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않는 생활 - 정리, 절약, 낭비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후데코 지음, 노경아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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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다만 정신을 차려보면 꽤 많이 사놓고 쓰지 않는다. 단순하고 간결한 삶을 좋아한다. 돈을 아껴쓰기라기보다 삶을 단순화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단순한 삶이란 이렇다. 할부를 하지 않는다거나 빚을 지지 않는다는 것들이다. 어디로든 훌쩍 떠날 수 있도록 물건을 구매해도 얽매이지 않는게 중요하다. 오랜 해외생활과 이사를 하면서 꾸준히 산 것들을 버려 왔다. 미니멀리즘을 향한 철학 때문은 아니다. 그저 상황상 그래야 했다. 그러다보니 환경이 얼마나 삶과 마음을 편하게 했는지 알게 됐다. 향수가 생겼다. 모든 것을 버리고 어디든 떠날 수 있다는 마음은 빠른 결단과 행동력을 낳았다. 마치 최소한의 것만 소유하던 유목민들이 세계로 뻗어나간 것들과 닮았다. 조금더 저렴하다는 착각에 빠져 필요없는 것을 더 구매하거나 12개월, 24개월 할부 서비스를 받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얽매여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차에 '후데코' 작가의 '사지 않는 생활'이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어째서 이처럼 많이 소유하고자 했는지 지난 시기가 한탄스럽다. 책의 저자 후데코는 정기적으로 물건을 버리라고 말한다. 집에는 사용하지 않는 방이 하나 있다. 그 방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둔다. 사용하지 않는 방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둔다는 게 돌이켜보면 황당할만큼 어이없다. 둘다 본질을 잃었다. 사용하지 않는 방은 10평도 넘는다. 20대에 상경하여 자리를 잡겠다고 아득바득하던 시기, 내가 살던 방은 곰팡내가 팍팍나는 7평짜리 반지하 원룸이었다. 사지 않는 물건을 재겨두는 쓰지 않는 방이 볕이 잘 들어오는 10평짜리 방이니, 다시 돌이켜보면 주인보다 호강하고 있다. 그 방에 물건이 한 번 들어가면 거의 나올 일은 없다. 따지고보면 없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아마 그 방의 물건을 누군가가 훔쳐간다고 하더라도 나는 한동안 전혀 깨닫지 못할 것이다. 물건은 대단한 것은 없다. 각종 충전선이라던지 사용하지 않는 전자책, 향초, 수첩 등. 말 그대로 잡동사니다.

언젠가 책을 읽다가 '향초'에 관한 구절을 읽은 적 있다. 향초를 펴놓고 책을 읽는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던 모양이다. 괜찮은 향초를 구하기 위해 꽤 먼곳을 찾았다. 두어 곳을 찾아서 겨우 원하는 향초를 찾았다. 찾은 향초는 몇 번 켰다. 다만 얼마 사용하던 향초는 어느새 공간을 차지하는 계륵같은 존재가 됐다. 자기 전에 향초를 키자니 주변에 불이 붙을 것 같다거나, 굳이 어둡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향초는 내 손에 들려져 '쓰지 않는 방'으로 옮겨졌다. 묵직한 향초를 그 방 어딘가 놓고 나오려는데 내 눈길을 끄는 것이 보였다. 다시보니 그 향초다. 그토록 사용하고 싶던 향초는 사실 가지고 있었다.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잦은 편이었다. 사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혀 구매를 했다는 점은 그 두 번이 공통적일 것이다. 대학교에서는 '마케팅'을 공부했다. 마케팅은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이렇다. '가진 상품이나 서비스를 상대에게 넘기는일'. 즉 내 상품과 서비스를 갖게 될 상대의 근사한 미래를 설명하는 일이다. 그런 걸 공부하던 내가 결국은 '마케팅'의 노예가 됐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는 경제대공황이 일어났다. 경제대공황은 '상품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았기에 일어난 일이다. 쉽게 상품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사는 사람이 없는데 많이 만들면 물건의 값은 떨어지고, 사는 사람은 많은데 적게 만들면 물건 값은 올라간다. 20세기에는 자동차를 비롯해 각종 산업이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바뀌었다. 소품종 대량생산에 적응하기에 '시장'은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사람들은 쏟아지는 상품을 모두 소비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쌓여가는 물건들은 소비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 갔다. 상품의 가격은 떨어졌다. 재고가 쌓이면 자금 유동성은 급격하게 얼어붙는다. 현금유동성이 줄어들자 공장은 근로자를 해고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실업률이 상승했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회사의 현금유동성이 줄어들었다. 물건의 가격은 폭락했다. 실업률이 상승하자 다시 소비는 더 줄었다. 회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물건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파는 것이다. 공장은 물건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1주일에 하루만 생산하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공장에서는 끊임없이 물건을 생산해낸다. 즉, 거의 반사적으로 생산되는 물품을 시장으로 덤핑하는 일은 말그대로 박리다매이면서 덤핑이다. 채산을 생각하지 않고 시장에 내다 던지는 수준이다. 대공황을 떠올려보자. 유동하지 않는 자산이 쌓이면 쌓일수록 기업은 병들어간다. 가정이나 개인도 마찬가지다. 사용하지 않는 자산이 쌓이면 쌓일 수록 병들어간다. 기업과 개인은 서로 물품이라는 폭탄을 돌리는 셈이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마케팅'이다. 물품 중 가장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물품은 무엇일까. 세 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의, 식, 주'. 사람들은 최첨단 시대에 살면서 꽤 그럴싸한 것에 돈을 쓰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은 '패션', '요식업', '부동산업'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서유럽 국가의 대표기업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서유렵 국가들은 대게 패션사업이 주산업이다. 미국의 주요산업은 '농업'과 '에너지'다. 이 두 국가 모두의 부동산은 말할 것도 없다. 콜라는 '소화제'로 시작했다. 빵 사이에 다진 고기를 끼워 넣은 음식이나 넓은 반죽에 각종 토핑을 올린 음식은 중국에서 만들어낸 공산 제품보다 더 비싸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수명이다. 1000원짜리 펜이 최소 1년을 쓴다면 1만원짜리 빵은 그 자리에서 소비된다. 그것을 더 빠르게 소비되도록 '콜라'는 돕는다. 마케팅은 사람들을 비만하게하고 가난하게 만든다. 사지 않는 삶이란 단순하게 돈을 아끼는 것과는 다르다. 사지 않는다면 더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 동맥경화가 온 환자처럼 유동하지 않는 돈은 자신을 위해 사용되지 못한다. 그것은 곧 시간을 갉아 먹기도 한다. 한 개를 구매하면 한 개를 더 준다는 마케팅은 회사 재고를 이쪽으로 넘기는 일이다. 그것을 빈번하게 받아 드릴수록 더 가난해지고 비만해질 여지가 많다. 작가 '후데코'의 말처럼 정기적으로 꾸준히 버려가며 나를 비우고 구매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시간과 돈에 있어서 자유를 얻는 것이지 않을까.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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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 김다슬 에세이
김다슬 지음 / 클라우디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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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샤워할 때, 절때 슬픈 노래를 듣지 않는다. 가사와 멜로디가 하루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뉴에이지에 한참 심취해 있을 때, 누군가가 말했다. '뉴에이지는 사탄의 음악'이라고. 그닥 귀를 기울이지는 않는다. 다만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알겠다. 신과 자연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문화와 예술이 옮겨지는 '르네상스'에도 특이하게 '사탄'은 많이 등장했다. 사탄은 히브리어로 '방해자'라는 뜻이다. 고대 문화와 예술은 지배층의 전유물이었다. 대표적인 지배층은 '성직자'다. 그들은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다. 설교하고 예식하는 그들의 마음을 더럽히는 '사탄(방해자)'은 경계의 대상이었다. 순리에 반하는 것은 '신'에 대한 반역이었다. '신'을 노래하지 않는 '불경'은 존재할 수 없었다. 대중은 '문화', '예술'과 동떨어졌다. 그러다 '르네상스'가 꽃을 폈다. '신'이 아닌 '인간중심'의 예술이 '대중'으로 확산했다. 어느 때보다 '천사와 악마'의 대립, 신과 사탄의 대립이 많아졌다. 순리에 반하여 인위적으로 인간의 감정을 움직인다. 그것은 성직자에게 경계의 대상이었다. 사찰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번뇌를 삼키는 승려에게 슬픈 노래를 틀어 준다면, 목탁 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고대 성직자들이 현대 음악을 듣는다면 세상말세를 한탄했을 것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에 인위적으로 '환희'를 넣거나 '슬픔'을 불어 넣는 행위가 '순리'와 '이치'에 반한다고 여길 것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성직자는 신이 만든 이치를 거스르는 불경함을 경계했다. 봄에는 싹이 나고 여름에는 성장하고 가을에는 무르익는 자연의 이치는 '완전함'이었다. 그것을 반하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됐다. 불교는 머리속 상념이 사라지는 '해탈'의 경지를 꿈꿨다. 기독교 또한 하나님의 진리 따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번뇌'와 '사탄'을 경계했다. 시대가 흘러가고 인간이 신에 대항하는 시대가 열렀다. 여름 과일을 사시사철 먹고, 겨울 음식도 사시사철 먹는다. 슬프지 않아도 언제든 슬퍼질 수 있고, 기쁘지 않아도 강제적으로 기뻐질 수 있다. 다만 그것은 분명 이치와 맞기 힘들긴 하다.

기분이 안좋을 때, 한숨자고 일어나면 말끔하게 괜찮아진다. 일어난 직후는 빈도화지처럼 깨끗하다. 사람의 감정은 '파동'과 닮아서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감정은 옅게 그라데이션을 그리며 변해간다. 새롭게 시작한 하얀 도화지에 눈을 뜨자마자 슬픔의 노래를 채워 넣을 까닭은 없다. 아침의 기분은 하루를 좌우한다. 그 말은 꽤 맞다.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론다 번의 '더 시크릿'에 '생각'이나 '상상'보다 상위하는 것이 '감정'이라고 했다. 좋은 생각과 좋은 상상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다만 인간은 언제나 좋은 생각과 좋은 상상만 할 수 없다. 생각과 상상은 '의식'의 영역이다. 의식과 무의식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유는 '빙산의 일각'이다. 실제로 산처럼 높은 의식의 세계에서 고작 5%만이 의식이다. 보이지 않는 심해에는 95%가 잠들어 있다. 그것은 그저 잠들어 있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면으로 올라와 의식에 영향을 끼친다. 아주 작지만 로테이션처럼 의식은 무의식으로 스며들어가고 무의식은 의식으로 들어 올라온다. 고로 의식적인 반복이 무의식으로 내려가거나 쌓여 있는 무의식이 의식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고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은 의식을 무의식에 주입시킨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어느 경지에 이르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무의식에 단계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대로 무의식도 의식의 영역으로 올라온다. 우리가 무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 중 하나는 감정이다. 거대하게 무의식을 포용하는 감정의 색깔은 의식으로 올라와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인생이 된다.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나의 기분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괘 오랜기간 수첩을 구매하면 수첩 첫 수 장에는 자기관리에 대한 철학을 적어두곤 했다. 간혹 이렇다.

나를 관리하는 법

  1. 혼자만 알고 있는 비밀장소를 만든다.

  2. 평소에 다니던 길이 아닌 길로 가본다.

  3. 아무 목적없이 서점을 간다.

  4. 생각은 천천히 행동은 즉각적으로 한다.

  5. 해야 할 일은 최대한 빨리 끝내고, 여유시간을 확보한다.

  6.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아서 꼭 말해준다.

  7. 대화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쳐준다.

  8. 때로는 큰 잘못도 눈감아 준다.

  9. 매순간이 한 번 뿐임을 기억한다.

  10. 먼저 큰소리로 인사한다.

  11. 부정적인 사람은 피한다

  12. 하기 싫은 일을 먼저하고 빨리 끝낸다.

  13. 매주, 매달의 목표를 설정한다.

  14. 다른 분야의 사람과 대화한다.

  15. 어린 사람과 친구가 된다.

  16. 단 한 줄이라도 일기를 쓴다.

  17.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을 시도해본다.

  18. 망설이는 리스트는 플래너에 옮겨 적는다.

  19. 주간 플래너는 하늘이 무너져도 모두 실천한다.

  20. 완벽과 잘해야 된다는 강박을 버린다.

  21. 기억력에 의존하지 말고 메모하라.

  22. 부탁을 두려워 하지 마라.

  23. 인생은 불안정하고, 불완전하며, 불공평함을 인정하라.

  24. 해주고 바라지마라.

  25. 피하지 못하면 받아들이고 즐겨라.

  26. 언젠가 해야지 싶은 것은 지금 시작하라.

  27. 체면은 개나 줘라.

  28. 상처 받을 수 있음을 부정하지 마라.

  29. 인생은 혼자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마라.

  30. 나를 위한 적당한 지출에 자책감을 갖지 마라.

  31. '되기'는 '신'에게 맡기고, '하기'에나 최선을 다하라.

  32. 모든 사람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33. 명상의 시간을 가져라.

  34. 잔잔한 클래식을 즐겨라

  35. 아닌 것에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마하라.

  36. 웃음거리가 되는 일을 두려워 하지마라.

  37. 어떤 일도 지나치게 심각해지지 마라.

  38. 천천히 걷고 운전하라.

  39. 말보다 듣기를 3배 더하라.

  40. 벌어지지 않은 상황은 겁내지 마라.

  41. 주는 것 자체를 즐겨라

  42. 한걸음 떨어져 바라보라.

  43. 목적지 없이 움직여 보라.

  44. 매순간을 감사하고 즐겨라.

  45. 결코 비교하지마라.

  46. 치열함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증명하라.

  47. 언어는 항상 곁에두고 공부하라.

  48. 나와 다른 사람들을 자주 접하라.

  49.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찾아라.

  50. 술, 담배, 도박을 멀리하라.

  51. 독서와 운동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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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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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 의해서 꼬여버린 관계...

닦이지 않은 유리문...

풀리지 않는 관계도 있다. 혹은 풀려서는 안되는 경우도 있다. 문뜩 일과 시간에 바라 본 창에는 꼬여 있는 전선줄이 보였다. 상당히 복잡하게 꼬여 있지만, 저것들은 모두 필요에 의해 꼬여 있을테다. 멍하니 봤다. 저걸 풀었다고 나아지는 건 무엇일까. 상념에 든다. 꼬여있는 관계를 풀었다고 나아지는 건 없다는 결론에 닿는다. 그저 조금 정리됐다는 안도만 남을 뿐이다. 왜 저것들은 꼬여 있을까. 각자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고로 저걸 풀었다고 그들의 역할이 달라지진 않는다. 사람은 본래 태어나면 딱 하나의 자아를 갖는다.

'나'

시간이 지나면 다른 자아도 받아 들인다.

'아들'

빈 얼굴 위에 하나, 둘 씌웠던 페르소나가 쌓인다. 학교를 간다. '아들', '친구', '제자'. 최근 읽고 있는 위어드(weird)라는 책을 보니, 동양인들은 자아를 사회의 요구에 따라 나눠 갖는단다. 공감된다. '서양'보다 사회가 기대하는 다른 자아가 많다. 문화는 그 곳에 정착하면서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바꾼다. 그것은 유전자처럼 전해지며 자연선택처럼 선택받는다. 더 환경에 적합한 것들이 살아남는다. 동양인들은 '자아'를 잃으면 잃을수록, '사회가 내린 정답'에 자신을 맞추면 맞출수록 살아남는다.

가정에서는 어떤 아들, 학교에서는 어떤 학생, 친구에게는 어떤 친구.

서양인들은 대게 '나'로 살아간다. '선배', '후배', '선생님'도 없다.

모두 이름이다. 처음 보는 사람도 '통성명'을 하면 이름을 부른다.

서로가 온전히 하나의 자아로 받아 들여준다.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자아를 쪼갠다. 자아가 쪼개면 쪼개 질수록 '정체성'은 혼란하다. 페르소나를 돌려가며 스스로를 잃는다. 대게 자아를 상실하면 우울에 빠진다. 자신이 누구인가. 사회가 정한 기대치에 자신을 숨기다 보면 진짜 자아는 사라진다. 그 상태로 사회가 복잡해지니, 혼자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자신을 인지 생각할 시간이 줄어든다. 학교, 직장에서 8시간을 지내고 가족, 친구와 나머지 시간을 지낸다. 다른 이름에만 집중하다보니 자신을 잃는다. 마치 몰입한 캐릭터를 빠져 나오지 못하는 대배우의 착각과 같다.

가면에 쌓여진 진짜 자신을 상실한다. 여러 가면만 돌려쓴다. 생을 마감한다. 동양인이 우울한 이유다.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은 '호칭'도 한 몫이다. 사회는 '호칭'을 남기고 '이름'을 지운다. 한국인은 점차 이름을 잃어간다. 본디 이름도 온전히 자아를 담지 못한다. 그것이 자아를 담을 시간도 없이 빠르게 삭제된다. '오빠', '형', '사장님', '선생님', '아빠'로 순식간에 쪼개진다. 사회는 '호칭' 속에 '표준모델'을 심어 놓는다. 표준모델에서 벗어나면 '독특하다'고 표현한다. 자신다워 지는 것보다 '표준 모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질랜드에서 버스를 탄 적 있다. 버스 기사 님께 목적지를 물었다. 목적지는 'New Lynn'이라는 곳이다. 기사는 몇 번을 되물었다. 내 입에서 나오는 'L' 발음이 듣기 힘든 모양이었다. 기사는 퉁명스럽게 "영어 공부 좀 해"라고 야단하고 문을 닫았다. 인종차별적인 경험. 이 경험을 다른 이에게 말했더니, 대부분은 '버스기사'를 콧수염 난 백인 아저씨로 떠올렸다. 내 이야기의 대상은 마오리 아주머니셨다.

그렇다. 사회는 '표준 모델'을 제시한다. 거기서 벗어나지 않길 기대한다. 다만 사회가 만들어낸 '표준모델'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모델을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자신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을 동양은 쉽게 잊어 버린다. '공자'는 말했다.'군군신신부부자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 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이 말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정리하는 명언이지만, '사회가 만들어낸 표준모델'에 충실하라고 주문한다. '온전히 자신다워 지라'는 말은 없다. 공자가 바라는 세상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안정된 질서의 사회다. 그 유교사회의 교육을 받으며 우린 '행복'을 버리고 '사회 안정'을 택했다. 이 질서는 아주 오랜 기간 동양이 서양 문명보다 우수하도록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껌을 씹으며 서빙하는 직원을 가끔 만난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더 쉽게 본다. 공무원이나 은행원들은 기다리는 '고객'을 두고도 자신들끼리 수다를 떤다. 특별하게 유니폼을 입었다고 자신을 잃어버리진 않는다. 우린 조금 다르다. '손님'이라는 페르소나만 걸치면 '갑'이 된다. '자신'은 없고 '갑'과 '을'만 존재한다. 손님은 손님답고 종업원은 종업원답다고 여긴다. 손님이 '왕'이라는 이상한 '표준모델'이 생기면 다수의 자아는 굉장히 괴상망측한 방식으로 바뀐다. 군복만 입으면 죄다 삐딱해지는 민방위대원처럼 사회가 만들어낸 모델로 자신을 쏙하니 집어 넣는다.

꼬여버린 관계, 그것은 풀어내도 달라지지 않는다. 잃어버린 관계는 반드시 잃어버려야만 한다.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규칙이다. 확실히 단절되고 잊혀져야 한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래야한다. 사장에게는 충성을 다해야하고, 후임에게는 위신을 세워야 한다. '자신'은 없다. 그냥 그래야 한다고 '사회'가 규정했다. 그것에 자신을 끼워 넣는다. 얼마 전, 군부대의 부조리에 관한 영상을 봤다. 사회에서는 평범한 또래 대학생 친구들이 그곳에만 가면 괴롭히고 군기잡는다. 사회의 압력에 무릎을 꿇는 일이 많아지면 원치 않는 방향대로 삶은 흘러간다. 닦이지 않은 유리창으로 꼬여 있는 관계를 살피니, 더 갑갑하다. 꼬여 있는 관계를 살피는 일 같아 보인다. 조용히 혼자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짧아지면 질수록 '내'가 아닌 '표준'처럼 살아갈 것 같다. 어쩐지 일상에서도 이런 망상이 잦아지는 걸 보니 MBTI가 어느정도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직 완독 전 생각입니다. 완독 후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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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비밀
문주용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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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에서 대대장실 청소를 한 적 있다. 사무책상 위에 올려 진 'The secret'. 선뜻 열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얼마 뒤, 부대 도서관에서 그 책을 대여했다. 그 뒤로 같은 책을 여러 번 봤다. 가장 많이 산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이를 제외하고 '더 시크릿'이 가장 많다. 언제나 바이블처럼 가지고 다녔다. 믿음은 깊어졌다. '상상만 하면 이루어진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끌어 당겼다. 초대박 베스트셀러가 됐다. 거기에 미쳐 있던 기간, 놀라울 만큼 이루고 싶던 것들을 이뤘다. 그럴수록 믿음은 더 커졌다. 다만 사색의 시간이 길어지며 근본적 의심이 생겼다. 지금은 더 이상 이를 믿지 않는다. 시크릿을 더이상 믿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론다 번', 그는 1951년은 호주 출생이다. 직업은 방송국 프로듀서다. 기본적 직업 자체가 '기획'하고 '제작'하는 사람이다. '기획'은 '계획'을 짜고 스토리텔링을 입힌다. 프로듀서는 평범한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전개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예전에 박사논문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적나라하게 목격한 적 있다. 실험의 기본은 '타겟팅 설정'이다. 다시 말하자면, '마늘'이 암에 좋다는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마늘'이라는 타겟을 설정해야 한다. '마늘'이라는 타겟은 어떻게 설정하는가. 실험하는 사람 마음이다. 배양된 암세포 배지 위에 '마늘', '레몬', '커피' 등 실험자가 임의로 설정한 샘플을 뿌린다. 유리막대로 'Z'를 긋고 잘 섞는다. 다시 배지를 배양기에 넣고 세포를 증식 시킨다. 이것을 스포이드로 뽑고 격자 유리막 위에 떨어뜨린다. 현미경으로 살핀다. 세포가 얼마나 줄었는지 계수기로 '짤깍, 짤깍'하며 하나씩 센다. 이것이 실험이다. 대부분의 실험에는 모순이 생긴다. 지금 당장 인터넷에 '마늘 발암물질'이라는 검색어를 넣어보자. 다시 '마늘 항암성분'이라는 검색어를 넣어보자.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검색된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식재료에 '항암성분'이라는 키워드를 넣어보자. 거의 검색된다. 다시 '발암성분'이라는 키워드를 넣어본다. 거의 검색된다. 다만 '발암'보다 '항암'의 키워드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대부분의 논문은 '상업성'을 띄면 유리하다. '발암'을 연구하는 것보다 '항암'을 연구하는 편이 석,박사 실험의 조건에 상당히 유리하다. 대부분 실험실은 연구비 보조가 필수적이기에 실험에는 실험자나 '투자자'의 타겟팅이 필수적이다. 자신의 연구 성과는 '눈문'이란 형식으로 발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구와 논문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른 연구와 구별돼야 한다는 것이다.

'론다 번'의 '시크릿'은 '타겟팅'이 먼저 이뤄졌다. 몇가지 실례를 통해 법칙으로 이야기를 일반화한다. 이는 물리학에서 '가설' 단계다. 가설은 실험을 통해 입증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그것은 다수가 합의하는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유사과학으로 분류되어 '다수의 합의'를 이끌지 못한다.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은 다시 말하면, '끌어당김의 가설', '끌어당김의 이론'로 정정해야 할 것이다. '리먼가설', '초끈이론'도 상당히 괜찮은 가설과 이론이지만, 아직 '법칙'이란 이름을 쓰지 못한다. 시크릿은 '양자역학'과 '뉴턴의 만유인력', '상대성 이론'을 거론한다. 꽤 영향력있는 인물들을 거론한다. 게중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처럼 물리학자도 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과학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과학의 영역으로 이야기를 끌어가야 할 것이다. 법칙은 물리학 법칙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논리의 빈틈이 생기면 '철학'으로 전개하고 다시 심리학과 종교로 이어진다. 이처럼 과학의 이름을 사용하면서 과학이 아닌 분야를 '유사과학'이라 한다.

둘 째, 종교적인 성격이 굉장히 강하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애둘러 말하지만 '맹신(盲信)'을 강요한다. 분명하게 맹신(盲信)을 강요한다. 맹신이란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덮어두고 믿는 일을 가리킨다. '의심하지 말라'. 그것은 어느 종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처럼 들린다. 시크릿은 다시 말한다. '이미 이루어진 것 처럼 행동하고 말하라.' 이 말 덕분에 시크릿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이루어진 사람이 많아졌다. 이 아이러니한 말을 다시 풀어 말하자면 이렇다. 시크릿이 이미 이루어진 것 처럼 말하고 행동해야 이루어진다. 고로 사람들은 자신이 '시크릿'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고 대외적으로 말하고 다닌다. 고로 '시크릿'은 굉장히 높은 확률로 성취한 이들을 생성해낸다. '에잇! 이거 거짓말이에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극히 줄어든다. 시크릿은 '불신지옥'처럼 믿지 않거나 의심하면 부정적인 것들이 끌려온다고 말한다. 어느 누가 자신의 미래와 인생을 걸고 '그거 거짓입니다'라고 소리쳐 말할 수 있을까. '론다 번'은 이 모든 것을 기획의 단계에서 계획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다만 그것은 그런 효과를 낳았다. 그렇다고 시크릿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어쨌건 시크릿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다고 믿으면 그 방면의 것들에 더 기민해지는 '망상활성계'가 성취를 이루는데 도움을 줄 것이고, 긍정적인 생각은 성공을 앞당기는데 한몫할 것이다. 고로 지금도 시크릿은 내가 애장하는 책 중 하나다.

안타깝지만, '론다 번'의 가정은 틀렸다. 거인들은 우리가 모르는 '비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튜브를 찾아보자. 워렌 버핏과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버락 오바마, 마윈, 일론 머스크 등 성취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비밀'로 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비밀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쏟아낸다. 그것도 무료로 쏟아낸다. 그들은 특별한 비밀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이 뱉는 말들이 너무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더 특별한 무언가를 찾을 뿐이다. 그들은 대부분 가장 멍청하고 미련하고 바보같은 방법으로 성공을 성취한다. 워렌버핏의 투자 방식은 '언제 올라갈지 모르니, 오래 들고 있자'이다. 또한 리처드 번스타인은 '무엇이 올라갈지 모르니, 전부 사라'고 했다. 스티브 잡스와 일론 머스크는 그냥 일만 했으며 '비전노트'를 만들어 '최고 부자'라는 꿈을 적어 넣지 않았다. 전교 1등의 공부법은 실제로 단순하다. '많이 공부하기'다. 다만 대부분의 학생은 전교 1등에게는 특별한 공부법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만 알아낸다면 자신도 언제든 그 위치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마법'이 있다는 '환상'은 세상을 재밌게 만들기도 한다. 간혹 앞과 뒤로 떨어지는 동전을 두고 '앞'이라는 고정된 정답을 외치고 있으면 절반은 무조건 맞는다. 절반이 맞는다는 소름끼치게 높은 확률은 삶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간의 사행성은 낮은 확률에서 달성했을 때 극에 달한다. 고로 더 많이 실패하다가 성공할수록 더 큰 희열을 느낀다. '거인들의 비밀'이라는 책은 12년 간 시크릿에 대한 문주용 작가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오랜 기간 시크릿을 믿음에도 특별하게 성과가 없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누군가는 '임금님이 벌거벗엇어요!'라고 용감하게 외치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 그는 시크릿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나 또한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시크릿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믿어도 나쁠 건 없다고 본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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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세상을 바꾼다 - 홍사훈의 경제 브리핑
홍사훈 지음 / 베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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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스포츠 용품 브랜드다.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승리의 여신으로 알려진 니케(Nike)의 미국식 이름이다. 니케가 '승리'를 상징하는 것처럼 그 형제들도 각자 의미하는 바가 있다. '젤로스'는 질투, 비아는 '폭력' 마지막으로 크라토스는 '권력'을 상징한다. 이들은 제우스가 티탄 신족과 전쟁을 벌였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제우스를 도왔다. 재밌는 신화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이제는 영어 이야기다. 영어는 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권력'을 상징하는 '크라토스'는 '-cracy'의 어원이다. '지배, 힘, 통치, 국가, 정치를 의미한다. theocracy는 신정정치, aristocracy 귀족정치, mobocracy 우민정치, ochlocracy 폭민정치, monarchy 왕정제다. 이들은 모두 '-cracy'에 어원을 두고 있다. 단독적으로 정치하는 것을 monocracy 독재정치라고 부른다. (mono-는 단일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여기에 반대를 의미하는 접두사 디(de-)가 붙으면서 democracy(민주주의)가 만들어진다. 국가의 주권이 누군가가 아니라 모든이에게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말하면 소유주가 한 명이 아니라 수 백, 수 천 만이다. 사장님 밖에 없는 대기업이다. 수 천만이 동업을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누군가는 오른쪽으로 가길 원하고, 누군가는 왼쪽으로 가길 원할 것이다. 어느쪽이 맞는지는 없다. 각자 자신이 타고 있는 배가 훌륭한 목적지로 가길 원할 것이다. 모든 주인이 노를 들젓다보면 결국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다만 민주주의에는 문제가 있다. 같은 목적의 사람들이 많아지면 민주주의라는 배는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다수가 바라는 목적지가 반드시 올바르다는 법은 없다. 목적지는 누구도 가 본 적이 없다. 다수가 거짓 정보에 선동되어 같은 방향으로만 질주할 때, 배는 난파되거나 좌초되기 쉽다. 가는 길은 어떤 길인지 암초를 살피고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기타 여러가지에 대해 질문하고 의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엔진을 가진 자동차도 무조건 '브레이크 장치'가 있기 마련이다. 달려가기만 했다고 빨리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빠르고 안전한 도착을 위해 적절한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민주주의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 브레이크는 '견제'라고 부른다. 민주주의는 '견제'와 '싸움', '의심'이 필수적이다. 고로 시끌벅적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카오스로 움직인다. 이것은 자연을 닮았다. 자연은 풀을 아무데나 자라게 하고 돌을 아무 곳에나 배치했지만, 그것은 그래야 할 이유가 있었다. 민주주의는 자연처럼 질주만하지는 않는다. 봄이오면 여름, 가을, 겨울이 오고, 다시 봄이 온다. 같은 자리를 순환하는 것 같으면서 점차 앞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비효율적인 정치 방식이 민주주의다.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비효율적인 민주주의는 아이러니하게 가장 완전한 체제다. 이는 카오스지만 결국 코스모스인 우주를 닮았다.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참여'와 '다양성'이 필수적이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역할은 민주주의에서 '언론'이 담당한다. 언론의 역할은 응원하고 축하하고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의 역할은 다수가 가는 방향에 대한 의심을 가지는 것이다. 키를 가진 이가 올바르게 운전을 하고 있는지, 도착지에 대한 정보는 분명한 것인지, 배의 문제는 무엇인지를 따져 들어야 한다. 각자가 생업에 집중하느라 우리는 대리인을 통해 통치하게 한다. 그들을 잘 감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언론은 고로 뭐든 의심하고 불편한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의혹이 있으면 취재를 하고 확인이 되면 보도 해야한다.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가 '의심'이다보니 그들에게 필요한 기술은 '분노'다. 물론 그 분노 또한 주권자를 대리한다. 사법판단이 완전히 나오기 전까지 사실 언급하기 꺼려지는 주제들은 있다. 어쨌건 판단된 내용에 대해서만 취재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기에 문제가 있다면 제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야기는 대통령 영부인과 도이치모터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해당 이야기는 '정치'에 관한 글이기에 별로 언급하고 싶진 않다. 어쨌건 첫 이야기는 '견제'를 한다. 두 번째는 제7광구다. '한중일'의 관할권 분쟁으로 얽혀 있는 이 곳은 가만히 있을 때, 일본에게 넘어갈 위험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채산성 있는 다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정보 제공'을 한다. 세번째는 부동산과 관련되어 있다. 여기서는 의심을 한다.

제7광구는 나도 관심이 많은 분야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러시아 가채매장량보다 더 많은 매장량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7광구는 실패한 영화의 제목과 닮았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이 관용어처럼 쓰여지던 곳에서 이곳은 '독도'만큼이나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기도 하다. 일본의 역사를 살펴보면 2차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일본에 대한 석유 수출 중지는 패전을 안겼다. 일본은 석유 운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차이나 반도를 침공했고 미국은 이에 석유 수출 중지를 하면서 진주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했다. 현대는 '에너지 전쟁'이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들어가는 천연가스를 차단하고 사할린으로 들어가는 가스도 쥐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기차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셰일혁명을 통해 '중동 에너지'로부터 독립한 미국과 소련, 중국이 3강 시대라고 볼 수도 있다. 쉽게 자유무역시대가 종료되고 보호무역의 시대로 이동하면서 우리 또한 '에너지 확보 및 독립'이 필수적이다. 안타깝지만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이들이 제7광구에 대한 관심이 적다. 한국이 2028년 안에 국제사법재판소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분쟁 사건으로 제소하여 승리하지 않는다면 제 7광구는 일본과 중국이 나누어 가져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편에 취재 다큐멘터리를 보듯 도서는 흥미롭고 속도감 있다. '속도'가 생명인 '언론'의 생태적 특징을 보완한 언론인의 책이다. 흥미롭게 읽힌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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