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실육아 - 엄마가 만드는 최초의 학군지
임가은 지음 / 멀리깊이 / 2024년 5월
평점 :
우리집 거실 규칙.
침실에는 '책' 이외에는 그 무엇도 반입할 수 없다.
-간식거리, 전자기기는 무조건 반입 금지다. '잠'을 줄이면 '예민'해지고 '둔'해진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멜리토닌'은 활동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모든 동물은 '빛'에 의해 화학 작용을 한다. 인간도 동물이다. 어둡고 밝고는 단순히 눈에 뭐가 보이냐, 보이지 않느냐,가 아니라 사람의 '수면', '지능', '체력', '성격', '인성',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2. 간식 창고는 무조건 '책'과 함께 개봉된다.
-집에는 '간식창고'가 있다. 거기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렛', '사탕', '감자칩' 등이 잔뜩 있다. 말그대로 '잔뜩' 있다. 쿠팡에서 박스 단위로 오는 간식을 주문하고 아이들에게 '직접' 간식창고에 정리하라고 한다. 아이들은 박스를 열고 과자를 정리하면서 간식창고 속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한다.
그러나 간식창고가 개방되는 시기는 오로지 '책'과 함께 할때만 이다.
동물을 길들일 때, '음식'을 가지고 길들이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원초적 본능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이 아니지만 '유년기의 인간'은 '원초적 본능'과 가장 닿아 있다. 고로 '달콤함'과 '책'을 연결시키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조건반사적'으로 독서에 좋은 기억이 생긴다.
유대인들은 책에 꿀을 떨어뜨려 그것을 아이에게 핥아 먹게 하는 의식을 어릴 때 치룬다. 책이 달콤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3. 해야 할 일은 무조건 '아침'에 한다.
-인간의 에너지는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같은 '배터리'를 공유한다. 즉, 정신적인 체력이 떨어지면 신체적인 체력도 고갈되고, 신체적인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적인 체력도 떨어진다. 이를 '자원보존이론'이라고 한다. 인간은 에너지나 자원을 한정적으로 가지고 있고 정신과 신체는 그런 자원을 서로 쉐어하여 사용한다. 고로 한쪽이 고갈되면 다른 쪽도 영향을 받는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중에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하는 이유는 그러지 않으면 일과를 마치고 노곤해진 체력에 '정신적의 의지'가 많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밤에는 쉬는게 좋고, 쉴 때 하고 싶은 일을 느긋하게 하는 편이 맞다.
4. 영상은 무조건 '영어'로 '앉아서' 시청한다.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영상 시청'에 진입장벽을 만들기 위해서다. 결코 '금지'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바른 자세로 '영상 시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단, 영어로만 봐야한다. 반대로 책은 '침실'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으며 누워서 자유롭게 편한 자세로 할 수 있다.
보통의 가정은 이와 반대로 일상생활을 한다. 책은 항상 '바른자세', TV나 스마트기기는 '편한자세'로 본다. 부모도 그렇지 않은가.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소파에 누워 TV를 시청한다. 인간은 '편한 자세'로 하는 행위를 휴식으로 인식한다. 참고로 '스마트기기'를 하는 것은 '쉼'이 아니다. 이는 독서하는 것 만큼 뇌를 가동시킨다. 즉 휴식이 아니라 과부화에 노출된다. 참고로 뇌의 활동은 스마트기기나 독서나 비슷하게 하지만 '휴식'면에서는 '독서'가 더 '릴렉스'되도록 한다. 그럴거면 독서하는 편이 낫다.
5. TV와 전자기기는 없앤다.
-간혹 의지력을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의지력은 소모품이다. 굳이 시험받을 필요가 없다. '마시멜로'를 눈앞에 두고 참아내는 아이와, 마시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가는 아이 중, 마시멜로를 먹지 않을 확률은 후자가 훨씬 높다. 절제력이나 의지력은 항상 노출되는 '위험'으로 시험할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교육하는 편이 낫다.
6. 부모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모르면 유혹 당하지 않는다. 부모가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할 수는 없다. 부모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최소한은 '하지 않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고, 가장 좋은 것은 부모가 '책'을 좋아하는 게 가장 좋다.
7. 외출시에는 반드시 책을 챙긴다.
-아이와 기분좋게 외출을 한 적이 있다. 한 시간 거리를 가야 하는 곳이었다. 아이의 가방에는 항상 '책'을 놓도록 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가 책을 몰래 신발장에 놓고 나왔다.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다음에 잘하라고 주의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날 나는 다시 한 시간을 돌아가서 신발장에 있는 책을 가지고 오도록 했다.
책 없이 외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8. 아이에게 칭찬한다.
-가장 많이하는 칭찬은 '하율이가 재밌는 책을 잘골라, 역시'와 '다율이가 책 읽을 때, 동화속 공주 님하고 비슷해 보이네.'이다. 실제로 하율이가 고른 책을 읽을 때마다 같은 말을 한다. '이거 혹시 하율이가 골랐어? 어쩐지.. 재밌더라...'라고 말해준다. 공주 혹은 예쁜 것들을 좋아하는 다율이에게는 '책을 읽고 있는 예쁜 공주 사진이나 아이돌 사진 등'을 보여준다. '다율이가 읽을 때도 이렇게 보여'라고 항상 말해준다.
9. 일부러 정보를 틀린다.
-가령 '피노키오'라는 책을 읽을 때, 실수인 척, '오키노피'라고 이름을 말한다. 그러면 아이가 '아빠! 피노키오거든?'이라고 반응한다. '아. 그렇네. 아빠가 잘못봤네'라고 하고 '피노키오'라고 다시 언급한다. 이름 뿐만 아니라 '호랑이'를 보고 '사자'라고 말하거나, 내용을 일부러 틀리게 말한다. 그러면 아이가 다시 바로 잡는다. 바로 잡을 뿐만 아니라 관련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긴다.
10. 틀린 문제를 보면 '보석이다.'라고 말해준다.
-수학을 풀다가 틀린 문제가 있으면 '보석발견!'이라고 말해준다. '틀렸다'라는 사실에 '수치심'이 생기면, 아이는 틀린 것을 감추고자 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틀리지 않는 무결한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풀지 않는 것이다.' 풀지 않으면 틀리지 않는다. 고로 문제가 틀렸을 때, 혼내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그냥 '어? 보석 발견했네'라고 한다. 틀려도 괜찮다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공부'가 아니라 '인생'에서 중요하다.
11. 자기 전에는 '소리책', 쉬는 날에는 '책방'에 간다.
-서점이라고 하지 않고, '책방'이라고 부른다. '오디오북'이라고 하지 않고, '소리책'이라고 부른다. '책'이라는 명사를 의도적으로 자주 사용하여 항상 일상에 '책'이 함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참고로 '명상어플 코끼리'에 '엄마의 인형동화'가 있는데, 그것을 항상 잘 때마다 틀어준다. 같은 컨텐츠가 유튜브에도 있으나 무조건 '코끼리'로만 틀어준다. 그것도 무조건 틀어주는 것은 아니고 자기 전에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경우에만 틀어준다.
책방에 가면, 도서관에 가면 '책읽는 또래'와 '어른'이 잔뜩 있다. 평소에는 스마트폰만 보던 사람들이 거기서는 종이책을 들여다본다. 그들은 한참을 들여다보며 서로에게 '이 책 재밌어'라고 은연중에 말한다. 그리고 구매하고 나온다. 그것을 어린시절 겪어야 한다.
12. 같은 책을 여러번 읽도록 둔다.
-간혹 읽은 책을 뒤집어 놓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같은 책을 여러번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부를 할 때도 일회독만 하는 것이 옳지 않은 것처럼 한권의 책을 여러번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익숙해질만하면 바뀌는 환경은 적응을 어렵게 한다. 또한 사람마다, 아이마다 애착하는 책이 다른데, 계속 다른 이야기가 온다면 금방 실증이 난다.
13. 한자는 필수다.
-한자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하루에 한글자만이라도 반드시 한다. 1년이면 365자, 2년이면 700자, 3년이면 1000자이다. 이게 6년이면 2000자인데, 수능에서 사용되는 필수 어휘 한자는 일반적으로 1800자이다.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한 암기한 한자를 시험보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그냥 모든 글이 '한자'랑 '영어'로 되어 있다는 이야기만 계속한다. 그러면 아이가 알아서 한자를 추측하고 배우려고 한다. 또한 오늘하고 내일 까먹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것이지, 공부했던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잊지 않고 모두 기억하려는 것만큼 스트레스가 없다.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희랍어 어휘'를 아이와 함께 공부해 보면 안다. 바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중요한 것은 그냥 밥먹듯 하는 것이지, 모두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원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잊는다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된다. 잊을 수 있다.
14. 식탁에서 공부한다.
-부모가 식탁에서 책을 읽으면 보통 아이가 뭔가를 할 때, 식탁으로 가져온다. 학교 숙제나 책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대개 치우지 않고 놔두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그대로 둔다.
식탁은 어떤 곳인가. 하루에 세번은 반드시 앉아야 하는 곳이다. 앉아서 밥이 나오길 기다리는 곳이고 설거지를 하고 밥을 짓는 곳이다. 아이는 규칙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에 식탁에 앉게 되는데, 그때 펼쳐진 내용을 저절로 보게 된다. 보지 않는다면 슬며시 관련 내용을 언급한다. '아까 14쪽에 반쪽이가 사라졌었어?'
15.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학교 알림장을 스스로 읽도록 하고 옆에 체크하도록 한다. 아이가 풀어야 할 학습지는 직접 고르게 하고 함께 살핀다. 하루에 해야 할 일을 같이 정하고 함께 한다. '자기 할일은 자기가 하는 것이다'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고, '역시 알아서 잘하네'라고 주도적인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16.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다려라.
-주말에 유튜브 허가 시간에 유튜브를 볼 때, 직접 끄라고 말한다. 뺏거나 꺼버리지 않는다. 하나만 더 본다고 한다면 하나를 다보면 직접 끄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끄면 그 절제심에 대해 칭찬한다. 놀이를 할 때도 놀던 거 마무리하고 직접 정리하고 나오도록 한다. 아이가 현장학습을 갈 때는 '김밥 키트'를 사서 직접 김밥을 싸보도록 하고 다음날 학교 갈 때 입을 옷은 미리 직접 꺼내 놓도록 한다. 설령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겠다고 하더라도 그냥 입도록 둔다. 직접하지 않으면 반드시 반항심만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