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 잇 올 -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존 아사라프 지음, 박선주 옮김 / 부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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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 로고에는 화살표가 숨겨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철자 'E'와 'X' 사이의 공간을 살피면 우측을 향하고 있는 화살표를 볼수 있다. 그 화살표를 알아채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언제나 그 화살표를 보고 있었다. 화살표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이 글의 첫 문장을 보게 됨으로써, 화살표의 존재를 알게 됐다. 앞으로 '페덱스' 로고를 보면 화살표가 보일 것이다. '존재'란 그렇다. 어떤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 어떤 것을 인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한다. 시대의 현재들은 언제나 '사랑'과 '감사', '긍정'을 말했다. 평소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어떤 것을 인식하는 순간, 그것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가장 좋아하는 철학은 '음양설'이다. '음양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다. '무조건 반대가 존재한다'라는 자연의 규칙이 불편하기도 했다. 다만 알면 알수록 '음양설'은 포용하는 분야가 많다. 철학과 물리학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현상을 볼 수 있게 한다. 어째서 시대의 현자들은 '감사'와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집중했나. 이것은 어쩌면 흔히 말하는 망상활성계(Reticular Activationg System, RAS) 때문일 것이다. 쌍둥이 녀석이 태어나기 전까지, '쌍둥이'라는 키워드는 내게 중요한 키워드가 아니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쌍둥이가 없었고 내 주변에서 쌍둥이를 만나볼 일은 거의 없었다. 2017년 쌍둥이가 태어났다. 그 뒤로부터 세상은 나에게 거짓말 같은 현상을 보여줬다. 살펴보니, 살고 있는 동네에 '쌍둥이네'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사업장을 보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다니던 학교에도 쌍둥이가 있었으며, 어디를 가면 쉽게 쌍둥이들이 눈에 보였다. 이는 실제 쌍둥이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앞서 말한 망상활성계 때문이다.

우리 뇌에 들어 온 정보는 망상활성계에서 처음 받아들여진다. 이 곳에 들어 온 정보는 중요도에 따라 나눠져 이곳 저곳으로 전송된다. 어떤 정보에 우선권을 주고, 어떤 정보에는 우선을 주지 말아야 하는지 결정한다. 망상활성계는 실제로 감각 정보가 들어오면 특정 정보에 대해 각성시키고 기민하게 만든다. 마치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에 기민하게 된다. 쌍둥이가 태어나기 전, 다른 쌍둥이들은 이미 그 세계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이 중요한 정보가 아니었을 때, 마치 세상은 쌍둥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 다만 쌍둥이가 태어나자, 세상은 쌍둥이들이 넘쳐나는 것 처럼 보인다. 한 정보에 의식이 깨어 있고 각성해 있게 된다. 이것은 몹시 중요하다. 특정 정보에 갈망을 가지만, 이들의 뇌는 같은 방향으로 기민하게 반응한다. 이들의 뇌는 그 정보에 각성하고 기민 반응을 한다. 이런 상태는 의식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도 작용하며 심지어 자고 있는 동안에도 작동된다. 이런 증상은 '미친 증상'과 닮았다.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면 그는 반드시 꿈에 나타난다. 뇌가 바라는 갈망이 무의식 속에 들어와 박혔기 때문이다. 닮은 목소리, 표정, 말투는 다시 그를 상기시킨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그것을 마법처럼 이루어준다는 '시크릿'은 사실 물리학적 '우주'가 아닐지 모른다. 결코 눈에 보이지 않던 '쌍둥이'들이 세상에 넘쳐나는 것은 어쩌면 새로운 '다중우주'의 접속일지 모른다. 다시 '페덱스'의 로고로 돌아와보자. 다시 바라본 페덱스의 로고에서 화살표는 너무나도 잘 보인다. 그 화살표를 집중해서 보고, 오래 바라보기를 한다면 그 뒤로 부터는 화살표만 보인다. 성공한 이들의 특징은 흔히 '목표의식'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열정'을 이야기한다. 다만 '열정'에 앞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정보에 과다 노출되는 것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 쓰면 이루어지고, 말하면 이루어진다. 생각하면 이루어지고,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쉽게 이룬다고 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사실 온 우주가 나를 위해 작동되는 것 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목표를 기민하게 해주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은 먹을 때마다, 입을 때마다, 걸을 때마다 심지어는 잘때마다 목표가 떠오를 것이다. 그것이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파고 들면 잊혀져야 할 목표는 이따금씩 상기되며 지속성을 만들어 낸다. 한 번만 검색하면 관련 키워드를 자꾸 추천하는 알고리즘처럼 우리가 비슷한 정보를 만날 확률을 높혀준다. 의식적으로 해야 할 뇌의 작용은 자는 8시간동안, 운전하는 시간, 씻는 시간도 꾸준하게 이뤄진다. 간절히 바라고 그것을 실행하면 자아가 삭제되는 상황에 이르는 상황까지 무아지경으로 빠져 들어간다. 그것은 '몰입'이 된다. 열정, 몰입, 실천. 이것은 성공에 이르게 한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법칙을 발견하게 됐냐고 말이다. 이에 뉴턴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내내 그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까."

그 말은 당연하다. 영어를 간절히 하고 싶었던 만 스물의 나는 꿈에서도 영어를 공부했다. 노래를 듣다가 영어가 나오면 '기민'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내 아이와 비슷한 또래들의 자꾸 보인다. 이것은 분명 '열정'은 아니지만, '열정'보다 더 '열정'스럽다. 끊임없이 같은 방향으로 회귀하는 회귀장치를 심어 놓은 듯하다. 우주라는 것은 내가 태어나기 전 부터 존재한 물리학적 시공간이 아니라 어쩌면 '내 머리'가 만들어낸 다차원 시공간일지 모른다. 그렇다.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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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회사 재무제표 - 좋은 투자와 돈의 흐름을 읽는 가장 쉬운 방법
이대훈 지음 / 베가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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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그릇에 된장찌개가 담겨 있다.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국그릇에 코를 박고 먹는다. 그렇다고 내가 국그릇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국그릇은 도구이지, 컨텐츠가 아니다. '책'도 그렇다. 책을 좋아한다는 말은 잘못됐다. 돌이켜 보니 그렇다. 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담고 있는 컨텐츠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컨텐츠는 '경제'다. 경제는 반드시 책이 아니라도 좋다. 영상이나 사진도 좋다. 대학에서 '경제'를 공부했다. 경제는 매력있다.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을 닮았고 때로는 인생을 닮았다. 역사를 닮기도 했다. 경제는 그것들을 닮았다.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담기도 했다. 모든 것을 '경제'로 설명하는 것은 비판받기도 한다. 다만 환경에 더 적합한 종이 살아 남는다는 의미에서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와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농장에서 '적과 작업'을 한 적 있다. 한 가지에 너무 많은 과일이 달렸을 때, 부실한 과일은 저절로 낙과한다. 그것은 자연선택이다. 다만, 농부는 인위적으로 가장 실한 과일을 제외한 나머지를 뜯어 버린다. 농부가 개입하여 과일을 뜯어버리는 것은 케인즈주의를 닮았다. '자연 선택'을 돕는 '인위적 개입'. 농부는 가지에 달린 과일 중, 실한 것과 실하지 않은 것을 골라 내야 한다. 초짜 농부는 달린 과실 중 실수로 실한 걸 뜯고 부실한 걸 남기기도 한다. 여지 없이 부실한 과일은 크게 성장하지 못한다. 농부의 능력은 '농장'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것이 실한 과일인지, 부실한 과일인지를 아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규모 양적완화를 불러 일으켰다. 더 근본적으로 가자면 2008년 리먼사태부터 이미 세계 경제는 엉망이었다. 일단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밟아야 하는 자본주의가 회복을 더디게 하고 급한 불을 끄며 진행하게 했다. 이대로 갔다가는 자산가치가 지나치게 상승하고 화폐가치가 엉망이 될테다. 화폐가치란 다시말하면 '달러 지위'와 '패권'을 의미한다. 농부는 한 가지에 달린 여러 과일 중, 더 크고 실한 과일을 키워 내기 위해 멀쩡한 과실을 뜯어내야 한다. 그 출혈을 감내하지 않으면 그 가지에 달린 모든 과일은 '꼬마과'가 된다. 아까워 뜯지 못한 농부의 최후는 '상품성 없는 과일'을 생산할 뿐이다. 미국 중앙 은행은 마구자비로 성장하는 과일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명분은 '인플레이션'이고 방식은 금리인상이다. 앞으로 '우수수'하고 부실한 과일들이 떨어져 나갈 차례다. 그간 농부의 두려움과 게으름으로 달려 있던 과일들이 와르르 떨어질 것이다. 필사적으로 가지 중 실한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 안목을 길러야 한다. 과일이 많이 달린다는 소문이 나자, 초등학생은 물론 전업주부와 중고등학생, 대학생 할 것 없이, 너도 나도 투자를 시작했다. 뭐든 잡고 있으면 성장한다는 확고한 믿음은 '그래도 미국주식은 안 망해, 그래프를 봐바!'다. 그렇다. 성장은 반드시 우상향 한다. 과일을 여는 나무가 다시 새싹으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와중 와르르하고 부실한 과실을 떨구고 나아갈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들고 있는 과일은 대게 부실하다. 그들은 농사 한 번 지어보지 않고 '적과'를 시작한 초보 농부와 다름없다. 그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프'나 허무맹랑한 '미래 비전' 따위가 아니다. 현실적인 '재무제표'를 들여다 보는 일이다.

근래 투자를 시작한 이들은 마치 자신이 투자이 신이라도 된 듯, 경제에 관해선 자기 철학을 갖고 있다. '국부론' 한 권 읽어보지 않은 이들 혹은 '벤저민 그레이엄'이 누군지 모르 이들은 '워렌버핏의 투자철학'을 들먹거린다. 재무제표는 확인하지 않고 17세기 일본인들이 쌀가격을 표시하기 위해 만들어낸 '캔들차트'로 미래 가격을 재단한다. 넓게 그려진 차트 위에 멋지게 선을 긋고 '매집구간', '개미털기', '매수신호', '매도신호'를 언급한다. 단연컨데 내일 쌀값은 어제 쌀값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쌀값을 형성하는 것은 '기온', '생산량', '인구변화', '식습관', '문화' 등 다양하다. 빨갛고 파란 그래프들 들여다 본다고 내일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보기 위해선, 최소한 '천문학', '심리학', '철학', '지리학', '수학' 등의 지식이 필요하다. 워렌버핏은 '워렌버핏의 투자철학'이란 책을 읽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차트를 살피고 투자하지도 않는다. 그가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재무제표'다. 공시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혹은 '재무제표'를 확인하지도 않고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워렌버핏은 말했다.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드디어 물이 빠진다. 워렌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거래를 앞두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많지 않던 '물 빠지는 기간'에 적극 투자를 준비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책을 읽으면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경제에 관심을 가진 것을 본 기억이 없다. 다만 이들은 '경제'가 아니라, 오로지 '돈'과 '자산'에만 관심을 가진다. 낙과 시기에 떨어진 과일은 안타깝지만 농장은 더 과감하게 부실 과일을 떨어뜨릴수록 성장한다. 그것이 세계 경제가 성장해 왔던 방식이다.

우리 딸이 성인이 되면, 가장 권장하는 아르바이트로 '경리 업무'를 시키고 싶다. 가만히 앉아서 영수증을 붙이고 오른 손으로 '더존 프로그램'에 숫자키를 누르는 '사무직 노가다'라는 경리직은 실제로 매우 바람직한 경제 공부이기도 하다. 회계를 공부하면 '차변'과 '대변'의 개념을 배운다. 돈을 지출했다고 마이너스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회계는 한쪽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다른 쪽에 플러스를 기록한다. 경제에서 그냥 사라지는 돈은 없다. 어떤 경제 활동도 자본이 재화로 변경되지 증발되지는 않는다. 100만원짜리 자전거를 구매하면 100만원이 사라졌을 뿐만아니라 100만원짜리 자전거가 생겨난다. 한쪽에는 사라지고 한쪽에는 생성되니 사실은 그 균형이 맞는다. 경리직원이 입력하는 단순한 차변과 대변은 감사를 통해 재무제표가 되어 그 회사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자리잡는다. 제주에는 '부끄다'라는 표현이 있다. 표준어로 검색하면 '용솟음치다'로 나온다. 이 표현은 감귤에도 사용된다. 크기가 커다란 과일은 껍질이 '부끈 상태'일 때도 있다. 즉, 알맹이는 부실한데 물을 많이 먹으면 껍질만 '부꺼서' 크기만 키운 것이다. 이것은 상품이 되지 못한다. 어떤 회사가 인위적으로 규모만 키우기 위해 '부끈 상태'로 성장하고 있는지, 당도는 시원찮으면서 산도만 높은지, 어떤 비료를 사용하고 물은 얼마나 주는지, 햇볕은 얼마나 쐐고 있는지의 기록을 살필 수 있다. 아버지의 '영농일지'를 살피면 그해 농사를 예측할 수 있다. 그것이 거의 유일한 좋은 회사 찾는 법이다. 농사는 오늘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일이 아니다. 경제도 그렇다. 투자는 오늘하고 내일 수확하는 것이 아니다. 시기에 따라 언젠가는 꽃이피고, 언제는 과한 과일이 열려 있기도 하고, 언제는 '적과 작업'으로 괜찮은 회사를 골라 낼 때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자는 '박영옥' 님이다. 개인적으로 죽기 전에 꼭 만나 뵙고 싶은 분이기도 하다. 그분의 별명이 '주식농부'다. 농장을 예로들자면 지금은 적과 시기다. 우수수 부실한 것들이떨어지고, 실한 과일 위주로 한참을 더 투자하면 그때서야 수확할 시기가 온다. 앞으로 10년, 적과 작업을 한 뒤 5년 성장을 하고 다음 5년에는 수확할 시기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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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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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 악이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피끓는 증오심을 갖는다. 나는 절대 선이오. 증오하는 사람에 대한 들끓는 연민을 갖는다. 대체로 어떤 부분에 있어서 '선'이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 '악'이다. '악'은 '선'이고 '선'은 '악'이다. 정확히 이분할 수 없는 모호한 개념들이 에테르(ether) 상태로 존재하다가 상(相)을 짓는 순간, 그것은 그것으로 정의된다. 양자역학의 관찰자 효과와 같다. 모든 것은 파동으로 존재하나, 그것을 관찰하는 순간 물질로 바뀐다. 고대 인도에서는 인간이 짓는 4가지 상(相)을 주의하라고 했다. 산스크리트어로 말하면, '아트마 삼즈나', '사트바 삼즈나', '지바 삼즈나', '뿓갈라 삼즈마'다. 이것을 한자로 음차 한 것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철학적 개념이다.

'자신'을 불변한 존재로 보는 '아상'

'자신'과 남를 나누어 보는 '인상'

'쾌락'과 '호감'만 취하는 '중생상'

'영생'에 대한 욕심을 가지는 '수자상'

종교에 상관없다. 애초에 불교는 '철학'으로 볼 때,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다양한 종교가 섞여 혼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종교색'으로 덮어질 철학을 다시 끄집어 내본다. '자아'를 불변한 존재로 규정하거나 자신과 자신과 남을 구분하거나, 쾌락과 호감만 취한다거나, 영원히 살 것이라는 욕심을 갖는 것은 분명 곡해된 시선이다. 이처럼 왜곡된 시선으로 사물의 성질을 '정의'하는 것을 상(相)을 짓는다라고 금강경은 말했다. 누구나 그렇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를 미워하는 마음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도덕이 정한 '선'이 규정은 태초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다. 태초는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았다. 구약에 따르면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금단(禁斷)하신 열매인 '선악과'를 먹는다. 선악과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과일이다. 이것을 먹으므로 인간은 '선'과 '악'을 구분 짓는다. 태초에는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은 '하나님(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상(相)을 짓게 됨으로 고통을 알게 된다.

불순종의 결과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고 또 고통과 죽음을 맛보게 되었다.(창2:15-3:24).

그렇다. 창세기에 따르면 세상 만물은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은 그것을 온전히 보지 못하고 '선'과 '악'으로 구별하여 상(相)을 짓는다. 언어가 다르고, 표현 방법이 다르고 해석이 다르지만, 사실 동서의 현자들은 이미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거나, 호랑이가 사슴을 잡아먹거나, 인간이 돼지를 구워 먹는 것은 '선', '악'의 개념이 아니다. 어떤 것에 '선'과 '악'을 대입하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이 내린 '고통'을 알게 된다. 불교에서 이것을 '번뇌'라고 부른다. 구약에 따르면 그 뒤로 인간은 '부끄러움'을 알게 된다. 부끄러움은 '두려움'과 '죄의식'으로 연결된다. 선과 악을 구분 짓는 것은 두려움과 공포가 생겼다는 의미다. 그 어떤 것에도 '선'과 '악'을 구별하지 않으며 상(相)을 짓지 않는 것을 고대 인도에서는 '모크샤'라고 불렀다.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말하고 '해탈(堅固)'이라 한자로 사용했다. 상(相)을 짓지 않는 속박에 해방된 최고의 경지를 '니르바니'라고 한다. 이를 한자로 음차하는 과정에서 '열반(涅槃)'이라고 부른다.

로마서 11장 36절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성경에서 말하는 최종 진리와 목적은 '주께 이르는 일'이다. 즉, 최초의 선과 악을 구별하지 않는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이르는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선'을 '선'으로 규정하지 않고, '악'을 '악'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누가복음 23장 34절에서 예수는 말한다.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옵나이다."

자신을 십자가 위에 못 박고 죽이는 자들을 위한 기도는 그들을 바라봄에 있어 '선'도 '악'도 없이 바라본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보면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순수한 무지렁이 상태에서 '프란츠 크로머'를 만나며 '선과 '악'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분명한 '악'이 생겨나자 더 또렷한 막스 데미안이 '선'으로 등장한다. 선과 악을 구별한 순간부터 '에밀 싱클레어'의 삶은 '번뇌'와 '고통' 부끄러움이 따른다. 이는 성경이 말하고 불경이 말한 인간의 죄에 해당한다. 나태하고 속이고 훔치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다시 어떤 면에서는 극명한 선이 등장하여 우리를 구원한다. 스스로 자신이 누군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며 인간의 고뇌가 고스라니 느껴진다. 헤르만 헤세는 이 소설을 발표할 때, 이미 유명한 자신의 이름이 아닌 '싱클레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독자들이 그의 문체에 의혹을 제기한 뒤, 4쇄 출간부터 본명을 사용한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쓸 때, 구스타프 칼 융을 만난다. 소설 철학적 배경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이 둘은 모두 불교인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불교적 철학을 종교가 아닌 '심리학'과 '철학'적 도구로 이용한다. 이 둘에 관한 내용은 '북유럽 출판'의 '헤세와 융'을 보고 더 알 수 있다.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다. 어느 전쟁에서 누군가는 많은 사람을 죽인 댓가로 '선'을 부여 받고, 누군가는 죽이지 못한 댓가로 '악'을 부여 받기도 한다. 인류 역사를 포함해 우주창조 이래로 선과 악은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없다. 바라보는 이가 어떻게 그것을 규정하는지에 따라 모든 것은 결정된다. 선악과를 먹은 우리가 아무런 상을 짓지 않고 온전하게 세계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주께 이르는 끊임 없는 기도' 혹은 '불경한 마음을 갈고 닭는 수행'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모든 것은 스스로 완전하며 거기에는 선과 악도, 좋음과 나쁨도 없다. 그저 그 자체로 완전하다. 그것은 이미 우주와 신이 만든 완벽함이며 그것을 곡해되게 해석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두려움을 만들어낼 뿐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상대나 나, 현상, 사건 모든 것을...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것은 사실 '선과 악'으로 자신을 구별할 수 없으며 모든 것은 자신을 만들어오는 과정들일 뿐이다. 이또한 완전한 조물주의 완벽함이다. 그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 간혹 불교 사상과 비교되는 니체의 사상에 따르면 그 모든 것은 망상이며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환영들일 뿐이다. 데미안은 이미 몇 차례 읽은 도서다. 분량은 짧지만 그 묵직함은 코스모스와 사피엔스, 성경, 불경을 포함해 다수의 심리학, 철학 책의 무게감을 갖는다.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고전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오롯이 내용에 집중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꽤 많은 도서를 소개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꾸준히 고전에 관한 개인적 서평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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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 CALENDAR & 컬러링 BOOK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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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식사는 체형만 바꿔 놓는 것이 아니다. 오늘 먹은 식사는 3대에 영향을 끼친다. 과장되어 말하지만 그렇다. 몽골, 중앙아시아, 북미, 유럽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유당불내증'이 있다. 즉, 대부분의 세계인(대략 70%)은 유당 분해 효소가 없다. 원인은 진화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말한, 몽골, 중앙아시아, 북미, 유럽은 강수량이 1000mm미만 지역이다. 이런 지역을 '스텝기후'라고 한다. 중학교 사회교과서에 따르면 스텝기후는 건조기후이며 사막보다 강수량이 많아 초원을 형성한다. 강수량이 적지만 낮은 풀이 자라서 '잔디'가 형성된다. 이 지역에서는 가축을 대규모로 방목하고 유목생활을 한다. 물보다 우유가 더 구하기 쉬운 지역에서 사람들은 유당 분해 능력을 가져야 했다. 이를 분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대게 설사나 방귀, 구역질, 복통의 증상을 가졌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그 지역 사람들 중 유당을 더 잘 분해하는 이들이 생존하기 적합했다. 즉 어느 세대에 어떤 것을 먹느냐는 다음 세대에 영향을 끼친다.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옥수수'로 이뤄져 있일 수 있다. 한끼 식사에 들어가는 거의 대부분에 옥수수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토질이나 수질이 나쁜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이고 특별한 관리도 필요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옥수수를 생산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의 옥수수는 어떻게 활용될까. 옥수수는 압착해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사용한다. 당분이 많아 가축의 살을 금방 찌게 만들기에 '사료'로 이용된다. 옥수수에 당은 액상과당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이것은 '콜라'를 비롯해 다양한 음료에 첨가된다. 비슷한 작물로 '감자'와 '밀'이 있다. 감자와 밀 또한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작물이다. 관리가 쉽고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 땅이 넓은 미국은 최첨단 산업의 선두 국가로 보이지만,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즉 농사가 천하의 근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다. 미국의 농업은 대규모로 이루어진다. 비행기로 씨를 뿌리고 농약을 살포한다. 군사작전에서나 사용할 법한 커다란 장비가 대지를 가로지르며 추수하고 수확한다. 이렇게 수확된 '콩', '밀', '감자', '옥수수'는 전세계로 수출된다. 대부분 이런 식품들은 소화가 잘되고 쉽게 살찐다. 이것들이 가축 사료로 사용되면 가축은 금방 살쪄 도축까지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이것들이 가축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식품에도 사용된다는 점이다.

쉽게 맥도날드 식품을 예로 들어보자. 여기에 들어가는 빵은 '밀'로 만들어진다. 패티에 들어가는 고기는 '옥수수'를 먹고 자란다. 감자튀김은 감자를 옥수수 기름에 넣고 튀긴다. 콜라에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액상과당'이 첨가된다.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하더라도 '밀', '옥수수', '감자' 등의 미국 농산물이 들어간 작물을 피할 수 없다. 대게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작물은 영양분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이유로 구황작물로 많은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다만 이것을 정제하고 다양한 식재료로 활용될 때, 칼로리 과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피마 인디언들은 사막지역에서 생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삶에 맞는 전통음식을 먹고 자랐는데, 얼마 뒤부터는 패스트푸드를 섭취하기 시작하면서 비만해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남성 63%, 여성70%가 당뇨에 걸렸다는 발표를 보자면, 급격한 식습관 변화는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토불이'는 단순히 '한식'이 건강하다는 의미를 떠나, 그 지역에 오래 거주한 이들이 그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에 맞다는 사실을 말한다.



한국인은 한식, 일본인에게는 일식, 중국인에게는 중식이 맞고 그들의 땅에서 자라난 식재료를 쓰는 것이 더 건강하다. '자국 농산물 산업 보호'를 위한 명분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을 조금 더 깊게 살펴보면 지역에서도 제철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제철 식품이 아닌 경우, 인위적인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해야 한다. 과일은 무조건 달기만 하다고 맛있는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식재료와 과일 중 가장 당도가 높은 것은 '마늘'이다. 마늘은 콜라보다 3배나 달고 칼로리는 3.6배나 높다. 음식의 맛은 단순히 당도 측정을 통해 알 수 없고 신맛과 단맛의 비율인 당산비가 적절해야 한다. 당산비는 시기마다 달라진다. 과일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식재료는 제철에 가장 좋은 비율을 찾아 완성된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당도를 높이거나 색을 좋게 하는 것은 식품의 다른 측면을 가리는 일이다. 실제로 마트에 판매되는 반짝거리는 상품 과일의 대부분은 유통과정을 생각하여 조금더 일찍 수확하고 덜 익은 푸른 빛은 '가스'를 통해 익힌다. 반들거리는 표면은 왁스 작업을 통해 광을 낸 경우가 많다.

'식객'을 집필한 허영만 화백의 캘린더에는 시기에 맞는 식재료와 음식이 적혀 있다. 작품 하나를 집필하기 위해, 주제에 대한 공부를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가는 TV조선에서 방영 주인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제철 음식을 먹으면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철 음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허영만 화백이 정리 해놓은 '몸에 좋은 식재료'와 '몸에 좋은 음식'은 각 '달'마다 정리가 되어 있다. 살면서 '뭐 먹지?'하는 고민은 별거 아니지만 매번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언제나'와 같은 음식을 먹게 된다. 냉장보관과 농업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 인간은 사시사철 같은 음식을 먹고 살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그 제철에 맞은 음식을 먹었다. 1913년 미국의 발명가인 프레드 울프가 가정용 냉장고를 발명하기 전까지, 우리는 언제나 제철음식을 먹어왔다. 즉 다시 말하자면, 언제나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은 되려 건강을 해칠 염려도 있다. 인간이 같은 식재료로 365일 먹게 가능한 것은 100년 밖에 되지 않은 일이다. 가만 살피면 나부터 패스트푸드를 자주 접한다. 생체 리듬은 수 백 만년의 유전자에 따라 사계절로 움직이고 있는데 식품은 그것을 무시하고 같은 것을 섭취한다. 둘레가 일정한 간격으로 짜맞춰진 톱니바퀴가 돌아가려면 두 개의 이가 맞물려 동력을 전달해야 한다. 문제는 생체리듬은 수백만년의 관성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섭취하는 음식을 한 곳으로 제동걸었다는 점이다.


건강의 문제는 별거 아닌 것에서 발생한다. 앞서말한 피마 인디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그들의 환경에 아주 적합하게 적응된 신체를 갖고 있었지만 외부 환경을 바꿈으로써 온갖 성인병을 가진 이들이 됐다. 마치 태생부터 유전적으로 불리한 구조를 가진 것 처럼 말이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쉽게 비만해지고 피곤해지고 건강이 나빠지는 이유도 그렇다. 살다보면 엄청나게 고칼로리를 섭취하면서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 있다. 그런 체질을 흔히 '돌연변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그렇지 않다.


화백 님의 달력에는 뿐 만아니라 컬러 테라피라는 재밌는 이벤트가 있다. 비워져 있는 밑그림에 재밌게 색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색칠을 하다보면 우리가 먹는 식재료가 얼마나 색감이 다양한지 알 수 있다. 색깔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고른 식재료를 풍부하게 취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뿐만아니라 색칠한 그림은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역시 이또한 재밌다. 뒷면 뿐만 아니라 앞면에도 날자에 맞는 식사와 주전부리를 추천한다. 설날에는 당연히 떡국을 먹고 소한에는 개피와 대추를 먹으라는 등이 그렇다. 실제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는 알기 힘든 정보들도 많다.


스케줄 관리를 하는 이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시간을 관리한다. 자기관리의 최고는 사실 '시간관리' 뿐만 아니라 '건강관리'다. 시간이라는 것도 건강이 있고 있는 일이다. 시간을 관리하면서 불현듯 보이는 식재료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최고의 관리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지금 휴가 중입니다' 등

사무실 공간에 놓고 사용하기 좋은 알림판들도 함께 있다.

꽤 재밌는 캘린더다.

역시 2023년에는 '일'도 좋지만 '쉼'이 필요하다.

'쉼'은 역시 '시간'과 '건강'을 잘 관리해야 얻을 수 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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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미래 예측 - 테크놀로지의 진보만이 미래를 밝게 한다
나루케 마코토 지음, 아리프 옮김 / 빈티지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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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기술이 무한대로 발전할 거라 믿는다. 대부분의 미래예측에서 인간 기술은 무한대로 발전한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지 기술적 한계가 아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고 자동차가 날아다닌다. 식사를 대체할 알약이 개발되고, 쇠고기보다는 대체육을 즐긴다.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시대는 그렇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천지개벽한다고 말한다. 의사와 변호사라는 직업이 사라지고 최첨단의 선두에 있는 직업들이 유망하다고 말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2040년에도 의사와 변호사는 유망 직종일 것이고 자동차가 날아가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을 것이다. 콩고기가 쇠고기를 대체하지도 않을 것이고 화장실 청소는 슬리퍼를 신은 인간이 직접 할 것이다. 2040년에도 석유 시추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의 유망 직종은 2040년에도 다시 유망 직종으로 분류될 것이다. AI에게 직장을 빼앗기거나 인류가 지배 당할 일도 없을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술은 독단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기술은 법률과 사회 인식, 문화의 속도와 함께 한다. 혼자서 독주하지 못한다. 인류는 이미 1960년대 달을 다녀왔지만, 누구나 달 여행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비용', '경제', '정치', '문화'와 더불어 다양한 이유가 섞여 있을 것이다. 신기술이라고 하는 기술도 일부 부유한 이들의 선택적 소비가 우선할 것이다. 1842년 전기차는 가솔린차 보다 먼저 개발됐다. 토머스 대번 포트와 로버트 데이비슨은 전기차를 개발했다. 이에 미셸 쉐퍼라는 역사가는 전기차가 실패한 이유가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사업 전략상의 실패라고 했다. 문명의 발전은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사업상 성공'인 경우가 많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엑스포에서 컵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다. 당시 아이스크림을 담는 컵이 생각보다 빨리 동나게 됐다. 그러자 사업가는 옆에 있던 와플 판매업자의 와플을 보게 됐다. 와플을 둥글게 말아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얹어 팔았다. 이것이 최초의 '콘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 판매 업자는 '컵'에 대한 지출을 줄였고 와플 콘을 사업에 도입하면서 비즈니스가 확대됐다. 사업적 성공은 유행처럼 번지고 시장을 독점해 나간다. '아이스크림콘'이 기술적으로 맛있기 때문에 개발한 것이 아니라, 사업상의 성공이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수집 데이터가 많아야 한다.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 개인정보 활용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공지능은 미국보다 '중국'이 유리하다. 이유는 민주주의가 넘지 못하는 '인권'의 벽을 '사회주의' 국가는 쉽게 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공안은 감시 장비를 구입하여 CCTV에 음성과 영상을 수집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CCTV가 설치된 곳은 역시 중국이며 대략 2억 개가 넘는 CCTV가 있다. 중국의 한 레스토랑은 민간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테이블 당 2개의 감시 카메라를 통해 손님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수집된 데이터는 중국 본사로 전송된다. 명분은 소비자의 패턴을 파악하여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실제 중공은 2014년부터 '사회 신용 체계 건설 계획'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의 활동을 파악하고 개인과 기업에 점수를 매긴다. 신용점수가 높은 이들은 병원, 취업, 사회서비스 이용 등에 이점을 얻는다.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 인공지능 혹은 알고리즘은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는 민주주의국가가 넘지 못할 제도적 문제가 존재한다. 얼마 전 승차 공유 플랫폼에 대한 우리 사회 이슈가 있었다. 바로 '타다' 서비스다. 타다는 '무허가 운송 사업'이라는 택시 업계의 반발에 의해 큰 갈등이 벌어졌다. 기술이 가장 먼저 부딪치는 곳은 '기존 산업'이다. 에너지는 '친환경'으로 얻고, 고기는 '대체육'으로 바꾸며, '자동차'는 날아가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SK는 울산 지역 화학 산업 내에서 종사자 수의 4.55%, 매출 57%를 차지한다. 대한민국 축산관련 종사자의 수는 16만 명으로 추산되고 자동차가 날아가기 위해선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부터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기술적 문제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기술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무한대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경제성이 있어야 운영 가능하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꽤 완성도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공학 기업이지만, 경제성을 인정받지 못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40년에도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분쟁이 계속될 것이다. 인류가 '달'로 간다고 하더라도 우리 대부분은 쪼그려 앉아서 싸구려 발톱깎이로 발톱을 깎을테고, 화장실 변기가 막히면 뚫어뻥을 찾을 것이다. 초등학생들은 문방구에서 쫀드기를 사 먹을 테고, 싸리비 빗자루는 시골 어딘가에서 사용되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역시나 아픈 신체를 '인간'에게 치유받길 원할 것이고, 억울하고 답답한 일을 기계가 아니라 인간에게 털어놓고 싶을 것이다. 책은 대체로 일본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일본의 부동산 전망과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일본의 미래는 그닥 밝아보이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인구다. 이는 우리도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 어쩌면 일본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체적으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에서 일부분은 동의를 하고 동의하지 못한 부분도 확실하게 많다. 책을 읽으며 이처럼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보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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