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퀀텀의 세계 - 세상을 뒤바꿀 기술, 양자컴퓨터의 모든 것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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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삼라만상은 모두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다.' 무슨 말일까.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물체를 입자라고 한다. 어떤 한 곳에서 에너지가 흔들리며 전달되어 나가는 것을 파동이라고 한다. 결국 물질과 파동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어떤 것이다.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라는 얘기는 "사과는 파도다."만큼 허무맹랑한 말이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이상한 현상을 확인했다. 아주 작은 세계인 미시세계에서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다. 전자는 원자핵 주위에서 특정한 궤도에 존재한다. 현대물리학자가 발견한 것은 전자의 운동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이다. 전자를 관찰한 결과, 평소에는 파동으로 존재하다가 관찰자가 그것을 관찰하는 순간 입자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빛이나 전자 같은 미소한 물질이 입자와 파동성 둘 다 갖는 다는 것을 '양자성을 띈다'라고 말한다. 힘과 운동 관계를 역학(力學)이라 하므로, 양자역학이란 입자성과 파동성을 갖는 역학에 대한 연구다. 원자핵을 주변에 있는 전자는 고전물리학에서 봤을 때, 일정한 속도와 방향이 있어야 한다. 원자핵의 어느 부분에 있던 전자가 다시 얼마 뒤에는 다른 위치에 존재해야하고 그 운동의 방향과 속력을 통해 위치를 알아 낼 수 있는 것이 고전 물리학이다. 마치 태양 주변을 돌고 있는 지구의 속력과 방향을 알면 얼마 뒤에는 지구가 어디 쯤에 있을지 계산이 가능해야 했다. 하지만 미시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저 확률적으로 어딘가에 존재할 뿐이다.

누군가가 관찰하기 전에는 파동 것들이 누군가가 관찰했더니 입자가 된다. 즉, 모든 상태는 '중첩'되어 있다가 관찰자가 관찰하는 즉시 물질이 된다. 즉, 당신이 옆 방에 있는 책상은 당신이 관찰하기 전까지는 그저 에너지와 파동의 형태로 존재하다가 당신이 관찰하는 즉시 물질로 바뀐다. 또 하나의 양자역학 중 하나는 '얽힘'이다. 쉽게 말을 하자면 마주보고 춤을 이들을 통해 예를 들 수 있다. 마주하고 있는 파트너가 오른 발을 내민다면, 상대하고 있는 파트너는 왼발을 뒤로 빼야만 한다. 이처럼 우주가 팽창하기 전 하나로 존재하던 입자들은 서로 '얽힘' 상태로 존재한다. 즉 임자들이 우주 팽창과 함께 깨지면서 분리되었다고 하더라도 영자역학적에서는 여전히 '얽힘'의 상태로 존재하여, 이쪽에서의 어떤 변동이 떨어져 있는 다른 어떤 쪽에도 같은 변화를 갖는다는 것이다. 도통 무슨 말인지 알다가도 모를 이런 양자역학을 대략적으로나마 알게 되자, 나는 광활한 우주에 대한 호기심 보다 '미시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졌다. 이런 사이비 같은 이론은 '아인슈타인' 또한 믿지 않았다. '그저 어떤 특정한 확률로 존재한다'는 비과학적인 이론을 어떻게 받아 들 일 수 있을까. 양자역학의 아버지인 '닐스보어'와 '아인슈타인'은 이에 관해 편지를 조고 받곤 했다. 양자역학의 '불확실성'에 대해 주장한 '닐스보어'에게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네." 그러자, 닐스보어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시지요."

세기의 천재들은 자신들의 과학적 주장에 대한 논리를 서로 따져가며 꽤 치열하게 살았던 듯 하다. 모범적으로 잘 정리되어 오던 물리학이 '양자역학'을 만나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현상은 참으로 재밌다. 양자역학의 모호성 때문에 이는 유사과학의 단골 소재다. 가령 '상상만 하면 모든 게 이뤄진다'거나 '철학'과 '종교'를 오가기도 하고 '외계인', UFO, '타임머신' 등에서도 언급된다. 실제로 얼핏 양자역학에 의하면 대강대강 들어 맞을 수 있는 몇 가지와 '노벨상'을 수상한 저명한 과학자들의 논문과 주장을 근거로 들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지적권위자들의 힘을 빌릴 수 있는 것이다.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우리를 설득하는데 양자역학을 드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과학자'라기 보다, '종교인', '기자', '작가'와 같은 분류가 더 많다. 양자역학을 수 십 년을 공부해도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전문가들이 많은데 말이다. 양자역학은 얼핏 비현실적인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이미 기술로 존재한다. 우리가 자석이 왜 끌어당기는 성질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더이상 신기함 없이 자석을 사용하는 것 처럼말이다. 이것을 믿을 수 있건, 믿을 수 없건 이미 양자역학은 세상에 실재하고 있다.

이 책은 절반의 '양자역학'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나머지 절반을 '양자 컴퓨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책의 첫 문장을 읽어보면 난데없이 소설이 시작한다. 분명 소설로 분류된 책은 아닌데 소설로 시작하는데, 소설은 알송달송하게 전개된다. 이 짧은 소설 뒤에 양자역학과 양자 컴퓨터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다시 소설은 이어진 뒤 짧게 마무리한다. 도통 무슨 소리를 할 수 없는지 알 지 못할 것 같은 양자 역학을 쉽게 풀어주는데 고작 300페이지 밖에 들어가지 않으니 분명 읽어 둘 필요는 있다. 내가 존경하는 법륜스님은 통찰력을 갖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자기로 부터 나오는 궁금증과 호기심, 집중하여 탐구하는 자세, 셋째는 전모를 깨닫을 지혜는 통찰력이 커저가는 과정이다.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해야한다. 과학과 관련 없는 일에 종사하는 이가 왜 과학책을 읽어야하며, 역사와 무관한 삶을 사는 이가 왜 역사를 읽어야 할까. 여기에 법륜 스님은 말했다. 통찰력은 지혜이며 지혜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다 섯 가지에 대한 독서가 필요하다. 첫 째, 우주 물리학(우주 질서와 운행원리), 둘째 물질세계에 대한 구성원리(미시세계, 양자역학), 셋째, 생명의 원리(생명공학), 넷째 인간의 심리학(무의식과 심리), 다섯째 인류문명사(역사) 이 다섯가지는 당신이 어떤 일을 하던과 관련 없이 당신이 혜안과 통찰력을 줄 방법이다. 이 책은 과학과 물리에 관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독서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에 나온 매우 공감되는 예시를 들자면, 세상은 컬러 평면 TV를 쓰고 있는데, 혼자 산속에 들어가 흑백 브라운관 TV를 발명하는 노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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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읽다, 마음을 읽다 - 뇌과학과 정신의학으로 치유하는 고장 난 마음의 문제들 서가명강 시리즈 21
권준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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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을 보면 가끔 걱정과 스트레스가 해소될 때가 있다. 이 우주에서 내가 하고 있는 걱정들이 얼마나 티끌 같은 지를 생각해보면 사실 나를 짓누르던 어마어마한 중압감들이 먼지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런 생각은 부정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나 자신의 존재가 티끌보다 작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삶의 가치마저 작게 느껴질 때도 있다. 행복한 감정과 우울한 감정, 고민과 기쁨은 실재하는 것들일까. 우리는 번쩍거리는 시계와 자동차로 주변을 둘러싸고 깔끔한 복장과 악세사리를 갖추고 있지만, 주변에 있는 동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물고 있는 입 속에는 무색의 끈기있는 액체가 항상 촉촉하게 혀와 구강을 적셔야 한다. 입을 다물고 누구나 흐르지 않게 조심하고 있지만, 그것이 밖으로 나오는 일을 더럽다고 여긴다. 구강으로 들어간 음식은 PH농도 7이상과 이하의 산성과 염기성의 액체들에 의해 녹고 분해된다. 산성의 성질로 녹이고 염기성 물질로 중화하고를 반복한다. 식도와 위장, 소장, 대장, 직장, 항문으로 분류된 모호한 소화기간을 통과하여 밖으로 배출된다. 음식물은 시속 2~4m로 소장을 지나고 대장에서 시속 10cm로 이동한다. 구강으로 들어간 음식물과 수분은 적절히 섞이고 흡수하여 체내에서 여러 화학작용을 거쳐 새로운 물질이 된다. 이 화학 물질들은 우리 구강이 건조하지 않게 항상 입속에서 섞이고 흐르는 침과 소화액처럼 존재한다. 이곳과 저곳에는 언제나 촉촉한 상태를 유지한다. 고로 생명의 속에는 그 어느하나 완전 건조한 곳이 없다.

세포 하나하나까지 구별하기 힘든 액체들이 묻어 있다. 이 세포와 세포에 묻어 있는 미세한 액체는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그중 하나의 신경세포는 수천, 수만 개의 신경 세포와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이 화학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부른다. 애초에 이런 신경전달 물질의 역할을 알지 못하던 시기, 우리는 세포 간에는 미세한 전깃줄처럼 연결된 통로로 정보가 전달됐다고 믿었다. 하지만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는 일정한 틈이 존재하고 이 곳과 이곳에는 아주 미약한 화학물질이 분비되고 흡수되고를 반복한다. 이런 화학물질들이 그 성질에 따라 구분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이름들(엔돌핀, 도파민, 세로토닌)등의 물질 또한 우리 체내에서 생성되고 전달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 1.5L의 침이 생선된다. 말했던 것 처럼, 사람에 따라 다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체내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들은 개인차가 존재한다. 누군가는 필요이상으로 과다하게 생성되고 누군가는 필요보다 적게 생성된다.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하여 발생한다. 이 세로토닌이라는 화학물질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누군가는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도파민 또한 그렇다. 도파민이 결핍하면, 우울증이나, 조현증, 파킨슨 병이 발생할 수 있고 약한 증상으로는 근육 경련이 일어나거나, 변비, 수면장애, 피로감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고로 우울증과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은 '마음가짐'이나 '신앙의 힘'으로 견뎌내기 힘들다. 과학적으로는 분명 약물의 힘이 필요하다. 대략 50여 종의 신경 물질은 누군가를 사랑하도록 만들기도하고, 누군가를 우울하게 만들기도하며, 누군가를 흥분시키거나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다.

옛날 중국의 진시황제는 만리장성을 짓기 위해 커다란 물통을 들였다. 이 물통에 황하강의 물인 (하수)를 채워 넣었다. 이 물통이 어찌나 크던지 아무리 사용해도 물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느꼈다. 우리는 이를 "화수분"이라고 하여 현재에도 사용하고 있다. 인체의 화학물질은 써도 써도 줄지 않고 저절로 채워지는 신비한 마법이 아니다. 일종에 알고리즘처럼 Input이 존재해야 Output이 생성된다. 우리의 삶의 행복과 성공은 고로 밖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에서 생성되어 진다 어떤 Input을 넣더라도 Output의 값이 달라질 함수 f(x)다. 사물함, 보물함, 사서함과 같이 함수의 '함'은 상자를 의미한다. 어떤 상자에 1을 넣으면 0이 되기도 하고, 어떤 상자에는 1을 넣어도 100이 되기도 한다. 이는 f(x)=x*0 혹은 f(x)=x*100처럼 표현이 가능하다. 뇌는 우리의 행복, 사랑 등의 감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사회에도 밀접한 연관을 준다. 패스트푸드 피자, 햄버거, 감자튀김 등 현대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에는 트랜스지방이 많이 있다. 세포막은 영양분을 흡수하고 선택적 투과를 할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트랜스지방이 자리하게 되면 세포막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뇌세포 또한 신경자극전달물질을 제대로 전달 받지 못한다. 앞서 말한대로,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은 뇌기능저하를 일으켜 우울증일 일으키거나 두통과 주의력결핍을 만들어낸다.

우리의 자살률이 사회적 문제이던가. 우리는 신체 건강을 신경쓴다며 비타민 D와 콜라겐, 오메가3, 아연 등 보조 영양제를 섭취하고 몸에 좋다는 홍삼과 보약을 지어먹는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는 다른 모든 질환들보다 '자살'이 가장 크다. '자살'의 원인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뇌'에서 기인하며 어떤 Input을 넣더라도 '-'를 만들어내는 '함'을 갖는 이들에게 발병한다. 뇌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조금 더 높아진다면 정신건강의학 분야는 그 어느 분야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1년 평균 대한민국 자살 사망자 1만3천명, 남성의 경우에는 여성보다 2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목숨을 끊는다. 자신의 정신건강에 대한 무지와 사회적 인식에 의한 안타까운 죽음들이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고 우울하고, 이유없이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것은 그들의 성격으로 여겨진다. 우리를 우리로 만든 것은 '신체'만큼이나 '정신'에 있다. '팔이 한쪽 없는 사람은 여전이 그 본인이나, 알츠하이머처럼 뇌건강은 '자아'의 근본을 흔들어 놓는다. 이는 배우자와 자녀의 행복과 사회 전체에도 좋지 못하다. 이 책은 얇지만 매우 친절하고 많은 정보를 쉽게 담아냈다. 평소 '뇌'에 관심이 많은 내가 읽기 굉장히 좋았으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읽혀져 '뇌건강'에 대한 국민 인식이 더 긍정적 방향으로 이어질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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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선진국 -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보다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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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선진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언제부턴가 어색하지 않게 '선진국'이라는 말을 쉽게 사용하는 듯 하다. 한류로 인해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고 경제에 관한 자부심이 높아지면서, 특히나 젊은 층 사이에서는 거부감 없이 사용되는 단어다. 또, 이미 어느정도 경제적 업적을 이룬 나이 많은 세대에게도 '이제는 선진국'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2000년 대 초에 한창 유행하던 말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우스께 소리로 TV에서 나오던 말이다. '이렇게 해서 선진국이 될 수 있겠어?' 아마 이 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유행된 유행어 인듯 하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이러니까 우리가 선진국이 안되는 거야'로도 사용된다. 90년 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이런 대사들이 꽤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은 선진국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일부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드는 표현이 되기도 했다. 내가 첫사회 생활을 시작했던 곳은 '뉴질랜드'다. 그곳에서는 각종 알바부터 관리직까지 다양한 일을 했다. 흔히 'Flyer'라고 불리는 길거리 사람들에게 '전단지' 돌리는 알바, 'Glassie'라고 불리는 'Bar/Club'에서 빨간 헝급으로 컵 닦는 알바, 현지 학교와 아파트를 청소하는 알바, 면장갑 하나 들고가서 정원을 다듬어 주는 알바, 주차장 안내원, 마트 캐셔, 주방 설거지까지... 얼핏 생각하기에도 이 정도지만, 말도 안통하는 해외로 나가서 했던 알바와 직장생활은 생각보다 길고 많다.

인생이라는게 참 알 수 없는게, 이런 다양한 해외 현지 경험을 하고서 한국에서도 특별한 경험들을 했다. 중견기업 인사담당자, 경리회계 사무직, 구매대행업체 클레임 담당, 독일외제차 서비스 인사, 수출업, 농사, 교육업 그리고 도서 출판 등.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없지만 국내취업, 해외취업, 정규직, 비정규직, 국내외 알바, 농사, 강사 등 별의 별 경험을 국내외에서 겪다보니 분명하게 보여지는 차이가 있다. 어린시절부터 나는 통계화된 자료를 좋아했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서도 'Developed countries', 'Advanced countries', Developing countries' 등의 단어를 구글에 검색하곤 했다. 또한 국가나 사회에 대한 통계와 자료를 한 동안 들여다 보며 자료를 모아두는게 취미였을 정도다.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활동하며 나름 많은 자료를 보고 모으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누군가가 '한국은 선진국이다'를 '참의 명제'로 받아들이는 날이 왔다는 사실이 격세지감이다. 20대 초반 해외로 나가 30대까지 젊은 시절을 보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는 이 기간동안 생각하는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이 꽤 많이 달라졌다. 일하면서 사용하는 단어는 '한국어'보다 '영어'로 먼저 접하게 되는 단어가 많았고, 지금도 '영어'로 먼저 접했던 단어는 한국어로 쉽게 떠오르진 않는다. 당시 4년 간 해외에서 동양인도 흔치 않은 환경에서 살다가 처음 한국으로 휴가를 받고 서울에 거주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 당시 나의 시선은 해외 외국인들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의 첫인상은 '무례하다. 바쁘다. 무표정하다'였다. 그리고 하나 또 하나의 생각은 독특하게도 2가지가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장애인, 쓰레기통' 물론 여러가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비교해보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당시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은 이것이었다. 해외에서 알바와 일을 할 때, 생각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은 '외국인, 장애인, 노인'과 같은 당양한 사람들이었다. 다만 한국에서는 일을하면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고 같은 사람들 뿐이었다. 특히나 현지에서는 학교, 직장, 도서관 등 어딜 가도 장애인을 만날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쉽지가 않았다. 내가 일했던 Bar에서 아예 말을 하지 못하고 '소리' 정도만 내는 '마오리 언어 장애인'이 있었다. 지금도 기억이 나지만, 그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결코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신체의 장애는 있지만 사회적인 장애가 없었기에, 같이 일하는 이들도 그를 특별하게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심지어 불편할 수 있는 농담을 서로 주고 받으며 웃는 모습이 특이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차별적 발언'이라는 수위 높을 수 있는 농담이 통용되기 위해서 그 사회는 얼마나 '장애'라는 인식에 '불편함'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유학하던 당시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싱가포르인'이었다. 그는 한국의 문화에 굉장한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우연히 당시 한국의 최저임금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대한민국의 최저임금은 4,000원이었다. 친구는 절대 그럴 수 없다며 이를 믿지 않았다. 1시간을 일하고도 햄버거 하나 못사먹는게 말이되냐는 식이었다.

그게 왜 이상한지 이해를 못하는 나와 그게 왜 당연한지 이해를 못하는 그와의 생각의 차이는 엄청나게 깊었다. 간국의 경제력에 비하면 터무늬 없다고 했다. 당시 호주의 최저임금은 2~30불인 경우도 많았고 뉴질랜드도 11~14불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현지 교포와도 관계가 꽤 있었는데, 그들이 한국으로 여행을 가면 하는 얘기는 분명하게 있었다. "왜 쓰레기 통이 없어?" 한국의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불편한 일이다. 한국에 쓰레기통이 없는 이유는 시민들이 생활 쓰레기를 자꾸 버림으로 관리가 없어진 탓이다. 간혹 지하철 화장실에 가면 종종 화장실에서 발생하기 힘든 쓰레기들이 보이기도 하는데, 변기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온갖 쓰레기를 버리는 이유도 있는 듯 했다. 도서관이나 지하철에는 빈번하게 '화장지'를 훔쳐가는 경우도 많아서 화장지를 열쇠로 잠궈 놓는 경우도 많고 때에 따라서는 화장지가 비치가 안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지금도 한국의 경제력에 관해서는 어느 나라에가서도 자부심이 느껴진다. 또한 일부 사회에 대한 인식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알고 지내던 기타 선진국들과도 비슷하다. 다시 또 어떤 부분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가 이 정도로 올라와서 보니,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동경하던 국가들도 비슷한 양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등 선진국이라고 여겨오던 이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을 보다보면 '선진국' 별게 있나. 싶기도 하다.

'선진국'이라는 말은 굉장히 모호하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떤 부분에서는 좋은 사람이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아닐 수도 있겠네요."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직원으로써의 평가는 어떻고, 가족 구성원으로써는 어떠하며, 친구로써는 어떤지, 모든 분야를 따지고 봐서 하나로 정의 할 수 없다. 우리는 복지에 관해서는 북유럽과 비교하고 경제에 관해서는 서유럽과 비교한다. 군사력에 대해서는 '미, 중, 일'과 비교한다. 세계 최강의 국가와 비교하기에 언제나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다. 이는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솔직한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두자면, '대한민국은 아직 개발도상국다'가 내 생각이다. 이 말에 기분이 나쁠 수는 있으나, 개발도상국에서 '도상'이라는 말은 '어떤 일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도중'을 의미한다. 한국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며, 아직도 개선해야 할 많은 사회, 경제, 정치적 부분이 존재한다. 우리가 '선진국'이라면 '완성형'이어야 한다. 아직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책은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통해 한국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보여준다. 여성에 대한, 장애인에 대한, 노인에 대한, 농어촌에 대한 아직까지의 대한민국의 현상과 민낮에 대해 시원하게 까발리고 정리해 뒀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고 볼거리가 많다. 현재의 우리를 알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에게 한 번 쯤 우리 위치를 확인하기 좋은 책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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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정면
윤지이 지음 / 델피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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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미수의 정신과 의사. 그는 '죽음'에는 관대하지만 치통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의사를 포기하고 그림을 그리는 아내, 그녀는 표정에 감정을 담지 않지만, 그림에는 감정을 담아냈다. 소설은 온통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죽고 싶어하거나 죽었거나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모두 모순을 가지고 있다. 공을 무서워하는 야구선수와 병원을 무서워하는 의사. 마징가제트에 더 잘어울리는 메칸더브이 주제가. 소설은 단 한차례의 밝음도 없이 마주하고 있는 어둠을 향해 진격해 나간다. '우울증'.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질병이다. 2011~2013년 10대의 사망 원인 1위는 '투신'이다. 2위가 '질식사'며, 20대의 사망원인은 '질식이 1위다. 30대의 사망원인 1위 또한 '질식사'다. 40대도 질식사가 2위다. 여기서 질식사와 투신은 모두 자살을 의미한다. 간단한 통계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더 끔찍하다. 38분마다 한 명이 자살을 하고, 5,000명 중 한 명이 자살로 목숨을 끊는다. 길을 걸어가다가 스치는 여러 사람들 중, 일부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혹은 조금은 긴 시간 안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가임여성 1면당 출산률 0.837명. 심지어 서울의 출산률은 0.58이다. 어쩌면 이는 인류역사상 국가가 자살과 저출산으로 자연소멸하는 최초의 사건 진행일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사람들의 이기심이나, 높은 부동산, 사교육비, 여성의 사회진출 등. 많은 사회학자들이 원인을 내놓고 있지만, 대한민국 저출산의 원인은 '우울증'이다. 정작 아이를 낳고 사랑하고 살아갈 20~40대의 젊은 사람들에게 '아이를 낳는다'는 것보다는 '생존하는 것'을 더 권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은 '아이 낳기'보다 '생존하기'가 더 힘들다. 2000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자살로 목숨을 끊은 인구는 30만 명 가까이 된다. 이는 거의 34만의 '아이슬란드' 인구와 맞먹는다. '출산지원금', '아동수당' 등의 출산혜택은 얼마나 효용한가. 책은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부부와 우울증을 앓는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약물에 중독되고 도통 인지능력이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젊은 층에게 '삶'은 고통이고 죽음은 '충동'이다. '죽음에 대한 충동은 삶에 대한 불만이나 좌절, 슬픔 이전에 존재하는 하나의 욕구이고 본능이며, 그것은 식욕이나 성욕과 다를바 없다'는 대목이 나온다. 모두가 유행처럼 '죽음'을 선택하는 시대에 죽음은 특별한 '각오'라기보다 '참던 욕구가 표출되는 일종의 본능처럼 보여진다. 우울할 틈도 없는 생존경쟁에서 환자들의 83%는 자신이 겪는 감정변화가 '병'이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우울증은 단순히 감정을 잘 다스리는 일로 해결되는 일은 아니다. 우울증이란 '스트레스와 정서를 조절하는 편도체와 해마 기능이 저하 됐을 때 생긴다.

식욕과 성욕이 크게 저하되고 수면시간이 줄어들며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우울증'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적 재난 사태를 만들어내는 가장 위험한 병이다. 우리는 얼마 전, '코로나 재난지원금'의 명분으로 소액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실제로 '국가 재난 사태'를 일으키는 질병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우울증'이다. 대한민국은 100년 안으로 현재 인구의 30% 수준이 된다. 200년 뒤, 대한민국의 인구는 1000만 명 밑으로 떨어진다. 단순 계산으로 2750년에는 한반도에는 인구가 없어 지구상에서 소멸하는 국가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 출산률 0.58명, 국가 출산률 0.837명. 지금은 덤덤한 이 숫자는 다시 생각해보면 굉장히 무섭다. 1970년 프랑스는 출산률이 2.47명으로 떨어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출산지원'은 '출산율'을 올릴 수 없다. 100년 뒤에 1,500만 명의 인구가 된다. 이런 비현실적인 인구 감소는 '돈을 찍어내는' 양적완화보다 더 큰 화폐가치 하락을 만들어 낸다. 이것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낸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총공급 곡선은 왼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당연히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게 된다. 이 후의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허무맹랑하다는 '허경영 총재'의 긴급 생계지원금이 어쩌면 저렴한 조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윤지이 작가의 이 글은 '우울', '죽음'이다. 큼지막한 글씨에 덤덤하게 쓰여내려가는 책은 얇지만 쉽게 읽을 수 많은 없었다. 글의 분위기가 말하고 있는 속도와 감정을 충분히 받아들이며 읽어야 했다. 얇은 이 책을 읽는데는 4시간 정도가 걸렸다. 내가 조용히 앉아 누군가의 죽음을 소설로 듣고 있는 그 시간,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6명의 생명이 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소설은 우리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표현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자면 그리 다르지도 않은 형태일지도 모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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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초격차 독서법 - 부자들의 지식은 복리로 쌓인다
가미오카 마사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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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간, 읽은 책이 대략 500권은 된다. 독서하고 꾸준히 리뷰를 올리고 있지만 리뷰를 올리지 않은 책들도 있다. 어쩐지 돌이켜 보니 너무 많은 책을 읽은 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나름대로는 치열한 삶 가운데 쪼갤 수 있는 최대한을 쪼개어 읽고 글을 쓴다. 단 하루도 글을 쓰지 않는 날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독서 중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반드시 메모해 둔다. 그러다보면 '어쩌면 그렇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각은 많이 떠오르고 업로드를 1일 1회로 쪼개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나의 독서법은 '병렬독서'다. 한 번에 읽는 책이 많다. 인문학과 소설, 역사책 등을 때에 따라서 읽지만 한 권을 완독하면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식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은 한 권도 읽지 못했다가 어떤 날은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끝내기도 한다. 그날 써야 할 '글의 소재'가 없다면, 현재 읽고 있는 책 중 가장 얇은 책이나, 얼마 남지 않은 책을 후다닥 읽고 리뷰를 남긴다. 1년 평균 250권의 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니, 나만의 철학과 노하우가 생긴다. 이런 글들을 모아서 나중에 책으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차례 했었다. 이 책은 나와 아이디어가 상당히 닮아 있다. TV방송 프로그램에 빌게이츠가 출현한 적이 있었다. 진행자는 빌게이츠에게 만약 딱 하나의 초능력을 갖고 싶다면 어떤 초능력을 갖고 싶은지 물었다. 빌게이츠는 웃으며 대답했다. "책을 빨리 읽는 능력이요." 그의 대답은 나도 참 공감되는 대답이기도 하다. 서점에서 너무 흥미로울 것 같은 책을 골랐는데, 두툼하고 읽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면 굉장히 씁쓸하다. 게다가 책을 고르고 결제를 하러 가는 도중 또다시 흥미로운 주제를 만나면 더 고민된다. '지금 사놓은 책들도 많은데, 이 것들도 다 읽고 싶다.'

책 한 권을 펴놓고 눈을 책 모서리에 박아두고 책 장을 '휘리릭'하고 5초만에 넘긴다. 이 과정을 수 번 반복하다가 말한다. "다 읽었습니다." 진행자와 방청객은 놀란다. 간단한 책의 줄거리를 묻는다. 막힘없이 대답한다. 수 초만에 수 백 페이지의 책을 다 읽는 '속독법' 마치 초능력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그런 능력을 '속독'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 속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계 미국인 가수 중, 'David Choi'라는 인물이 있다. 나는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지친 하루를 위로 받는다. 어떤 날은 용기를 받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슬픈 감정을 갖기도 한다. 어떤 노래 가사에서는 인생에 대한 심오한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의 노래는 아무 노래 건 모두 명곡들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와서 "저는 노래를 빨리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보세요. 지금 듣고 계시는 노래 1.0 배속으로 듣고 있나요?. 저는 10배 속으로 들어도 알아 들을 수 있답니다."라고 자랑한다면, 나는 이렇데 대답할 것이다. "그러시군요. 대단하시네요."

하지만 결코 그 능력이 부럽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차분하게 내 템포에 맞는 속도로 노래를 감상하고 즐기고 싶다. 조금 빠른 노래를 듣고 싶다면,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가 아니라 빠른 템포의 음악을 찾아 들으면 그만이다. 어째서 독서가 해결해야하는 목적이 돼야하는지 의문이다. 나의 세번째 저서인 "쓰면 이루어진다"라는 책에는 비슷한 내 생각이 적혀 있다. 나는 '1일1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책을 읽다보면 '사피엔스'나 '총균쇠', '코스모스'처럼 명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때가 있다. 당연히 이 책은 1일 1독 할 수 없다. 목적이 전도되어 1일 1독을 하기 위해, 점차 얇고 빨리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선호하게 된다. 아마 이런 책들은 '시집'이나 '자기계발서' 일 가능성이 가장 많다. 시집을 '한 권' 처리하고 완독의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의 독서인지 나는 공감할 수 없다. 비슷한 내용의 '자기계발서'를 빠르게 읽어 내고 '한 권' 처리했다는 독서과 과연 무슨 의미인지도 알 수가 없다. 나는 책을 사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읽기를 권장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가장 호기심이 왕성할 시간과 시기'에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서점에서 너무 흥미로울 것 같은 책들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서재에 쌓아놓고 읽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끓어오르는 호기심이 잠잠해지면, 다시 그 책에 호기심이 생기는 일은 쉽지 않다. 호기심이 생겼을 때, 그 책을 읽는다면 몰입과 흥미는 배가 된다.

보통 '사피엔스'를 읽고나면, '호모데우스'를 읽고 싶거나, '총균쇠'나 '지리의힘'을 읽고 싶어진다. 중국 역사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다시 그와 비슷한 책에 호기심이 생긴다. 그러면 틀림없이 앞전의 책의 내용이 반복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사실 '속독'이라는 것은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동해물과~'라는 4글자를 보면 그 뒤에 이어지는 216자를 음독할 필요를 못느낀다. '발 없는 말~'이라는 4단어만 봐도 뒤에 이어질 단어를 알 수 있다. '임진왜란이란~'이라는 글자만 봐도 그 뒤에 이어질 대략적인 정의는 짐작할 수 있다. 속독이란 말 그래로 빠르게 읽어가는 능력이 아니라,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빠른 이해와 내용파악'을 의미한다. 이 책이야 말로 한 권을 완독하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부분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과 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 다른 부분도 많다. 그래도 커다란 흐름에서는 거의 비슷하다. 이런 책의 경우는 빠르게 완독이 가능하다. 나는 책을 읽다가 메모를 하지 않는다. 다만 급하게 휴대폰을 들어 그 페이지를 촬영하고 휴대폰의 '빅스비' 버튼을 통해 음성으로 받아쓰기 기능을 사용한다. 당연히 맞춤법이 엉망일 수도 있다. 그래도 여의치않고 블로그 글쓰기에 저장해둔다. 그리고 책을 수 일 내로 완독하면 대략적으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메모했고 기록했는지 알 수 있다. 이 글을 베이스로 완독 후 최대한 빠르게 독후감을 작성한다. 그리고 임시저장을 누른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제목과 소제목을 확인하고 날개에 있는 저자와 번역가를 확인한다. 보통 들어가는 말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나서 책을 읽는다. 보통의 사람들은 바로 본론으로 읽는 경우가 많지만, 나중에 본론을 읽다보면 어차피 누가 쓴 글인지가 반드시 알아야겠다는 욕구가 든다. 이 내용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었으나 해당 책의 저자는 이미 이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해당 책의 저자는 '목차'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목차를 반드시 확인한다. 책의 전개가 대략 어떨지 확인하고 가는 것과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는 분명하게 있기 때문이다. 나는 거의 책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정보를 다 읽어 내려가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감사의 말'까지 모두 읽는다. 어차피 내가 모르는 '누구 누구'에게 감사하다는 인사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훑고 넘어간다. 이는 책을 만든 이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어렵게 출판된 이가 감사하고 싶은 이들을 담은 내용을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이는 참 서운한 일일 것이다. 또한 이 글을 보다보면 글쓴이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얼핏 보인다. 가족과 딸에게 감사하다는 사람도 있고 도움을 준 모 대학 교수에게 감사하다는 사람도 있다. '90년 생이 온다'의 임홍택 작가 님은 오랜 기간 창고에 머물던 원고를 끄집어내 줬던 와이프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을 남겼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나는 그들이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어떤 이유와 경로로 이 책이 만들어졌는지를 살핀다. 공부하는 느낌이 아니라 그저 산책 나와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듯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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