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만나고 이야기하라 - 내 삶에 변화를 끌어내는 핵심 전략
배정환 지음 / 미디어숲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창하게 좌우명이나 철학이라곤 할 수 없지만,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수첩 첫 장에는 꼭 다음과 같은 세 문장을 적었었다.

'앞으로는 더 잘 될 것 같다는 기대감!'

'생각이 많으면 행동은 늦어져!!'

'덜 바쁘면 잡생각이 많아져!!!'

깊은 고민을 하고 적었던 글 같지는 않다. 그저 살면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일종의 '요령'이었다. 항상 무의식 중에 뇌리 속 깊게 박혔으면 했던 글들은 걸러지고 남겨지길 반복하다가 저 세문장만 남았다. 이중 '생각이 많으면 행동이 늦어진다'가 이 책과 닮아 있다. 그렇다. 행동은 거추장스러운 '생각'을 달고 달려야 한다. 마치 공기처럼 아무런 중량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은 사실상 엄청나게 엉덩이가 무거워 달려나가는 말이 주저앉게 만든다. 어린시절부터 책을 읽으면 작가에게 감사의 메일과 감상문을 적어 보내곤 했다. 그 중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법한 세계적인 부자나 유명 연예인 등의 명사도 있다. 이런 명사들은 무척 바빠서 이런 메일에 대답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들의 상당수는 나의 메일에 답장을 보내주곤 했다. 만 스물에 첫 해외 유학을 갔을 때, 나는 현지 대학교의 한국어과 부교수를 찾아갔다. 그리고 수 차례 메일도 보냈다. 내용은 청강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 과외'를 무료로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나는 해당 학과에서 공부하는 현지대학생들 무료 과외를 했다. 이 친구들은 '무료과외'를 하는 나에게 감사함을 갖고 있었지만, 그렇게 나는 쉽게 현지 친구를 얻었고 영어 실력을 늘렸다.

유학시절 아르바이트는 주 20시간만 가능하다. 다만, 이런 법을 이용하여 현지에는 '세금신고 안하는 시급 저렴한 알바'가 넘쳐 난다. 조금 악의적인 현지 고용주들은 유학생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법적 시급에도 못미치는 돈을 지급하곤 했다. 다만, 생각을 조금 바꾸면 돈을 꼭 노동을 통해 벌 이유가 없었다. 우연히 귀국세일을 하는 이들이 헐값에 자신이 사용하던 물품을 한인 커뮤니티에 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헐 값이 현지 커뮤니티와 시세 차이가 크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나는 귀국하는 이들의 물건 중 '밥통'을 5불 내외로 구매하고 현지 커뮤니티에 50불 이상에 팔았다. 일주일에 10개의 거래만 성사해도 450불이었다. 이것은 현지에서 알바를 하는 것보다 큰 용돈이 됐다. 우리돈으로 200만원에 가까운 용돈 벌이는 "혹시 오늘 구매 가능한가요?"라는 문자 메시지 보내기 부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내 인생의 방향 중 큰 변화는 이런 행동력에서 비롯됐다. '유학', '여행'을 떠날지 말지가 고민이 될까 싶다면 나는 환불이 되지 않는 비행기 티켓을 먼저 구매해 버렸다. 그러면 그 다음 단계는 저절로 환하게 보여졌다. 어떤 행동을 하기에 앞서 수많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장담컨데, 생각이 길어질수록 결론은 '그래, 다음에 하자', '아직은 제대로 된 기회가 아니야' 쪽으로 결론난다. 설령 아침에 결심을 하더라도, 점심 식사를 하면서, '그런데 진짜 제대로 판단한 거겠지?'하고 의심이 들어선다. 이것은 누구나 생기는 일이다.

감귤판로가 줄어들고 제주에서의 감귤값이 헐값이 되자, 나는 '영국, 사우디, 러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홍콩' 등의 회사들에 메일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오인환입니다. 2010년 부터 제주에서 농업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나라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회사와 사업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Dear Sir, My name is Inhwan Oh from Korea. I have run an Agricultural Corporation in Jeju Island, Korea since 2010. We are an exporter of Agricultural Products. and now desirous of establishing business connections with the most reliable firms in your country...)

메일주소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냥 구글링이다. 이처럼 단순한 몇 번의 타이핑과 클릭으로 꽤 규모있는 수출을 성사시켰다. 덕분에 싱가포르 여행도 하고 말이다. 이런 행동력은 실행까지 참 망설여진다. 그것은 장담컨데 누구나 마찬가지다. 2012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JYP 엔터테이먼트 에서 개최한 오디션에서 인기상을 받았던 내역도 비슷하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나는 명령하는 자아와 실행하는 자아를 구분짓는다. 그러나 이처럼 명령자아와 실행자아를 구분하는 것은 명확하기 힘들다. 고로 나는 '명령자아'로써 '웬만한 명령'을 일주일 중 하루에 다 내려버린다. 그리고 나머지 6일을 실행만 한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스케줄관리법'이자 이번에 신간으로 출간된 '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이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메일 보내기, 읽고 싶었던 책 구매하기, 우연히 인연이 된 사람과 커피 한잔하기' 등. 모두 주말 간, 명령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맞이하는 '실행자아'의 기간 6일 간, 그것이 맞고 틀리고의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그냥 실행한다.

제주에 '황준연' 작가 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메일로 알게 됐다. 그를 알고 싶은 마음에 네이버에 기재된 정보를 가지고 무작정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3일 내로 작가 님을 뵀다. 실행은 몹시 중요하다. 로또 복권 번호를 누군가 종이에 적어 두었다면, 그것을 읽는 노력이나, 외우는 노력이나, 받아쓰는 노력보다 상위 되어야 하는 일은 '로또를 구매하고 번호를 적는 노력'이다. 책을 읽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로또 복권 번호를 받아 읽고 한주를 그냥 넘기는 것과 같다. 책을 읽으면서 꽤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누구나 웬만한 방법은 다 알고 있다. 살을 빼는 방법은 안먹고 운동하는 것이고,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앉아서 오래 보는 것이며,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은 화내지 않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다. 우리는 모르고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바와 다르지 않을 뿐이다. 머리속의 정보는 CPU이고, 행동은 '프린터기'나 다름없다. 중앙은행에 있는 '화폐 도안'은 100억이라도 출력되지 않으면 값어치가 0이다. '출력'버튼을 누르고 그것을 출력해서 뽑아쓰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그냥 '누른다'가 전부다. 삶을 사는 것은 '머리속'이 아니라, 실제 만지고 느껴지는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직접 몸을 움직여 무형의 어떤 것들을 유형의 어떤 것으로 출력해 내야 할 것이다. 꽤 공감되는 책을 읽어 뿌듯하다. 책은 가볍고 쉬워 간단하게 읽을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골목길 역사산책 : 한국사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흔히 역사는 종이 위에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것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역사는 3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첫 째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 둘째는 과거의 기록과 흔적, 셋째는 그것들을 재구성한 시선이다. 미국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역사는 종교와 더불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굉장히 좋은 명분이 된다.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에스파냐 여왕인 이사벨의 후원을 받고 인도를 찾아 항해를 떠난다. 그중 만난 쿠바와 아이티 등을 마주하며 북아메리카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미국의 역사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비슷한 종류의 다른 오류를 마주하게 된다. 콜럼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하기 이미 수 천 년 전 부터, 원주민들이 거주하던 땅이다. 이 곳에 유럽인들이 들어왔고 침입자들에 의해 지배된다면, 그것은 그것은 누구의 역사일까. 북아메리카를 지배하던 국가는 영국을 비롯하여 프랑스와 네덜란드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면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의 역사일까, 프랑스, 네덜란드의 역사일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미대륙을 마치 자신의 것인냥 취급하는 유럽인들의 야만적인 사상에 대해 비웃을지도 모른다. 콜럼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하기 88년 전인 1404년까지 제주도도 사실상 독립국이었다.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이 섬에는 구석기시대부터 독립국이었다. 그곳의 원주민들을 복속시키고 자국으로 합병시킨 역사를 비난하게 되면 우리의 역사 또한 미궁에 빠진다. 일본인이 근대 개항을 했던 인천, 부산, 원산항. 우리가 '일제 강제 점령기'라고 부르는 기간은 사실상 일본통치시대다. 1910년 8월 16일 총리대신인 이완용은 데라우치와 조약을 맞는다. 이 조약 원문에는 '병합조약'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한반도가 일본에 통치권을 양여하고 일본제국에 병합한다고 되어 있다. 물론 이 조약이 불법이자 무효의 것이라고는 하나, 당시 국제 사회에서는 이 조약에 효력을 인정했던 모양이다.

지금도 '구글'이나 '네이버' 등에 '제2차세계대전 일본영토'라고 검색하면 여기에는 우리 한반도의 지도 위에 일장기가 붙어 있다. 이것에 굉장한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지만, 같은 시기, 동남아시아와 중국 동부 위에도 일장기가 붙어 있다. 이러한 '강제점령시기'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국사 교과서에서 언급하는 '고구려 최대영토'를 설명하기 까다로워진다. 13세기 몽골제국이 세계의 80%를 지배할 때, 조차 우리는 '원 간섭기'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간섭기', '강제점령기' 등의 용어에 대해 우리는 깊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유럽의 아프리카 강제점령기', '독일 나치의 프랑스 간섭기' 어디서도 찾기 힘든 용어들은 왜 필요한 것일까. 즉, 역사의 3가지 해석 중, 우리는 세 번 째인, '재구성한 시선'을 이용하여 일종의 목적을 갖진 않았을까 의심해 본다. 대한민국 정치가 지금에 와선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볼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로 그 절반 이상인 50%이상이 독재 정권이 들어섰던 국가였다. 독재정권은 역사를 정치에 어떻게 이용하는가. 이것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를 보면 알 수 있다. 독재정권이 역사를 이용하는 일은 그다지 찾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치가 유럽의 여러 국가를 침공하는 첫 번 째, 명분은 '아리안족'이었다. 아리안안이라는 민족명은 '나치독일'의 히틀러가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명분이 됐다. 아리아는 현재 인도의 조상쯤 되는 민족이다. 이들은 이란과도 연관이 있다.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조차, 러시아 민족이라는 명분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역사는 정치에 쉽게 이용된다. 그러기에 이처럼 '해석'으로의 역사가 아닌 역사의 그 첫번째와 두번째인, 과거에 있던 사실과 기록과 흔적을 통해 역사를 생각해 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굉장히 모호한 '민족'이라는 개념과 '영토'라는 개념은 애초 존재하기 힘들다. 그러나 어떤 장소와 그 장소에서 살았던 인물들의 기록과 흔적은 언제나 '학문'으로서 흥미롭다. 종이에 뭐라고 기록을 했건, 기록하지 않았건 오늘 내가 밟고 지나간 땅 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갔다. 그 위로는 사람 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식물이 나고 죽었으며 그사이에 슬픔과 기쁨이 존재했을 것이다. 즉, 생과 사 사이에 노와 병이 있고, 희노애락이 쉴세없이 수레바퀴처럼 굴러 지나갔을 것이다. 그 위로 나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나 또한 흔적을 남긴다. 종이 위가 아니라, 가장 많은 역사의 흔적을 담은 곳은 바로 발 아래다. 우리 한반도 이곳 저곳을 지나다니다 보면 굉장히 다양한 유적과 흔적, 공간을 만나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도 수 백 년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인물들이 공간을 공유한다. 실제 책은 수백 년 전의 사건을 이야기하다가, 근 현대의 이야기로 넘어와서 서술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역사책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신라, 백제, 고구려'의 이야기와 이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도교'나 '불교'와 같은 이땅의 인간들을 사상을 지배하던 철학과 종교까지, 아주 이국으로 나갈 것 없이 새롭고도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열된다.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율곡 이이'에 관한 내용이다. 최근에 '조선천재열전'이나,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등의 역사 책에서 심심찮게 '율곡이이'를 만나게 됐다. 사실, 율곡이이 하면, 심사임당의 아들, 10만 양병설, 5,000원짜리 지폐 밖에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렇다. 다만, 율곡이이에 대한 내용은 알면 알수록 호기심이 강렬하게 든다. 소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을 보며 '천재'를 떠올리듯, 우리의 역사에서도 이 인물에 대해 더 잘 알려져야 할 것처럼 보여진다.

우리나라 지폐를 보면 신기한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율곡 이이를 기준으로 두고 그 시기의 인물들이 모두 사용된다는 점이다. 100원에 이순신은 율곡 이이와 덕수 이씨 집안의 19촌 숙질 사이다. 5만원 권의 신사임당은 율곡이이의 어머니이고, 1000원 권의 퇴계이황과 율곡이이는 사제 지간이다. 즉, 세종대왕을 제외하면 나머지 인물은 모두 율곡 이이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고 같은 시기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율곡 이이에 대해 이처럼 모르는 것은 왜그럴까 생각해보게 됐다. 책에서는 류성용과 율곡이이에 대한 인연이 잠시 설명된다. 이 내용은 아주 짧게 언급되고 지나갔다. 율곡이이의 10만 양병설을 비판한다. 그러나 왜란이 발발하고 이이의 천재성에 감탄하고 후회한다. 이 대목에서는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의 천재성에 열등감을 가졌던 천재 '주유'와 오버랩됐다. 우리의 역사도 조금만 흥미의 요소가 가미되고 각색되면 '삼국지'와 같이 인기있는 소재가 참 많다. 주어진 '사료'와 '자료'를 가지고 많은 작가들이 우리 역사 또한 재밌게 재구성하고 스스로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사진과 그림이 많이 있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여러 시선으로 사건과 이야기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이처럼 우리의 역사의 시선을 다양하게 넓혀주는 좋은 책들이 많아지길 고대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난하지 않은 사랑 - 사랑을 선택하면 가난해진다는 편견
주서윤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붙어 있는 보호필름을 떼어버렸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잘 보호하는 필름을 떼어버린 이유는 상처가 너무 잘 나서이다. 스크린에 지문이 많이 묻어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었다. 해결책을 물으니, 스크린에 지문 방지 보호필름을 붙이라고 하셨다. 다만, 보호필름을 붙이고 나니, 지문은 잘 보이지 않게 됐지만, 스크린도 흐릿하니 잘 보이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액정 보호 필름은 상처가 잘 나지 않도록 보호한다고 했다. 역시나 생활을 하다보니, 보호필름은 스크린에 나는 자그마한 상처를 잘 보호해 주고 있었다. 스크린은 역시나 보호되고 있었으나 나는 언제나 상처난 스크린을 볼 수밖에 없었다. '본질'이 무엇일까. 애초에 스마트폰 제조 회사는 '강화유리'를 사용한다. 생활상처가 잘 나지 않는 스크린 위로 상처가 잘 나는 PET 제질을 붙인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 이전의 스마트폰의 화면도 구매와 동시에 보호필름이 붙어 있었다. 나는 지저분한 보호필름을 붙이고 다니다가, 이 핸드폰을 처분할 때 쯤에야, 그 보호필름을 뗀 깨끗한 화면을 볼 수 있었다. 상처주지 않기 위해, 혹은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우리가 조심 해야 하는 것들에는 이런 본질없는 부작용들이 있다. 결국 그것의 생명이 끝난 뒤에서야 우리는 진짜를 열어보게 된다. 진짜는 깨끗하게 보존된 채로 남아 있겠으나, 그것은 더이상 내것이 아닌 것으로 끝이난다. 무엇을 위해 조심해야하고, 무엇을 위해 상처를 덜 줘야할까.

스마트폰 액정은 대게 스마트폰에서 가장 비싼 소재 중 하나다. 이것을 재판매하거나 재활용할 때, 스크린의 상태는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깨끗한 상태를 물려주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마음껏 사용하고 내 흔적이 묻는 것에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깨끗한 스마트폰을 보존하는 일은 다음 사용자를 위한 일이지, 나를 위한 일은 아니다. 사랑과 행복은 그렇다. 깨끗하게 보존하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이해된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 영원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틀림없이 나를 떠날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나를 떠날 그것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의 흔적을 묻히는 일을 두려워한다. 과연 그게 맞는 일일까 생각하게 된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제조사는 스마트폰에 깨끗한 필름을 붙여준다. 소비자를 위한 일처럼 보이는 이 일이 사실은 제조사와 유통사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후 재구매 사용자를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어렴풋 잊는다. '가난하지 않은 사랑'은 과연 그렇다. 사랑을 선택하면 가난해진다는 편견과 다르게, 사랑은 풍요를 상징한다. 아낌없이 주고, 아낌없이 받기에 사랑의 유동성은 거침없이 빨라진다. 식당을 들어서면 '길게 줄이 들어선 식당'에 대한 믿음이 있다. 갓 들어온 재료가 금방 나가 신선한 재료로 교체되기에 언제나 식품의 신선도가 높을 거라는 믿음 말이다. 주기만 하는 사랑도, 받기만 하는 사랑도, 언제나 그 안에서 고여버린다. 고여버린 것은 썩어버린다. 사랑은 시원시원하게 줘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듬뿍 듬뿍 채워야한다.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존재하기에 사랑이 드나드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일은 언제나 신선한 사랑을 채우는 '풍요로움'이 된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주서윤 작가 님이 '사랑은 뭘까'하고 고민하는 대목에서다. 그녀는 사랑이 뭔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엘리베이터 문에 붙여진 문구를 바라봤다.

'주의, 기대면 추락위험', '주의 손대지 마세요'

그녀는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며 그 글을 읽었다. 문이 닫히며 그곳에 타고 있던 사랑의 얼굴이 가려졌다. 닫힌 사랑에는 역시나 주의가 필요하다. 마치 엘리베이터의 문처럼, 꽉. 닫혀 있는 그곳에는 기대서도, 손을 대서도 안된다. 이것은 위험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다만, 그것의 문이 열렸음에도 다가가지 못하는 어리석음도 문제다. 엘리베이터는 언제나 닫혀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얼굴을 보이며 문이 열린다. 열리고 닫히는 엘리베이터의 문에 들어서서, 우리는 때로 벽에 기대고 원하는 곳을 함께 가고자 손을 대기도 한다. 엘리베이터는 높은 곳으로 우리를 쉽게 이끌어주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살아가다보면 영원할 것 같은 순간을 맞이한다. 그것이 항상 나의 곁에 머물고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은 매번 속으면서, 속지말아야지 생각하고, 다시 속는 일이다. 우리 어머니가 나를 낳으셨을때,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하셨던 적이 있다. 어머니는 첫 아이를 낳으시고 두 번 다시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3년 터울로 내 동생이 태어났다. 우리는 금방 잊어버리고 같은 일을 반복한다. 말썽을 부리는 아이에게 버럭하고 화를 낸 뒤에는 '그러지 말아야지'하고 다시 뒤돌아서 야단을 칠 때가 있다. 언제나 우리가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뒤늦게서라도 항상 본심을 이야기 해야한다.

그녀는 적지 않게 MBTI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성향은 INFJ라고 한다. '삶은 무엇인가', '죽음은 무엇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등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부류다. 인생에 생산적인 고민보다 본질적인 고민을 많이하기에 불필요한 걱정과 생각을 하고 사는 부류다. 그녀에 대한 성향을 이처럼 잘 아는 이유는 나또한 INFJ 성향이기 때문이다. 수 년 전, 지인으로부터 우연하게 듣게된 MBTI 성향테스트는 처음 한 뒤로, 수 번을 더 했다. 나는 단 한번도 INFJ가 아닌 적이 없었다. 주어진 문제에 대답을 할 때마다, 속으로 생각한다.

'이거 누구나 그러는거 어냐?'

그런 혼잣말 뒤에 내린 결과은 INFJ. 1%도 안되는 희귀한 유형으로 실제 현실세계에서 만나기 어려운 부류라고 한다. 내가 독특할 것이라고는 막연하게 생각했으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살 것이라고 여겼던 것은 참 바보같다. 이런 부류를 만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우나, 나의 가장 친한 친구를 비롯하여 내 주변에는 수많은 INFJ가 있다. 인터넷을 봐도 만나기 힘든 INFJ가 왜 이렇게 많이 보이냐는 질문도 많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런 이들은 그런이들이 다닐만한 곳에 있는 부류들이기 때문 일것이다. 인터넷 정보 제공자가 선별된 정보에만 알고리즘에 의해 둘러쌓이게 되는 현상을 '필터버블'이라고 한다. 나의 유튜브첫 화면에는 추천영상으로 '백색소음', '콩순이', '깊은 잠 자는 음악' 등이 나온다. 사용자의 성향에 맞춰 추천하고 있다는 의식을 하지 않았을 때, 다른 이들의 첫 페이지에도 비슷한 영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책스타그램 #책그램 #북스타그램 #북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그램' 내가 자주 사용하는 해쉬태그는 인스타그램에서 비슷한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나도 그런 류의 글을 찾아 좋아요를 누른다. 그러다보니 세상 찾기 힘들다는 INFJ가 모두 조그마한 버블 속에 몰려 살고 있다. 해외에서 오랜 사회생활을 할 때였다. 더 큰 행복을 위해 고통을 삼키는 일을 수 년이나 반복했다. 내가 이 것을 이겨낼 수 있던 이유는 옆에서 함께 인내하는 '동료 형' 덕분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그와 이야기를 하게 되며 진실을 깨달았다. 옆에서 인내하던 '동료 형'은 실제로 '인내'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를 바라보며 그 또한 나와 같이 인내하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은 말 그대로 착각이었다. 그는 그저 하루 하루 벌어지는 일을 즐기고 심심한 하루 역시 그 자체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고통이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뒤, 그와 나의 행복도의 차이가 꽤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뒤에, 나는 그 회사를 퇴사했다. 삶에 대한 고민이나, 사랑에 대한 고민은 사실 현실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내가 했던 고민들이 이처럼 글로 기록되면 누군가는 '아.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하는 일종의 자극제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하는 비현실적인 고민들이 문학이 되어 누군가에게 힘이 되거나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작가 주서윤 님이 그러는 것 처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독한 놀거리 마스터 - 메타버스 시대의 새로운 인생관, 고독하면서도 우아하게, 제대로 노는 법
이종구 지음 / 모던스튜디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팝 스타 마돈나가 하루 일과 중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하루 일과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머리 감으면서 소변을 볼 때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 인생은 고귀하고 대단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태어나버림과 죽어버림' 그 사이의 공백을 채워 넣는 일일 뿐이다. 인생의 목적은 사소한 찰라와 찰라의 순간을 즐기는 것 그 뿐이다. 예전 외국의 한 프로그램에서 돈다발 위에 손을 올리고 손만 떼지 않으면 10억을 주는 컨텐츠의 방송을 했던 적이 있다. 게임의 방식은 단순하다. 그저 돈다발 위에 손을 올리고 오랫동안 떼지 않으면 된다. 이 중 상금을 가지고 간 이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배가 고파서' 혹은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라는 사소한 이유로 10억의 상금 위에 손을 뗐다. 그렇다. 우리는 사실 대단한 것을 하고자 하는 듯 하지만, 사소한 것에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 상금이 100억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손을 뗄 것이고 누군가는 소변을 보기 위해 손을 뗄 것이다. 10억을 포기하고 방송국 화장실로 달려가 10억 짜리 소변을 볼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는 사실 그렇다. 대단한 일은 웬만해서는 잘 없다. 우리가 광활한 우주의 은하라도 하나 창조 하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진정한 행복은 거의 대부분 사소한 것에 있다. 우리는 대통령이 되거나, 재벌이 되거나 그저 시골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며 사는 농부의 삶을 살지라도 모두 별거 없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어느날 갑자기 심장마비가 생길 수도 있고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을 지도 모른다. 인생에 자체에 커다란 부담감을 느끼면 즐겨야 할 인생에 아무런 오락도 즐기지 못한다. '존 A. 쉐드'는 나에게 꽤 공감되는 명언을 남겼는데, "A ship in harbor is safe, but that is not what ships are built for.(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라고 했다. 인생은 언제나 '골'과 '산'이 굽이치는 파도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언제나 기쁨이 있고 슬픔이 있다. 붓다 인간의 고통과 번뇌가 '인생의 골'에서 발생함을 알았다. 고로 그는 이를 없애기 위해, 해탈을 이야기 하곤 했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행자의 삶을 통해 삶의 출렁임을 줄였다. 고통이 사라졌으나 이 방법은 인생의 쾌락도 함께 지워내야 했다. 인생은 언제나 즐거움을 추구해야한다. '고독한 놀거리 마스터'의 저자 이종구 작가의 철학이 나의 철학과 많이 닮아 있다. 책을 한 권 읽으면서 몇 번을 긍정적인 의미로 내려놓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실행하고 싶은 욕구가 머릿속으로 침투했다. 우리는 밋밋한 일상을 타개하기 위해, 돈을 내고 공포의 상황을 구매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살해되거나 고통 받거나 슬픈 상황을 스크린을 통해 들여다본다. 있을 필요도 없는 부정적인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어 오락으로 즐긴다. 결국 번뇌와 고통도 일종의 놀이로 여길 수 있다. 누구나 안전장치가 되어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상황을 즐길 수 있다. '안전장치'라는 것은 무엇일가. 깊게 따져들면, 그 조차 무의미 하다. 우리가 불안해 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생존'의 위협에 대한 공포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위협을 영생토록 이겨낸 이는 없었다. 어차피 맞아들여야 하는 것이 '죽음'이다. 피할 수 없는 소나기는 그냥 맞야야 한다. 어치파 젖을 걸 알면서 피하려고 허둥될 필요가 있나. 대부분은 모든 상황은 즐길 수 있다. 좋은 일이 있다고 기뻐할 필요도, 나쁜 일이 있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그저 담담하게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며 그 출렁임을 즐기면 된다. 개인 사무실 겸 서재로도 사용하고 있는 '학원에는 엄청나게 큰 '빈 강의실'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강의실 한 쪽 벽면을 비워 두었다. 그 벽 쪽으로 '빔 프로젝트'를 쏘고 웅장한 스피커를 갖다 놓으면, 코로나 시기에도 거대한 개인 영화관을 가질 수 있다. 학원 중앙에는 웬만한 소형 서점 규모의 책이 정리되 있다. 편의점에 파는 싸구려 수제 맥주를 갖다가 영화를 즐긴다. 화면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장면을 편안한 자세로 즐긴다.

화면이나 페이지에서 재생되는 내용은 잔혹하고 슬프고 고통스럽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나는 편안하게 맥주를 즐기며 여가를 갖는다. '명상'을 즐기는 이들은 이처럼, '영사기가 재생하는 고통' 현실의 나에게 미치지 않는다. 그것을 깨닳으면 영화나 소설을 즐길 수 있다. 불교에서도 제3의 시선의 습관은 삶의 번뇌를 줄인다고 한다. 즉, 드라마의 주인공이야 죽던 말던 지켜보는 제3는 2시간 보장된 영화가 끝난 뒤, 자리를 정리한 하고 편안하게 침대 위에서 잠을 잔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객관화 하는 것이야 말로 인생의 번뇌를 벗어나는 방법이다. 모든 훈련은 사실상 '혼자 놀기'에서 터득하는 일종의 삶의 본질이다. 중요한 사업에서 실패를 하거나, 시험에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저 그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즐김을 하면 그것으로 됐다. 고독하고 우아하게 노는 방법은 사실 여럿이 노는 것도 있겠지만, 혼자 노는 것이다. 혼자 놀기는 충분한 사색의 시간을 주고, 객관성을 만들도록 돕는다. 누구보다 자신을 관찰할 시간을 많이 만들어준다. 살다보면 화가 난 상사의 한숨 소리나 발자국 소리에 귀를 쫑긋하면서, 정작 자신이 내뱉고 들이 쉬는 들숨과 날숨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나는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은지 혹은 어떤 습관이 있고 어떤 것을 좋아하며,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제대로 파악도 못한 주제에, 남에 대한 신경을 곤두 세우기 마련이다. 혼자 놀기는 그 누구보다 자신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 스물이 되고 해외에서 근 10년을 혼자 살았다. 혼자 놀기의 달인으로 살다보니, 나혼자만의 문화가 만들어지곤 한다. 이것은 말 그대로 문화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나에게 적합하게 발달해져 간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군대 혹한기 훈련에서 일주일 간 씻지못해, 몸과 머리, 얼굴에서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때, 위장크림을 얼굴에 덕지 덕지 바르고 물티슈로 그것을 대충 닦아 냈을 때, 그 고통이 극한이 되고 찾아 온 혹한기 마지막날 샤워는 그 무엇보다 소중했다. 마찬가지로 극한의 운동을 하고 100번의 스쿼트를 하고 부들 부들 떨리는 다리의 힘을 풀어 바닥에 털썩 주져 앉았을 때도, 그렇다. 별거 아닌 아주 찰라의 순간도 우리는 그 무엇보다 값진 행복감을 느낀다. 결국 고통 뒤에 찾아오는 '별거 아님'에 행복을 느낀다는 점에서 사실, '고통'이 감춰 놓은 '행복'의 달콤함을 기대하는 것도 인생의 재미일 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아무래도 나와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한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으나, 느닺없이 철학과 인문학으로 가슴속 부터 후벼 들어가는 문장들로 앉은 자리에서 모두 완독해 버린 책이다. 그렇다. 삶은 생각보다 별거 없다. 그냥 하나의 놀이일 뿐이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면 의미가 생기고,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의미를 부여하고 부여하지 않고 또한 하나의 놀이일 뿐이다. 싸구려 편의점 우동을 사먹어도 귓속에서 '일본풍' 음악이 흘러나오면 음식의 가치는 배로 올라간다. 이어폰은 주변이 어떻든 어떤 상황에서도 사방을 뮤직비디오로 만들어낸다. 이것은 혼자만 즐길 수 있는 감상이다. 너무 진중하게 세상 만사를 맞이하며 흰머리와 주름살을 늘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긍정적이게 모든 것은 일종의 게임이고 오락일 뿐이며, 이 인생이라는 놀이를 최대한 즐기는 것이 내 삶의 유일한 목적이자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1세기 최고 CEO들의 경영철학 - 성공의 문을 여는 마스터키
다니엘 스미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에쎄이 출판 (SA Publishing Co.)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오늘날 우리가 나무그늘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은, 아주 오래 전 누군가가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1991년 워렌 버핏은 말했다. 세상에는 주관적일 수 있으나, 좋은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을 했던 이들을 좋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과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 물음에 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라고 본다. 탈무드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배고픈 아이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라." 물고기를 배고픈 아이의 입에 넣어주는 것 만이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은 아니다. 만약, 한 사업가가 굶주린 아이에게 다가가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줄테니, 10마리를 낚을 때마다, 한 마리씩만 주라로 해보자. 굶주린 아이는 풍요를 얻는다. 비즈니스는 남의 것을 빼앗는 탐욕의 상징이 아니라, 상대를 이롭게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이 이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세계사를 보면 아프리카, 아시아를 무섭게 식민지화 하던 서구열강들이 갑자기 모든 식민지를 해방시키고 자유무역을 시작하는 시기가 온다. 근대에서 현대로 오면서 '식민지'와 '제국'은 사라지고 '자유무역'의 세계가 도래했다. 남의 땅에서 원자재를 수탈하고 완제품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행위가 자유무역보다 수익성이 떨어졌음을 인식한 세계 비즈니스의 인식 변화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거의 대부분의 경제 활동은 사실상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토대 위에 짓는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다시 나또한 그 위에 무언가 하나를 더 얹고 사회에 재환원한다.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에는 죄책감을 가질 이유도 필요도 없다. 사회를 이롭게 하는 이들을 위한 보상에 스스로 관대해져야 한다. 보상없는 선의가 조금 더 값어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옳지 못한 착각이다.

'미국의 기업이 유럽에게서 배워야 할 교훈'이라는 글을 쓴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의 경영사회학자 레온 C. 메긴슨은 자연선택설의 찰스 다윈의 가르침을 경영마인드로 설명했다. 세상에는 환경에 잘 적응한 개체가 살아 남는다. 농사를 지으면 한 가지에 수 십 개의 열매가 열릴 때가 있다. 이 가지에 열린 모든 열매가 실하게 열리면 좋겠지만, 나무가 뿌리로 부터 빨아 올리는 수분과 영양소는 한정적이다. 또한 태양으로부터 광합성을 통해 얻게 되는 에너지 또한 한정적이다. 이런 한정적인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연은 자신에게 달려 있는 수 십 개의 과실 중, 부실한 과일을 낙과시킨다. 가장 튼실하고 적합한 과실만 남긴다. 대부분의 자연은 이런 방식을 통해 생존해왔고 이렇게 생존한 이들은 자연환경에 크게 이질감이 없는 이들이다. '자연선택설'은 내가 사회, 문화, 경제를 포함하여 자주 예를드는 '논리'다. 이를 조금더 확대하다보면 '경영'에 대한 다른 방향의 해석도 가능하다. '강하거나 똑독한 이들이 살아남는다. 하지만, 따지고보자면, 환경에 가장 적합한 이들이 살아님기도 한다. 환경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 대부분의 우리는 이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미술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칠판 앞에 올려 놓으신 과일 바구니를 그리는 수업시간이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뒤, 얼마지나지 않아, 나는 대략적인 스케치를 마치고 붓에 물감을 묻혀 몇 번의 붓칠을 했다. 미술 선생님은 멀리서 내가 그린 그림을 지켜보시다가 다가오셔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그림은 이렇게 그려야 돼. 니 그림이 기대가 되는구나."

선생님께 칭찬을 받은 뒤, 다시 살펴 본 나의 그림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잘 그려져 있었다. 나는 선생님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에 그 뒤로 미술 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다.

환경은 그래서 중요하다. 선생님의 칭찬은 좋은 의도였을지 모르지만, 나는 어쨌건 그 칭찬 이후에 미완의 그림을 제출하고 결국 C를 받았다. 미국의 듀폰은 1802년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폭약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그리고 미 남북 전쟁 당시 북군이 보유한 화약의 약 60%를 공급했다. 하지만 평화로운 시기가 찾아오자 회사는 전문 기술을 기반으로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고 합성고무, 섬유, 농산물, 의료기기 등을 생산하며 전세계 화학 제품 시장의 주류가 됐다. 지금의 그 누구도 듀폰을 생각하면서 폭약 제조업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진화해 나가는 것이 '자연선택'의 최전방에서 진화를 이뤄가는 것이다. 반대의 예로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다는 '제너럴 일렉트릭'이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로 손꼽히던 이 회사는 이제 삼성전자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또한, 무슨 업무를 하는 회사인지 그 정체성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이처럼 도태되기 마련이다.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주어지는 기회를 잘 잡아야한다. 사실의 기회가 왔는지, 오지 않았는지 우리는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왠만한 기회와 질문에는 "YES"라고 대답하는 것이 좋아 보이기도 한다. 내가 영어공부를 할 때, '짐 캐리' 주연의 '예스맨'을 자주 시청하곤 했다. 성공에 대한 성공학을 담은 이 영화는 내용도 재밌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인생철학은 더할나위 없이 컸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놀라운 기회를 제시했지만 그 일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무조건 하겠다고 답하라. 그런 다음에 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 이는 리처드 브랜슨이 했던 말이다. 셰릴 샌드 버그도 비슷한 말을 했다. "누군가가 우주선 자리를 준다고 하면, 어느 좌석이냐고 묻지 마세요. 그냥 올라타세요."

최초 버블랩(뾱뾱이)는 원래는 건축자재였다. 다만 이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원래 목적과 다르게 이 재료를 배송 시, 파손 방지를 위해 사용함으로써 이 발명품은 대박이 나기도 했다. 세상에는 의도와 다르게 벌어지는 기회가 많다. 심지어 파산 직전가지 몰렸던 페덱스 또한, 남은 회사 잔고를 가지고 라스베가스의 도박에 배팅하여 회사를 키워 내기도 했다. 인생과 성공의 대부분은 그처럼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하다. 우리의 대부분은 이를 예측가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체스왕 보비피셔를 이길 수 있을가? 여기에 워렌버핏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체스말고 다른 게임을 하면 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키우고,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에 미련을 버리고, 비즈니스는 참으로 복잡하기도 하면서 단순하기도 하다. 이 책은 사업을 일구고 성공한 많은 기업가의 명언과 글을 담은 매우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