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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눗방울 퐁
이유리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평점 :
소설을 읽다보면 문체라던지 분위기 따위가 맞는 소설가를 만날 때가 있다. 어떤 작가의 글은 참 좋은 것 같은데 안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어떤 작가는 서술이 지나치게 표면적인 경우도 있다. 어떤 작가는 지나치게 감정묘사가 많은 편이라 가볍게 읽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민음사'로부터 '이유리 작가'의 소설집 '비눗방울 퐁'을 선물 받았다.
'이유리 작가'의 소설집은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다. 소설집의 첫 소설은 들어가는 첫 문장부터 꽤 매력적인데 참신하고 과감한 소재에 비교해서 문장 운율이 좋고 단어 선택도 너무 좋다. 찾아보니 이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인 듯 했다.
책은 '민음사 정체성을 꽉 담은 가로가 짧고 세로가 긴 판형인데 호불호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에 가깝다. 소설의 특성상 문진으로 눌러서 보지 않기에 굳이 가로가 길 필요가 없는 듯 하다. 세로가 길고 가로가 짧은 이 판형은 가볍게 누워 '딸깍 딸깍' 책장을 넘기며 보기 편하다.
'이유리 작가'의 글은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가, 했더니 오디오북으로 들었던 소설 'MBTI가 어떻게 되세요'에 참여한 적 있단다. 아마 오디오북으로 들어서 정확한 인상을 갖진 못했지만 활자로 읽으니 확실히 마니아가 있을 법하다.
소설은 잔잔하게 서정적인 듯 하다가 꽤 발칙할 정도로 진보적인 소재를 갖고 있다. 궤는 크게 다르지만 '핑거스미스'가 떠오른다. '핑거스미스'는 우리나라에서 '아가씨'라는 영화로도 제작된 적 있다. 하정우 배우가 나온 '아가씨'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원작 '핑거스미스'를 봤을 때, 그 충격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초반부에서 관계의 섬세함과 감정의 중심으로 약간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가졌다가 갑자기 복잡한 음모와 반전으로 서정적인 정서가 희미해지고 스릴러와 심리 드라마 색채가 더 강해진다.
인공지능이라던지, 감정을 이식하는 꽤 독특한 소재는 얼핏 유치하거나 황당하게 그려질 수 있으나 작가는 '소재'가 아니라 '감정'을 중심으로 두고 있기에 소재의 진보성이 배경 정도 밖에 역할을 하지 않는다. 비슷한 류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독자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듯하다.
도서는 아직 완독 전이라 중간 감상평을 먼저 올린다. 개인적으로 꽤 재밌게 보고 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