업화국에서 만들어 낸 값 싸고 품질 좋은 상품은 비산업화국의 산업 경쟁에서 도태되게 만들고 비산업화국의 식량이나 원재료의 해외 유출을 만들어 물가를 폭등 시킨다. 조선의 강화도 조약은 조선 내의 쌀 값 폭등의 원인이 되고, 높아진 쌀 값으로 인해 군배급에 문제가 생겨, 군인들이 병란을 일으킨다. 그 뿐만 아니라 얼마 지나지 않아 1894년 조선 정부의 무능과 일본의 간섭에 저항하는 동학농민 운동이 일어나고 이를 진압할 군사를 운영할 경제가 무너진 조선은 청에 파병을 요청하고 청군과 일본 군이 조선에서 청일 전쟁을 벌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 이 전쟁의 결과로 근대 국제 질서가 일본 중심으로 재조정되고 우리는 전쟁 한 번 없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만다.

이는 꼭 역사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다는 일종의 이야기나 생각이 떠돌아 다니는 것 처럼, 소득과 정치적 이슈는 방향을 같이 하기도 한다. 저항과 혁명은 세계사에서 경제와 어떤 접점이 있을까? 세계의 역사에서 '먹고사는 문제'라는 키워드는 어떤 식으로 작동을 하는지 이 책의 촛점을 그렇게 모아지고 있다. 세계사의 적잖은 파동 중 큰 굴곡을 만들어내고 있는 '코로나10 팬데믹' 이슈는 여러가지 경제 폐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실업률은 유럽과 미대륙을 포함하여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과연 이런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대와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우리의 경제와 정치는 어떻게 될지 책은 의문을 제기한다. 세계의 주가가 매번 최고점을 돌파하는 이 시기에 우리의 경제는 실로 안전한가? 일자리와 실업률 그리고 정부의 재정정책과 부채의 문제는 어떤가. 현대화폐이론이나 통화정책. 패권전쟁과 경제의 양극화는 앞으로의 세계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책은 짧게 한 시간 반 내지, 두시간 정도면 완독할 수 있는 얇은 분량의 책이다. 이 얇은 분량의 책으로 세계 경제와 미래에 대해 간량한 시나리오를 확인 할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나라가 코로나 지원금을 명분으로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국가에서 준다니 받기야 하지만,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으로 4천억의 예산을 쓴다는 이야기는 국가를 생각하자면 그닥 기쁜 이야기는 아니었다. 자동이체로 매달 빠져나가는 통신비에 2만원이 줄었다는 사실은 실감도 나질 않았다. 4000억이면 300억이 들었던 나로호를 10번이나 더 쏘아 올릴 수 있는 돈이다. 그런 돈을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삭감에 지출했다는 말을 듣고, '코로나19'와 통신비 할인은 과연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양적완화니, 헬리콥터 머니니 하며 코로나 이슈를 등에 업고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취했다.

시대가 정치적 상황을 만나 시장에 통화팽창 속도를 높혔다. 부동산도 오르고, 주식도 오른다. 심지어 비트코인도 오른다.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대규모 자금을 방출하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에 자산 거품이 꺼져 충격이 발생할 것이란 것은 예상되는 바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이 국제통화기금인 IMF와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다르면 미국과 유로존, 일본, 한국 등에서의 통화량이 7350조원이 증가 했다고 한다. 이는 한국 주식시장의 3배고 일본 주식시장 수준이 된다. 과연 괜찮을까. 사회는 비대면으로 흘러가고 많은 사람들은 직업을 잃고 시장에 자산가격은 높아져간다. 양극화가 빠른 속도로 높아져 갈 시기다. 나는 항상 앞으로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대두될 단어는 '양극화'라고 이야기 하곤 했다. 양극으로 사회계층이 나눠질 시기에,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오게 된다면 어떻게야 할까? 우리는 과거로 부터 현재를 배운다. 경제에 큰 이슈가 생기고 난 뒤에 우리가 제대로 된 포지셔닝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정치적, 역사적으로 얻게 될 결과는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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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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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의 작품이다. 젠더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던 시기가 오랜 기간 지속되어 고착화된 시기에 작성된 작품 중 하나다. 1590년에서 1592년 사이에 쓰여진 이 희극은 페트루키오라는 남성이 카타리나라는 말괄량이 여성을 길들인다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요즘 같으면 이런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 부터 큰 사회적 지탄을 받을 만하지만 소설이 쓰여진 것이 500년 가까이 되었으니 집필된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고 읽는 편이 좋다. 권율 장군이 행주산성에서 왜군을 대파하던 당시 셰익스피어는 서른이 조금 안 되는 어린 나이였다. 셰익스피어가 20대 후반에 작성한 이 작품에는 당시 시각에서 문제가 되지 않던 상황과 소재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작품에 여성비하적인 요소는 분명 존재하지만, 사실상, 여성을 길들이기 위해 페트루치오가 자행하는 만행들이 워낙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들이라 이 희극에서는 여성차별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남성의 비상식 혹은 비정상적임 그리고 자본주의적인 요소들까지 모두 희화화 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이 소재를 최초로 읽었던 시기는 중학교도 입학하기 전이다. 그 시절 나는 사촌 누나의 책장에 꽂혀 있는 만화책을 꺼내들어 읽었는데, 그 때 읽었던 만화책 두 권이 '지킬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말괄량이 길들이기'였다.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던 '로버트 루이슨'의 소설처럼 남과 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이 이야기는 명확하게 대비되는 양극을 대비함으로써 서로 다른 성향과 집단의 차이를 명확하게 만들고 일반화하게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멜표류기'처럼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사상을 엿 볼 수 있는 이런 문학은 지금 들쳐보기 거북하더라고 분명 보존해야하고 이해해야 하는 가치 있는 문화다.

하멜표류기에서 네덜란드 출신 서양인인 하멜의 눈에 보여진 조선인에 대한 기록은 이렇다. '조선인은 훔치고 거짓말을 잘하며 속이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믿을 만한 사람들이 되지 못한다. 남을 속여 넘기면 그걸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잘한 일로 여긴다. 그들은 여자 같이 나약한 백성이다. 청나라가 얼음을 건너와 이 나라를 점령했을 때 적과 싸워 죽는 것보다 산으로 도망해서 목매달아 죽은 병사가 더 많았다. 그들은 피를 싫어한다. 전투에서 누군가 쓰러지면 곧 달아나고 만다.' 라고 기술했다. 당시 기록에는 '여성비하'와 '인종차별' 그리고 특정 국민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가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1653년 부터 1666년까지 제주도, 한양, 강진, 여수에 끌려다니며 우리 조선인이 하지 못한 상세한 기록을 남겼으며, 여러 지방의 풍속과 사정 그리고 풍토, 군사, 법률, 교육, 무역 등이 아주 상세하게 적혀있어 당시를 파악하는 매우 소중한 사료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책은 현대인들이 보기에 필연적으로 자극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재밌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잔혹하게 사람을 죽이는 영화를 팝콘에 콜라를 입속으로 들이부으며 보기도 한다. 본인에 현실에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외계인 침공이나 죽지 않은 시체가 살아 움직이는 공상 영화도 의미없이 바라보곤 하는데 이런 고전 또한 그런 의미에서 순수 작품으로만 이해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뱁티스타의 큰딸 카타리나가 왈가닥한 성격으로 그의 동생인 비앙카와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배경을 시작으로 출발한다. 모든 남성들이 정숙한 동생을 좋아하지만 페트루치오라는 남성만은 왈가닥인 카타리나에게 접근하고 결국 그녀를 가장 잘 순종하는 조숙한 숙녀로 길들이는 과정을 담는다. 책은 희극이라는 특성처럼 대본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좀 더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선녀의 옷을 숨겨 수치심으로 연못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여 아내로 삼고 아이를 낳게 했다는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전래 동화를 보며 '추행'과 '강금'을 미화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문학을 문학으로써 인정하고 이 소재의 희극을 보는 것도 현대인들이 과거 사람들에 대한 사상과 문화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과정이 되지 않을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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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잰디 넬슨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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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없이 엉망같은 그림이 표지를 가득 메우고 있다. 도통 원근법이나 색채도 무시한 이 책의 표지는 이 책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언니를 잃은 슬픔의 기간 동안 슬프며 때로 간간히 설레는 일도 경험한다. 우리의 일상이 그렇다. 우리의 일상이란 완전히 일관적이지 않다. 모순덩이 감정이 이리저리 섞이며 어떤 부분을 비추는지에 따라 비극과 희극이 보인다. 짧게 쪼게진 소주제마다 17살 여자 아이의 일기장이 늘어져 있다. 겉에서 보기에 슬퍼해야 할 상황마다 때로 우리는 무심하게도 다른 감정을 갖고 살아간다. 이 책의 주인공만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슬픔 가운데에는 때론 생각 이상만큼이나 정상적인 감정이 우리를 감돈다. 우리가 너무 메마른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러하면 또 어떠하리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은 주제의 배경처럼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상실감으로 가득차 있지만은 않다. 분위기는 유머스럽기도 하고, 주인공 나이에 맞게 솔직하기도하며 때론 씁쓸하기도 하다. 이런 복잡한 색채를 표현하자면 어쩌면 이 책의 표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다르면서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가 하나 생각이 난다. '길버트 그레이프'라는 영화. 유학시절에 봤던 영화다. 유연히 인터넷으로 추천영화를 보다가 보게 된 영화다. 보통 그 시절 내가 자주보던 영화는 지구가 멸망하거나 사람들이 좀비가 되거나 폭력과 살인이 남무하는 자극적인 영화들이었다. 얼핏 주인공을 보니 디카프리오와 조니뎁이 출연한다는 간단한 이야기만 듣고 영화를 시청했다. 영화가 한참을 진행하는 동안 느낀 건, 그냥 평범한 시골의 가족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자극적이고 활동적인 영화를 기대했던 나는 실망을 했지만 가슴멍먹하게 영화의 마지막까지 시청했다. 영화를 마지막까지 시청하고 나의 먹먹한 감상 후 감정이 이 책의 마지막 표지를 덮을 때와 상당히 비슷했다. 가장 현실적인 내면을 표현한 소설과 영화.

앞서말한 영화는 디카프리오와 조니뎁의 어린시절 풋풋한 외모를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는 미국의 어느 촌구석을 배경으로 잔잔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따지고 보자면,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해야 흥미가 생기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지구가 종말하고... 혹은 남은 사람들이 모두 좀비가 되거나... 살인과 폭력이 남무해야 겨우 감성을 흔들 수 있는 나의 감성에 가장 오래 남는 영화는 '길버트 그레이프' 같은 영화다. 어떤 시기에 어떤 감성으로 보느냐에 따라, 지루하거나 시시하다고 생각 할 수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와 소재들은 사실 우리의 일상 감정에 가장 맞닿아 있다. 극단적인 자극에 훈련된 어느 날 바로 본 이런 은은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이 책 또한 정서를 순화시키는 듯 하다. 잰디 넬슨이 단 두 권 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섬세한 감정묘사가 그를 그 자리로 만들어 낸 역할을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든다.

우리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도 우리는 남들이 자는 시간에 잠을 자고 배고파서 밥을 먹고 사람들과 웃고 농담하기도 하며 때론 누군가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갖기도 한다. 이런 모순된 감정은 주변에 의해 숨겨야 하고 흔히 외부적으로 '그래야 할 시기'에 대한 최소한의 슬픈 감정을 꾸준하게 유지해야하는 것은 문화적 강압이자 폭력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전혀 다른 색채를 가진 감정이 뒤섞인 책이다. 17살의 소녀의 일기장처럼 솔직하고 때론 엉뚱하다. 누구에게나 슬픔은 있다. 다만 그것을 겉으로 보여내지 않을 뿐이다. 이렇게 문화에 잘 학습된 어른들이 많은 사회는 '회복'이 더디다.

'부모가 죽었는데, 남편이 죽었는데, 아내가 죽었는데, 자식이 죽었는데...' 어쩜 저렇게 뻔뻔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감정을 강요한다. 또한 강요 당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맞이하는 슬픔이나 상처는 극복하고 잊어야 할 대상이라기 보다 안고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완전한 치유를 하려 한다면 우리는 곧 정신병에 걸리고 말것이다. 적당한 그리움과 자책, 가끔 떠오르는 추억들을 적당히 안고 무덤덤히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책의 제목은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다. 여기서 말하는 '하늘'은 그녀가 보낸 언니처럼 어디에나 있다. 우리가 사라져서 없어졌다고 믿는 것들은 끝내 우리를 놓지 않고 쫒아 간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앞으로 다가 올 현실과 삶에 충실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든다. 이처럼 엉망징창인 감정을 그대로 날 것 그대로 내놓고 재밌는 책이다. 이 책은 곧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책에서 받은 감동과 감정을 얼마나 잘 재연시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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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의사가 알려주는 최고의 육아
다카하시 다카오 지음, 오시연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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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종은 자연자원이 지탱 할수 없는 엄청난 양의 자손을 생산한다. 모든 생물종은 약간씩의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다. 이 많은 자손 중 어떤 자손이 살아남을 것인지를 자연이 선택한다. 이런 선택을 세대가 반복하게 되면 생물의 종은 서서히 변하고 진화한다.' 다윈이 주장한 자연선택 이론은 이와 같다. 갈라파고스 군도의 핀치새를 예로 들며 주장한 다윈의 개체 생존 경쟁 중 자연 선택은 결국 자연에 이해 선택된 '변이'가 생존하며 더 낫은 유전자를 후대로 넘겨 주는 식이다. 거시적 시선에서 바라 본 자연의 진화 원리는 다름 아닌 '변이'다. 하지만 토끼가 기린이 되는 것과 같은 '변이'가 아니라, 조금 더 목이 짧은 기린이 자연 적응이 뛰어난 '목이 조금 더 긴 기린'으로 '변이'를 이야기 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무심코 기대하거나 희망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일까? '공부 잘 하거라', '예의바르거라.', '편식하지 말아라' 등. 부모가 그것 조차 못하냐고 타박하는 '그 녀석들'의 유전자에는 '우리의 것'이 들어 있지, 다른 이의 것이 들어 있지 않다.

'토끼가 자식에게 호랑이가 되어라.' 라고 말하는 하는 모순은 자녀의 열등이 아니라, 부모의 열등일 뿐이다. 이 책은 확실하게 말하고 있다. '자녀의 탓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유전자의 탓입니다.' 그렇다. 우리가 욕심을 내는 모든 것은 단순히 부모의 열등의 산물일 것이다. 모든 유전자는 위에서 아래로 전이된다. 게중 조금 더 낫은 변이가 일어날 수 있도록 자연, 즉 환경을 변화시켜 주는 것이 후진 유전자를 물려 준 우리 부모의 유일한 몫일지도 모른다. '소아과 의사가 알려주는 최고의 육아'의 저자는 당연하게도 '소아과 의사'다. 그는 육아에서 '아이의 입장'을 크게 대변하며 그들에게 잘못이 없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빨리 빨리하라고 재촉하는 일은 아이 스스로가 생각할 힘을 빼앗는 일이라고 말하고 조기 교육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발달 과정이 불안한 아이에게는 더욱 의식적으로 칭찬하라고 한다. 사실 따지고 보자면 금수저 하나 물려주지 못한 부모가 아이에게 큰 소리 칠 입장은 아닌 것이 분명하기도 하다.

하율이와 다율이와 외출을 하려면 신발장 앞에서 한참이 걸린다. 부랴 부랴 외출 준비를 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다만 신발장 앞에서 한참이 걸린다. 특히 하율이가 오래 걸리는 편이다. 하율이가 신발을 혼자 신지 못 한다고 칭얼거리며 신겨달라고 때를 쓴다. 우두커니 서 있자니 의미없이 다리도 아프로 어설프게 굽은 허리가 시끗시끗 거리기도 한다. 나의 엉거주춤한 자세는 아이를 더 재촉하게 했다. '빨리 신어! 할 수 있잖아!' 문뜩 내려 바라보던 시건이 외부로 확장되더니 아이를 다그치고 있는 속 좁은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바로 현관문을 열고 책가방에서 책을 꺼내 들어 지저분한 바닥에 들어 앉았다. 그리고 조용히 책을 읽었따. 그날 외출에서 이마트를 들려 '캠핑용 의자'를 하나 구매했다. 이를 현관문 앞에 설치 했다. 그뒤로 먼저 신발을 신고 나서 읽고 있는 책 한 권을 들고 현관문을 열어 그 캠피용의 자에 앉아 책을 펴고 말한다. '하율아. 천천히 해. 언제든 기다릴께.' 그러면 한 1~20분 정도 신발을 못 신는 시늉을 하다가 결국은 신발을 신고 나온다.

효과는 탁월했다. 아이를 재촉할 이유가 사라졌다. 불편한 자세가 아니라 편한 캠핑용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책을 꺼내 읽었다. 10분이 걸리면 더 좋고, 20분이 걸리면 더 좋았다. 아이에게 화내는 일이 줄어드니 울면서 나서는 일도 줄어 들었다. 다만 정말 오래 걸리는 외출이 반복된다. 물론 오래 걸린다는 것은 철저하게 부모의 시선이다. 아이에게 하루는 일과 정해진 것 없이 보내는 시간일 뿐이다. 시간이라는 관념에 속박되어 있는 어른에게서나 '빨리'라는 관념이 존재할 뿐 아이에게는 그런게 있을리 없다. 그런 눈으로 보자면 아무 이유없이 화내고 있는 '어른'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자신에 대한 열등의식만 커져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육아에 관한 정보는 굉장히 많다. 초보 엄마들에게는 특히나 그렇다. 밥먹는 시간을 '분침'까지 맞춰가며 지키고 아이가 먹어야 할 분유 물의 온도는 0.1도까지 섬세하게 맞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한다. 요즘처럼 육아에 관한 정보가 넘처나는 시대에는 아이가 건강해도 고민 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은 거시적인 입장에서만 적용될리 없다. 더 미세하게 들어가서 미시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진화론의 분자에는 '육아'가 들어 있는 직도 모른다. 아이가 자라 날 온도와 습도, 먹을 물의 양까지 섬세하게 측량된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는 '자연 선택적'으로 '변이'에 대응할 능력을 상실한다. 인류의 역사를 보자면 항상, 빈곤하고 척박한 민족은 풍족하고 안위적인 민족을 정복했다. 전세계의 반을 지배했던 몽골민족이 그랬고, 중국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차지하던 청나라의 여진족이 그랬다. 대영제국을 일궜던 영국이나 일본도 섬나라였다. 척박하고 불안한 국가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역동적이었으며 전투적이었다. 비옥한 영토에 자리를 잡고 안전하게 성장하던 문명을 느닷없이 정복하며 성장하던 그런 유목민들을 키운 것은 비옥한 토지가 아니라 척박하고 힘든 자연환경이었다. 다만 그들은 '신'이라는 존재를 믿었고 곧 신이 그들을 지키고 있다는 믿음은 그들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부모는 아이에게 신이다. 신은 그들의 성장을 위해 비옥한 토지가 아닌 험난한 환경과 척박한 땅을 선물해주고 끝 없는 믿음을 주었다. 우리가 아이에게 엄청나게 큰 '재산 상속'이나 부정입학을 통해 얻게 될 '직업' 혹은 '학력'등을 선물하는 것은 풍요로운 노예가 되는 길을 선물하는 길이다. 땅이 비옥한 중국의 역사는 중국 한나라 이후 1302년간 신비족, 여진족, 몽골족,일본 등에 의해 지배를 당했다. 강이 길고 유역이 크며 땅이 비옥한 중국의 역사에서 이처럼 이민족들이 정벌이 많은 이유를 보자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순탄하고 안전한 길만을 위해 완전한 환경을 선물해야 하는 강박을 내려놔야하는 지도 모른다. 책은 짧은 소주제로 여러개 나눠 작가인 다카하시 다카오의 생각을 적었다. 나 또한 아이의 성향의 아주 커다란 부분에 유전자가 있을 수 있다고 믿는 바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굉장한 매력과 공감을 느끼며 읽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혹은 분명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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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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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이 일본 나가사키로 향해하던 도중 태풍을 만나 조선에 표류하면서 14년 간 조선에 역류된 이야기를 담은 글이 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서 받지 못한 임금을 받기 위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현재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가장 소중한 문화적 가치를 가진 문학 중 하나가 되었다. '작가'라는 타이틀은 어딘가 고상해 보이지만 사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는 것을 소원하면서도 '아직은 별 볼일 없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미룬다. 하지만 지금의 모든 순간은 시시콜콜하면서도 시시하지 않은 문학이 된다.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작성한 보고서가 현재 우리나라 추천도서에 올라가고 많은 사람들에게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헨드릭 하멜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는 소중한 자료이고 역사가 된다. 아마 이 글일 읽는 사람의 하루도 그러할 것이다.


 수나라가 113만 8000명의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쳤다. 이 이야기에서 무시무시한 것은 살아남은 자가 고작 2만 7000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수양제와 을지문덕 장군의 이야기로 역사를 기억하지만 여기서 사라진 개별의 역사는 백 만개가 넘어간다. 미국 몬타나 주 인구 수준, 우리나라 울산 시 인구의 모든 기록이 사라진 일에 우리는 무덤덤하다. 사실 게 중 글자를 알고 쓸 수 있는 소수가 그 상황을 이야기했다면 그 전쟁의 생동감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전투병뿐만 아니라, 보급병부터 시작하여 운송병, 취사병, 의무병 등 다양한 시각에서 쓰인 글들은 그 시대와 문화를 더 생동감 있게 보여줬을 것이다. 나의 작은 인생을 살아 볼 때, 나 또한 현대사에서는 티끌보다 작은 존재감을 갖고 있는 존재다. 하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나의 작은 인생에도 정치에서 존재하는 전쟁이나 동맹, 경제성장과 같은 여러 가지 상황이 존재한다. 수양제의 100만 대군 하나하나에도 분명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 이제 막 결혼하고 출산 후 아이와 아내를 집에 두고 병역의 의무를 지던 군인도 있을 것이고 노부모를 모시던 효자도 있을 것이고 사기꾼, 동성연애자, 비범한 천재, 비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 등 엄청나게 많은 존재들이 있었을 것이다. 100만이라는 규모를 생각하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거의 대부분의 종류의 인간이 그 시대 100만 대군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이라고 하지만 읽어 내려가면서 내가 정말 궁금했던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사극이나 역사책들을 보자면 정갈하게 잘 정리된 시대적 인물들이 나온다. 양반들은 기품 있는 어투와 행동을 하고 별로 인간적 이어 보이지 않는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삶은 항상 비슷하다. 그들의 인생도 시답잖은 농담이나 주변 친구와 하는 음란 패설 혹은 험담을 비롯해 사기나 반칙도 존재한다. 역사책이지만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나 배경이 말 그대로 배경과 사건일 뿐, 이 책의 초점은 모두 개인들에게 맞춰져 있다. 그들이 하는 고민은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라던지, '부동산 사기를 당한 양반' 그리고 '어디나 있는 엄친아들과 비교'처럼 우리가 하고 있는 일반적인 고민들이다. 일기들은 보통 400년 혹은 500년은 훌쩍 지난 걱정들이다. 지금에서야 이것을 읽는 나로서는 그들의 고민이 이미 해결됐으며 부질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은 그 현실 속에서 고뇌하고 괴로워하고 사랑하고 반성한다. 그런 모든 고뇌와 걱정, 슬픔의 이야기들은 이미 수 백 년의 시간이 흘렀다. 책 속에 담겨 있기로는 그들은 생생히 현재에 살아 있으면서 고민하고 슬퍼하는 것 같지만 이미 수 백 년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없다. 


 책은 젊은 작가의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있다. 읽기 편한 현대어나 줄임말이 종종 들어가 있어 새롭다. 역사책은 딱딱하다는 생각을 벗어 날 수 있도록 이야기는 재해석되고 각색되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외로 짬짬이 들어가 있는 배경지식들도 재미있다. 사극을 볼 때마다 하던 생각이 '정말, 저 사람들은 저렇게 말했을까?'이다. 정치사극 드라마 극 중 배역들은 근엄한 표정을 하고 엄중한 목소리로 말을 했고 임금 또한 근엄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하지만 현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그들이 그렇게 에너지가 잔뜩 들어가게 말을 했을 것 같진 않다. 충분히 지방 사투리가 많을 것이고 목소리가 얇고 경박한 투를 가진 사람도 있고 키가 작고 왜소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대할 때, 가지고 있는 편견들은 대게 일률적이다. 양반은 외모부터 멋들어지고 키도 크고 목소리도 근엄하고 노비는 왜소하고 목소리도 경박하다. 분명 그렇진 않을 것이다. 그런 섬세한 살아 있는 역사를 알고 싶으면 보편적인 시각이 아닌 세부적인 시각으로의 역사를 보는 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 이런 기록이 왜 없을까' 하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책을 만나서 몹시 반가웠다. 책은 300쪽 정도 되는 분량인데, 읽어 넘어가면 크게 오래 걸리진 않는다. 대략 3일 정도에 완독 했던 책인 것 같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읽어도 좋을 것 같은 흥미로운 시각을 담고 있는 책이다. 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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