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 인류를 지배종으로 만든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주명진.이병권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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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노우에 사나'와 '미쓰자와 데스로'는 침팬지와 인간의 지적 대결을 기획한다. 침팬지 어미와 새끼 세 쌍에게 터치스크린에 뜬 숫자(1에서 9까지)를 알아보고 순서대로 터치하도록 훈련한 것이다. 숫자는 스크린에 잠시 비춰지고 사라진다. 침팬지는 숫자를 순서대로 누른다.

대결 상대는 인간 대학생이다. 역시 만물의 영장답게, 인간은 침팬지를 이겼다. 인간 12명 중 7명이 모든 침팬지를 이겼다. 다만 숫자가 더 빨리 사라지고 더 어려워지자 점차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한다. 다섯 살배기 침팬지 한마리가 모든 인간을 이기기 시작한 것이다. 난이도는 점차 올라갔다. 이후, 모든 침팬지는 모든 인간보다 정확했고 빨랐다. 인간이 전패한 것이다. 속도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는 인간과 다르게 침팬지들의 성적은 속도에 따라 달라지지도 않았다. 우리의 생물학적 조건이 모든 자연의 '개체'보다 월등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어떤 인간은 '돌고래'보다 낮은 지능지수를 갖고 있다. 측정 방법에 따라 인간과 동물의 지적 차이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그렇다면 우리와 그들을 구분할 수 있게 했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조지프 헨릭은 하버드 대학교 인간 진화 생물학과 교수다. 그는 인간의 진화, 문화, 사회적 학습.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한다. 내가 그를 알고 있는 이유는 '위어드'라는 도서를 통해서다. '위어드'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위어드는 문화적 진화가 인류의 역사와 뇌구조까지 바꾸어 놓았다고 말한다. 현대 서구 문명이 현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한다. 인간의 '진화'는 어느 순간부터 '사회, 문화의 변화'를 통해 다른 경로를 갖게 됐다. 굉장히 흥미로운 관점이다. 그렇다. 불과 40만 년 동안 뗀석기를 벗어나지 못한 인간이 겨우 청동기라는 금속을 사용한 것은 고작 5000년 전 일이다. 금속의 우연한 발견과 함께 40만년을 쳇바퀴 돌듯한 인간의 진화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졌다.

단순히 역사를 순서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감이라는 본질을 통찰하는 과정으로 인지해 볼 때, 인간의 역사는 '진화'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헨릭 교수는 인간의 문화적 발전을 진화라는 언어를 통해 설명한다.

다양한 종교나 신화를 보면 우리 인간은 '자연'과 별개의 객체다. '자연'과 동떨어진 생물학적 배경으로 우리는 자연과 스스로를 구분 지었다. 다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자연에서 왔으며 그 연결점은 얕게나마 존재한다. 고로 우리가 독보적인 생물학적 진화를 통해 현재 문명을 만들었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렇다면 우리를 우리로 만들었다는 그 작은 차이는 무엇일까. 어쩌면 '사회성'일지 모른다. 우리 인간은 침팬지 한마리보다 생존력이 떨어진다. 자연에서 최약체로 평가되는 인간이 먹이사슬 최정점에 있는 이유는 인간의 진화가 '생물학'이 아니라 '문화적 진화'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하는 것이 다른 종에 비해 우월했을 뿐이다.

침팬지, 오랑우탄 그리고 두 살 짜리 인간을 비교해 보건데 다른 두 유인원에 비해 인간이 보유한 유일하게 월등한 인지 능력은 '사회적 학습 능력'일 뿐이다. 물론 다른 인지능력에서도 인간은 다른 유인원에 비해 약간의 우수함을 보였으나, 그 차이는 미미했다. 어린 인간의 공간 능력이나, 수량 능력, 인과능력은 다른 유인원에 비해 월등하다고 할 수 없다.

나약한 인간의 '지적능력'으로 우리를 만든 것은 '생물학적 진화'이 아니라, '문화의 힘'이다. 우리는 상대의 표정을 살피고 이성을 선택할 때, 생존능력보다는 '외모'를 살핀다.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사회적 능력이 배우자 선택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다. 그것은 우리를 다른 동물과 다르게 만들었다. 사회를 이루도록 진화한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같이 삶에 대한 능동적 해석의 중요성을 말한다.

자연선택은 우리가 자연에 의해 선택 당하고 있음을 말한다. 다만 인간은 그저 선택당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진화가 우리를 수동적인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으나, 우리는 문화를 통해 진화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알 수 있다. '진화'는 '능동적 대처'가 가능하고 언제나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책 재미 있습니다. 1부, 2부, 3부로 쪼개어 업로드 하겠습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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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살고 있습니다 - 스트레스 없는 삶을 위한 미니멀리스트 매뉴얼
프랜신 제이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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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있는 '그것'은 어떻게 '그것'이 됐을까. 보이지 않는 것을 사색하는 힘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 없는 '것'은 없다. 저것이 나에게 온 역사를 반추해 보건데, 그냥 생기는 것은 없다. 쌀 한톨이라도 입속으로 들어오면 그것은 인연이 된다. 그것은 어떻게 나의 입속에 있게 됐는가. 그 역사를 반추하는 것은 삶을 감사하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

500원짜리 껌을 산다. 입에 넣는다. 껌을 감싸고 있던 포장지를 살핀다. 생각없이 쓰레기통으로 버린다. 그러나 보이지 않던 '너'에게 묻는다. '너'는 어디에서 왔는가.

껌종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의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종이의 재질과 두께, 인쇄 디자인은 저절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의 디자인은 이후 엔지니어에게 간다. 종이의 물리적 특성을 확인하고 안정성을 보장하는 재료를 연구한다. 구매 담당자는 펄프와 잉크, 코팅 재료를 확인하고 그 원재료를 각 구매처에서 구매한다. 펄프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는 나무를 재배한다. 혹은 벌목한다. 이렇게 벌목된 나무는 제지 공장에 들어간다. 공장 직원은 주문내역을 확인한다. 내역을 기반으로 얇은 종이를 제지한다. 이번에는 기계관리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기계 관리자는 기계를 수리하거나 관리한다. 생산된 껌종이의 품질은 어떤가. 안전한가. 품질관리 전문가는 이를 검사하고 기준치에 맞는지 확인한다. 포장 작업자는 껌종이를 포장한다. 물류 담당자는 완성된 껌을 제조 업체에 납품한다. 소매업자는 이를 진열해 놓고 있다가 원하는 이에게 판매한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노고는 껌종이라는 '정체'를 만들어내고 그것은 역사가 됐다. 이제 구매자인 나의 손에 들어왔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처분하는가.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구겨 쓰레기통에 넣지 않는가. 삶이 나에게 주는 축복이란 이처럼 보이지 않는 후면에 잔뜩 숨겨 있다. 우리가 펴보지 않을 뿐이다.

'그것'이 어떤 경로에 나에게 왔나.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고가 숨어 있나. 그것을 안다면 그 감사덩어리를 함부로 할 수 없다. 만물이 그렇다. 그냥 생기는 것은 없다. '그것'이 '그것'이 되기 위해서는 전 우주가 작동해야 한다. 작게는 온도, 기온, 날씨, 위치, 시간, 사람, 돈이 필요하고 크게는 태양의 적정 궤도에 안착한 지구의 기가막힌 위치선정 혹은 빅뱅과 초신성 폭발에서 터져나온 원자 물질의 운동량과 인력, 척력, 중력, 각운동량의 조화까지 따져 들어갈 일이다. '그것'이 '그것'으로 탄생할 확률과 내가 나로 탄생할 확률은 각자 독립적으로 무한대에 가까운 우연이다. 이 우연들이 서로 무한에 제곱수로 중첩된다. 여기서 이 값들은 서로 인연이 다시 제곱이 된다. 고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것은 무량대수급의 우주 산술적 대입의 결과다. 어찌 함부로 들이고, 함부로 버릴 수 있을까.

마인드를 이렇게 갖다보면 하나 둘씩 덜어내는 것이이 일상화 된다. 물욕이 줄어든다. 물욕이 줄면 '집착'이 준다. 집착은 번뇌가 된다. 번뇌란 '번거롭고 괴롭다'라는 의미다. 때로 사람은 단순한 것을 돌고돌아 어렵게 만든다. 그렇지 않은가. 삶의 대부분이 그렇다. 사피엔스 종이 '쉬운 길'을 돌아간다는 것은 이미 '농업혁명'에서 증명 됐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는 '농업혁명'을 인류에게 재앙이 표현했다. 사람들은 더 영양결핍에 시달렸고 나약해졌다. 엄청난 노동강도를 지녀야 했고 질병과 사회적 불평등, 전쟁과 같은 문제도 만들어냈다. 결국 돌고돌아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는 40만년을 지속해오던 본질을 1만년간 돌아 다시 제자리로 찾아가는 중일지 모른다.

빈수레가 요란하다. 요란한 수레를 잠재우기 위해 가득 채우는 것은 정답이다. 그러나 어설프게 채운다면 수레 안은 더 요란스러워진다. 채우고 채우고 채우다가 결국 깨닫는다. 빈 수레가 그나마 가장 정숙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비우고 가벼워지는 것에 최대 촛점을 맞추고 있다. 뭐든 덜어내고 비워내고 버린다. '할부'나 '렌트'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야 한다. 본래 '쌓는 일' 보다 '돌리는 일'이 훨씬 더 많은 하중을 견딜 수 있다.

학창시절 '생각비우기 연습'이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일본의 한 젊은 스님의 책이다. 도서는 '생각'을 비우고 멈추라고 말했다. 그때는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동경했다. 머리를 많이 쓰다보면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여겼나보다.

다만 '정신력'이나 '주의력' 같은 것은 일종에 '소모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이 쓰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닳고 사라지는 것이다. 인간의 육체에는 쓸수록 단련되는 것도 있지만 닳아 없어지는 것들이 있다. '근육'처럼 단련되는 것이 아니라면 '연골'처럼 닳아 없어진다.

'정신'에 관해 대체로 그렇다. 군대에서는 일부 가혹행위를 '정신훈련'이라는 명분으로 시행한다. 그러나 정신을 훈련하는 방법은 비우고 집중하고 덜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년 간 정신 차리지 못해 허둥대는 와중 나를 정리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발견했다. 바로 '미니멀리스트' 꽤 오래 전부터 지향하고 있었다. 최근 손웅정 작가의 책을 보고 다시금 자극을 받았다. 그렇다. 실제로 비우다보니 꽤 많은 변화가 생긴다. 많은 것을 비우니 더 가벼워지고 더 빨라지고 더 깊이 있어진다. 물이 맑아야 더 깊이 볼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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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전쟁 - 숨겨진 모래 자원 쟁탈전
이시 히로유키 지음, 고선윤 옮김 / 페이퍼로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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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지반이 식으면 딱딱한 암반이 산을 이룬다. 지구 형성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이렇게 만들어진 '암산'은 밤과 낮의 온도차이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팽창과 수축은 암석에 균열을 만든다. 암석의 균열 속으로 물이 들어간다. 들어간 물은 역시 기온의 차이로 팽창과 수축을 한다. 암석 사이의 물이 얼면 암석은 '빠직'하고 깨진다. 깨진 암석 사이로 박테리아가 들어간다. 박테리아는 구멍을 뚫고 나무 뿌리는 균열을 파고 든다. 비, 바람, 기온은 꾸준히 암석을 쪼갠다. 쪼개진 암석이 바람이나 물을 타고 흐른다. 흘러가며 서로를 긁어댄다. 더 미세해지고 더 가늘어진다. 이렇게 '모래'는 만들어진다.

모래는 모든 것에 사용된다. 우리를 둘러싸는 벽, 바닥, 천장 모두에 모래가 있다. 건물을 이루는 콘크리트의 70%가 모래다. 스마트폰, 컴퓨터에도 모래가 들어간다. 반도체의 원료 중 하나가 석영사 즉 모래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기본 원료인 기판은 유기규소로 만든다. 이는 모래와 암석 속에 산소와 결합된 실리카 상태로 존재한다. 실리카에서 실리콘을 추출한다. 이것으로 웨이퍼라는 앏은 원판을 만든다. 이 위에 회로를 구워 붙인 것이 반도체다. 에어콘, 냉장고, 밥솥, 카메라, 텔레비전 등 어디 하나 모래가 없는 곳이 없다. 첨단 기기며 아름다운 건축이며 할 것 없다. 때로 우리가 지저분하다고 여기는 '모래'는 이렇게 현대 사회에 중요한 자원이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모래다. 전기는 '석유'로 만든다. 그러나 '석유'는 모래로 만든다. 그것이 무슨 말일가. 텍사스, 루이지애나, 콜로라도, 펜실베니아 등에서 '채굴'되는 미국 셰일오일은 그 원유채굴 비율은 68% 이상이 됐다. 2010년대에는 20%였던 비율이 2019년에는 68%까지 올랐다. 셰일을 추출해내려기 위해서는 수압파쇄법이라는 공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 대량의 모래가 사용된다. 물과 모래, 화학약품을 섞어 그것으로 셰일오일을 밀어 올리는 기술 혁신이 바로 '셰일혁명'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래는 거의 모든 곳에 사용된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는 매년 약 500억 톤의 모래를 사용한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여 과거 20년 간 모래의 사용은 5배나 늘었다. 이로인해 모래 고갈은 점차 가속화된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아프리카나 중동 사막 한 가운데에서 모래를 퍼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 말이다. 중동에가면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모래 고갈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러하다.

모래 고갈은 유효하다. 사막의 모래는 너무 가늘다. 모서리가 없어 서로 엉키지 않는다. 시멘트와 섞여도 강도를 낼 수 없다. 모래가 시멘트와 섞여 단단해 지는 이유는 모래의 각진 부분이 직소 퍼즐처럼 얽히고 맞춰지며 단단히 고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사막 모래는 너무 입자가 가늘다. 고로 사용이 불가하다. 또한 바다의 영향으로 염분이 많다. 사막에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 이유는 물이 부족해서만이 아니다. 염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염도가 많은 모래는 알카리성을 띄기도 한다. 이는 건축물의 강도나 안정성에 위협이 된다. 모래가 많은 중동국가들이 되려 모래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2018년 무하메드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의 수상으로 취임된다. 취임 5개월 후 그는 모든 모래의 수출을 금지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웃나라인 싱가포르가 자신들의 나래에서 매입한 모래를 가지고 간척매립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자국의 모래가 이웃나라의 국토확장에 쓰였다는 사실은 말레이시아 정부 입장에서 기가 찰 노릇이다. 말레이시아는 비로소 2018년 모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우리 눈에는 매우 하찮아 보이는 모래의 가치는 점차 높아진다. 30년 전, 잡지나 신문에는 '석유 고갈'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앞으로 30년 안에 석유가 고갈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 석유는 거의 무제한에 가까울 만큼 풍부한 자원 중 하나가 됐다. 최근 우리나라 동해에서도 석유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심해나 셰일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원유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과연 자원의 희소성으로 볼 때, 앞으로 모래는 '석유'보다 훨씬 중요한 입지가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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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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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는 '사실이란 없다. 해석만 있을 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서로 보는 세계가 다른다. 각자 다른 해석을 한다. 누군가는 달을 보고 쓸쓸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느낀다면, 달은 아름다운가, 쓸쓸한가. 알 수 없다. 각자 자신만의 세계를 살 뿐이다. 고로 다른 자신의 세계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발악할 필요는 없다.

최근 읽었던 '바나나 산책시키기'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삶을 간결하게 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 연장선으로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당췌 이해 못할 인간들과 현상들을 마주하고 스스로 고통스러워질 뿐이다.

그렇다. '사실이란 없다. 해석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망상증 환자의 세계를 '망상'이라고 정의 내린다. 그들에게 약물을 처방한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는 실재에서 '상'이 존재하지 않는 순간은 얼마나 되는가.

기껏 해봐야 겨우 스무시간만 깨어있는 인간에게 '실재'를 사는 일을 얼마나 되는가. 보통의 인간은 삶의 3할을 꿈을 꾸고 산다. 깨어 있는 나머지 시간도 무의식에 지배되며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실재라고 믿는 것이 거짓이라는 상황에 마주한다.

'만델라 효과'를 보면 알 수 있다.

1995년 많은 사람들은 조선총독부 청사가 폭바 해체 되는 모습을 TV로 보았다. 이 생중계를 본 많은 이들은 조선총독부 청사가 김영삼 정권에 의해 폭파해체 됐다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로 조선총독부청사는 15개월에 걸쳐 조금씩 철거됐지, 폭파로 무너진 것은 아니다. 이전 해인 1994년 남산 외인아파트 건물과 라이프건축개발 사옥 건물 철거 모습이 TV로 생중계 되면서 다수 한국인이 왜곡된 사실을 실제로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의 기억은 완전하지 않다. 기억만 완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인지능력 또한 완전하지 않다. 지금은 관관코스로 유명한 제주도 도깨비 도로는 한때 굉장히 이상한 곳이었다. 그곳에 흘린 빗물이 위를 향해 흘러가기 때문이다.

파타모르가나 현상도 그렇다. 바다에 있어야 할 배가 하늘 위에 떠 있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어떻게 된 것일까. 사람들은 이 배기 저주에 걸린 유령선이라고 불렀다. 정박하지 못하고 영원히 바다를 표류한다는 전설이 수 백년 동안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 내려왔다. 그러나 이는 빛의 굴절로 인한 착시일 뿐이다. 이집트 정복을 나섰던 나폴레옹도 사막에서 호수가 난데없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 사막은 아이러니하게도 나폴레옹 일행의 머리 위에 산으로 떠 있었다.

우리가 얼마만큼의 진실을 알고 있는가. 내가 보는 진실도 진실이라고 확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가 보는 진실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확신을 할 수 있는가. 고로 우리는 '너'와 '나' 둘 중 누구의 말이 더 맞는지를 따지고 들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그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각각의 세계가 다름을 인정하고 나면 상대의 다름에 대해 인정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세계에 대해 증명하고자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다. 누군가 나의 팔이 '셋'이라고 한다면 필사적으로 나의 팔이 '둘'임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 저 사람의 눈에는 '셋'으로 보이는 구나, 하고 넘어가면 된다. 도를 넘고, 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아니라면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할 필요가 없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적 에너지와 비용을 소모한다. 자신의 사회적 입지와 경제적 지위를 입증하기 위해 값비싼 자동차와 악세서리를 소유하고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임을 입증하기 위해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끊지 못하고 살아간다. 다만 자신에 대해 자신이 있는 이들에게 그런 불필요한 수식은 거추장스럽다. 그렇게 이미 완전한 이들은 하나씩 자신을 덜어낸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버핏이 싸구려 지갑, 자동차,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전혀 자존감에 흠집이 잡히지 않는 것 처럼, 마크 주커버그나 스티브 잡스가 항상 같은 옷을 입고 있더라도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 것처럼, 삼성 이재용 회장이 국산 자동차를 타고 다니더라도 전혀 굴욕적이지 않은 것처럼 그렇다.

고로 본질을 수식하는 거추장스러운 포장물로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똥은 황금 포장지에 쌓여 있어도 똥이고, 황금은 똥물이 묻어 이어도 황금이다. 결국 포장에 가려 본질을 보지 못하는 바보를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황금'이라고 주장할 필요는 없다. 황금은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가치를 아는 사람에 의해 가치를 인정받는다. 극단적으로 '바보를 설득하기에 인생은 짧다'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타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바라보는 '나'를 말하는 것이고 또한 나와 비슷한 타인들을 말하는 것이다. 고로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본질을 봐야하고, 본질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불필요한 인생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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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열대어 케이스릴러
김나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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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남편은 연쇄살인범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목격자일 겁니다."

유력한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그의 아내가 혼수상태로 잠들어 있다가 깨났다. 기억을 상실한 채로...

깨어난 아내는 위와 같은 말을 들었다. 그 혼란과 공포.

추리물은 초반에 몰입시키지 못하면 매력이 없다. 등장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기 시작하고 작가가 숨겨놓은 복선도 모두 의미가 상실한다.

그러니 이렇게 강력한 도입의 스릴러를 일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은 '오디오북'으로 듣건데 무척 흥미진진했다. 문체가 간결하고 쉬운 것이 '일본추리'를 닮았다. '일본 추리'라 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떠올랐다. 수요가 있기에 반드시 공급도 있을 법한데 발견하지 못했다는게 못내 아쉬웠었다. 이제야 발견했다. 아마 '김나영 작가'의 도서를 몇 편 더 보게 될 것 같다.

도서는 '윌라 오디오북'에서 추천 목록으로 알게 됐다. 최근 '윌라 오디오북'의 이름이 새롭게 바뀌었다. 윌라 2.0이다.

'스타벅스 커피'가 '스타벅스'로 바뀌면서 '커피' 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윌라'가 '오디오북'을 넘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담은 듯하다. 현재 '밀리의 서재'를 구독 중이다. KT 요금제에 구독료가 포함되어 있어 이용중이다. 개인적으로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어찌됐건 거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전자책 이용 빈도가 높아졌다.

확실히 전자책을 이용하다보니 평소보다 독서량은 늘어난다. 워낙 바쁜 탓에 한 동안 도서리뷰를 올지 못했으나 근래들어 거의 1일 1독 수준으로 도서리뷰를 올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습관이 무섭다고 이제는 전자책으로 읽는 비중도 꽤 늘었다. 물론 그렇다고 전자책으로 완전히 갈아 탈 수는 없다.

윌라의 경쟁사는 아마 '밀리의 서재'일 것이다. 밀리의 서재는 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편이다. 밀리의 서재가 아쉬운 부분은 나에게 명확하다. 나처럼 '병렬독서'를 하는 사람에게는 꽤 쥐약이다. 물론 내부에 '읽고 있는 책'을 분류 볼 수 있긴 하지만 플로팅 형식으로는 최근에 읽었던 한 권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번갈아가며 도서를 바뀌 읽기는 힘들다. 때로는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병렬로 읽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새로 다운 받게 되는 과정도 복잡하다. 윌라 오디오북은 이런 부분이 보완된다. 또 소설 부분에 대해 성우의 연기력이나 연출도 좋다.

기존 '윌라오디오북'의 포지션은 조금 애매했었다. 밀리의 서재에서도 오디오북이 있고 보유도서량도 밀리의 보다 적어 보였다. 그러나 윌라2.0이 되면서 강력한 차별점이 생겼다.

첫째, Kids다. 매주 아이와 도서관을 가서 수십권의 책을 빌려와 읽었다. 밀리의 서재에는 어린이 관련 도서가 거의 없다시피하다. 윌라에서 Kids 목록이 생기면서 드디어 아이들 도서도 충분해졌다. 이로써 윌라를 구독해야 할 이유는 이미 충분해졌다.

둘째, 전자책이 생겼다. 윌라 오디오북에서 전자책이 생겼다는 점은 '밀리의 서재'와 더욱 비슷해졌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제안할 부분이 있다면, 오디오북을 듣다가 전자책으로 넘어가고 싶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부분이다. 기술적으로 '목차'에서 큰 단락만이라도 연동할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정도만 해도 아주 만족스러울 법하다.

셋째, 개인적으로 '고객센터'가 적극적인 편이다. 사실 '도서관련 플랫폼'에서 '고객센터' 이슈로 이용을 하지 않는 편이 많았다. 다만 '윌라'의 경우는 매우 친절하고 적극적인 편이었다. 일단 지금에서는 윌라와 밀리를 병행하기로 했다.

다시 '붉은 열대어'로 돌아와서,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인기 많은 '게이고'의 글을 닮았다. 다만 단순히 '게이고'와 닮았다,가 아니라 문장에 문학적인 표현도 충분히 있어 단순히 추리 소설를 읽는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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