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윈 Small Wins -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결정적 경험
신동선 지음 / 해나무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55년 4월 18일 대동맥류 질환으로 76세의 한 노인이 사망한다. 이 노인의 부검을 담당하던 병리학 의사 '토마스 하비(Thomas Harvey)는 노인의 뇌를 화장하기 전에 빼돌린다. 왜 그랬을까.

사망한 노인의 이름이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었기 때문다. 그렇게 화장되지 못한 뇌는 총 240개의 조각으로 나눠져 이곳 저곳으로 퍼졌다. '토마스 하비(Thomas Harvey)는 이후 천재의 뇌에 대한 비밀을 파해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결혼, 직장, 경력을 모두 포기하고 아인슈타인의 뇌에만 매달렸지만 그는 자신의 노력의 끝을 보지 못하고 2007년 끝내 사망한다. 어찌됐건 아인슈타인의 뇌는 여러 과학자들의 논문에서 다뤄지게 됐는데, 가장 특별한 것 중 하나는 이것이다. '그의 뇌는 일반인들과 비교해서 그닥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앨라배마 주의 앤더스(Anderson) 교수는 아인슈타인 뇌에는 일반인과 다른 특징이 있다고 했다. 바로 '연결성'이다. 그의 뇌세포는 좁은 공간에 더 많이 밀집되어 정보전달이 빨랐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좌뇌'와 '우뇌' 사이에는 이 둘을 연결하는 '뇌량'이 있는데, 아인슈타인은 뇌량이 두꺼워 뇌세포 사이의 연결성이 광범위 했다는 해석이다.

삶이 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뇌는 생각하고 선택하는 기관이다. 생각과 선택은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밀접한 요소다. 남들보다 더 뛰어난 뇌연결성은 단순 지식뿐만 아니라, 언어감각, 논리추론, 정보처리, 공간인지 등 연결된 뇌를 동시에 자극한다. 이는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르게 한다. 즉, 뇌연결성이 높은 사람은 같은 현상과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의 연결성은 무엇인가?

인간의 신경 세포와 신경 세포 사이에는 시냅스로 연결된다. 정보라는 것은 이 시냅스 사이에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며 전달된다. 즉 신경 세포를 한 번 자극하면 시냅스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일은 DNA와 상관없다. 신경 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1회 분비하면 일정 시간 뒤에 다시 원래 수준으로 회복한다. 다만 이 자극이 주기적이고 반복적이면 세포핵에서 CREB-1(크랩-1)을 활성화 한다. 이는 유전자 통해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 단백질은 세포막을 만든다. 결국 반복적이고 주기적인 자극은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어 내어 더 높은 연결성을 만드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뇌'가 단순히 일반인보다 크고 무거웠다면, 유전학적으로 인간의 우열을 구분하는 '우생학'이 힘을 얻지 않았을까. 다행히도 아인슈타인의 뇌가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고, '뇌연결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으로 천재는 낳아지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극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면 세포와 세포의 연결은 더 경고해진다. 시냅스의 수는 더 많아지고 치밀해진다. 정보 정달은 더 빠르고 단단해진다. 다만 이 과정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단백질'을 합성하고 세포막을 만들어야 하기에 굉장히 느리고 더디다. 여기서 '뇌과학'과 관련없이 여느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바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첫째, 꾸준할 것

둘째, 빈번할 것

셋째, 반복할 것

이렇게 자극한 뇌구조는 '뇌가소성'에 따라 변화한다. 변화는 느리지만, 한 번 변화하면 오래간다.

여기서 능력을 키우는 탁월한 노하우를 알 수 있다. 화학으로 이뤄지는 생체 속 변화는 단순하다. 화학물질의 농도를 높이면 된다. 즉 자주 빈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즐거워야 하고 작게 쪼개야 한다. 다시 능력을 기르기 위한 원칙을 계발서적의 언어로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쪼개라

둘째, 자주, 꾸준히, 반복하라

셋째, 감정을 담아라

넷째, 자신을 믿어라.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면 목표 달성은 쉬워진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니라, 뇌를 자극하여 성형하는 행위다. 고도 성장된 산업의 특징은 사회 인프라에 있다. 쉽게 '교통과 통신'이 그 사회를 번영케 하는 것이다. 국가에서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하면 각 도시는 고립되어 썩어간다. 아무리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 있더라도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사회는 썩는다. 뇌도 마찬가지다. 마차, 철도와 가솔린 엔진으로 각 도시 간 유통이 확장되자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천재는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작고 꾸준하고 빈번한 반복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우리가 천재라고 믿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작한다. 다작은 앞서 말한 천재를 만드는 원칙이다. 피카소는 2만 점의 그림을 그렸고 모짜르트는 600곡을 작곡한다. 아인슈타인은 240편의 논문을 쓰고 에디슨은 1039개의 발명 특허를 냈다. 이런 다작은 그들의 뇌를 성형하고 그들로 하여금 다른 뇌 영역을 활성화 시켜 그들을 천재로 길러냈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일은 작게는 일기지만 크게는 '글쓰기'다. 대게 보통사람들은 이 가장 쉬운 방법을 하찮게 생각한다. 매일 매일, 조금씩 조금씩, 꾸준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밀어두었다가 단번에 몰아치는 벼락치기 같은 습관은 우리의 능력은 '단기'로 머물게 하며 뇌를 성형하지 못한다. 가장 느린 것이 가장 빠르다. 때로는 답답하고 하찮아 보이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고 빠르다. 방법을 모르고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더 완전하고 쉬운 방법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기에 못할 뿐이다. '신동선'작가의 '스몰 윈'은 굉장히 얇지만 경험적 능력이 어떻게 우리에게 머무는지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본심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접지몽(胡蝶之夢), 나비가 된 꿈.

'장자가 나비의 꿈을 꾸었는가. 나비가 장자의 꿈을 꾸었는가.'

이 비유는 피아(彼我)를 잊었을 때 쓴다. 이 고사성어는 현대 우리 삶에 깊이 침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래에는 그 깊이가 더 해질 예정이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지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돈이 없을수록 메타버스로 갑니다."

인구 밀도가 낮은 공간은 안전하고 자율성이 높다. 고로 사람들은 넓은 공간을 염원한다. 거기에 비용을 지불하고자 한다. 그러나 공간은 유한하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쪽은 부유한 쪽일 테고 가난한 사람들은 공간을 잃기 시작한다.

가난한 쪽은 현실 세계에서 공간을 얻지 못한다. 이들은 기술의 도움을 받는다. '가상공간'이나 '메타버스'로 넘어 가는 것이다. 유현준 교수는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로운 공간이 생겼을 때, 초등학생들이 먼저 갑니다."

온라인 활동이 많다는 것은 소득이 적다는 것이고 오프라인 활동이 많다는 것은 소득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사춘기 학생들도 자신만의 공간을 위해 방문을 닫는 대신, 스마트폰의 사이버 세계로 들어간다. 현실에서의 입지가 적을수록 '사이버'에서 체류 시간을 늘리며, 현실 세계보다 더 장기 체류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 체류하지 않는다. 더 많은 활동을 가상세계로 한다. 심지어 바로 옆에 있으면서 메신저로 대화한다. 현실 우주에서 보기에 그들은 심지어 말 한마디하고 있지 않는 셈이다.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이 도망가는 '가상세계'는 어디에 있나. 인류가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대략 930억 광년이다. 약자들은 이 넓은 우주에서 자신이 체류할 공간을 찾지 못한다. 이들은 결국 우주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간다. 가상세계다. 그곳에세 체류하며 시간을 쏟고 기억과 삶을 채워 넣는다. 우주 어디에도 없는 시공간을 쌓고 결국 그곳에 본심까지 두고 온다. 가난함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그들의 인생까지 앗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SF소설 같은 이야기다. 다만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돈과 증권은 먼저 가상세계로 들어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보다 가상에 더 많은 시간을 체류한다. 가상세계의 무존재한 존재들은 '성별도, 나이도, 출신도 없다. 무영혼의 망혼들이다. 현실에서 점차 갈 곳을 잃어가는 이들은 존재에 의문을 가진다. 사회는 이들에게 존재를 의문 갖게 한다.

사회는 그들에게 자유를 준다. '사는 것과 그만 사는 것에 대해 결정할 자유'. '자유사'다.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 그것은 진정한 자유일까.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에서 약자들은 현실 공간을 뺃앗긴다. 존재의 가치에 의문이 생긴이들에게 '언제든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그것은 자유에 포장 됐지만 강압적이고 폭력적이다. 도망갈 곳을 잃은 이들이 결정하는 죽음 말이다.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대한민국 출산률 0.8%의 시대다. 대한민국에는 '자유사'가 없다. 다만, 역시 사람들은 '현실'에서 공간에 발디딜 틈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유사'하지 않는 대신 자유적으로 출생을 하지 않는다. 사회가 '삶'의 공간을 폭력적으로 줄이면 벌어지는 일이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본심'은 굉장히 독특한 소설적 배경을 갖는다. 자유사가 합법화 된 가까운 미래의 일본이다. 소설의 아들은 자유사를 희망하던 어머니의 선택을 반대한다. 그러나 그녀는 얼마 뒤, 사고로 사망한다. 어머니의 본심을 알고 싶었던 그는 VF라는 최신 기술로 어머니를 복원한다. 생전 어머니의 데이터로 복구한 가상 어머니와 대화를 하며 어머니의 본심을 알아가는 아들의 이야기다. 이 소설을 보며, 얼마전 tvN에서 방영했던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지난 2020년 세상을 떠났던 전원일기의 응삼이 캐릭터, 배우 박윤배 님을 복원한 프로그램이었다. 복원된 박윤배 님은 가상인간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생생한 모습으로 출연진들과 대화했다. 저 AI가 박윤배 님의 '본심'이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점차 철학적 고민을 하게 된다. 먼 미래의 기술일 것만 같은 이 기술은 이미 이곳 저곳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기술이 철학과 부딪치며 여러가지 화두를 던진다.

얼마 전 chatGPT라는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이 인공지능은 변호사 시험과 의사시험을 합격하고 소설을 쓰거나 간략한 희곡도 쓸 수 있다. 또한 스스로 그림을 그리거나 코딩도 한다. 얼마 전에는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1위를 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꽤 철학적인 질문이 오고 갔다. 과연 AI로 그린 것은 AI가 그린 것이냐, AI를 도구로 그린 것이냐는 질문이다. 여기에 대한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언젠가 AI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 저작권을 AI가 갖게 되는 날도 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AI가 소득을 일으키고 세금을 내며 인간도 고용하는 세계 말이다. 소설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설명된다. 자유사를 선택하고 삶을 포기하는 인간의 유한함과 영생하는 AI와의 관계가 근로자와 고용자의 관계가 되면 인간은 기계에게 복종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물론 기계에게 복종하는 인간은 가난한 쪽이고, 그 기계의 소유권을 가진 인간은 부유한 쪽일 것이다. 현실 세계와 사이버 세계에 사는 두 인간의 계층을 넘어, 별개의 다른 집단이 되면, 자본주의는 어떻게 변해갈까. 소설은 타인의 아바타가 되어, 타인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업종도 소개한다. 현실 세계에서 '인생'을 판매하는 시대인 것이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본심'은 일방향의 이야기를 직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소설은 미래의 모습을 빗대어 현재를 말하고 공상과학을 빌려 철학을 말한다. 어머니의 본심을 찾아 떠나는 아들의 이야기. 꽤 흥미있고 생각할 거리가 많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식 중독 - 먹고 싶어서 먹는다는 착각
마이클 모스 지음, 연아람 옮김 / 민음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 초나라의 한 상인이 말했다.

"이 방패는 어떤 걸로도 뚫을 수 없습니다."

판매 중인 방패가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상인은 '창'을 꺼내든다.

"이 창은 무엇이든 뚫을 수 있습니다."

뭐든 뚫을 수 있는 창과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방패를 우리는 모순(矛盾)이라고 한다. '모순'은 논리가 맞지 않는 상황에 쓰는 고사성어다.

우리는 여기서 '논리의 모순'에 집중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그의 직업이 '상인'이라는 점이다. 상인의 비즈니스는 어떻게 됐는가? '논리의 모순'과 '사업 성공유무'는 별개의 문제다. 모순에 빠졌다는 것이 '비즈니스'의 실패를 의미하진 않는다. 아주 높은 확률로 상인은 큰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초나라 상인의 일화로 누군가는 '모순'을 배우겠지만, 누군가는 '비즈니스 방식'을 배운다. 상인은 어쨌건 창과 방패를 모두 팔았다. '모순'을 깨우친 이들도 있다. 그들은 언제나 소수다. 다수의 사람은 필요에 따라 무엇이든 뚫는 창 혹은 무엇이든 막는 방패를 구매할 것이다. 어쩌면 그 둘 다 구매할지도 모른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마케팅 전략이란 말인가.

식품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밀'로 만든 음식을 더 많이 소비시키기 위해, 산업은 '콜라'를 개발했다. 콜라는 소화제였다. 소화제를 더 많이 찾게 하기 위해 산업은 설탕을 집어 넣었다. 설탕에 중독된 사람들이 비만해지자, 산업은 '다이어트 콜라'를 출시한다. 다이어트 콜라라는 또 다른 메뉴가 개발되자,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모순'은 그렇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의 재료다.

개량된 토마토가 덜 달면, 설탕을 첨가하여 당을 올리고 보관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캐찹은 사람을 비대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비대해지자, 하인즈는 '다이어트 시장'을 개척한다.

모순은 언제나 새로운 산업을 개척한다. 석유하면 떠오르는 곳은 중동이다. 중동에는 '친환경'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다. 친환경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자, '전기차', '풍력발전', '배터리' 등 다양한 신사업 시장이 우후죽순으로 성장했다. 모순을 이용하여 시장을 확장하는 것은 사업적으로 꽤 똑똑한 방식이다.

'모순'은 논리에서 나쁘지만, 사업에서는 좋다. 이런 결론에 다다른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나쁘다'에 속하는 것 중 사업에서 좋은 것은 또 무엇이 있을까. '중독'이 있다. 중독은 사회적으로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사업적으로 꽤 성공적인 전략이다.

'드라마 중독', '게임 중독', '쇼핑 중독', '스마트폰 중독'. 사업이 확대되려면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그것에 이끌려야 한다. 드라마는 가장 결정적인 타이밍에 '다음회'로 넘어간다. 게임은 즉각적인 '보상'으로 쾌락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중독'은 사업에 있어서 몹시 중요하다. 컨텐츠 산업, 게임 산업, IT산업에 비례하게 중독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있다.

아편 전쟁에서 영국이 중국으로 '아편'을 팔았을 때, 사람들은 영국의 '비도덕성'을 욕했다. 다만 시선을 다르게 해보자. 앞선 '초나라 상인'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을 바꿔보자. 아편이 중국으로 넘여간 것은 '영국 동인도 회사'였으며 이 또한 '비즈니스'였다.

미국의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 드라마 중독을 야기하고 아이폰은 전 세계에 스마트폰 중독을 야기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비즈니스의 성공'이라고 보인다. 이유야 어찌됐건 당시 청나라의 아편 판매는 성공적이었다. 당시 청나라로 아편을 판매하던 상인은 '영국 동인도 회사'뿐만 아니었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의 외조부는 청나라 주강 지역에서 10년간 아편 장사를 하여 큰 돈을 벌었다. 그는 상인이었고 아편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지만 '주류(술) 산업'과 비슷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그는 상인으로서 아편 사업이 공정하고 정당하며, 합리적이라고 여겼다.

결론에와서 '아편'은 불법이고 '술'은 합법이 됐지만, '중독'은 정의하기에 따라 다르다. 애초에 '모순'과 '중독'은 비즈니스에서 꽤 중요한 항목이다. 이것은 음식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음식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산업이기 때문이다.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 다양성은 소비자의 자유의지를 무너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옷을 팔 수 있을까. 사업가라면 '모델'이나 '연예인'을 통해 '유행'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음식이라면 사업가는 해당 음식이 어린 시절 기억을 자극하도록 향수에 호소해야 한다.

산업은 판매를 유도하고 중독시키며 모순의 시장을 열어야 한다. 여기는 당연히 '개발', '연구'라는 이름이 쓰인다. 인간은 실제로 냄새로 빈대를 찾을 수 없지만 10미터나 떨어진 잔디 위에 초콜릿 향을 쫒을 수 있다. 이는 2006년 버클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값이다.

성공하는 삼겹살 집은 문을 열어 냄새를 밖으로 나가도록 하거나, 야외 테이블을 설치하여 후각을 자극해야 한다. 이것은 TV에서도 자주 알려주는 경영 전략이다. 우리는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로써 적절한 마케팅을 배운다.

내가 사용할 때는 마케팅 전략이던 것들이, 소비자가 되면 꽤 불공정한 음모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쨌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더 잘파는 전략을 생각해 보듯, 거대 식품산업의 공룡들도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산다.

미디어에 노출을 시키고 향수를 자극하고 중독시키는 일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것처럼 우리도 희망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는 얼마나 자유의지를 가지고 음식을 대하고 있는가. 마케팅이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가 선택하는 선택들은 얼마나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가. 우리는 정말 먹고 싶기 때문에 먹는 것인가.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의 규칙 - 돈은 당신의 명령을 기다린다
신민철(처리형) 지음 / 베가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는 '충남상회'라는 곳이 있었다. 그곳에는 먹는테이프, 빼빼로, 칸초, 아폴로 등을 팔았다. 일주일 용돈 500원이 충분했던 이유는 먹는테이프 50원, 빼빼로 100원, 칸초 200원, 아폴로 100원이라서 그랬다. 애들 아빠가 된 지금, 아이들이 마트에서 빼빼로를 집어들면 심장이 '쿵' 내려 앉는다.

'이게 1,000원이야?'

돌이켜보니 내가 먹던 시절과 아이가 먹던 시절의 차이가 30년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30년이 지난 지금 10배가 됐다.

생각한다.

딱 하루만 어린시절로 갔다 올 수 있다면, 빼빼로를 한 1억원 쯤 사와야겠다.

그리고 팔겠다.

아! 아니다. 썪지만 않는다면 그 빼빼로를 30년 뒤에 팔아야겠다. 그때 쯤이면 빼빼로 하나가 1만원은 하고 있지 않을까.

누구나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 당하기만 한다. 실제로 시장은 돈을 항상 풀고 있으며 시장에 돈이 많아질수록 화폐가치는 떨어진다.

그것은 '가능성'이 아니라, '무조건' 이다.

나 어린 시절 먹었던 과자 중에 그때보다 값이 싸진 과자는 없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안다.

'식품주'는 주식 종목 중 가장 안정적 수익을 보장한다.

가장 보수적인 산업인데도 1000%라는 숫자가 붙는다.

30년 전에는 신라면이 200원, 자장면이 650원, 영화 입장료 3,500원이었다. 대형마트에가서 카트를 꽉 채우면 어머니는 초록색 지폐 한 장을 건내며 말씀하셨다.

"너무 많이 샀네."

즉, 자본주의 원리에 따라 화폐가치는 무조건 떨어진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은 무조건 비싸지며 앞으로의 인생에서 가장 저렴한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역사 관련 책을 읽다보면, 나름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다. 미술관련 책을 읽다보면 미술에 관한 시각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경제 관련 책을 읽다보니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다.

경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다. 고로 경제 책을 읽는 건 너무 즐겁다. '신민철' 작가의 '돈의 규칙'을 읽다. 그의 책을 읽고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내가 가진 철학을 만들었던 수 많은 이야기들을 한 번 상기시킨다.

감히 이 책에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이다. 책은 초보들이 읽을 수 있도록 가독성있게 쓰였다. 평소 관심 많은 이들이 읽으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책이다.

요즘은 '빚투'라는 말이 있다. 빚내서 투자한다는 의미다. MZ세대에게 따끔한 훈계를 하는 윗세대의 조언이 메스컴에 잔뜩 등장했다. 다만, 나는 요즘 희화화되고 있는 MZ세대를 믿는다.

역사는 항상 후대가 맞았다. 1971년까지 스위스에는 '여성참정권'이 없었다. 심지어 프랑스도 여성 참정권이 생긴 것은 1946년 이후이며, 1995년까지 미국 미시시피주에서는 노예제도가 합법이었다.

당시에도 윗세대들은 아래세대의 세태를 못마땅해하고 있었으리라.

무리한 '빚투'는 물론 지양해야 할 부분이지만 자본주의는 '레버리지'를 통해 작동된다. 현금을 쥐고 있어야만 돈이라고 믿는다면 돈은 빠르게 굴러가지 않는다. 교환수단인 화폐는 단지 표면적인 물질일 뿐, 돈은 관념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의 가격은 1조 760억이란다. 그것은 그저 관념일 뿐이다. 만약 빌 게이츠가 2조에 사겠다고 말하고, 워렌버핏이 3조에 사겠다고 말하면, 모나리자의 가격은 3조가 된다.

그 누구도 돈을 찍지 않고 돈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다. 이렇게 만들어진 허상의 돈을 그가 출금하여 '현금화'한다면, 현실 시장에서 현금은 그만큼 줄어든다. 고로 자본주의는 현금을 가질수록 불리한 게임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은 세계 최대 채무국이며 세계 거대 기업이라는 곳도 전부 채무로 운영된다. 빚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경매를 보면 지극히 자본주의가 보인다. 수요와 공급이 오로지 그것의 가격을 결정한다. '원가'나 '노력'은 중요하지 않다. 윗세대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대부분 이렇다. '원가', '노력', '현금'. 다만 이것은 자본주의와 거리가 멀다.

자본주의는 이렇다. 크리스마스날 가수에게 노래를 부탁한다

'가수가 부른 노래에 대한 값을 지불하시오.'

A: 나는 500원이 적당하겠어.

B: 나는 2만원이 적당하겠어.

C: 나는 800만원 정도가 적당하겠어.

가수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그것이 가격이다. 시작은 '가수의 노력'과 '원금'을 구매하지 않는다. 가치에 대한 기대치를 구매한다.

빼빼로의 원가나 직원의 노고는 가격에 들어가지 않는다. 시장에서 가격은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나 인간에는 종류가 워낙 많기에, 가치에 투자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고로 현명한 사람은 가치에 투자한다.

빼빼로는 실제로 아무 일도 하지 않았지만 30년 후에 10배가 뛰었다. 빼빼로의 미래가치는 인플레이션에 의해 자동으로 생겨난다. 투자는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일이며, 빼빼로보다 열심히 일할 곳에 찾는 일이다.

자주 언급하는 종목이 있다. '강원랜드'와 '존 디어'다. 이 두 종목의 가치를 나는 높게 평가한다. 안정적이며 최소한 화폐가치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한다. 단기 투자가 아니라, 장기 투자자에게 불경기는 절호의 바겐세일 기간이다.

누군가는 30% 할인하는 물건에 지갑을 열고, 누군가는 30% 할인하는 자산에 지갑을 연다. 이 둘은 근본적으로 같지만, 전자는 미래에 비싸게 되팔 수 없고, 후자는 미래에 비싸게 되팔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은 책이다. 책을 읽던 도 중 '신민철' 작가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인스타그램을 팔로워 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창 미투, 빚투, 고발 용어가 사회를 휩쓸다가 최근에는 '학폭'이라는 용어가 돌아 다닌다. 굉장히 좋은 현상이다. '학폭'은 절대 미화돼서는 안된다. 공소시효도 짧아서는 안 된다. '학폭'은 정말 극악하다. 여기는 당연히 폭행, 추행, 절도, 사기, 모욕 등을 함께 동반한다. 학폭은 범죄 의식이 결여된 미완성 인간을 사회로 양성하여 내보내는 시작점이다. 선량한 이를 괴롭히는 것이 힘의 논리라고 믿게 한다.

'위세과시'를 다른 능력으로 할 자신이 없는 이들이 가장 원시적인 방식으로 '위세과시'를 하는 방식이다. 이런 인식을 학창시절에 만들고 사회로 내보내면, 그 사회는 원시사회가 된다. 국어, 수학, 영어를 완성하는 것보다 사회성을 완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다. 교육학 용어로 교육은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다. 그깟 국, 영, 수 등급이나 구분하는 과정이 아니다.

학폭이 악질인 이유는 '죄의식 결여' 때문이다. 졸업을 끝으로 가해자 스스로 자체 공소시효를 소멸한다. 적당히 '낄낄' 거리며 즐기다가, 졸업하면 혼자만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미화한다. 약간의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이미 과거라고 생각한다. 교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단순히 '서열', '인간관계', '교우관계' 정도로 정의해 버린다. 당연하게 미친 증상이며 '범죄'다.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 범죄의 대부분은 '악'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죄의식 결여'라는 무지에서 시작한다. 사이코패스와 다르게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는 후천적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하는 이들은 역시나 '교육'된다.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물론 애들은 그럴수도 있다. 6살 아이가 5살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을 수도 있고, 7살 아이가 6살 아이를 때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것을 보자마자 형사소송법을 들이밀며 입건 수사할 수는 없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은 인간을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 8단계로 나눠 발달한다고 봤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7살에는 죄의식을 갖게 되며 12살 까지는 열등감을 갖고 청소년기에는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한다.

교육을 철저하게 시키면 7살인 어린 아이는 마트의 장난감을 호주머니에 넣어가지 않고 12살된 아이는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애들이 그럴 수 있지'는 지극히 부모 생각이다.

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는 아이를 잠재우고 조용한 밤에 '밀리의 서재'로 읽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는데, 나름 재밌게 읽었다. 굳이 '청소년 책'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같은 소재의 드라마 '더 글로리'가 19세인 것을 보면 충분히 성인도 즐길만한 컨텐츠다. 가만히 누워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소설은 쉽게 읽히지만 점차 반전의 반전을 준다.

과연 '선과 악'은 무엇이며, 죄와 벌'은 무엇이고, 진실과 믿음은 무엇인지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진다. 잠에 들기 전에는 가벼운 소설을 읽고 싶다. 너무 무겁고 긴 소설은 자기 전에 읽기 부적합하다. 시작을 하면 늦게까지 끝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잠들기 전에 읽기 시작하고 아침에 눈을 뜨고 완독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두 친구의 관계에 대한 의심. 친구라고 믿었던 친구와의 관계. 어른과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의 차이. 미디어와 학교의 관점. 단순히 학교 폭력 정도를 담은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소설과는 다른 이야기인데, 마지막 국민학교 시대를 다녔던 나로써 학교는 야생과 닮아 보였다. 당연히 교육과 사회화가 덜 된 어린 아이들이 집합이기에 '성인'들의 정돈된 사회와는 달랐다. 다만 나에게 인상 깊었던 모습은 '학교'의 모습이다. 그 시대는 지금 돌이켜 보면 굉장히 특이했고 야만적이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양말에 나무 가시가 박히는 마룻바닥이었는데 학교가 끝나면 책상을 모두 뒤로 밀고 앉아서 8살, 9살 되는 아이들이 양초와 마른 걸레로 왁스질을 했다.

한참하고나면 무릎이 반들 반들해지고 손 끝이 빨갛게 됐는데, 이 시간에 놀다가 걸리면 성인 남성의 선생님이 가차없이 손바닥으로 뺨을 후려치셨다. 쓰레기를 버리러 소각장을 가면 학교 수위 아저씨는 쓰레기통에서 플라스틱 병이 나왔다며, 뒷통수를 때리거나 뺨을 후려 갈겼다. 얼핏 잘 기억은 안나지만 의자를 집어 던지시던 선생님도 계셨고 뺨을 맞는 건 그닥 불평할 사항도 아니었다. 한번은 놀림을 받던 친구가 교무실에 있는 선생님께 이야기하자, 선생님은 '고자질도 나쁜 거다.'라며 크게 혼내시던 모습도 생각이 난다.

지금은 되려 교권이 바닥이라, 선생님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에 사회가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그때의 어른들의 모습이 생각이 난다. 당연히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도 '따돌림'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하다 싶은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침묵을 택했다. 불필요한 위험을 스스로 떠안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를 포함하여 당시 침묵하던 친구들도 그때를 돌이키면, 자신들의 모습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정의롭게 나서지 못했을까.

학교폭력은 고로, 가해자를 제외한 모든 이에게 트라우마를 만들고, 혼자 즐거운 학창시절을 회상하는 지극히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이기적인 범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