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프로텍터 - 생명의 물을 지키는 사람들 이야기, 2021 칼데콧 대상 수상작
캐롤 린드스트롬 지음, 미카엘라 고드 그림, 노은정 옮김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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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om always said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인생이란 초콜렛 박스 같은 거라고 엄마가 항상 말했어요. 어떤 걸 먹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거에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포레스트검프(1994)'의 첫 장면에 나오는 대사다. 포레스트 검프는 무릎 위에 초콜렛박스를 얹어 놓고, 하나를 집어 입으로 넣는다. 어떤 바보가 우스꽝스럽고 어설프게 살아가면서 성공하는 코미디 영화로 알고 봤던 30년 전 영화다. 영화는 새하얀 깃털과 함께 시작했다. 자유롭게 바람따라 날아다니는 깃털은 숲을 지나기도하고, 달리는 차가 있는 차도를 스치기도 하며, 어떤 이의 어깨 위에 잠시 머물기도 했다. 그런 깃털이 다시 날아와 주인공의 발 사이에 사뿐하게 가라앉는다. 가벼운 인연을 소중히 대하는 주인공은 우연하게 온 깃털을 집어들고 여행가방 안에 잘 보관한다. 인생이란 그처럼 가볍게 살고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기도 하며, 위험한 곳에 노출되기도 한다. 그런 우연과 우연을 겪은 인연과 상황을 소중히 해야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던 영화의 오프닝은 어린시절, '그냥 깃털이 날아간다.'의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미를 가졌다. 인생이란 왜 초콜렛 박스와 같을까. 도저히 이해불가한 대사를 던진 감독의 의도가 읽혀지지 않았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그 대사의 깊은 뜻을 알게 됐다.

요즘에는 초콜렛이 획일적인 모양으로 포장되어 있다. 혹은 각 포장지마다 그 맛이 표기가 되어있다. 하지만, 30년 전 초콜렛 상자의 초콜렛은 모두 같은 포장지에 쌓여 있었다. 그 속에는 다른 맛들이 있었다. 과연 무엇을 먹을지는 알 수가 없다. 직접 까서 먹어보기 전까지 말이다. 어떤 초콜렛을 먹을지는 먹기 전에는 알 수 없으며, 임의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모두 운이고 우연일 뿐이다. 모든 것은 선택이다. 배경 지식을 알지 못하고 봤던 영화 속 명대사는 그저 의미없는 한 장면으로 머릿속 어딘가를 쏘다니다가, 우연하게 숨은 뜻을 알게 된다. 초등학교 시기, 담임 선생님은 우리 초등학생들에게 고등학생도 모를만한 역사 이야기를 해 주시곤 했다. 그는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조인됐다."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하셨다. 사실상 다수의 성인들도 잘 알지 못하는 '휴정협정일'을 나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지금껏, 그냥 배경지식으로 알고 있다. 1995년, 당시 나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나이가 많으신 담임 선생님은 수업을 하지 않으셨다. 진짜 살아 있는 역사를 봐야 한다고 TV를 트셨다. TV에는 노태우 전직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에 나질 않는다. 다만, 선생님은 "너희는 지금 역사를 보고 있다."라고 말씀하셨다는 것만 기억에 남았다. 당시 내가 봤던 것은 1995년 10월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의 수 천 억원의 비자금에 대한 기자회견이었다.

1997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치와 낭비가 국고를 파산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TV와 기타 매체에서 꾸준하게 올라왔다. TV에서는 '파산', '도산', '해체'가 연이어 보도됐다.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고 아버지는 IMF라고 했다. 이후로 나는 IMF가 '국제통화기금'이라는 사실보다 '국가부도'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착각했다. 2001년 3월 21일. 어떤 인물의 장례식이 뉴스에 비췄다. 인물이 몸담고 있는 기업은 해체됐고, 얼마 뒤 그 인물의 장례식 장면을 보고 아버지는 너무나 아쉬워 하셨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이었다. 아버지는 대한민국에 너무 큰 인물이 졌다고 하셨다. 지금에와서는 '정주영'이라는 인물이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어떤 인물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는 이의 장례식을 반드시 보게 만드셨다. 어린시절 얼핏 들었던 기억들은 아주 미세하게 남아 있다가 성인이 되고 다시 나를 학습시켜준다. 아이와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아이의 토양에 어떤 씨앗을 뿌릴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무기력하게 갇혀 있는 '공주 님'이 용감한 '왕자 님'이 구해 줄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리는 '동화책'보다는 무언가 남을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검은 뱀'은 스치며 물을 오염시킨다. 물은 여러 생명을 파괴한다. 검은 뱀의 모양은 '송유관'처럼 길다. 붉은 혀가 낼름 거리며 불 꽃처럼 빨갛다. 우리 아이의 머릿속 어딘가에 이 모습이 들어 앉았다가 성인이 된 어느 순간, 번뜩이며 새싹을 돋아 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환경에 대한 교육을 담은 책은 반드시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교'는 1976년 세워진 '한국공문수학연구회'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 '공문수학'이란 일본의 '구몬수학'의 한문표현이다. 대교그룹은 20대의 강영중 회장이 소규모 그룹과외를 시작으로 성장한 곳이다. 뼈 속부터 '교육'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출판물이다. 믿음이 굉장히 가는 철학있는 기업이다. 아이들과 함게 읽은 '워터프로텍터'는 미국의 노벨상과 같은 칼데콧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글과 그림을 담당한 작가님은 인디언 출신이다. 작가인 캐롤 린드스톰은 2016년 4월, 인디언 마을의 실제 이야기를 이처럼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북미 자치 구역의 원주민들을 대형 송유관 공사로 부터 지키자는 운동이 배경이다. 해당 내용은 실제로 북다코다주 바켄(Bakken) 유전 지역에서부터 남다코다주, 아이오와주를 거쳐 일리노이주까지 4개주를 가로지르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1900km를 잇는 파이프 라인 프로젝트다. 여기에 원주민들이 저항하는 내용이다.

2016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여 '셰일혁명'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던 시기다. 셰일혁명은 사실상 '물'과 굉장히 연관있는 사업이다. 오일 셰일(oil shale)은 석유를 품은 일종의 퇴적암층인데, 진흙과 같은 알갱이가 석유와 함께 굳어진 암석이다. 이 암석에서 석유를 추출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물과 모래, 화학약품을 섞은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하여 암석을 깨뜨리며 수평으로 시추해야하는 셰일 시추 공법은 실제로 엄청나게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이런 공법이 얼마나 물을 낭비하는지는 '중국'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대표적인 물부족국가인 중국은 실제로 미국보다 훨씬 많은 양의 셰일매장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은 셰일을 생산해 낼 수 없다. 그 이유는 당연히 높은 압력으로 지층을 부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며 환경에 엄청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시기가 바뀌고 미국의 대통령과 미국 정책이 바뀌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친환경 정책과 셰일 규제를 내세우고 있다. 아마 현재에 와서는 해당 이슈가 잠잠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다음 대선에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떤 인물이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다시 또 정책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 가볍게 읽은 동화책이자만, 우리 아이가 나중에 어렴풋 기억나는 이야기와 역사를 섞어 살고 있는 현재를 해석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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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잠들지 않는다 -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회고록, 한계를 넘어 더 큰 내일로
롯데지주 지음 / 나남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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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경상남도 울산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빈농의 5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역사를 갖고 있던 동아시아는 100년 전 그가 나고 자라면서 그 역사를 함께 한다. 윈스터 그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던 주인공이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6~8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함께 한다. 롯데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회고록’을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난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과 일본의 살아있는 역사를 배운다. 100년 전 ‘신격호’는 태어났고 전쟁과 가난 등, 동아시아가 피하지 못했던 역사의 흔적을 고대로 맞이했다. 그는 개인적 아픔과 국가적 고통을 함께하며 성장했다. 단순히 ‘돈’이 아닌 다른 가치들을 쫒던 그에게 ‘돈’이 따라온 것은 당연했다. 사람들은 부차적으로 따라붙은 ‘돈’에 집중을 했지만, 그의 열정은 ‘돈’이 아닌 ‘신뢰’에 모여 있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에 사람들은 지갑을 연다. 그는 그렇게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일궜다. 일본에서 수제 비누를 만들어 판매하던 시기부터, 껌을 만들어 파는 과정까지 순조롭지 않던 여러 상황에서도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여겼다. 흔히 요즘 말하는 ‘마케팅’이 장기 전략적으로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의 인생이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를 좋아한다. 롯데마트, 롯데 백화점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타지역 외출 시에는 무조건 그린카를 이용한다. 외출에서는 엔젤리너스와 롯데리아를 방문한다. 롯데월드, 호텔롯데, 롯데 시네마만 다닌다. 이유는 굉장히 사소하다. 롯데는 소비자 친화적 기업이다. 소비자가 어떤 생활 패턴을 갖는지 굉장히 유심히 관찰하는 기업이다. 롯데는 소비자의 생활에 맞는 생태계를 갖고 있다. 다른 기업이 생산 생태계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화 생활을 비롯해 대부분의 현대인의 소비는 롯데그룹계열이 만들어 놓은 생태계 내에서 가능하다. 롯데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소비에 대해서는 ‘엘포인트’가 적립된다. 엘포인트는 혜택이 다양하다.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소비를 롯데 생태계에서 해결하면 ‘롯데’에게 나는 ‘VIP고객’이 된다. 앞서 말한대로 롯데는 소비자를 생활을 유심히 관찰한다. 이 도서에서 신격호 회장이 롯데를 일궈 온 과정을 보자면 알 수 있다. 롯데가 만든 소비 생태계 속으로 들어가면, 롯데는 소비자의 빅데이터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불편사항을 또다른 서비스로 확장한다. 롯데는 굉장히 나에게 친근한 기업이다. 이처럼 롯데의 소비 생태계에 가까워지면서 나 또한 ‘신용’에 대한 그룹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그들 생태계로 들어온 이들에게 롯데는 엄청난 보배다. 이렇게 소비자와 생산자 서로 간의 신뢰가 쌓인다.

현대나 삼성의 창업 철학과 개인사는 많이 알려져 있다. 다만 롯데는 그렇지 않다. 이는 창업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철학 때문이다. 그는 생전에 “기업인이 경영만 잘하면 되지 굳이 말로써 자랑할 게 무어냐”며 남들 앞에 서기를 꺼려 했다. 그런 롯데의 조용한 철학은 되려 많은 오해와 편견을 만들기도 했다. 일본에서 성장한 롯데를 두고 사람들은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했다. 일본과 한국 간의 국가 간의 문제가 있을 때마다, 롯데는 타겟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의 조용한 경영철학에 따라 그들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JP모건이나 AIG, 골드만삭스, 메릴린치를 보며 흔히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계 자본’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면서 세계를 움직이는 경영인들을 보며 ‘유대인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롯데는 한국기업인지, 일본기업인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실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며 양국 모두의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국 모두의 근로자에게 고용창출을 불러 일으킨다. 두 개의 문화가 함께하며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더 넓은 포용력과 데이터베이스를 갖는다. 이처럼 양국을 연결하는 거대 기업의 창업주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어쩌면 행운에 가깝다.

한국전쟁이나 일본의 전쟁과 같이 극단적인 악조건에서 신격호 회장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열정을 갖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위기는 기회다. 그의 인생을 훑어보며 느낀 것은 그렇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 사람에게 신뢰를 얻는 능력. 지치지 않고 열정을 쏟는 능력. 그런 능력이 그를 최고로 만들었으며 그것이 한국과 일본이라는 동아시아의 거대한 경제강국에 기여를 했을 것이다. 롯데는 단순히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 이상의 문화와 가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이며 그런 기업의 뿌리를 신격호 회장의 회고록에서 분명하게 확인 가능하다. 책은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고, 경제와 경영을 말해주며, 개인의 삶과 인생을 보여준다. 이미 문학적 가치가 완전한 한 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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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신이 된 말더듬이 킬러 프로페셔널 장 시리즈 1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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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모순덩어리가 많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국가 요원이던 수현(이병헌)이 살인마였던 장경철(최민식)을 상대로 응징한다. 이 영화에서 나는 '모순'을 보았다. 여기서 악마란 '살인마 장경철(최민식)뿐만 아니라, 수현(이병현)도 마찬가지다. 악마 상대하기 위해 악마가 되는 것은 과연 '선'에 속하는 것일까. 말더듬이 살인청부업자 장덕구는 기득권의 위선과 부패, 약자를 괴롭히는 사회악만을 골라 청부살인을 하는 자칭 '인간쓰레기 처리용억자'다. 그는 어린 시절 엄마로 부터 버림을 받고, 학대와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다. 그는 어려운 성장환경에서 약자들이 느끼는 분노와 절실함에 공감했다. 그리고 철저하게 약자 편에 서서, 약자를 괴롭히는 '사회악'을 처단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그 처럼 사회의 악을 처단하며 목표액 20억이 되면 하던 일을 청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주인공 장덕구는 살해를 할 때마다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 받는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죽임으로써 약자의 편에서 강자를 상대하고 스스로 선행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사회에 뿌리 깊은 갑질과 범죄에 깊은 공감을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리는 '청부살해업자'일 뿐이다. 그는 어린시절 학대와 충격으로 '말더듬이'가 생긴다. 말을 더듬는 그는 소설 진행 중 난데없이 '대화의 신'으로 방송 출연을 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짧게 한 마디로 정리하면 모순이 되는 일들이 많다. 그 누구보다도 '사회의 정의'를 위해 움직이던 장덕구는 20억이 되면, 모아둔 돈을 가지고 호주로 난민이 되어 도망갈 생각을 한다. 그는 철저하게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그의 행동 모든 것에는 모순이 있다. 소설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많다. 어린 시절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을 안고 살며, 의뢰 대상자가 누군가의 가족이며 사랑하는 이의 사랑하는 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청부살인 건을 진행한다. 소설은 의뢰대상자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현실에 있는 일들을 최대한 보여주고자 한다. 연예기획사들이 연습생 상대로 성상납 관련 이슈나, 정치인들의 문제들이 그렇다. 최소 금액 1억으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 달라고 부탁하는 이들 그리고 그것을 처리하는 이들, 다시 상대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이들. 세상은 모두 악을 통해 악을 덮어 버리는 모양새로 나름의 '선'을 실행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청부살해업자'라는 본업을 뒤로, '번역가'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문학에 대해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다. 작가는 이런 주인공의 상황과 목소리를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넌지시 던져 넣는다.

소설에는 한국 문학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을 읽다가 문뜩 공감한 부분이 있다. '문체주의 그리고 단편 중심 때문에 한국 소설의 불구화 되었다.' 이어, 일본 문학과 비교를 한다. 한국 문학은 비교적 어렵다. 예전에 일본 소설이 재밌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며 일본 문체가 비교적 쉽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해당 글에는 '일본인'으로 보이는 분께서 '일본 문체가 쉽다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없다.'며 불쾌해 하셨다. 내용에 대해 답변을 드렸지만, 해당 아이디는 1회성으로 만들어진 아이디인지, 이미 탈퇴된 아이디였다. 내가 일본의 글이 쉽게 읽힌다는 내용이 기분이 나쁘셨던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일본의 글이 쉽게 읽힌다는 것은 일본 문학의 수준이 쉽고 하찮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 아니다. 원래 글은 쉽게 읽혀야 한다. 거기에 맞는 글을 쓰는 일본의 글이 더 수요가 많고 재밌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국의 글은 너무 문체주의적이다. 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소설은 일본인 작가와 한국인 작가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서로의 시선을 썼던 한일 공동작품인데, 너무 재밌게 읽었다. 여기서도 명확하게 한국과 일본의 문체가 비교된다. 공지영 작가 님의 글이 읽기 어렵다는 말은 아니지만, 한국의 글과 일본의 글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소설 중 하나다.

우리는 쉽게 쓸 수 있는 글을 어렵게 쓴다. 흔히 우리나라 공문서만 보더라도 간결하게 끝맺음 지을 수 있는 글을 불필요한 접속사와 부사, 형용사로 길게 늘여 씀으로 읽기 어렵게 만든다. 다음은 교육회복지원금 관련 공문이다.

A

"현재 자녀 2인 이상인 다자녀 가구의 경우 중복오류로 인하여 신청이 되지 않으며, 동명이인이 있는 경우와 본인 명의의 전화번호가 아닌경우, 신청서의 정보와 앱 가입상의 정보 등이 하나라도 불일치하는 경우 신청이 되지 않고 있음."

B

-신청 불가 경우

1. 현재 2인 자녀(다자녀)인 경우

2. 동명이인인 경우

3. 본인 명의 전화가 아닌 경우

4. 신청서 정보와 가입상 정보가 불일치하는 경우

우리나라의 공문은 대게 A의 형식을 띄고 있다. 해당 공문은 인터넷에 '공문'으로 검색한 결과를 임의로 갖고 온 것이다. 결국 B처럼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는 사항을 굳이 어렵게 ','를 이용하여 하는 경우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마지막 문장이 '신청이 되지 않고 있음' 이라는 문장도 굉장히 어렵다. '신청불가함' 혹은 '신청 안 됨'으로 써서는 안될까.

소설은 꽤 재밌다. 이 소설은 다만 소설의 재미 뿐만 아니라 작가가 담고자 했던 메시지가 분명한 모양이다. 책의 뒷변에는 그런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작가는 최대한 쉽고 재밌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감한다. 간혹 일본문학이나 영미문학이 아니라 '한국 문학'을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반대한다. 우리 한국 문학은 '일본문학, 영미문학'과 다툴 것이 아니라, 문학 시장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한다. 사람들이 영어권 문학을 읽던, 일본 문학을 읽던, 문학 자체에 관심을 갖고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고 난 뒤에야 우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당 독자를 가져와야 한다. 읽으면서 '한국 소설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소설'이구나 하고 읽었는데, 중반부에 주인공의 입을 빌린 작가의 생각과 실제 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부분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책은 시리즈물로 간행될 예정인듯 하다. 내가 읽은 1권의 내용이 모호하게 마무리 됐다. 작가 님의 다음 작품에 굉장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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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생
이태산 지음 / 좋은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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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가 7월 4일에 태어난 줄 알지? 아니야, 너는 실제로 5월 26일에 태어났어. 바로 너희 할아버지의 기일이지, ... 너는 저주받은 아이야"

술에 절어버린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고 정신병에 걸린 어머니와 불우한 환경.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어긋나게 되는 학창시절과 인간관계. 사실 그 모든 것은 태어나면서 정해진 것들에 의해 정해지고 말았다. 영화 '똥파리'를 보면 지독하게 불우한 삶들이 연출된다. 본 소설 또한 그렇다. 수려한 필력으로 170쪽 밖에 되지 않는 얇은 소설이지만 한 편의 잘 만든 독립영화를 본 느낌이다.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굉장히 어둡다. 어떤 것들이 벌어지기 위해서는 대부분 납득 가능한 전조증상이 있기 마련이다. 나이가 생기며 많은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전까지 얼마나 많은 종류의 사람과 삶의 방식이 존재하는지 납득하지 못했다. 어린시절 나의 실제 가정사는 무척 평범했다. 성실하시고 가정적인 아버지와 현명하고 강직한 어머니, 유머러스한 동생. 어린시절부터 자기소개를 해야 할 때면, 항상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이라는 배경을 적곤 했다. 집은 부유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풍족했고 비슷한 경제수준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촌에서는 부족함을 몰랐다.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가정환경을 가진 친구들과 섞이고 더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됐다. 영화 속에서 보던 극단적으로 쉬이 풀리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갖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당시에는 그 이야기들이 꽤 공감되지 못했다. 누구나 비슷한 상황을 살고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보다 힘든 가정사는 흔했다.

소설을 보면 '영화 똥파리'와 '바람'이 생각이 났다. 어려운 가정사는 아주 작은 시작이지만 산꼭대기에서 굴리는 스노우볼 효과로 점차 그 사람의 작은 선택과 생각을 지배했다. 극단적인 생각과 결정의 연속, 충동적이고 자극적인 사고를 이어가는 그의 꿈은 '소설가'였다. 조금 허약해 보이는 누군가를 그저 과시용으로 두둘켜 패고, 다시 자신과 비슷한 누군가를 증오한다. 의심하고 증오하고, 이용한다. 밝은 방향으로 여차하면 나아갈 수 있는 몇 번의 기회에도 주인공은 여지없이 자신이 색을 고수하며 바뀌지 않는다. 웃지 않고 즐기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면서 그는 다른 누군가의 단점을 꾸준하게 찾아다닌다. 스스로 정하지 않은 태어난 날자 덕분에 어른들에게 '저주받은 아이'로 낙인 되면서 그는 행복과 사랑의 감정이 언제나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에서 평행선으로 규정되는 두 직선은 두 선 중 한 선의 각도가 1도만 안으로 달라져도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 출발점일 때 아주 가깝던 두 직선도 1도만 밖으로 달라져도 수 백 광년의 거리로 멀어질수도 있다. 흔히 나비효과처럼 시작점의 조그마한 각도의 차이는 삶을 살아가면서 꾸준하게 벌어진다.

어린시절 가정환경은 꽤 중요하다. 일반화 할 수 없다는 분명함이 있지만, 삼성전자의 권오현 전 회장은 사람 채용시 어린 시절 가정 환경을 주의 깊게 본다고 한다. 크고 엄청난 환경의 차이가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꾸준한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군대에서 행군을 할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별거 아닌 전투화의 무게는 출발점을 벗어나 1시간, 2시간, 3시간을 걸을 때마다 점차 무거워진다. 전투화의 물리적 무게는 달라지지 않을 지라도 시간에 따라 인간이 겪게 될 노출 빈도와 시간에 따라 그 체력의 정도가 약해지며 비록 1g의 어떤 것이라고 하더라도 1톤처럼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아이에게 부정적인 이야기 꾸준하게 노출시키면 그 무게가 비록 1g이라고 하더라도 1톤의 크기로 아이의 운명을 짓누를 수 있다. 책을 보면 작가가 썼던 여러 이야기와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주인공은 결국 자신가 가장 비슷한 누군가를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만난다. 표면적으로 매우 비숫한 상대지만, 유복하고 훌륭한 배경을 갖고 있는 누군가에게 알 수 없는 열등감을 느낀다. 비록 자신의 모습이지만 조금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자신의 비행은 과거의 어두움과 환경이 정당화 시켜 줄 수 있다고 믿던 그에게, 유복한 이의 비행은 도저히 용납하지 못할 어떤 것으로 느꼈는지도 모른다.

짧은 소설이지만, 꽤 긴 내용으로 느껴졌다. 보면서 답답하고 먹먹하고 때로는 이해가 가면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며 누군가의 인생을 훔쳐보는 것 같다. 이 글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 것은 작가의 필력이다. 아주 사소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꾸며 놓는 문장력은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욱 극으로 끌어올렸다. 배경은 어긋남의 시작이 될 수 있지만, 어긋남은 배경이 변명으로 작동되서는 안된다. 사랑, 연애, 우정, 진로 등 어두운 시작을 통해 삶을 바라보던 한 젊은이의 후회와 절망의 삶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다른 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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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앤 헬렌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동양의학에서는 만물에 '음양'과 '오행'의 성질이 있다고 봤다. 만물은 여러 성질을 갖고 있는데 흔히 수치화 했을 때, 그 성질이 편향되어 있으면 그것을 '편성(偏性)'이라 한다. 즉, 음과 양의 성질이나 물, 불, 땅, 나무, 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성질이 각 물질마다 어느정도 씩 존재하지만, 극단적으로 한 쪽으로 편성되어 있는 물질을 우리는 '약' 혹은 '독'이라고 부른다. '편성(偏性)'이 약하다는 것은 성질의 균형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것을 먹거나 취했을 때는 아무런 탈이 없다. 하지만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는 성질의 무언가를 먹으면 '탈'이 생긴다. 생긴 '탈'에 반대 극단의 성질로 융화시키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 원리다. 독과 약의 원리는 그렇다. 해파리, 독사, 독버섯, 전갈, 복어 등 이런 생물들이 갖고 있는 독은 그렇다면 어째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들과 비슷한 것을 해치거나 먹으려는 우리의 입장에서 '독'은 '생명을 앗아가는 악'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그들의 입장에서 '독'이란 생명을 치켜주는 '선'이다. 독사는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맹독성 물질'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독사'만 독특하게 그런 진화의 과정을 겪었을가? 아카시아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독특한 방어기술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 독을 만들어 내어 자신의 잎이 맛없게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독을 만들어 내는 것은 외부의 위협으로 자신을 지켜내는 생존 수단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떨까? 동물이든, 식물이든, 인간이든, 심지어 미생물이라고 하더라도 생존을 위협하는 강한 외부자극을 받으면 체내에 독성을 생성한다. 자신이 '맛없는 고기'라는 것을 적에게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외부에 이런 자극이 생기면 생물은 근육을 키워 고기를 질기게 만들고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자연독성 호르몬을 만든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라틴어의 'stringer(팽팽히 죄다. 긴장하다)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생물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긴장상태에 도달하면 신체는 '호흡'과 '움직임', '동공'을 비롯해 신체를 수축시키고 짧은 시간에 방어태세를 갖추기 위해 독성물질을 생성한다. 이런 스트레스(긴장감)을 인간에게 가장 많이 주는 상황은 '불확실성'이다. 심리학자 잭 니츠키는 인간은 상상의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동물이기에 다른 동식물보다 그 불확실성에 대한 부정적 가설을 결합하여 최악의 시나리오에 집착한다."라고 했다. 즉, 실제 위협보다 더 큰 가상의 위협을 상상을 통해 만들어내고 불필요한 '체내 독성'을 더 생성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균형잡힌 상태에서 긴장된 상태로 접어들게 되고, 긴장된 상태로 오랜 기간 노출되면, 임계점을 지나 자율 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흔히 말하는 불안, 우울, 무력감, 피로 등의 현상을 겪는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70%가 실제로 스트레스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사실상 '번아웃 증후군'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무력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재시대를 겪지도, 전쟁을 겪지도 않은 '요즘 애들'은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기에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걸까. 과연 그들은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배부른 소리'를 하는 것에 불과할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 째로, 기성세대의 기대감이다. 80년대 초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30%대였다. 하지만 '요즘애들'로 분류되는 세대들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는다. 모두가 공부하여 대학을 가는 사회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그렇게 '요즘애들'은 최고의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가 됐다. 기성세대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의 경제성장률은 엄청났다. 기성세대는 스스로 이뤄 놓은 일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그들은 스스로 자산을 형성하고 급여수준을 올렸으며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정을 만든다. 그들의 인생을 완전하게 해 줄 마지막 하나는 '자녀'였다. 그렇게 '요즘애들'은 엄청난 사교육과 관심을 받고 자란다. 그리고 그들은 '헬리콥터 맘(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 하는 엄마)', 슈퍼맘, 치맛바람의 용어가 만들어질 만큼 자녀에 대해 관심을 위장한 감시를 이어 나갔다. 사실상 모든 인간이 똑같은 능력을 가졌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해보지 못한 일들을 자녀가 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모는 교육과 간섭의 강도를 높혔다. 자녀의 성적이 곧 부모의 스펙이 되고 모두가 일단 입시를 향해 움직인다.

목적과 이유를 모르고 하는 행위에 인간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단 땅을 파!' 이유도 묻지 못하고 목적도 없는 '삽질'을 군대에서 남자들은 흔하게 겪는다. 이에 대해 '삽질한다'라는 '말이 만들어 진 것 처럼,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모른채 행위에만 집중하는 일들이 반복 될수록 젊은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를 했다고 좋은 대학과 취업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일을 하게되고 경제 성장률은 멈춰져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불확실성에 의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특히 이런 스트레스 중에도 부모는 '과보호와 감시'를 놓지 않는다. 동물원에 있는 늑대나 호랑이가 철장 앞으로 왔다갔다하는 행동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이런 정형행동이나 상동증은 구경꾼들에게 둘러싸인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이는 정신적 장애를 이야기 한다. 야생에서 자라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과보호 받고 있는 동물원에서 생존의 위협을 덜 받는 동물들은 이처럼 정신적 장애를 여지없이 나타낸다. 호랑이는 나른하게 누워 눈만 껌뻑거리고 어떠한 의지력없이 무력하게 있는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처럼 내부의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어 스스로 죽어가게 만든다.

'요즘애들'은 과한 업무에 시달린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발달로 그들에게는 해도 티나지 않는 잡무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게 된다. 읽지 않는 메신저나 SNS 표시와 같이 금방 1, 2분이면 해결될 만한 수많은 일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놔둔다. 그들은 그렇게 버스를 타면서 문자를 보내거나, 밥을 먹으면서 TV를 보는 등, 쉼없이 움직이고 행동하며, 쉰다는 것을 '낭비'라고 여긴다. 감시를 당한다는 것은 '쉼'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요즘애들'을 다그치는 기성세대들의 여러 말들이 있다. '우리 때에는 세탁기도 없어서 직접 손으로 세탁하고 그랬어...', '우리 때는 이런 음식은 명절 때나 구경하곤 했어.' 기성세대들에게 언제나 노출되고 비교되는 그들은 스스로 엄청난 독성을 만들어내어 무기력함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사실상 가장 생존의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여겨지는 야생 속에서 야생동물은 더 생명력을 부여받고 과보호 받는 동물원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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