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시대
오화석 지음 / 공감책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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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는 동쪽에 여우만한 개미가 금을 파먹으며 사는 나라"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저서인 '역사'에는 이와 같은 말이 나온다. 헤로도토스는 금이 가득한 사막에 굴을 판 개미가 더위를 피해 잠시 숨는 시간에 인간이 금을 채취한다고 적었다. 이것이 인도를 유럽에 가장 먼저 소개한 일화다. 이 일화에서 인도는 금이 가득한 신화의 나라다. 실제 인도는 '부'와 관련 깊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140캐럿짜리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리젠트는 인도에서 가지고 간 것이다. 영국 왕실이 소유한 106캐럿의 코이누르 다이아몬드 또한 인도에서 빼앗은 것이다. 인도를 찾는 것이 '부'와 직결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수많은 모험가와 탐험가들을 배출했고 인도로 향하게 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무굴제국을 세운 바부르, 포르투갈의 탐험가인 바스코다가마, 중동의 이슬람 술탄과 콜럼버스, 네덜란드와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그렇다. 인도를 찾겠다는 목표는 '아메리카'를 발견하게 했고 대항해시대를 열었으며 자본주의의 기틀을 만들게 했다. 황금의 땅, 인도를 찾기 위한 사람들의 여정은 과거부터 지속됐다. 그 경쟁에서 '영국'이 '인도'의 식민지화를 성공하면서 영국을 세계 패권국으로 거듭났다. 고대부터 인도는 명실상부한 부국이었다. 산업혁명 이전 전에도 인도의 부는 전세계의 27%나 됐다. 중국과 인도는 이처럼 세계 부국의 타이틀을 수백 년 간, 서로 주거나 받거니 하며 역사를 진행시켰다. 그러니 그 흔적은 역사에 고대로 남아 있다. 인도는 천문학과 순수 수학, 기하학, 철학 등이 일찍 부터 발달했다. 뿐만아니라 시간에 대한 개념과 인과론, 원자설 등 또한 일찍 부터 발달했다. '즈요티사'는 최초의 천문학 문헌으로, 태양의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이 나온다. 또한 기원후 400년 경 만들어진 천문학 서적인 '수르야 싯단타'는 그리스의 기하학적 체계에 삼각함수의 사인 개념을 사용했다. 그 밖에 '아라야바티야'는 원주율인 '파이'의 수치, 원의 성질 등을 다루었고 '바스카라 2세'는 이차방정식의 해법과 일반 방적식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유럽보다 500년이나 앞선 것이다. 최초의 숫자 '0'을 발견 한 것도 인도고, 10진법을 사용한 것도 인도다.

이런 인도가 다시 꿈틀 거린다. 세계가 파편화 되면서, 미국 중심의 질서가 흔들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에서 손을 떼면서 갈등 지역은 여지없이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자국의 이득이 되지 않는 '세계 경찰'의 역할을 왜 수행했으며, 왜 지금은 그 역할을 포기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인도와 어떤 연관 관계가 있을까. 물을 끌여 동력을 얻던 증기기관의 발견은 세계를 바꾸어 냈다. 증기기관의 발견으로 세계는 '철도'의 시대를 열었고 '철도의 시대'는 '석탄의 시대'가 열었다. 다만 선로를 따라가야 하는 철도의 시대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이 되면서 내연기관, 즉 자동차의 시대가 열린다. 2차세계 대전 이후의 세계는 '석유'의 시대다. 석유의 중요도는 점차 커졌다. 석유는 단순 에너지를 얻는 것 뿐만 아니라, 소재, 화학, 부품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는 본격적인 산업화와 경제 성장의 시기를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석유는 산업 에너지의 주류로 자리잡는다. 국가의 군사력 운용과 경제발전에 있어 필수 자원이 된 것이다. 다만 중동지역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통제는 국제 정치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 중동 지역에 석유 매장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로 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집중됐다. '미국, 영국, 소련' 등의 대국들은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여러 정치적 혹은 군사적 전략을 구사했다. 중동 국가들 역시 자국의 석유를 둘러싼 국제 정치의 쟁점을 문제로 인식했고 자국 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삼았다. 역시 중동에서는 이런 국제적 관심이 위협 요소가 됐다. 석유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정치적 갈등과 국경 분쟁, 종교와 이념의 대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실제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중동의 석유를 차지하려는 노력은 미소 냉전 구도에서 더욱 첨예하게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중동 국가들은 대외적인 군사적 개입과 내부 정치의 불안정성을 경험하고 인정하게 됐다. 이후 1973년 아랍과 이스라엘 전쟁이 일어나며 석유와 중동 안보가 국제 정치에서 얼마나 결정적인 요소 였는지 증명하게 된다.

이를 문제로 인식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쟁 1년 뒤인, 1974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만난다. 닉슨 대통령과 사우디 왕실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여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안보를 보장해주고, 사우디와 OPEC 국가들은 석유 거래를 '미국 달러'로만 하기로 약속한다. 이것은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달러화의 금태환을 중단한 사건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미국과 사우디의 석유 달러 합의는 결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견고하게 해주었다. 다만 21세기 초, 사황이 바뀐다. 미국에 셰일 혁명이 일어나게 되면서다. 미국은 더이상 사우디의 석유에 의존할 필요가 살아진다. 그간 사우디의 석유를 안전하게 이동 시키기 위해 필요했던 해상경계의 이유가 사라지고 이는 미국 재무 부담도 크게 줄였다. 이제 미국은 사우디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이다. 기존 글로벌 에너지 균형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다.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전통적인 동맹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처럼 미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축소하면서 구소련 지역과 중동에는 '안보의 구멍'이 생겼다. 말 그대로 세계의 파편화가 일어난다. 중국과 러시아, 중동 등이 자가 생존을 위해 결집하므로 흔히 말하는 블록화가 일어났다. 이런 지정학적 갈등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이 '인도'다. 인도가 이처럼 지정학적 중립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인도의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의 역할 때문이다. 네루는 현대 인도의 정치적 정체성을 '세속주의'로 정의했다. 고로 민족과 종교적 다양성 인정하도록 했다.

고로 이들의 중립 정치는 세계가 파편화 되어 미국 중심 동맹국가와 러시아, 중국 등의 독재 국가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핵심역할을 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인도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현대 기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블록 체인, 클라우드와 같은 첨단 분야에서 많은 유니콘들이 탄생하고 있고 우리돈 1조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억만장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스타트업 조사기관인 CB Insights에 따르면 인도의 유니콘은 2022년 6월말 기준으로 65개로,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 번째로 많다. 인도보다 적은 국가로는 영국이 43개, 독일이 29개, 프랑스가 24개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22개다.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등의 성공 신화가 너무나 익숙한 우리에게 이들의 성공 신화는 너무 낯설다. 다만 세계 5위 복제약 업체인 선 파마슈티컬 회장, 딜립샹비는 1982년 아버지에게 빌린 1만 루피, 우리돈 17만원으로 창업하여 현재 19조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억만장자가 됐다. 이 과정에는 인도의 교육열도 한 몫한다. 실제 인도에는 꽤 많은 인재가 있다. 실리콘 밸리 벤처 창업자의 15%가 인도인이고,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의 직원 32%가 인도공과대학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 경영자도 인도인이고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CEO도 인도인이다. 보다폰 CEO인 아룬 사린, 인포시스 창업주인 나라야나 무르티 등 인도 출신 기업인의 숫자는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경제력에서만 인도의 두각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다. 이들은 '힌두교'의 특성에 맞게 '다양성'을 인정한다. 인도는 800개가 넘는 언어와 13개의 주요 종교가 있으며 3억 3천 만 명의 신을 숭배한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 째로 이슬람 인구가 많은 국가이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스크가 존재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또한 270개의 교회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데, 워싱턴은 24개, 런던과 로마에는각각 71개와 89개의 교회가 있다. 이처럼 다양성이 공존하는 국가다. 여느 사람들의 걱정과 다르게 이들은 군사독재국가도 아니고 꽤 자유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정치를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불법 쿠데타도 없었고 강제 세습도 없다. 꽤 공정하고 자유로운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정권을 이양한다.

기업인들의 사회적 책임 또한 존경받아 마땅하다. 과거 라오 총리가 기업인들에게 이렇게 제안한 적이 있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들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으니, 여러분의 기업 순익의 1%를 이들을 위해 쓰는 건 어떻습니까?"

그러자 라탄 타타 구룹의 회장과 이라니 사장은 서로를 바라봤다고 한다. 이미 이들은 평균 순이익의 3~20%를 사회발전에 지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타타그룹에서 태러 희생직원이 나왔을 때도 그렇다. 이에 그룹 직원의 희생하게 된 경우에 회사에서는 해당 직원의 은퇴시점 까지의 급료를 계산하여 보상했다. 또한 희생 직원의 자녀와 부양자들의 학비 또한 평생 지원했다. 이들의 유학비용까지 모두 포함된 내용이었다. 심지어 이들의 의료비도 평생 지원함으로써 사회적 책임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밖에 인도가 인도가 유망한 국가인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과거 인류 역사에서 인도는 언제나 부의 중심이었다. 역사를 전체로 봤을 때, 인도가 현대의 빈곤한 국가된 것은 '찰라'와 같으며, 그 영광을 다시 되찾게 되는 움직임이 서서히 보여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으며 배우는 부분이 많고, 깨지는 편견도 많다. 한 페이지도 남김 없이 모두 버릴 것 없는 완전한 책이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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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신경썼더니 지친다 -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들을 위한 실전 안내서
다케다 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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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을 보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가지 생존전력을 갖는다. 일부는 독을 만들어 상대에게 사용하고, 어떤 일부는 독을 만들어 자신에게 사용한다. 독을 만드는 것은 자연계에서 꽤 흔한 전략 중 하나다. 남미 아마존에서 서식하고 있는 독개구리는 꽤 매혹적인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 개구리 한마리는 성인 남성 10명을 즉사 시킬 수 있을 정도의 맹독을 가지고 있다. 다시말해 그들에게 맹독은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인 것이다. 아무리 커다란 포식자라고 하더라도 이런 맹독을 가진 개구리는 피하기 마련이다. 자연계에 생존 전략에서 이처럼 독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특이하게 이들은 선천적으로 독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다른 곤충이나 절지동물을 잡아먹으면서 몸속에 맹독을 합성해 낸다. 이런 류의 생존전략은 다른 동물에게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는 이처럼 자신의 독으로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동물은 스스로에게 독을 사용하여 자신의 근육을 경직시켜 버린다. 뻣뻣하게 굳어진 근육은 포식자에게 자신이 맛 없는 고기라는 사실을 증명해 낸다. 초식동물들은 육식동물을 만나면 때로 뻣뻣하게 굳어 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만나다보면, 쉽게 화를 내는 사람과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은 화가 나지 않는 것과 다르다. '화'라는 것은 자아 보호 메커니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감정이다. 고로 '본능'에 가깝다. 밥그릇을 앗아가 버리면 으르렁 거리는 동물들처럼, 인간도 자신의 자아를 침범하면 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일부는 상대에게 화를 낸다. 그것은 '수동적'인 감정임으로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

다만 앞서말한 대로, 화가 일어 났을 때, 그것을 삭히는 쪽과 내어버리는 쪽이 존재한다. 마치 '나는 맛 없는 고기입니다'라고 말하는 쪽과 '나는 당신을 죽일 만큼의 독을 갖고 있습니다'와 같은 부류가 있다. 상대에게 화를 내는 쪽은 그 '독'을 상대에게 분사하는 쪽이지만, 화를 삭히는 쪽은 그것을 자신에게 분사하여 자신이 맛 없는 고기임을 증명하는 쪽이다. 그러나 대체로 이 관계는 물고 물린다. 다시 말해, 인간관계에서는 화를 내는 쪽과 화를 삭히는 쪽이 만나면 화를 삭히는 쪽은 그 피해를 두배로 갖게 된다. 당연하다. 한쪽에서는 독을 만들어 상대에게 분사했고 반대쪽에서는 독을 만들어 자신에게 분사한다.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쪽과 상대로부터 위협을 받은 쪽의 데미지는 이렇게 2배로 벌어진다. 사람은 각자마다 그 해독 능력을 갖고 있다. 독개구리가 자신이 만들어낸 독에 중독되어 죽지 않는 것처럼, 이는 생존전략이기에 반드시 해독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에어컨을 켜면 누군가는 춥다고 한다. 반대로 누군가는 덥다고 한다. 추위를 느끼는 감각에도 이처럼 차이가 있다. 감각적인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이밍에도 차이가 있다. 먼저 온 이들은 춥다고 느낀다. 다만 나중에 들어온 이들은 덥다고 느낀다. 뿐만 아니다. 뛰어온 사람과 걸어온 사람 간에도 체감은 다르다. 이미 들어온 상태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과격하게 움직인 이와 그렇지 않은 이가 다르다. 감각에도 차이가 있고 시기마다 차이가 있고, 상황마다 차이가 있다.

'스트레스'나 '외부환경'에 대한 자극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소음에 예민하고, 누군가는 번쩍 거리는 화면을 힘들어 한다. 누군가는 추위를 참지 못하고, 누군가는 더위를 참지 못한다. 누군가는 예의가 없는 이를 경멸하고, 누군가는 무능한 이를 경멸한다. 누군가는 무지한 이를 경멸하고, 누군가는 약한 이들을 경멸하기도 한다.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각 자신만의 예민함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뿐만 아니라, 상황마다, 시기마다 다르다. 배가 고픈 상태인지, 지난밤 수면시간은 얼마나 됐는지, 형제 관계가 어떤지, 개인적으로 비슷한 상처를 받진 않았는지, 그것은 전부 헤아릴 수 없지만 모든 것은 변수가 된다.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전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화'를 내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포식자의 위치에 있다고 착각한다. 다만 '화'를 내지 않는 이들은 가만히 그 관계를 지켜보다가, '경고' 없이 그 관계를 단절해 버린다. 그것은 '회피'라는 꽤 영리한 생존 정략 중 하나다. 가장 좋은 것은 '화를 내는 것'도 '화를 받는 것'도 아닌, 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독을 만들어 상대에게 분사하거나, 독을 만들어 자신에게 분사하는 행동은 어떤 쪽도 좋지 못하다. 고로 독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화가 일어나도 그것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독이 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분리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TV 화면에서 배우가 지꺼리는 욕설에 마음상하지 않는다. 그것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생존전략'과 같은데, '자아'의 경계를 침범해 오는 상대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고로 어떤 상대나 상황이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분리하여 생각해 버리면 화는 가라앉는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앞에 벌어지는 일을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혹은 이미 일어난 화를 제3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이렇게 관찰자의 시선이 되면 화는 가라 앉는다. 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상대도, 나도 모두 다치지 않는다. 예민한 사람과 둔감한 사람의 차이는 한끗이다. 쉽게 말하 예민한 이들은 가벼운 말로도 상처 받고 둔감한 사람은 아무리 심한 욕설을 해도 상처 받지 않는다. 이는 상대와 나의 관계설정에 의해 달라진다. 초등학교 1학년이 우리를 '바보'라고 부르는 일에는 그닥 상처가 되지 않는다. 다만 명문대 박사가 우리를 '바보'라고 부른다면 이것은 앞선 상황과 달라진다.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에 따르면 인간이 갖는 이런 감정들은 '관계 속 열등감'에서 기인한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와 자신의 관계 설정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아을 확장하여 꽤 커다란 자아를 가진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자아가 삼켜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아를 삼키고 모든 관계가 기울어지지 않았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다. 또한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을 만큼 단단한 자아를 만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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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 국어 운문 문학 개념 - 이다현 선생님과 함께 만화로 쉽게 공부한다! 고등 생강 시리즈
이다현 지음, 해뜰날 그림 / 스터디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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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하기 위해 재료의 이름을 알아야 하듯, 음악을 하기 위해서 음표를 알아야 하듯, 모든 아름다움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허들이 존재한다. 비록 그것의 허들이 처음에는 장벽처럼 느껴지더라도, 그것을 넘어서면 그것은 디딤돌이 된다. 문학에서도 그 허들을 넘어서면 비로소 아름다움이 보인다. 누군가는 '주입식 교육'이라고 부르지만, 주입되어야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라는 시를 보면 시인이 시를 쓰기 위해 어떤 각고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제목을 먼저 살펴보자. 이 제목은 무척 재밌다. 봄이라는 추상명사와 고양이라는 보통명사가 같다고 말한다.

이렇게 비유를 통해서 대상을 표현하는 것을 문학에서는 '은유법'이라고 부른다. 대충은 알지만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유리 허들이 된다. 유리 허들은 높이가 가늠되지도 않고 보이지 않는다. 곧 두려움을 갖게 한다. '봄'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즉, 지구가 태양 주위를 비딱하게 돌며 만들어는 온도차다. 기온은 포근했다가 사라진다. 그 현상에 우리는 '봄'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언어로 없는 것을 언어화 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그것을 '언표'라고 한다. 언표는 인간의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상상의 한계점을 만들기도 하고 명확한 경계선을 만들기도 한다. 수증기가 물이 되고, 물이 얼음이 되듯 형태도 만질 수도 없는 것들이 명확하게 형태를 갖기 시작한다. 이처럼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것을 실제화 한 것을 '즉물적'이라고 부른다. '봄'이 '고양이'라는 은유가 바로 '즉물적'이다. 그것을 부르는 이름을 지었으니 그것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없이 바로 관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실제한 것을 인식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관념적인 것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원래 인간은 '돌'을 인식하는 것보다 '사랑'을 인식하는데 더 어려움을 느낀다. '나무'보다 '믿음'을 인식하는데 더 어려움을 느낀다. 즉 관념을 언어화 하는 작업은 인간에게 비물질을 물질화 하여 다룰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넘겨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은 아는 자가 모르는 자에게 정보를 넘기는 행위임으로 관념을 물질화하여 넘기는 행위는 필수적이다. 어쨌건 이 둘은 비슷한 관념을 가졌다. 둘다 곱고 부드라우며, 때로는 고요하고 포근하다. 그러나 그 안에 역동적임과 생동감도 있다. 시에는 다른 표현도 있다.

시에는 각운(脚韻)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각운은 음율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장치다. 한자로 '다리 각(脚)'에 '운 운(韻)'을 사용한다. 한자를 사용하니 어렵게 느껴진다.다만 이는 영어에서 '라임'과 같다. 즉 각운은 음악감을 표현한다. 반복되는 음은 리듬을 만든다. 리듬은 재미를 준다. 이는 '문학' 뿐만 아니라, 힙합, 발라드, 댄스 등의 대중음악에서도 사용된다. 즉 특별하게 어려운 개념도 아니고 낯선 개념도 아니다. 가만히 보면 우리는 이미 비슷한 형태의 다른 것을 즐기고 있다. 고로 우리가 즐기고 있는 어떤 것과 연관하여 보면 꽤 닮은 부분이 많다. 음악과 같이 문학도 만들 때 여러가지 장치를 둔다. 말미에 운율감과 감정을 충분하게 싣기 위해 사용되는 장치도 있다. 종결 어미를 반복하는 경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 그룹 중 '에픽하이'가 있다. '음' 만큼 '가사'가 매력적인 그룹이다. 그러한 면에서 '에픽하이'는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이 그룹의 가사 말미에는 어럽지 않게 '영탄법'을 찾을 수 있다. 영탄법이란 '~도다' 혹은 '~이어라', '~해라'처럼 감탄하며 말하는 기법이다. 이또한 운문을 만든다.언어란 단어의 배열이다. 배열된 단어가 의미의 덩어리를 갖추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언어의 배열 방식은 '의미'를 만든다. 다만 '배열방식'의 변화는 의미를 보존하며 '음'을 주기도 한다.

시짓는 형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면서 달라졌다. 그것을 알기 위해 과거의 시의 형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대체로 '시조'라는 것은 '초장', '중장', '종장'으로 이뤄져 있다. 그것을 '평시조'라고 부르는데, 이것들은 3장 6구 45자 내외라는 꽤 엄격한 규칙을 갖는다. 그것에 '왜?'라고 물을 수도 있으나, 그것은 그냥 규칙이다. 누구도 3행시에 대해, '왜?'를 묻지 않는다. 원래 모든 문화는 기본적인 규칙 위에서 변칙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끝말잇기를 하거나 3행시를 짓거나 모두 비슷한 일이다. 어쨌건 우리 조상들은 평시조를 가지고 자신의 문학적 감각을 뽐내고 감탄했다. 그러나 조선 후기가 되면, 한글 창제에 의해 시조의 형태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시조를 다루는 이들이 '여인'과 '평민'들로 확대되면서 구조가 파괴되고 다양한 형식의 시조가 만들어지게 된다. 그러다보니 조선 후기 시조에는 '작자미상'의 시조가 많다. 또한 이들의 어투는 꾸밈없고 진솔하다. 때로는 경박스러워 보이는 부분도 적잖다. 그러나 그것이 재미가 된다. 그러한 시조를 '사설시조'라고 한다. 사설 시조를 읽으면 현대 우리가 즐기는 '랩'처럼 다양하게 재미있는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음은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다.

두꺼비가 파리를 물고 똥더미 위에 앉아서

건넛산을 바라보니 매가 떠있거늘 가슴이

깜짝 놀라서 풀쩍 뛰어서 뛰어가다가 똥더미 아래 자빠졌다.

아이구, 날랜 나이니까 다행이지 아니면 멍 들 뻔 했다.

이다현 선생님의 생강 국어 '운문 문학 개념'은 역시 다른 '생강 시리즈'처럼 쉽고 간결하게 문학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사실 '문학'을 배우는 것을 대체로 학창시절 멈추지만, 이 글을 쓴 이들은 모두 성인이고 이것을 즐긴 이들도 대체로 그 시절에는 성인들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학생들에게 조차 시험의 전유물처럼 되어졌지만 성인이 보기에 꽤 좋은 오락거리이기도 하다.

또한 생강 시리즈의 경우에는 역시 쉬운 풀이로 인해 가볍게 즐겨 볼 수 있어 좋은 듯하다. 성인에게도, 수험생에게도.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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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크리스마스는 햇볕이 따갑고 공기는 찼다. 눈을 뜨고 있으면 눈이 아팠다. '찰싹' 내리쬐는 햇살에 피부는 따끔 거렸다. 들여 마신 공기는 콧구멍으로 들어와 몸 구석 구석을 돌고 나갔다. 차가운 공기가 남극 빙하의 냄새를 품은 것만 같았다. 그것이 '오세아니아'의 첫 인상이다. 신발 밑창이 더러워 지지 않는 나라. 정갈한 카펫을 깔아 놓은 것처럼 잔디가 덮여 있고, 그 어디를 봐도 그림과 같았다. 마치 사진촬영을 위해, 강한 조명을 켜놓은 것처럼 모든 것은 '모델' 같았고 그림 같았다. 그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표정에도 여유가 있었다. 비가 내려도 그들은 뛰지 않았고 맨발로 거리를 걸어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선글라스가 필수품인 그곳은 '뉴질랜드'라는 곳이었다. 친구에게 '뉴질랜드'를 이야기하면 이야기가 길어졌다. '풍차'가 있는 나라가 아니며, 유럽에 있지 않다고 알려줘야 했다. 국기에는 하얀색이 아니라 빨간색 별이 있다고 알려줘야 했고, 별의 갯수와 모양, 위치가 다르다는 부가 설명도 해야 했다. 그곳은 매우 '영국'과 닮았고 그러지 않기도 했다. 뉴질랜드의 전통음식을 묻는다면, 현지 친구들은 '피쉬앤 칩스'를 답하곤 했다. 다른 음식을 물으면 '스테이크앤 칩스'를 답하기도 했다. 영국 여왕의 생일은 국경일이 었으며 국기 자체에도 '유니언잭'이 있었다.

별것 아닌 것들이 뭐든 새로워졌다. 배경이 바뀌었다. 어쩌면 배경이 바뀌었다는 믿음이 그렇게 만들었을지 모른다.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행동에도 여지없이 그랬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니, 뭐든 것은 신기했고 새로웠고 흥미로웠다. 애초에 '언어'에서도 그랬다. 날마다 '배움'이 가득했다.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지, 카페나 병원, 식당에서 언제나 배웠고 언제나 실수했고 실수한 흔적은 기억이 되어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됐다. 그것들은 나의 머릿속 '메모리 공간' 어느 한 켠을 차지하고 완전히 새로운 자아가 될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 그들의 입술을 뚫어지게 쳐다봤고, 그들의 입술 모양과 혀의 움직임 목젖이 떨림까지 느리게 보였다. 어제 들은 말을 오늘 써보고, 오늘 써본 말을 다시 들어가며, 그들이 사용하는 말에 어감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떠난 이유는 '여행'은 아니었지만, 여행이 일상을 새롭게 한다는 것에는 어느정도 동의한다.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원래 사람은 환경에서 배우는 터라, 맹자의 어머니도 세번이나 이사를 떠났다고 하지 않던가. 환경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관계'가 바뀐다. '관계'가 바뀌면 결국 '자아'가 바뀐다. 과거에 내가 쌓아 올린 흔적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다시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매순간이 또렷하게 기억나는 까닭은 오늘 아침 먹었던 식사 메뉴가 기억나지 않는 까닭과 완전히 상반된다. 그것이 기억나는 이유는 그것이 새롭기 때문이고, 그것이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반복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어떤 것을 '일반화'하여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 고로 반복된다는 것은 이미 흘러 넘치는 호수에 빗물을 뿌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충분히 적셔도 티나지 않는 충분함. 삶이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한 번도 적혀진 적 없는 땅 위에 비를 뿌리는 것도 한몫이다. 어린시절, 선생님들은 '외국'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셨다. 외국인들은 '개인주의'가 심하다거나 '정' 많은 국가는 한국 만한 곳이 없다거나, 이들은 자신감이 넘친다거나 하는 것들이 그렇다. 내가 본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10년을 겪어보니,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더라. 그곳에도 말 한마디는 커녕 눈도 마주치지 못할 만큼 내성적인 백인 여자애들이 있었고, 다들 배우처럼 잘생기거나 예쁜 것도 아니였다. 중학교 때, 배운 영어 문법을 현지애들이 틀리는 경우는 허다했고 연애에 대한 고민, 취업에 대한 고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거기에서도 그대로 있었다.

정도가 다르지만,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 아버지는 내가 군입대를 예정하고 있을 때,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사는 것 다 똑같다'. 실제 아버지는 '특전사'로 군활동을 하셨지만, 그곳의 사람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다. 어디에도 이상한 사람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다. 비율의 차이라면 존재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 '외국인 친구'들은 점차 그냥 '친구'가 되어갔고, 사용하는 언어나 생김새의 경계는 희미해져서 '사람'으로 보였다. 어떻게 보면 '언어', '비즈니스', '마케팅', '경제', '경영' 그 따위 것들이 아니라, 내가 가서 얻은 가장 소중한 배움은 '그것'이었다.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다는 것. 그 시선을 얻었다는 것은 꽤 엄청난 것이다. 사람을 상대하다보면, 나쁜 사람과 멍청한 사람, 이상한 사람, 좋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보여지는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누구나 사연이 있고, 누구나 자신만의 역사가 있다. 그것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역사를 배워야 하고, 그들 각각의 역사가 5000년 된 한반도의 역사를 배우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 그것을 배운다기보다 그냥 수용하는 것이 맞다고 깨닫게 됐다.

'그런가보지,', '뭔가 이유가 있나보지', '그럴만 하니까 그런가보지'

그런 자세로 삶을 살아간다. 결국 나에게도 비슷한 시선이 생긴다. 나의 역사를 설명하기에 상대는 그 지리한 것에 호기심도 없을 것이고 시간도 충분치 않을 것이다. 나의 온전체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줄 여지가 없을 때, 나는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노현지 작가'의 '낯선 계절이 알려준 것'은 중장기 해외 생활을 한 젊은 부부의 일상이 담겨져 있다. 이 글을 읽으니, 20대의 나의 생각들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맞아. 그랬지'

지금은 조금씩 잊혀져 가는 그 기억들이 다시 살아나는 걸 보니, 내가 겪은 기억들은 '신기루'나 '환상'같은 것은 아니었나보다. 가끔 현실에서 현실로 돌아온 지금에서야 '그것들이 너무 환상같은 경험'이라 그것이 진정 나의 기억속에 존재하는지 의심됐다. 그러나 기억은 먼지에 뒤덥힌 사진처럼 먼지만 걷어내면 언제든 되살아나는 것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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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붙잡힌 살인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진환 옮김 / 아르누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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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말했다. 와이파이를 이용한 해킹이었다.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곳이면 누구든 해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카페나 도서관, 식당, 학원 등에서 공유하는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같은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이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내부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었다. 기자는 원리를 설명했다. 방법도 함께 설명했다. '통신사별' 와이파이 기본 비밀번호도 알려 주었다. 기자는 범인들의 해킹 방법을 알려줬다. 주의하라는 의미겠지만 깜짝 놀랐다. 그 방법이면 누구나 쉽게 해킹할 수 있다. 초등학생도 가능하다. '뉴스에서 말해 줘도 괜찮은가.'생각이 들었다. 그 뉴스를 접한게 10년도 훨씬 전이다. 그러니 이 정보는 뉴스 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네이버 지식인에서도 쉽게 알아 낼 수 있다.

실제 사건을 본 적이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였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해킹 사건은 분명했다. 내용은 이랬다. 함께 일하는 모든 동료의 카카오톡으로 '동영상'이 뿌려졌다. 이에 대해 그는 말했다.

"해당 영상의 사람, 저 아닙니다. 경찰 신고도 완료했습니다!"

나에게는 영상이 오지 않았다. 고로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 '성'과 관련한 내용임은 틀림 없다. 그 사건이 있고 며칠 뒤에 뉴스에 기사가 떴다.

"스마트폰 해킹을 이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범인들은 피해자들의 사진과 영상을 이용하여 협박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역시 '기사'가 사실을 인정해 줬다. 뿌려진 영상 속의 인물은 '동료'였던 것이다.

뉴스에 따르면 범죄 방법은 이렇다. 상대의 스마트폰에 '랜섬웨어'를 설치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영상을 보게 하거나, 무언가를 다운로드 받게 하면 된다. 그러면 다운로드 되는 파일 내부에 '백도어 프로그램'이 함께 설치된다. 이후 상대의 스마트폰에 있는 모든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영상과 사진 속에 있는 내용을 가져와 그를 이용하여 상대에게 협박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격 작동을 통해 열고 녹화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이 판타지 같은 내용은 판타지가 아니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친구와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장난을 했던 적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질 않는다. 어려운 것은 아니고 이미 프로그램이 다 짜여져 있는 것에 상대에게 백도어만 옮겨 넣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원격 조종으로 CD룸을 열거나, 컴퓨터 전원을 끄는 등을 할 수 있었다. 고작 그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이 되기 위해서는 직접 친구의 집에 그 프로그램을 까는 행동을 해야 했다.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해킹의 전부였다.

어쨌건 이렇게 랜섬웨어가 설치되어 사생활 정보를 꺼내오면 금전 요구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100만원을 요구를 한다. 100만원을 입금 시키면 원본을 삭제해 준다고 약속한다. 이후 입금이 완료되면 200만원을 요구한다. 200만원도 입금이 완료되면, 400만원을 요구한다. 이런 요구가 임계점에 차서 '마음대로 해라'라는 식이 되면, 그들은 실제로 영상을 카카오톡의 모든 지인에게 뿌려 버린다. 그 동료도 수차례 입금 요구에 입금을 했다고 했다. 그러다 '멋대로 해라'라는 식으로 대응했고 상대는 모든 영상을 카카오톡의 지인에게 뿌려 버렸다. 신고가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에서 범인을 잡기는 힘들어 보였다. 또한 범인을 잡는다고 해도 망가져 버린 사회생활은 복구하기 힘들다. 비슷한 사건은 많다. 해킹 사건은 아니고 '보이스피싱'이다. 이들은 불특정인에게 마구잡이로 전화를 건다. 전화를 걸다가 성인 남성이 전화를 받으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불법 성매매 업소 방문했던 적 있지 않느냐?"

그때 영상이 촬영됐으니 금전을 입금하라는 요구다. 물론 이는 거짓말이다. 뉴스에 따르면 성인 남성 중 상당수가 실제 방문 경험이 있어서, 꽤 많은 이 요구에 응한다고 한다. 슬쩍 찔러 본 요구에 상대가 응하면 좋고, 아님 말고 식의 보이스피싱이다.

실제 나에게 비슷한 전화가 왔었다. 상대는 모르는 번호로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했다. 한 업소에서 나의 영상이 찍혔다는 것이다. 이런 쪽으로는 꽤 깔끔한 삶을 살았기에, 나는 '어느서'인지 물었다. 상대는 '창원경찰서'라고 했다. 나는 웃으며 '제가 제주 거주하는데, 창원에서 찍혔나요?'하고 물었다. 그럼에도 상대는 포기하지 않고 꼭 조사에 출석하라고 말했다. '제가 다시 창원서로 전화 드릴께요'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꽤 재밌는 해프닝이다. 이런 보이스피싱은 종종 걸려 올 때가 있다. 한 번은 카카오뱅크를 사칭하여 전화가 왔다. 깜빡 속을 뻔 했으나 금방 알게 됐다. 전화 온 이에게 역으로 계속 전화를 했던 적도 있다. 상대는 한 두번은 받다가, 나중에는 받지 않았다. 실제 이런 범죄는 생각보다 죄가 가볍지 않다. 이 범죄를 주도하는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거나 명의를 사서 이용하기도 한다는데, 가령 통장을 빌려주면 그 댓가로 한 달에 얼마를 준다는 식이란다. 이제는 '보이스피싱'이 아니라, '광고' 문자와 전화가 너무 많이와서 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해 둔다. '디지털 디톡스'라고 하여, 최대한 디지털 기기에서 멀어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정말 공감되며 현실적이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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