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신이 된 말더듬이 킬러 프로페셔널 장 시리즈 1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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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모순덩어리가 많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국가 요원이던 수현(이병헌)이 살인마였던 장경철(최민식)을 상대로 응징한다. 이 영화에서 나는 '모순'을 보았다. 여기서 악마란 '살인마 장경철(최민식)뿐만 아니라, 수현(이병현)도 마찬가지다. 악마 상대하기 위해 악마가 되는 것은 과연 '선'에 속하는 것일까. 말더듬이 살인청부업자 장덕구는 기득권의 위선과 부패, 약자를 괴롭히는 사회악만을 골라 청부살인을 하는 자칭 '인간쓰레기 처리용억자'다. 그는 어린 시절 엄마로 부터 버림을 받고, 학대와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다. 그는 어려운 성장환경에서 약자들이 느끼는 분노와 절실함에 공감했다. 그리고 철저하게 약자 편에 서서, 약자를 괴롭히는 '사회악'을 처단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그 처럼 사회의 악을 처단하며 목표액 20억이 되면 하던 일을 청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주인공 장덕구는 살해를 할 때마다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 받는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죽임으로써 약자의 편에서 강자를 상대하고 스스로 선행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사회에 뿌리 깊은 갑질과 범죄에 깊은 공감을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리는 '청부살해업자'일 뿐이다. 그는 어린시절 학대와 충격으로 '말더듬이'가 생긴다. 말을 더듬는 그는 소설 진행 중 난데없이 '대화의 신'으로 방송 출연을 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짧게 한 마디로 정리하면 모순이 되는 일들이 많다. 그 누구보다도 '사회의 정의'를 위해 움직이던 장덕구는 20억이 되면, 모아둔 돈을 가지고 호주로 난민이 되어 도망갈 생각을 한다. 그는 철저하게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그의 행동 모든 것에는 모순이 있다. 소설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많다. 어린 시절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을 안고 살며, 의뢰 대상자가 누군가의 가족이며 사랑하는 이의 사랑하는 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청부살인 건을 진행한다. 소설은 의뢰대상자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현실에 있는 일들을 최대한 보여주고자 한다. 연예기획사들이 연습생 상대로 성상납 관련 이슈나, 정치인들의 문제들이 그렇다. 최소 금액 1억으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 달라고 부탁하는 이들 그리고 그것을 처리하는 이들, 다시 상대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이들. 세상은 모두 악을 통해 악을 덮어 버리는 모양새로 나름의 '선'을 실행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청부살해업자'라는 본업을 뒤로, '번역가'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문학에 대해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다. 작가는 이런 주인공의 상황과 목소리를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넌지시 던져 넣는다.

소설에는 한국 문학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을 읽다가 문뜩 공감한 부분이 있다. '문체주의 그리고 단편 중심 때문에 한국 소설의 불구화 되었다.' 이어, 일본 문학과 비교를 한다. 한국 문학은 비교적 어렵다. 예전에 일본 소설이 재밌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며 일본 문체가 비교적 쉽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해당 글에는 '일본인'으로 보이는 분께서 '일본 문체가 쉽다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없다.'며 불쾌해 하셨다. 내용에 대해 답변을 드렸지만, 해당 아이디는 1회성으로 만들어진 아이디인지, 이미 탈퇴된 아이디였다. 내가 일본의 글이 쉽게 읽힌다는 내용이 기분이 나쁘셨던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일본의 글이 쉽게 읽힌다는 것은 일본 문학의 수준이 쉽고 하찮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 아니다. 원래 글은 쉽게 읽혀야 한다. 거기에 맞는 글을 쓰는 일본의 글이 더 수요가 많고 재밌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국의 글은 너무 문체주의적이다. 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소설은 일본인 작가와 한국인 작가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서로의 시선을 썼던 한일 공동작품인데, 너무 재밌게 읽었다. 여기서도 명확하게 한국과 일본의 문체가 비교된다. 공지영 작가 님의 글이 읽기 어렵다는 말은 아니지만, 한국의 글과 일본의 글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소설 중 하나다.

우리는 쉽게 쓸 수 있는 글을 어렵게 쓴다. 흔히 우리나라 공문서만 보더라도 간결하게 끝맺음 지을 수 있는 글을 불필요한 접속사와 부사, 형용사로 길게 늘여 씀으로 읽기 어렵게 만든다. 다음은 교육회복지원금 관련 공문이다.

A

"현재 자녀 2인 이상인 다자녀 가구의 경우 중복오류로 인하여 신청이 되지 않으며, 동명이인이 있는 경우와 본인 명의의 전화번호가 아닌경우, 신청서의 정보와 앱 가입상의 정보 등이 하나라도 불일치하는 경우 신청이 되지 않고 있음."

B

-신청 불가 경우

1. 현재 2인 자녀(다자녀)인 경우

2. 동명이인인 경우

3. 본인 명의 전화가 아닌 경우

4. 신청서 정보와 가입상 정보가 불일치하는 경우

우리나라의 공문은 대게 A의 형식을 띄고 있다. 해당 공문은 인터넷에 '공문'으로 검색한 결과를 임의로 갖고 온 것이다. 결국 B처럼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는 사항을 굳이 어렵게 ','를 이용하여 하는 경우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마지막 문장이 '신청이 되지 않고 있음' 이라는 문장도 굉장히 어렵다. '신청불가함' 혹은 '신청 안 됨'으로 써서는 안될까.

소설은 꽤 재밌다. 이 소설은 다만 소설의 재미 뿐만 아니라 작가가 담고자 했던 메시지가 분명한 모양이다. 책의 뒷변에는 그런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작가는 최대한 쉽고 재밌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감한다. 간혹 일본문학이나 영미문학이 아니라 '한국 문학'을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반대한다. 우리 한국 문학은 '일본문학, 영미문학'과 다툴 것이 아니라, 문학 시장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한다. 사람들이 영어권 문학을 읽던, 일본 문학을 읽던, 문학 자체에 관심을 갖고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고 난 뒤에야 우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당 독자를 가져와야 한다. 읽으면서 '한국 소설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소설'이구나 하고 읽었는데, 중반부에 주인공의 입을 빌린 작가의 생각과 실제 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부분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책은 시리즈물로 간행될 예정인듯 하다. 내가 읽은 1권의 내용이 모호하게 마무리 됐다. 작가 님의 다음 작품에 굉장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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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생
이태산 지음 / 좋은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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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가 7월 4일에 태어난 줄 알지? 아니야, 너는 실제로 5월 26일에 태어났어. 바로 너희 할아버지의 기일이지, ... 너는 저주받은 아이야"

술에 절어버린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고 정신병에 걸린 어머니와 불우한 환경.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어긋나게 되는 학창시절과 인간관계. 사실 그 모든 것은 태어나면서 정해진 것들에 의해 정해지고 말았다. 영화 '똥파리'를 보면 지독하게 불우한 삶들이 연출된다. 본 소설 또한 그렇다. 수려한 필력으로 170쪽 밖에 되지 않는 얇은 소설이지만 한 편의 잘 만든 독립영화를 본 느낌이다.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굉장히 어둡다. 어떤 것들이 벌어지기 위해서는 대부분 납득 가능한 전조증상이 있기 마련이다. 나이가 생기며 많은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전까지 얼마나 많은 종류의 사람과 삶의 방식이 존재하는지 납득하지 못했다. 어린시절 나의 실제 가정사는 무척 평범했다. 성실하시고 가정적인 아버지와 현명하고 강직한 어머니, 유머러스한 동생. 어린시절부터 자기소개를 해야 할 때면, 항상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이라는 배경을 적곤 했다. 집은 부유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풍족했고 비슷한 경제수준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촌에서는 부족함을 몰랐다.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가정환경을 가진 친구들과 섞이고 더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됐다. 영화 속에서 보던 극단적으로 쉬이 풀리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갖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당시에는 그 이야기들이 꽤 공감되지 못했다. 누구나 비슷한 상황을 살고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보다 힘든 가정사는 흔했다.

소설을 보면 '영화 똥파리'와 '바람'이 생각이 났다. 어려운 가정사는 아주 작은 시작이지만 산꼭대기에서 굴리는 스노우볼 효과로 점차 그 사람의 작은 선택과 생각을 지배했다. 극단적인 생각과 결정의 연속, 충동적이고 자극적인 사고를 이어가는 그의 꿈은 '소설가'였다. 조금 허약해 보이는 누군가를 그저 과시용으로 두둘켜 패고, 다시 자신과 비슷한 누군가를 증오한다. 의심하고 증오하고, 이용한다. 밝은 방향으로 여차하면 나아갈 수 있는 몇 번의 기회에도 주인공은 여지없이 자신이 색을 고수하며 바뀌지 않는다. 웃지 않고 즐기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면서 그는 다른 누군가의 단점을 꾸준하게 찾아다닌다. 스스로 정하지 않은 태어난 날자 덕분에 어른들에게 '저주받은 아이'로 낙인 되면서 그는 행복과 사랑의 감정이 언제나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에서 평행선으로 규정되는 두 직선은 두 선 중 한 선의 각도가 1도만 안으로 달라져도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 출발점일 때 아주 가깝던 두 직선도 1도만 밖으로 달라져도 수 백 광년의 거리로 멀어질수도 있다. 흔히 나비효과처럼 시작점의 조그마한 각도의 차이는 삶을 살아가면서 꾸준하게 벌어진다.

어린시절 가정환경은 꽤 중요하다. 일반화 할 수 없다는 분명함이 있지만, 삼성전자의 권오현 전 회장은 사람 채용시 어린 시절 가정 환경을 주의 깊게 본다고 한다. 크고 엄청난 환경의 차이가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꾸준한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군대에서 행군을 할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별거 아닌 전투화의 무게는 출발점을 벗어나 1시간, 2시간, 3시간을 걸을 때마다 점차 무거워진다. 전투화의 물리적 무게는 달라지지 않을 지라도 시간에 따라 인간이 겪게 될 노출 빈도와 시간에 따라 그 체력의 정도가 약해지며 비록 1g의 어떤 것이라고 하더라도 1톤처럼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아이에게 부정적인 이야기 꾸준하게 노출시키면 그 무게가 비록 1g이라고 하더라도 1톤의 크기로 아이의 운명을 짓누를 수 있다. 책을 보면 작가가 썼던 여러 이야기와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주인공은 결국 자신가 가장 비슷한 누군가를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만난다. 표면적으로 매우 비숫한 상대지만, 유복하고 훌륭한 배경을 갖고 있는 누군가에게 알 수 없는 열등감을 느낀다. 비록 자신의 모습이지만 조금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자신의 비행은 과거의 어두움과 환경이 정당화 시켜 줄 수 있다고 믿던 그에게, 유복한 이의 비행은 도저히 용납하지 못할 어떤 것으로 느꼈는지도 모른다.

짧은 소설이지만, 꽤 긴 내용으로 느껴졌다. 보면서 답답하고 먹먹하고 때로는 이해가 가면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며 누군가의 인생을 훔쳐보는 것 같다. 이 글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 것은 작가의 필력이다. 아주 사소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꾸며 놓는 문장력은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욱 극으로 끌어올렸다. 배경은 어긋남의 시작이 될 수 있지만, 어긋남은 배경이 변명으로 작동되서는 안된다. 사랑, 연애, 우정, 진로 등 어두운 시작을 통해 삶을 바라보던 한 젊은이의 후회와 절망의 삶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다른 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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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앤 헬렌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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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에서는 만물에 '음양'과 '오행'의 성질이 있다고 봤다. 만물은 여러 성질을 갖고 있는데 흔히 수치화 했을 때, 그 성질이 편향되어 있으면 그것을 '편성(偏性)'이라 한다. 즉, 음과 양의 성질이나 물, 불, 땅, 나무, 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성질이 각 물질마다 어느정도 씩 존재하지만, 극단적으로 한 쪽으로 편성되어 있는 물질을 우리는 '약' 혹은 '독'이라고 부른다. '편성(偏性)'이 약하다는 것은 성질의 균형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것을 먹거나 취했을 때는 아무런 탈이 없다. 하지만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는 성질의 무언가를 먹으면 '탈'이 생긴다. 생긴 '탈'에 반대 극단의 성질로 융화시키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 원리다. 독과 약의 원리는 그렇다. 해파리, 독사, 독버섯, 전갈, 복어 등 이런 생물들이 갖고 있는 독은 그렇다면 어째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들과 비슷한 것을 해치거나 먹으려는 우리의 입장에서 '독'은 '생명을 앗아가는 악'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그들의 입장에서 '독'이란 생명을 치켜주는 '선'이다. 독사는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맹독성 물질'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독사'만 독특하게 그런 진화의 과정을 겪었을가? 아카시아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독특한 방어기술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 독을 만들어 내어 자신의 잎이 맛없게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독을 만들어 내는 것은 외부의 위협으로 자신을 지켜내는 생존 수단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떨까? 동물이든, 식물이든, 인간이든, 심지어 미생물이라고 하더라도 생존을 위협하는 강한 외부자극을 받으면 체내에 독성을 생성한다. 자신이 '맛없는 고기'라는 것을 적에게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외부에 이런 자극이 생기면 생물은 근육을 키워 고기를 질기게 만들고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자연독성 호르몬을 만든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라틴어의 'stringer(팽팽히 죄다. 긴장하다)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생물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긴장상태에 도달하면 신체는 '호흡'과 '움직임', '동공'을 비롯해 신체를 수축시키고 짧은 시간에 방어태세를 갖추기 위해 독성물질을 생성한다. 이런 스트레스(긴장감)을 인간에게 가장 많이 주는 상황은 '불확실성'이다. 심리학자 잭 니츠키는 인간은 상상의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동물이기에 다른 동식물보다 그 불확실성에 대한 부정적 가설을 결합하여 최악의 시나리오에 집착한다."라고 했다. 즉, 실제 위협보다 더 큰 가상의 위협을 상상을 통해 만들어내고 불필요한 '체내 독성'을 더 생성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균형잡힌 상태에서 긴장된 상태로 접어들게 되고, 긴장된 상태로 오랜 기간 노출되면, 임계점을 지나 자율 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흔히 말하는 불안, 우울, 무력감, 피로 등의 현상을 겪는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70%가 실제로 스트레스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사실상 '번아웃 증후군'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무력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재시대를 겪지도, 전쟁을 겪지도 않은 '요즘 애들'은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기에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걸까. 과연 그들은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배부른 소리'를 하는 것에 불과할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 째로, 기성세대의 기대감이다. 80년대 초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30%대였다. 하지만 '요즘애들'로 분류되는 세대들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는다. 모두가 공부하여 대학을 가는 사회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그렇게 '요즘애들'은 최고의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가 됐다. 기성세대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의 경제성장률은 엄청났다. 기성세대는 스스로 이뤄 놓은 일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그들은 스스로 자산을 형성하고 급여수준을 올렸으며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정을 만든다. 그들의 인생을 완전하게 해 줄 마지막 하나는 '자녀'였다. 그렇게 '요즘애들'은 엄청난 사교육과 관심을 받고 자란다. 그리고 그들은 '헬리콥터 맘(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 하는 엄마)', 슈퍼맘, 치맛바람의 용어가 만들어질 만큼 자녀에 대해 관심을 위장한 감시를 이어 나갔다. 사실상 모든 인간이 똑같은 능력을 가졌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해보지 못한 일들을 자녀가 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모는 교육과 간섭의 강도를 높혔다. 자녀의 성적이 곧 부모의 스펙이 되고 모두가 일단 입시를 향해 움직인다.

목적과 이유를 모르고 하는 행위에 인간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단 땅을 파!' 이유도 묻지 못하고 목적도 없는 '삽질'을 군대에서 남자들은 흔하게 겪는다. 이에 대해 '삽질한다'라는 '말이 만들어 진 것 처럼,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모른채 행위에만 집중하는 일들이 반복 될수록 젊은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를 했다고 좋은 대학과 취업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일을 하게되고 경제 성장률은 멈춰져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불확실성에 의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특히 이런 스트레스 중에도 부모는 '과보호와 감시'를 놓지 않는다. 동물원에 있는 늑대나 호랑이가 철장 앞으로 왔다갔다하는 행동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이런 정형행동이나 상동증은 구경꾼들에게 둘러싸인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이는 정신적 장애를 이야기 한다. 야생에서 자라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과보호 받고 있는 동물원에서 생존의 위협을 덜 받는 동물들은 이처럼 정신적 장애를 여지없이 나타낸다. 호랑이는 나른하게 누워 눈만 껌뻑거리고 어떠한 의지력없이 무력하게 있는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처럼 내부의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어 스스로 죽어가게 만든다.

'요즘애들'은 과한 업무에 시달린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발달로 그들에게는 해도 티나지 않는 잡무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게 된다. 읽지 않는 메신저나 SNS 표시와 같이 금방 1, 2분이면 해결될 만한 수많은 일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놔둔다. 그들은 그렇게 버스를 타면서 문자를 보내거나, 밥을 먹으면서 TV를 보는 등, 쉼없이 움직이고 행동하며, 쉰다는 것을 '낭비'라고 여긴다. 감시를 당한다는 것은 '쉼'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요즘애들'을 다그치는 기성세대들의 여러 말들이 있다. '우리 때에는 세탁기도 없어서 직접 손으로 세탁하고 그랬어...', '우리 때는 이런 음식은 명절 때나 구경하곤 했어.' 기성세대들에게 언제나 노출되고 비교되는 그들은 스스로 엄청난 독성을 만들어내어 무기력함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사실상 가장 생존의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여겨지는 야생 속에서 야생동물은 더 생명력을 부여받고 과보호 받는 동물원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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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게 어른이 되었다 -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어쭙잖은 어른의 이야기
김기수 지음 / 가나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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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어른이다. '어른'이 갖고 있는 무게가 감도 잡히지 않았는데 벌써 어른이다. 이제 곧 서른을 맞이하는 초보 어른이라는 작가의 글이다. 어딘가 나와 닮고 어딘가 조금 다르지만, 자세히 떠올려보면 나의 기억일 수도 있을 것 같은 여러 글들이 모여있다. 왜 그런 선택을 하고 살았는지, 왜 하지 못했는지, 왜 했는지, 나조차 알 수 없는 시간들이 쌓여가며 실수투성이 어른이 되었다. 남녀가 평등해야하고, 국적이 평등해야하고, 인종이 평등해야 하는데, 국가는 어른들만 할 수 있다는 불평등한 세상을 만들었다. 마음껏 술도 먹고, 누구에게나 존대어를 받고, 운전도 할 수 있는 어른이 언제나 되고 싶었다. 마음껏 내 시간을 내 멋대로 사용하고, 내 돈을 내 멋대로 쓰며, 내 선택을 멋대로 해도 아무도 무어라 하지 않는 완전한 자유를 얻은 '스물이 되던 해'가 생각이 난다. 어른들처럼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자격증을 받는 친구를 보면 '어른'스러워 보였고 편하게 사람들 앞에서 담배를 피고 저녁에는 술 약속으로 늦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른이구나"를 생각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자유'를 한 없이 부러워 했다.

산처럼 커보이던 어른들의 모습과 뭐든 정답을 알고 있을 법한 그들의 말에 오류를 보게 된다. 내가 알던 어른들이 종종 틀린다는 사실에 실망한다. 정답을 알고 있던 이들이었는데, 점차 그들이 하는 행동과 말이 옳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들이 하는 실수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들이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가끔있고 당연한 걸, 알지 못하는 무지함도 눈에 보인다. 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나의 어른들의 실수들이 너무 잘보인다. 꽉막히고 답답하고 어설픈 그들에게 날이 가면서 꾸준하게 실망한다. 산과 같던 어른은 언제부턴가 오래 된 것이 되버린다. 그들의 말과 행동이 어린아이와 다르지 않음에 실망한다. 그들이 하는 말에 불만이 생기고 그들의 행동에 못마땅함이 생긴다. 그들의 말보다 나의 말이 더 맞다는 생각이 커져가면서 나는 그들 만큼 어른이 됐다. 어른이 되다보니, 이래 저래 경험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윗보다는 조금 더 똑똑하고, 아래보다는 조금 더 많이 경험한 어른이 됐다. 위에서 실망할수록, 아래가 답답할수록, 내가 맞다는 신념들이 쌓여간다. 위는 틀리다고 말하고, 아래는 모른다고 말한다. 그렇게 벌써 서른 중반까지 순식간에 올라왔다. 하지만 나는 종종 실수를 하며 아래로부터 신용을 까먹고, 신념이 커져가면서 위로부터 신용을 잃는다. 아래에게 나의 실수를 들킬수록, 더 강하게 나의 신념을 내세운다. 경험해보지 못한 이에게, 경험해 본 이로써 해줄 수 있는 것은 내가 옳다는 신념 뿐이다. 그렇게 아래로는 건방지고 위로는 꼰대같은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이 되보니 생각보다 그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히하던 실수를 어른이 되서도 똑같이 반복한다. 열 아홉이나 스물이나 해로치면 1년 차이고 달로 쳐도 1달이고, 일로 쳐도 하루인데, 사상은 얇은 실선을 하나 그어놓고 나보고 어른이 되었다고 했다. 준비없이 되어버린 어른에 몇 번의 시행착오를 하다보니, 벌써 여기까지 와버린 것 같다. 내가 바라보던 어른들도 그러겠다 싶다. 얼핏 항상 몇 시에서 몇 시까지 항상 함께 하던 친구녀석들의 행방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그들의 진도는 얼마나 나갔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들의 속마음을 알아 챌 새도 없이, '요즘 일은 잘되가냐?', '아이들은 어때?' 같은 시덥잖은 질문에, '그냥 그렇지 뭐'라는 정해진 대답을 서로, 너한 번, 나 한 번 주고 받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을 맞이한다. 그의 어른으로써의 진도를 확인해 볼 겨를도 없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일상을 살아간다. 길게 만나도 수 시간을 함께 하며 겉도는 이야기나 하다가 수 개월 뒤 다시 만나서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을 하고 헤어진다. 내 또래, 이제 막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은 어떤 경험을 쌓고 살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궁금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어쭙잖은 어른의 이야기, 스물이 넘어서며 어른의 딱지를 달고 사회라는 곳으로 막 흩어져 나갔던 어린 시절 친구, 후배, 선배의 이야기다.

그냥 평범한 기록이다. 내가 매일 거울을 보며 하는 생각이다. 어제에 일어나도 일어날 법한 일들이고, 언젠가 잃어버렸다가 찾은 일기장이라고 해도, '그렇구나'하고 말 이야기다. 여기에는 그런 것들이 적혀있다. 그런데 역시나 남의 일기이지만, 내 일기를 들여다 본 것 같은 기분은 무엇일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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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의 아름다움 - 원자폭탄에서 비트코인까지 세상을 바꾼 절대 공식
양자학파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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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이다. 이를 증명하면서 글은 시작한다. 누군가 잡아온 물고기를 나누고 합하고 쪼개는 과정부터 수학이 출발한다. '물고기 두 마리를 두 명이 나누려면 각자 하나를 가져야 한다.' 이런 추상적이고 언어적인 셈법은 한 눈에 알기 쉽게 덧셈이 되어야 했다. 유럽시대에 상인들은 술을 팔면서 술통에 있는 술을 가로줄로 표시했다가 통에 술이 늘자 세로줄로 그렸다. '술이 늘었다'와 '술이 줄었다'를 표기하는 연산기호 '+', '-'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한 눈에 확인하기 어려운 언어적 사고를 기호를 이용하여 논리적 사고법으로 변화하는데 '기호'는 필수적이었다. 수학은 단순해야하고 명료해야하며 논리적이어야 했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던 어떤 문화에서던 모두가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통일성이 필수적이었다. 이처럼 통일적, 논리적이라는 상징은 수학을 '우주의 언어'로 만들었다. 우리 인간은 아주 사소한 일부터 큰 일로 점차 발전해 왔다. 주먹도끼가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뀌는데는 100만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런 역사는 수학에서 발생했다.

피타고라스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살던 사람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수학을 체계화 했다. "그는 왜 난데없이 <직각삼각형에서 직각을 낀 두 변의 길이를 각각 a, b라고 하고 빗변의 길이를 c라고 하면 c를 구하는 공식인 피타고라스의 정리, ' a+b=c'> 를 하여 우리를 괴롭혔을까." 사실 모든 것은 필요에 의해 생겨난다. 네모난 타일이 반으로 나눠진 직각삼각형은 당시 건축물에 없어서는 안되는 모양이었을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수학적 정리를 내렸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피타고라스는 만물은 '수'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피타고라스학파의 '히파수스'라는 제자는 그의 정리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바로 만약 직각삼각형에서 직각을 낀 두 변의 길이가 1일 때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했기 때문다. 이런 경우는, 빗변 c는 √2가 된다. √2는 1.41421356237309504880... 처럼 끝도 모르고 이어지는 '무리수'였다. '히파수스'는 이런 무리수의 존재를 발견하고 '세상의 이치에 반한다'는 이유로 사람들 앞에서 산 채로 바다에 버려져 익사한다. 하지만 어떤 정의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호기심이 이어진다. 만약 우리가 말하는 2차원인 평면이 아니라 3차원에서의 삼각형인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곡률이 있는 구면에서의 삼각형은 말할 것도 없이 180도를 넘어선다. 이렇게 '기하학'의 발전은 사람의 사고력의 차원을 넓게 만든다.

이런 끝도 없는 의문과 발견은 줄을 잇고 나온다. 누군가는 의심하고 다른 누군가는 증명하고, 다시 누군가는 의문을 품고, 다시 누군가는 발견해낸다. 우리가 말하는 수는 그렇게 점차 공간, 시간, 차원을 넘나들며 증명해내고 발견해 가기 시작한다. 가만히 앉아 머릿속으로만 계산하고 종이 위에서만 증명해내는 실용성 없는 학문이 아니라, 수학은 그렇게 컴퓨터와 비트코인, 원자폭탄까지 골고루 우리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 중 빛의 속도를 상수로 가정하여 만든 E=mc2는 지금도 우리가 아인슈타인하면 떠로는 대표적인 공식으로 알고 있다. '세상에 아무리 빠른 존재라고 하더라도 빛의 속도를 넘지 못한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인류의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유럽입자물리연구소 가속기내의 양성자도 그 속도가 빛을 넘어설 수 없다. 빛의 속도에 99.99%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빛의 속도를 넘지는 못한다.그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공식 때문인데, 질량이 속도의 터널을 지나면 거대한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서 양성자가 92개 있는 우라늄이라는 원자에 열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이 원자핵은 2개로 쪼개진다. 이때 이 원자핵이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분열이 일어나는데, <'아무리 작은 질량'도 속도에 따라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이유로 우리는 핵분열 에너지를 어었다.

비트코인, 원자폭탄, 핵발전소, 냉장고, 카지노 등. 우리가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과학'을 토대로 한다. '물리, 화학' 등으로 나눠진다는 과학은 '수학'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사실 현대인들은 원리를 모르지만 현상만 이해하는 방향으로 과학을 접하고 있다. 가령 왜 전자레인지에 음식물을 놓으면 데워지는지를 모르고 사용하고, 어째서 냉장고는 음식을 차갑게 만들 수 있는지를 모르고 사용하며, 비트코인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를 모르고 매수한다. 사실 모르고 사용해도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수가 필요로 하는 곳에 가치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금이 지천에 깔려 있다면 금 값은 오를 수 없다. 전 세계 인구가 10kg씩 나눠 가질 수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된다면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유지할 수 없다. 다수가 필요하지만 점차 희소성이 생기는 것의 가치는 그렇게 형성이 된다. 수학은 머리가 지끈지끈 거리는 학문이다. 하지만 점차 기술, 과학이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져간다. 수학이 앞으로 중요하고 다수가 필요로 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현상에만 집중하며 원리를 모르쇠한다. 고로 수학이야말로 희소한 가치이며 다수가 필요로 하는 '엄청난 가치'의 학문이라는 것을 이 책은 증명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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