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도 읽은 게 아니야! - 핵심을 파악하고 생각을 더하며 읽는 방법
이승화 지음 / 시간여행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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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른 호르몬을 분비한다. 호르몬이라는 것이 온도와 밝기에 따라 분비량이 변화하느라 아침, 점심, 저녁 사람은 각기 다른 생체 리듬을 갖는다. 아침에 드는 생각과 저녁에 드는 생각이 다르다. 아침이면 사람의 이성은 차가워 졌다가, 밤이되면 뜨거워지는 탓에 저녁의 행동을 아침에 후회하는 일이 적잖다. 사람의 생체리듬이 이처럼 워낙 변화무쌍한 탓에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아침에 볼 때와 저녁에 볼 때는 완전히 다르다.

아침에 공포영화를 보면 차갑게 식은 이성은 그것에 몰입하지 못한다. 저녁에 계발서를 읽으면 뜨거워진 감성은 그것에 몰입하지 못한다. 고로 아침에 읽던 책을 저녁까지 같은 감정으로 읽는다는 것은 어렵다.

하물며 그저 시각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해주는 영상 매체도 이럴지인데, 능동적인 해석이 필요한 활자 매체는 오죽할까.

진득하니 한 책을 완독하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것은 고로 적당한 때가 아니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사람의 흡수력은 스펀지와 같다. 가장 메마른 상태일 때, 가장 빠르고 많은 것을 흡수할 수 있다. 메마르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갈구하는 상태일 때를 말한다. 고로 적정한 시기, 적정한 장소에 적정한 책을 읽는다면 그 흡수력은 같은 책을 읽어도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아침에는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하루에 열정을 지펴 줄 장작을 몇 단어 장착하고 시작한다. 인간의 호르몬 분비는 유통기한을 갖고 있다. 도파민이건, 세르토닌이건 한 번 분출하고 나면 서서히 그 농도가 줄어든다. 고로 작심 하루짜리 뗄감 한 단어를 매일 아침마다 집어 넣고 시작한다.

점심에는 나눠 읽을 수 있는 것들을 챙겨 나간다. '시집'이나 단원 별로 짧게 쪼개진 계발서, 가벼운 인문서적을 가지고 다니며 읽는다. 반드시 필요한 '청소', '운전', '걷기' 등의 시간에는 오디오북을 활용한다. 오디오북을 선정할 때는 최대한 가벼운 것을 선정한다. 오디오북을 듣다가 놓치면 안되는 부분을 만나게 되면, 잠시 멈춰서 그것을 노트해야 하는데, 될 수 있으면 메모도 필요 없을 정도의 가벼운 것들을 선택한다. 시기성을 갖고 있고 유행 혹은 베스트셀러 등을 선택하는데 이유는 소장하기에는 아쉽고 읽지 않기에는 더 아쉽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을 듣다가 괜찮다 싶으면 냉큼 서점으로 가서 종이책으로 구매한다. 혹은 종이책으로 있는 책 중 가독성이 떨어지는 책들은 '오디오북'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혼자 읽어서 절때로 이해도 안되고 어렵다고 느껴지면 일단 오디오북으로 진도를 나가서 흥미를 유발한 뒤에 종이책으로 넘어간다.

책을 읽을 때는 날개 부분에 있는 작가 소개를 가장 먼저 본다. 어떤 누가 썼는지를 알고 읽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작가의 성향을 미리 알고 읽으면 책을 읽는 내내, 단순히 정보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대화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작가가 썼는지에 따라 책의 맛은 달라진다. '슬픈 조선'이라는 근대 역사를 다룬 소설은 아주 상세하고 객관적인 기술이 되어 있다. 그저 읽어도 놀라울 그 책의 작가는 놀랍게도 '가타오 쓰기오'라는 일본 작가의 글이다. 일본작가가 일본인들을 위해 집필한 이 책이 한국에 소개된 것, 그 뿐만 아니라 꽤 객관적이고 상세한 묘사가 놀랍다. 책을 읽는 도중 몇 번이나 돌아가는 페이지는 역시 '작가 소개'다. 읽다가 몇 번이나 작가 소개란으로 넘어가서 누구의 글인지 확인한다. 그런 과정이 있다보면 다음 지나가다가 만나게 되는 작가의 이름에 그의 전 작품이 떠오르고 다음 책을 집을 지, 말지를 쉽게 정할 수 있게 한다.

작가 소개를 보고 난 뒤는 목차를 본다. 군에 있을 때, 선임이 이렇게 시켰다고 해보자.

"삽으로 땅을 파"

맹목적으로 일단 진행하는 것과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맹목적으로 하게 될 때, 중요한 것은 '목적'이 없다. 사람은 '목적'이 있을 때, 창의적이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쉽게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은 '목적'이다. 목적은 쉽게 말하면 '길라잡이'다.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상세한 가이드 라인이 잡혀 있어야 하며 전체를 환하게 밝혀주는 환한 지도는 '목차'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는다고 해보자.

'사피엔스'의 첫 문장은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이다. 이어 '약 140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이다.

다짜고짜 제목은 '사피엔스'이고 첫문장은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이다. 이어 다음 키워드가 '빅뱅'이면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목차를 보면 대략 어떻게 진행하려 하는지 그 방향과 길을 알 수 있다.

사피엔스는 '인지혁명' , '농업혁명', '인류통합', '과학혁명'이라는 큰 주제 아래 하위 소주제가 이어지며 '사피엔스'라는 동물이 어떻게 현대까지 왔는지 설명한다. 이렇게 커다란 숲을 보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고 해도, 아무리 어려운 어휘가 나온다고 해도 가벼운 마음으로 넘길 수 있다. 커다란 항해를 하는 선박은 작은 파도를 신경쓰지 않는다. 그것은 어려운 책을 쉽게 시작할 수 있게 하고 벽돌의 장벽을 별것 아닌 것 처럼 넘기게 도와준다.

글자가 읽히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해당 책을 고르기 전에 비슷한 주제의 영상이나 글을 몇 번 접하는 것이 좋고 읽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 전개 될지 스스로 기대가 된다는 자기 최면을 거는 것도 좋다. 나의 경우, 가장 오랫동안 책이 기억나게 하는 이유는 '기억하지 말아야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과 '이 책을 소재로 글을 쓸 때, 어떤 식으로 쓰면 좋을까'라는 두 가지를 고민한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려고 하지 않고 나의 생각을 담고자 한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이 나오면 잽싸게 사진을 찍고 간단한 메모 한 줄 남긴다. 그 한 줄은 독후감을 시작하는 첫문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첫문장을 시작하면 두 번 째 문장부터는 매우 쉽다. 고로 책은 '소재'가 되어 완전히 다른 생각을 이끌어 나오게 한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을 소재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읽는 것은 집중력을 높이고 사색의 시간을 깊게 하며 읽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 고로 그저 읽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 읽고, 읽기 위해 쓰는 것이 좋다.

요즘 유튜브가 대세가 된 시대다. 그래서 글보다는 영상매체가 중요하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영상매체를 보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영상매체를 보는 사람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그 매체를 만드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뭐든 공급자가 되려면 '글'을 읽어야 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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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약사는 오늘도 안 된다고 말한다 - 의사 약사 친구가 필요한 당신에게
강준.조재소 지음 / 박영스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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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 속에 우리는 올바른 건강 지식을 갖고 있을까?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 나는 맥주를 좋아한다. 맥주의 효능이다.

비타민B 성분이 풍부하여 몸의 신진대사를 도와주고 피로회복을 빠르게 한다.

이뇨작용을 통해 피로 물질과 노폐물을 배출한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을 포함하여 유방암과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

코틴산아미드와 리보사이트란 성분이 있어 대사조절에 좋고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규소 성분이 많아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골절 예방과 새로운 뼈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섬유질이 풍부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당뇨병 예방에 좋고 항산화제가 풍부하여 심장을 건강하게 해준다.

휴물론이라는 성분이 함여되어 감기에 좋다.

함유된 비타민이 피부미용에 좋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줄여준다

이제 맥주를 마시면 건강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과연 그럴까.

이번에는 담배의 효능이다.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킨다. 이 둘은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다.

각성효과가 뛰어나 문학, 예술, 음악, 과학계의 거장들이 애용품이다.

도파민은 운동능력을 향상하고 의욕과 기억인지를 돕는다.

스트레스에 탁월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감마아이노낙산이 포함되어 불안감과 긴장감을 해소한다.

베타 엔돌핀 또한 긴장감을 완화하고 불안해소를 돕는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하여 식욕억제를 돕고 기분조절에 도움을 준다.

글루타메이트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증진시키고 아세틸콜린은 인지력을 향상시킨다.

이제 담배를 피면 건강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알기 힘들다. 정보가 없어 곤란을 겪는 시기를 넘어서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져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다.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고 그 신념을 확인하는 경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은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편집적으로 받아 들인다. 과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자 인터넷에 검색해 본 적이 있다.

혹시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한참을 인터넷을 찾아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어떤 음식 뒤에 '효능'이라는 키워드만 넣으면 뭐든지 검색이 된다는 것이다.

'치즈 다이어트'를 검색해보자.

치즈는 혈당치를 막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정보가 나온다.

'초콜릿 다이어트'를 검색해보자.

초콜릿은 하루 식사 전에 적당량을 먹어주면 식욕을 억제하여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이번에는 커피와 숙면에 대해 검색해보자.

'커피와 숙면'을 검색해보자.

고려대 안산병원 효흡기내과 신철 교수 님의 영상이 나온다.

아침이나 낮에 마시는 커피는 오히려 밤에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영사잉 나온다. 뇌와 신체가 카페인 효과로 인해 활동성이 높아지고 이로인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영상이 나온다.

작정하고 효능을 찾아보면 언제든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산삼의 경우에는 피부발진과 열감, 눈충혈, 홍조 등이 발생할 수 있고 그밖에 설사, 어지럼증, 두통과 불면증, 보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도 있다.

홍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홍삼은 혈소판을 응집하고 억제하여 혈압을 높이고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피부발진이나 가슴 두근거림을 느낄 수도 있으며 구토, 설사,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인터넷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여 제공된 필터 내에서만 정보를 취득하는 것을 '필터버블'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이 믿고자하는 정보만 취합하는 확증편향적인 모습을 보이며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네트워크는 그가 검색하는 내용에 알맞은 정보를 취합하는 알고리즘을 작동시켜 '필터버블' 속에 가둔다. 고로 믿고 싶은 것을 찾아 다닐 것이 아니라, 믿고자 했다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의사나 약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쓴맛, 단맛을 모두 삼킬 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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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사회 - 폭염은 사회를 어떻게 바꿨나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홍경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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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유럽 여름 폭염 사망자는 6만 1000명. 폭염은 허리케인이나 태풍, 홍수에 비해 드라마적인 재앙으로 보여지지 않았다. 다만 그 결과는 점차 드라마적으로 변며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지구적 재앙이 됐다. 뜨거지는 지구를 위해 각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대체로 탄소 배출세를 도입한다. 화석 연료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정책을 수렴하고 책정된 세금으로 새로운 산업을 투자한다. 투자 이익과 새로운 산업으로의 세수가 올라간다. 일부는 환경 보전세를 걷는다. 자연 보호 명분이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되며 이 또한 투자 수익과 새로운 세수를 얻는다. 그 밖에 친환경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며 미국, 러시아 등으로부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도 한다. 이처럼 지구온난화가 선전되며 걷게 되는 세수는 지금껏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그 추세는 더 가파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걷어 들이는 세금만큼, 국민 보호를 위해 사용 되는지 의문이다. 폭염이 국민 건강과 복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적잖은 국민이 탈수, 열사병 등의 건강문제를 호소한다. 일본에서는 한 해 폭염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1,000건이 넘기도 한다. 이런 폭염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태풍, 홍수, 허리케인처럼 지엽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 국가적으로 일어나며 특정 세대, 특정 계층을 집중적으로 강타한다. 대한민국이 열돔에 갇혀 펄펄 끓는 어느날, 일부는 열사병에 걸리고 일부는 냉방병에 걸렸다. 2018년 대한민국은 역사상 최악의 폭염을 맞이했다. 당시 온열질환자는 4500명을 넘었다. 사망자만 48명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대한민국에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미국은 더 심각하다. 미국의 일부 지역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몰려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냉방기 설치가 안되어 있거나 위생상태거 불결했다. 이런 환경에서 다수의 시민은 면역력 약화를 맞이하고 세균 감염으로 인한 질병에 시달린다. 국가가 지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걷어들인 세금은 지구를 위해 쓰여질 지언정, 국민을 위해 쓰여지지는 않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같은 더위를 맞이한 지역 내에서도 노인, 어린이, 만성 질환자들을 집중 공략한다. 취약계층인 빈곤층을 공격한다. 미국에서는 전기와 수도요금을 내지 못해 씻거나 더위를 피하지 못한 이들이 안타깝게 사망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기후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성한다. 사람들은 불안과 분노,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이는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기후가 원인이 되는 이런 증상을 '기후 우울증'이라고 한다. 기후 우울증은 주로 '청년'을 파고 든다.

내가 어린 시절,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밖을 나가는 것이었다. 바다나 강 혹은 산으로 가는 것을 '피서'라고 부르는 이유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밖을 나서며 그 시기에서 밖에 얻지 못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다만 현재의 어린 혹은 젊은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에게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실내'다. 이들은 창과 문을 모두 닫고 에어컨을 켜놓는 것이 피서다. 이들에게 겨울은 난방을 위해 문을 닫는 시기이고 여름은 냉방을 위해 문을 닫는 시기다. 여름조차 충분한 태양볕에 노출되지 못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여름과 겨울은 비슷한 삭막함으로 변해갔다.

지진이나 화산, 토네이도와 같은 이벤트성 자연 재해에는 이름이 없다. 그저 지명을 사용하는 정도다. 다만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자연 재해에는 이름을 붙인다. 태풍 '메미', '태풍 사라'처럼 말이다. 자연 재해가 지속적이고 빈번해지면서 그것을 명명해야 할 명분이 생긴 것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폭염에도 이름을 붙이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페인의 남부 도시 세비야에서 최초로 폭염에 이름을 붙이는 시도를 했다. 세비야는 폭염으로 인한 재해가 잦아지자, 폭염을 3등급으로 분류했다. 또한 폭염에 이름을 정하고 대응하는 방식을 취했다. 2023년 7월에 스페인을 강타한 폭염에는 '조에'라는 명칭이 있다. 또한 '야고, 제니아 등 스페인은 폭염에 이름을 이미 짓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그리스 또한 23년 7월에 발생한 폭염에 '클레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비교적 피해가 많은 남유럽 국가에서부터 이런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태풍, 지진, 홍수가 인간에게 치자면, 눈에 보이는 '외상'과 같다면 '폭염'은 '정신문제'를 닮았다. 겉으로 사회는 모른 척 넘어 갈 수 있다. 다수의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에 열중하다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소흘하게 대하는 것과 닮았다.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재앙이 아니라, 폭염은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재앙이며 가장 취약한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 폭염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더욱 더운 지역에서 사는 이들도 충분히 많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폭염이 아니라, 무관심한 사회와 국가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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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세계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엮음, 박효은 옮김 / 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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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프랑스의 정신의학자는 의대생으로 실습 인턴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자동차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로인해 그는 자동차 정비소를 찾았다. 정비소에서 정비공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연료통에 물이 고여 있는 걸로 봐서는 모터가 녹이 슨것 같다고 말한다. 비슷한 시기, 이 정비소에는 비슷한 증상으로 차를 고치기 위해 온 간호사가 있었다. 간호사에게 혹시 자동차가 이런 증상이 있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간호사는 대뜸 병원에 망상 증세가 있는 조현병 환자가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야기는 이렇다. 망상증 환자는 자신의 소변이 강력한 연료 성분이 있다고 믿었다. 고로 자신의 소변이면 행성 간의 왕복이 가능할 만큼의 열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돌보아주는 이들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 위해 자기가 좋아하는 모든 이들의 자동차 연료통에 소변을 누었다. 자동차 연료비를 절감해 주기 위한 선의다. 의도는 언제나 결과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선한 의도는 때로 악이되고 악한 의도는 때로 선이 된다. 인간의 역사는 이처럼 어리석음과 지혜라는 두 쌍두마차에 의해 굴러간다. 어리석음은 지혜를 낳고, 지혜는 어리석음을 낳았다.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인류역사 최악의 실수는 농업혁명이다.' '제러미 다이아몬드' 또한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언뜻 이해가 어렵다. 농업혁명은 문명의 시작이다. 그러나 사피엔스는 농업혁명으로인해 영양불균형을 낳았다. 또한 계급을 통해 불균형한 사회를 만들었고 각종 질병과 전쟁의 씨앗이 되곤 했다. 농업혁명은 가뭄과 홍수 등 배고픔과 같은 원초적인 두려움을 벗어나 미래, 전쟁, 가난 등의 보이지 않는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낳았다. 인지혁명으로 한 차원 더 고차원적이게 된 인간이 농업혁명으로 다시 '바보스러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인간 역사에는 이와 닮은 역사가 너무 많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력 혁명이 일어나자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 '자본'을 갖기 위해 투쟁한다. 자본은 더 많은 생산량을 가질 수 있었다. 이중 거대 자본을 소유하기 위해 소유권을 분할하며 '주식회사'가 탄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소유권을 나누어 더 큰 자본력을 갖게 되자, 생산성은 폭발한다. 소비 대비 생산이 폭발하자, 시장은 포화에 이른다. 시장을 확장하고 자본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서구는 커다란 배를 증축하여 배를타고 나간다식민지 시대가 열렸다. 서구 열강이 식민지를 나누어 점령하던 시기, 마지막 남은 땅까지 식민지 각중장으로 변하면서 인류는 커다란 전쟁을 하기도 한다. 의도와 상관없이 바보스러움은 '선'을 낳기도 하고 '악'을 낳기도 한다. 이처럼 농업혁명으로 생겨난 불균형과 불합리성은 고대, 근대까지 이어진다. 심지어 오늘날까지 그 여파가 이어진다. 우리는 누군가가 누군가보다 낫다는 착각에 빠진다. 심지어 성차별과 노예제도를 아주 근대까지 갖고 있었다. 프랑스의 여성참정권은 비교적 최근인 1946년 이후에 생겼으며 1995년까지 미국 미시시피주에서는 노예제도가 합법이었다. 지금 현재도 베트남인의 평균 월급여는 30만원이 되지 않는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디너를 둘이서 먹으면 한끼 식사에 40만원을 결제하고 나오는 이들이 적잖은 것과 대조적이다. 과거 사람들의 행동을 보며 바보 같다고 생각하면서 우리 또한 적잖은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인간의 수 많은 역사는 언제나 바보스럽다. 인간 개인은 조금 더 현명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바보 같아졌다. 소수 엘리트들과 대중으로 나누어져 대중은 선동당하기 쉽고 엘리트들은 바보은 실수를 저지른다. 고로 대중과 엘리트는 모두 바보같은 역사를 반복한다. 역사는 대중들과 엘리트들의 이야기로 쓰여 있다. 이를 재미요소로 보고 대중심리학이라는 용어가 생겨 나기도 한다. 대중심리학은 자기중심적인 사고, 편향 등의 작은 오류가 얼마나 커다란 나비효과를 만들어 내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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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시대 -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쳤을 뿐이다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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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뇌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정해져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뇌는 1초에 126바이트 정도만 처리할 수 있다. 이마저 신체적, 정신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일 때 그렇다. 외부의 정보량 변화가 인간 진화 속도를 뛰어 넘으면서 대부분의 현대인은 과부화시대 살고 있다. 심지어 잠을 줄여가면서 뇌를 혹사한다. 이들이 혹사하는 대부분의 시간은 대체로 비생산적이다. 그저 화면에서 주는 단편 정보를 파편 단위로 쪼개어 입력한다. 문자 메시지, 광고, 짧은 영상과 글.

과거에 인간에게 주는 정보는 대체로 길었다. 정보와 정보 사이에는 커다란 틈이 있었다. 시간 쪼개기 습관에 대한 예시를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예시는 호리병 채우기에 대한 예시인데, 커다란 자갈보다는 모래가, 모레 보다는 흙이 더 밀도 있게 호리병을 채운다는 예시다. 그러나 정보의 양이 쪼개 지면서 우리의 정신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우겨 들어간다. 다양한 정보가 우겨 들어가니, 뇌는 빠르게 과부하 상태에 들어간다. 아침 시작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작은 뇌 속으로 정보는 물 밀듯 들어온다. 지난 메시지, 메일, 일정, 납부금 등.

그런 것들은 대상이 과부화상태에 빠져 넉다운 되기 전에 먼저 선택 되고자, 발악한다. 잊지 않고 확인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더욱 자극적인 색깔과 소리를 만든다.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겨울을 맞이하여 비축한다. 불안은 최대한 비축량을 늘린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은 살이 찌기 쉽고 마트 할인 판매에 쉽게 동요된다.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최대한 비축하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하여 마케터들은 불안을 장려한다. 모두가 불안한 시기. 모두가 불안해 하는 동안 정보는 치열한 경쟁을 하며 우리 뇌속으로 침입한다.

글을 읽어도 글이 읽히지 않고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자신의 방향을 찾지 못해, 오른쪽도 왼쪽도 선택하지 못하고 머물러 정체하게 한다. 플라톤은 지금의 우리를 위해 수 천 년 전에 미리 충고라도 하듯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신의 방향을 찾으려면 평범한 일상의 흐름부터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최고의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삶의 단순하다는 것에 있다. 거의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식사를 하며, 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단순화하므로써 정보 처리량을 비축해두는 것이다. 고로 매일 결정하는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을 미리 잡아두거나, 입을 옷을 미리 정해두거나, 장을 미리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결정 피로'라는 것이 있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이 있다.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에서는 올바른 결정을 하기 어렵다. 피로가 쌓이면 일반적이지 않은 오판을 하게 된다. 뇌 또한 다른 신체와 다르지 않다. 피로가 쌓이면 질병에 취약해지고 속도는 느려진다. 불안한 인간의 특징은 쉽게 쉬지 못한다. 피곤할 할수록 쉬어야 할 것 같지만 피곤함과 불안함은 전혀 다르다. 불안함은 휴식을 방해하고 수면시간을 줄인다. 이로써 피로감이 쌓인다. 피로감이 쌓이면 인간의 뇌는 외부 정보에 취약해진다. 신체적인 피로감이 쌓였을 때, 바이러스 등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과 같다. 정보에 취약해지면 인간은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감을 느끼면 다시 피곤함을 느낀다. 피곤함을 느끼면 불안감을 느낀다. 그 뫼비우스의 띠가 돌아간다.

불안감으로 가장 먼저 사라진 휴식과 수면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는 아마 음주운전 상태와 비슷할 것이다. 인간의 뇌는 아주 이성적으로 작동하는 것 같지만 대체로 무의식에 지배를 받는다. 무의식은 우리를 움직이는 거의 모든 것을 관장한다. 저도 모르게 행동하고 말하는 모든 것들은 무의식의 영역이다. 사람은 술을 마시면 시야가 줄어들고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외부적 환경에 대한 반응 속도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우리를 조종하는 것이 무의식인데, 무의식은 보통 수면 시간의 영향을 받는다. 고로 두어 시간만 자고 일상을 사는 것은 거하게 술 한 잔하고 한낯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음주 운전을 하는 이들은 대체로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만하는데 그들이 하는 말은 이렇다.

"괜찮아. 아주 멀쩡해.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음주는 외부 정보에 둔감하게 하여 처리할 정보의 양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는 잠시라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따지고보자면 음주는 담을 수 있는 호리병 자체를 종지잔으로 축소시키기도 한다. 수면부족도 이와 마찬가지다. 외부의 정보가 점차 많아지고 그것으로 공포감을 갖게 되면 인간은 외부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카페인이나 수면 부족, 간단한 영상 시청 등을 하며 정보로부터 도망간다. 마치 밖에는 주차할 곳 장소가 없기 때문에 나가지 조차 않는 것이다. 이는 또다른 작은 단위의 정보를 채우는 명분이 되며 다시 쳇바퀴는 돌아간다. 이런 정보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야하는 것은 일단 스마트폰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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