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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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Blaise Pascal)은 17세기 프랑스 수학자이자 철학자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교육을 받는다. 그의 아버지는 파스칼의 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의 아버지 역시 세무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 '수학'을 좋아했다. 그러나 그는 아들에서 수학을 가르치지 않으려 했다.

수학이 너무 재밌기에 아들이 다른 공부를 잊어버릴까 걱정해서였다. 요즘 학생과 학부모가 들으면 기가 찰 이야기다. 그러나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파스칼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형을 그리며 수학의 규칙을 독자적으로 발견하며 수학적 탐구를 이어나간다.

그는 단순히 수학에만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다. 아버지의 일을 돕기 위해 세계 최초의 계산기 중 하나를 발명했다.

파스칼은 젊은 시절 어떤 사건을 겪고 삶과 신앙에 큰 관심을 갖는다. 이때 파스칼은 '신앙을 믿는 것'에 대해 흥미로운 철학적 물음과 답을 내린다.

"나는 신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는 모른다. 다만 믿는 것이 더 선택이라면 나는 기어이 신을 믿도록 하겠다."

그의 초년시절이 지식에 대한 탐구시기였다면 그의 삶 후반부는 철학적 성찰에 대한 탐구 시기였다. 그는 과학과 신앙, 수학과 신을 동시에 탐구했다. 그렇게 그의 저서 '팡세'에 인간의 고통과 한계, 그리고 신에 대한 믿음을 다룬다. 단순히 '숫자'에가 아니라 존재에 의문을 가지며 여러 도덕적 딜레마에 대하해 철학적 '물음'을 찾고 답을 구했다.

그의 삶을 보면 수학, 과학, 철학, 신앙 등을 통합하는 대통합적 철학을 찾고자 했다. 그의 철학적 화두와 답은 여러 통찰을 담고 있다.

앞서 말한 '팡세'가 대표적인 그의 철학을 담은 저서다. '팡세'는 프랑스말로 '생각들'이라는 의미다. 이 저서에 그가 가졌던 철학적 단상과 성찰이 모여 있다. 다만 이 책은 '파스칼'이 출판을 목적으로 작성한 글은 아니다. 팡세는 자신의 생각을 이곳 저곳에 기록하고 메모하곤 했는데 사후에 사람들의 그의 생각들을 묶어 출판물로 제작한 것이다.

앞서 말한대로, 그는 '신앙'이 우리 삶에 필요하다면 '믿어 손해 보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접근으로 신앙에 대한 탐구를 한다. 그가 보기에 인간은 나약하고 유한한 존재이며 이를 초월하는 누군가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얼핏 이렇게 보기에 '파스칼'이라는 인물이 '고뇌하는 천재 철학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파스칼은 굉장히 인간적인 인물이었던 것 같다. 그는 꽤 괜찮은 유머감각을 가졌고 주변 인물들과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다. 그가 인간을 나약한 존재로 여겼던 것처럼 그는 자신에 대해 절대적인 잣대를 두지 않았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소박한 삶을 꿈꾸고 인간의 고통이 허영심과 세속적인 욕망에서 온다고 여겼다. 그럼 의미에서 그의 철학은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소박한 행복을 찾는 매우 인간적인 모습으로 현대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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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10주년 개정증보판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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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에 보면 굉장히 의미 있는 구절이 나온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탐구자로 간주해왔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기 자신을 탐구자로 간주해왔다. 항상 자신이 누구인지, 신에게 물으며 스스로에 대해 알기를 갈구해왔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굉장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항상 자신보다 남을 관찰하며 살아가며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 노력한다. 다른 이의 '숨소리'와 얼굴 표정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자신이 짓고 있는 표정과 숨소리에 눈과 귀를 닫는다.

인간은 시간당 평균 720번. 하루에 1만 7천번 이상의 들숨과 날숨의 순환을 겪는다. 적어도 하루 몇 번, 타인의 날숨과 들숨에 의미를 부여하며 단 한번도 자기의 호흡에 대해 관찰하지 않는다. 타인의 호흡과 표정 감정을 관찰하는 일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지만 어쩐지 그 일은 상대를 부담스럼게 하는 일이다. 언제나 아무곳에서나 관찰할 상대가 존재하는 일도 아니다.

누군가를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의 작동 매커니즘을 탐구하는 일이다. 그런 일은 타인을 통해서든 자신을 통해서든 일어나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관찰하기에 타인보다는 자신이 수월하지 않겠는가.

언젠가 '라이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라이벌은 '경쟁심'을 통해서 스스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고로 건강한 열등감과 승부욕은 자신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다만 이 라이벌이라고 하는 관계는 상대와 내가 대등한 위치에서 서로 그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아야 하는 일이다. 자신보다 항상 못나서도 안되고 자신보다 너무 잘나서도 안된다. 겨우 넘길 수 있을 정도의 경쟁심을 유발하는 '상대'가 나를 발전시키는 법이다.

이런 라이벌은 '외부'에서 찾으면 좋다. 다만 그런 라이벌이 항상 내가 성장한 만큼 비슷하게 성장하라는 법은 없다. 언제, 어디서나 그를 찾아낼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라이벌'로 여길 가장 좋은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어제의 '나'는 내가 겨우 넘어설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며 언제든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공략할 수 있는 좋은 상대다.

결국 '평온과 안정'을 위해서나, '경쟁과 성장'을 위해서나 '나'와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는 '별에서 온 존재'다. 스스로가 작은 존재라고 믿어질 때, 다시 우리의 존재를 깨울 수 있을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

태양은 우리로부터 가장 가까운 '별'이다. 태양의 74%는 수소, 24%는 헬륨으로 이뤄져 있다. 태양의 98%가 헬륨과 수소다. 2%가 탄소나 철, 산소다. 가벼운 원소는 중력에 의해 이끌려지며 더 무거운 원소로 결합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원소가 되려면 '태양'은 아직 너무 '아기 항성'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구성하는 원자들은 어디서 왔나.

바로 '태양'이 비할 바가 되지 않는 엄청난 '초신성'에서 왔다. 우리는 엄청난 중력이 폭발하는 초신성 폭발로 흩뿌려진 무거운 원소 덩어리들이 우주 공간을 항해하다가 우연히 '유기체'의 모양으로 결합된 존재다.

수백만 개의 비행기 부품을 한 자루에 넣고 마구 흔들어 '상업용 비행기 한 대'가 우연히 만들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 기적적인 확률로 '시간도 흐르지 않는 무생물', 원자 덩어리가 우주 공간에서 기가 막히게 결합되어 잠시 우리의 형체로 생명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15,000,000,000년이라는 우주의 광대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우리는 100년도 되지 않는 '생명'이라는 유기체로 찰라의 순간 존재하고 사라진다. 이 위대한 기적의 순간을 어찌 단 1초, 1분이라도 낭비할 수 있겠는가.

이 위대한 기적과 놀라움은 매순간 관찰해도 지겹지 않고 그 기적이 언제나 나의 주변에 흔하게 널려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간혹 우리는 너무 당연한 주변과 자신에 대해 하찮게 여기고 있다. 다만 우주 전체로 볼 때, 우리가 매일 아침 화장실 변기에 누는 '대소변'이나 '방귀'조차 우주 전체에서 다이아몬드보다 가장 희소한 가치가 있다. 내뱉는 호흡과 '영'과 '혼'이라 부르는 정신적인 작동들.

그 사소하고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모두 기적이라는 사실을 나는 확실히 알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이 아는 것이 많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작은 인터뷰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졌다. 그녀는 점차 자신이 확실히 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다시 돌이켜 보건데 그 불확실한 것들 중에 확실하게 알만한 것들이 몇가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가 확실히 알만하다고 한 그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나또한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분명히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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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당신의 문해력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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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체로 회화 실력이 굉장히 빨리 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부터 그렇다. 발음도 좋아지고 듣기 실력이나 말하기 실력도 금방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영어공부'를 위해서 '영화'나 '드라마'로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하기도 한다.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단 조건이 있다. 늘리고 싶은 '영어 영역'이 '일상회화'에 국한된다면 말이다.

드라마 '프랜즈'를 통해 영어 공부를 하면 생각보다 빨리 귀가 트인다. 이유는 단순한데 실제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간단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만든 드라마라서 그렇다.

"What are you doing here?"

(여긴 어쩐 일이야?)

혹은

"Are you kidding me?"

(장난해?)

이와 같은 문장은 자주 나오는데 꽤 반복적으로 나온다. 실제로 몇가지 어휘만 따로 외운다면 일상회화 수준의 어휘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회화에 문제가 없고 발음이 그럴싸하면 '영어 잘하네'라는 평가와 함께 꽤 의미있는 능력을 얻기도 한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있다. 가정에서 일상 생활 중 벌어지는 대부분의 회화는 1000~2000개의 어휘 수준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하루에 100개씩 암기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짧게는 열흘, 길게는 한달 정도면 일상 회화에서 일어나는 아주 간단한 어휘는 문제 없이 암기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일상 한국어 회화를 잘한다고 국어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고 일상 영어 회화를 잘한다고 영어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가족과 식사하고 간단한 농담을 주고 받기에 2,000 단어는 꽤 넉넉하지만 현대인이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나게 될 어휘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어휘를 만난다.

학교 알림장에서, 신문에서, 회사에서, 공문 등에서 우리는 일상회화에서 만나지 않는 어휘를 만난다. 일상 회화보다 조금 더 수준있는 어휘는 대략 5,000에서 1만단어 수준이다. 벌써 그 수준이 5배나 된다.

다시 조금더 학술적인 분야에 일 해야하거나 노출해야 할 때 만나게 되는 어휘의 수준은 적게는 1만 단어에서 많게는 2만단어까지 늘어난다.

다시말해서 그 범위를 최대치로 설정할 때, 일상회화에서 사용되는 어휘는 2천 개, 사회생활에서 사용되는 어휘는 1만 개, 학술적 환경에 노출될 때 사용되는 어휘는 2만 개가 된다.

즉, 겉으로 보기에 우리는 일상 회화에서만 사람을 접하기에 2천 개의 어휘 내에서 사람을 접한다. 고로 간단한 회화를 통해서 겉으로 보기에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한국어 실력을 갖춘듯 보인다.

다만 일상회화만 능숙한 사람보다 학술적 언어에 익숙한 사람이 어휘 면에서는 10배나 문해력이 뛰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식사와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학교에서 비슷한 동년배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간단한 식사와 일상 이야기를 나눈 학생과, 꽤 복잡한 사업에 관한 이야기, 정치에 관한 이야기, 경제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집에서는 그 차이가 서서히 벌어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상 회화는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접할 수 있고 사회적 회화는 공문이나 낯선이 즉 외부 활동으로 접할 수 있다. 반면 '학술적 언어'는 '책'으로 밖에 접할 수가 없다.

서로가 모두 다른 세상을 살면서 5살이 되고, 10살이되고 19살이 된다. 그리고 '대학수학능력평가'라는 시험에서 '문해력 평가'를 받는다.

'수능'은 고유명사처럼 쓰여지고 있지만 사실 '대학 수학 능력 평가'다. 이 시험에 쓰여진 '한문'을 보면 받을 수, 배울 학의 한자가 쓰여진다. 시험의 취지를 보면 '대학에서 학문을 받을 수 있는지, 그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당연히 '학술적 어휘'가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할 수 밖에 없다. 대학은 분명 중학교, 고등학교'와는 다른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네는 기초 교육과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둔다. 이미 있는 지식에 대해 학습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목표다. 다만 대학은 다르다. 대학은 더 고차원적인 목적으로 학문적 탐구와 전문성을 기르는데 목적을 둔다. '학교'라는 명칭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동양'에서는 '중등, 고등 대학'을 비슷하게 여기지만 영어권에서는 초중고에 붙는 School이라는 명사가 대학부터는 사라진다. 완전히 다른 기관이라는 의미다.

대학은 전통적으로 두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전문가를 양성하고 연구한다. 고로 이미 완성된 인재를 선발한다. 단순히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활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고로 '학술적 어휘력'이 완성된 이를 선발하는 것이 대학의 목적에 맞기도 하다.

가끔 10여 년을 공부하고도 외국인과 말 한마디 못하는 영어 실력을 말하면서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한다. 다만 한국의 영어 교육은 '일상 회화 소통'이 목적이 아니라, '학술적 문어체 이해력'이 목표다. 그것이 최종적으로 더 고급기술이기도 하다.

다만 모두가 학술적 어휘력을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축구선수는 기본적 소양과 축구선수가 필요한 능력을 갖고 있으면 되고, 피아니스트 역시 기본적 소양과 피아니스트가 필요한 능력을 갖고 있으면 된다.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 때문에 지나치게 학구열이 높아지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독일어'를 잘할 필요가 없듯.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학술적 어휘력'에 뛰어날 필요도 없다.

다만 '일상회화'로 전달 가능한 정보가 비교적 희소성이 적기 때문에 '고급 직업군'으로 갈수록 '학술 어휘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고대인들은 '농사'나 '사냥'을 하고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었지만 당장 다음 달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천문학적 지식'은 '일상 회화'로 구전되기 어려웠던 것과 비슷하다. 지배층이 문자를 지배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점차 고도의 기술 산업으로 변하면서 우리 사회 직업군도 대체로 '고학력자'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때로는 '학술 어휘력'을 키우는 것이 역설적으로 필요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 사회가 사용하는 어휘력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제는 '문해력'에 대한 여러 걱정이 나오기도 한다. 이 말은 무엇일까. 다시 말하면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그 무엇보다 희귀하고 값진 능력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가만히 있는데 사회가 계속해서 뒤로 간다.

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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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사춘기 상담소 - 한번 어긋나면 평생 멀어질까 두려운 요즘 엄마를 위한 관계 수업
이정아 지음 / 현대지성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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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그 자체로 '모순적'이다. 아이는 독립을 원하면서 동시에 의지할 곳을 찾는다. 부모는 통제하려 하면서도 자녀가 자율성을 갖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상반된 욕구는 서로가 다른 방향을 향하는 나침반처럼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가만보면 '사춘기'라는 용어는 '인간'에게만 사용된다. '사춘기'는 생물학적 용어는 아니다. 고양이가 사춘기에 걸렸다거나 참새가 사춘기에 걸렸다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사춘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사춘기라는 용어는 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에 해당되는 '청소년'들이 자신을 사춘기라고 명치하지 않는다.

"내가 요즘 사춘기라서 기분이 좀 왔다갔다 해."

"내가 요즘 사춘기라서 어른들 하는 말에 반항하고 싶어져."

이런 식의 대화가 청소년들 사이에 있을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사춘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부모세대다.

최초에 나부터 그렇다. 10대 시절을 보내면서 스스로 '사춘기니까'라고 여겨본 적이 없다. 생물학적, 심리적 으로 급격히 변화 시기라는 인지도 크지 않다.

인간의 삶 전체를 봤을 때,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사춘기'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사춘기 이후에도 인간은 꾸준하게 변해간다. 성인기에도 신체적 능력의 정점과 함께 정신적 안정이나 변화가 올 수 있고, 중년기와 노년기에는 신체의 노화와 함께 또다른 생물학적,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된다. 인간의 변화는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인 경험이다.

그저 호르몬 문제라고 하기에도 인간은 다양한 이유로 사춘기라 할 수 있는 여러 심리적 변화를 겪는다. 어떤 이들은 우울증을 겪고, 어떤 이들은 갑상선 문제로 다양한 호르몬 문제를 겪는다. 여러 관계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인물을 만난다. 고로 사춘기 시절의 누군가만 특별하게 여길 것이 아니다.

아이를 가지면 다양한 '훈련'이 가능하다. 말하지 못하는 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단순 반복하는 유튜브 채널을 멍때리고 보게되며, 다음달이면 쓰레기통에 들어갈 플라스틱 장난감을 잔뜩 카트에 싣게 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때로는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하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모든게 우리를 인격적으로 수양하게 하는 큰 훈련이다.

'사춘기 변화'는 우리가 형성할 다양한 관계들 중 만날 하나의 유형일 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2시간씩 큰소리로 울어대며 그자리에서 대소변을 봐 버리는 아무개도 거쳐오지 않았던가. 그에비하면 꽤 양반인 편이다.

드라마 허준에서 허준의 아버지는 지체 높은 양반이었다. 허준은 그의 얼자로써 양반 아버지와 기생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다. 각본상이겠지만 허준의 아버지는 용천군수로 얼자 허준을 나무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같은 일생을 놓고 봤을 때, 비슷한 동년배로써 '허준'의 사회적, 역사적 지위가 훨씬 높아진다.

과연 먼저 태어난 것이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 할 수 없는 이유다. 스탈린은 테레사 수녀보다 훨씬 먼저 태어났으나, 인격적으로 존경할 만할 수 없고 이완용은 안중근보다 스무살 연장자였다.

사춘기라고 하는 시기는 짧게는 2년 길게는 6년 정도다. 이 시기에 벌어지는 다양한 관계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아이'보다 '부모'에 가깝다. 이 시기에 오히려 관계 정리를 먼저 마친 쪽이 아이다.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를 재설정하여 스스로 독립할 준비를 마친다.

다만 부모의 입장에서 이 관계 재설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어리고 귀엽던 순종적인 자녀의 상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거나, 나쁜 친구와 사귀거나 사실 부모의 관여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동물세계에서 육체적으로 성숙한 자식에게 부모는 관여하지 않는다. 때로 다 커버린 자녀가 어디론가 홀연이 떠나더라도, 심지어 공격을 당하거나 위험에 쳐해도 돕지 않는다.

다만 우리 인간은 생물학적 성장보다 배워야 할 문화적, 사회적 성장기간이 더 길다. 이런 간극으로 우리에게만 특별하게 '사춘기'라는 시기가 존재할 뿐이다.

사춘기를 슬기롭게 지나가기 위해서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할까. 바로 '인간대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인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롭게 형성된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자녀'라고 대하기 보다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아보자.

그것은 어쩌면 자녀의 사춘기 상대법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방법일지 모른다.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적당히 타협하며 상대의 과제에 관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다보면 상대와 나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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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고백 김동식 소설집 4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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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너무 맞는 책이다. '양심고백'은 사실 제목이 의미가 없다. 그저 '김동식 작가'의 단편 모음집 시리즈 중 하나다. 김동식 작가의 책이라면 '회색인간'을 이미 읽었다. 대략 어떤 도서인지 그로 이해가 된다면 그 뒤로부터는 도서의 이름이나 순서는 상관 없어진다.

이책은 아주 짧은 단편 여럿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보다 더 짧은 이런 짧은 소설을 '엽편소설'이라 부른다. 요즘처럼 빠른 컨텐츠 소비가 시대적인 흐름이 된 세상에 '김동식 작가'의 엽편소설은 제격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긴 장편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와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나면 흐름이 묵직한 장편소설을 꺼내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사치인지를 알게 된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마다 발생하는 단편적인 사건들은 극의 흐름을 몰입하지 못하게 한다. 단 짧으면 두 세장, 길면 그 두 세배가 되는 소설은 짧게 몰입하고 짧게 쉴 수 있어 좋다.

사람의 죽음에 평점이 매겨지는 소설은 이 소설집의 첫 작품이다.

사람이 죽을 때,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평점'이 매겨지며 사람이 이로써 어떻게 행동양식을 바꾸는지는 꽤 흥미롭다. 이런 룰을 만든 '악마' 중 '악마'는 다시 규칙을 '태어나면서 평점'으로 바꾸면서 더 악마스러운 결과가 생긴다는 내용도 그렇다.

자동차나 물건, 빌딩 등의 것들이 아기로 바뀐다는 설정도 너무 흥미롭다. 어떤 소설은 예측불가고 어떤 소설은 예측 가능한데도 재미있다. 소설을 한참 읽다가 '김동식 작가'의 다른 소설도 검색해보게 됐다.

개인적으로 시기마다 잘 읽히는 책들이 있다. 어떤 시기에는 '철학책'에 관심이 있어, 고구마 줄기 캐듯 줄줄이 그런 책만 읽고, 어떤 경우에는 '역사책', 어떤 경우에는 '추리소설'만 줄줄이 찾아 읽는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최근에는 딱히 꽂혀 있는 주제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지나치게 바쁜 탓도 있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개인적으로 무언가에 골똘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심리적, 물리적 시간도 절대적으로 줄어 들었다. 요즘은 다시 잡식성으로 독서의 방향이 생겼다. 개중 짧게 읽을 수 있는 '김동식 작가'의 책을 찬찬히 더 읽어 볼 것 같다.

Calm 어플을 다시 결제했다. Calm 어플은 '코끼리 어플'과 더불어 내가 결제하고 있는 명상 어플리케이션이다. 결제한 이유는 아이에게 '명상 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오늘부터 세션을 시작했고 하나씩 매일 시작하기로 했다. 사람은 하루를 보내면서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는데 그로인해 신경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있다. 한창 싸우고 떠들 때이긴 하지만 아이에게 '명상'을 가르쳐서 자신의 스트레스나 감정을 다를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이 생각은 오래전 부터 하던 생각인데, '김동식 작가'의 소설을 보다가 문뜩 다시 하게 됐다.

직접적으로 명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소설의 후반부에는 '자살'이나 '우울'에 관한 키워드가 등장한다. 짧은 소설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와 아이에게 가장 위험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영어를 가르치고, 수학을 가르치고,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것중요하다.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해 뛰어놀게 만들고 운동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아이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 무엇보다도 '자살'로 죽을 확률이 그 어느 질병보다 많다.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생존'하는 것 아닌가.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다. 어떻게 행복해져야 하는가. 그것을 가르치고 그것을 배우는 것이 아이에게나 나에게나 생존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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