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그리는 여인
새파란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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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고통과 치유', '사랑과 상실'.

'바람을 그리는 여인'은 '새파란' 작가가 느끼고 탐구한 여섯 가지를 엮은 소설이다. 작품은 여섯가지 단편으로 만들어졌으나, 각 단편이 하나의 장편을 완성하는 옴니버스 구조다.

각 단편은 각 인물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겪는 사건들은 교묘하게 얽히며 하나의 서사를 가진다. 서사는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소설 전체는 그렇게 완성된다.

소설의 '핵심 메타포'는 '바람'이다. 바람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존재한다.

가수 '나얼'의 노래는 '바람'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한다. '바람기억'이나 '바람이 되어' 혹은 'My Story'에서도 어김없이 '바람'이 등장한다.

개인적인 추억에 가수 '나얼'이 있다. 예전 함께 일하던 동료는 수년 간 나얼의 노래만 듣곤 했다. 스치듯 그 음악을 들을 때면, 과거, 같은 노래를 듣던 순간이 기억난다. 음악이 스치고 간 자리에 '과거'의 향수가 남는다. 지나간 것이 '존재'했다는 착각이 들만큼 선명해진다. 그러나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일 뿐이다. 그렇지 않는가. '과거'라는 이름이 지어지면, 그것은 비록 '추상적인 명사'라고 하더라도, 인격을 부여하고 싶어진다.

야속한 '과거' 같으니라고...

'과거'라는 현상에 인격을 부여하고 서운함을 읊고나면 과거는 사라지고 간 뒤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My Story'의 가사에는 이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바람을 볼 순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어, 어디로 향하는지'

'마음을 볼 순 없지만 누구나 알 수가 있어, 무엇을 원하는지'

바람은 보이지 않는 '무존재'다. '존재'라기보다 '현상'이다. '바람'은 '현상'을 '명명'한 명사다. 그러나 그것을 명명하고 나면, 우리는 그것에 '존재'의 '상'을 짓는다. 볼 수는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착각이 아니라는 확신은 삶속에 종종 있다. 시간이 지나고, '아, 이러려고 그랬구나' 그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소설의 각 인물들은 외부에서 느껴지는 '바람'인지, 내부에서 느껴지는 '바람'인지를 완성하려는 욕망을 갖는다. 그 완성할 수 없는 그림은 '이상'이다.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바람'. 잡고자 해도 잡히지 않는 '바람'. 그 이상을 추구하는 것들...

소설의 매력은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이다. 바람이라는 불확실성과 한계가 명확해지는 경계점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갈망. 각 인물들이 겪는 이야기가 독자에게 여운의 바람을 남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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