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부 선생님, 안녕! - 히가시노 게이고, 김난주 역, 재인(2015)

시노부 선생님, 안녕!

줄거리
잠시 교단을 떠났던 시노부가 제자의 부탁으로 회사 대항 소프트볼 경기에 용병으로 출전한다. 강속구로 상대 팀 타자들을 연속 삼진 아웃시키고 홈런까지 터뜨리며 큰 활약을 펼친 시노부에게 반한 상대팀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해오고, 시노부는 뜻하지 않게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또한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던 중 우연히 사건에 연루되어 엉겁결에 형사들을 태운 채 범인의 차를 추격하는 카레이싱이 할리우드 액션 영화처럼 펼쳐지기도 하는데…….

페이지
p.64
˝저도 그 의견에 찬성이에요. 저라면 절대 목매달아 죽지 않을 거예요. 침을 흘린다고 들었거든요. 아, 그리고 달리는 열차에 뛰어드는 것도 싫고요. 시신이 엉망진창이 된다면서요?˝
시노부가 파르페 크림을 휘저으면서 말했다. 신도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며 침을 삼켰다.
˝선생님의 취향을 물은 건 아닙니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죠. 물에 빠져 죽는 것도 싫고, 칼은 아프고…… 고민이네.˝
˝고민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선생님은 아마 이만하면 됐다 싶을 정도로 오래 살 겁니다.˝
˝아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

p.185
˝있잖아요, 혼마 씨, 도쿄 사람들은 참 대단해요.˝
˝뭐가요?˝
˝전철을 기다리는데 모두들 이렇게 반듯하게 줄을 서 있잖아요. 오사카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아, 거기에는 저도 질렸습니다.˝
혼마가 얼굴을 찡그렸다.
˝혼자 줄을 서 봤자 전철이 도착하는 순간 입구로 우르르 몰려들더군요. 역시 오사카 사람들은 활력이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진짜 뻔뻔하다 싶기도 하고요.˝
˝부끄러운 일이죠. 생각해 봤는데, 도쿄 사람들은 기껏 전철 타는 정도의 일을 가지고 쓸데없이 남과 경쟁하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그런 거 말고도 경쟁할 일이 많으니까요.˝
˝아하, 그런 데에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거로군요. 맞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pp.350-351
이번에야말로 이 시리즈를 끝마치려고 합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작가 자신이 이 세계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집필 기간만 7년이고 이야기 속에서조차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노부 선생을 비롯해서 등장인물들도 성장했습니다. 그러니 작가 역시 조금쯤 변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고, 그런 변화 때문에 작품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쓰는 동안은 작가로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언젠가 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지금은 생각 합니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6.04.03(金) (초판 1쇄)

라!

한 줄
시노부 선생님, 이제 진짜 안녕!(さよなら)

오탈자 (초판 1쇄)
p.104 밑에서 7번째 줄
페어레디 → 페어레이디
p.343 밑에서 7번째 줄
트레이너 → 맨투맨 혹은 스웨트

확장
브루투스의 심장 - 히가시노 게이고, 민경욱 역, 알에이치코리아(2018)
p.76
˝사장님이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사원들에게 OA 기기와 하이테크 기기를 의무화했답니다. 하지만 그건 각자의 개성을 고려해야 할 일이 아니었을까요?
p.77
˝사무직뿐 아니에요. 공장 사람들도 기계에 쫓기느라 즐거움이라고는 전혀 못 느끼는 표정이었어요. 그런 상태라는 것도 모르면서 뭐가 합리화인가요?
이제는 컴퓨터 사용이 당연해진 것처럼 앞으로는 브루투스로 대체되는 것이 당연할지도. 방식이 잘못되었을 뿐 시대를 앞서나간 사장이었을지도.

운전면허는 꼭 1종 보통으로 따라
pp.97-98
˝그러게 말이에요. 그런 건 없었으면 좋겠어요. 오토매틱이 좋아요. 전부 오토매틱으로 바꾸면 좀 좋아.˝
˝오토매틱만 운전할 수 있는 면허도 있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기껏 돈 들여서 배우는데 제대로 된 면허를 따야지, 안 그러면 손해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잘 안 되네요. 대체 클러치라는 건 왜 있는 거래요?˝
그토록 큰 소리로 떠들던 히데코도 이 질문만은 다른 사람에게 안 들렸으면 싶었던지 아주 조그만 소리로 물었다.
˝그야 기어 체인지를 하기 위해서겠죠.˝
˝하지만 기어는 손으로 레버를 움직여서 바꾸잖아요. 2단이다 3단이다, 손으로 바꾸는데 왜 또 페달을 밟아야 하냔 말이죠.˝
당시에는 당연한 개념이었는지 건담 작화에도 조정석에 클러치로 보이는 왼발 페달이 보인다. 이제는 프로 드라이버들도 기어 변속은 인간이 하는 것보다 기계에 맡기는 게 더 빠르고 핸들링에 집중하는 쪽이 이득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건담 조종하려면 역시 1종 보통이지!

저자 - 東野圭吾(1958-)

원서 - 浪花少年探偵団2(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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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 히가시노 게이고, 김난주 역, 재인(2019)

분신

줄거리
의과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상냥한 어머니의 외동딸로 부족함이 없이 산 대학생 우지이에 마리코. 그런 마리코에게 단 하나 고민은 자신이 부모를 전혀 닮지 않았다는 것. 어느 해 겨울, 그녀에게 엄청난 비극이 닥친다. 엄마가 집에 불을 질러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결국 마리코와 아버지만이 극적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대학생이 된 마리코는 어머니가 동반 자살을 기도한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도쿄로 향하는데….

페이지
p.275
고개를 끄덕이던 내 눈에 벽에 붙은 사진 한 장이 들어왔다. 이상하게 생긴 동물 사진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양 같은데, 자세히 보니 털이 짧고 그 빛깔이 염소에 가까웠다.
˝아, 우리 실험실에서 만든 키메라 동물이에요.˝
내 시선을 알아챘는지 후지무라 씨가 설명했다.
˝키메라요?˝
˝합성 생물을 말하죠. 저건 염소와 양의 세포를 합성해서 만들었어요.˝
˝그럼 잡종이란 말씀인가요?˝
˝아니요. 잡종은 아닙니다. 잡종은 하나의 세포 안에 염소와 양의 염색체가 모두 포함되어 있고, 그런 세포가 모여서 이루어진 동물을 말해요. 즉 세포 자체가 이미 혼혈이죠. 그에 반해 키메라는 세포 하나하나는 염소이거나 양이에요. 그런 세포들이 섞여 하나의 개체를 이룹니다.˝
˝패치워크처럼 말이죠?˝
˝그래요, 맞습니다.˝
후지무라 씨가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빨간색과 하얀색 천을 이어서 만드는 패치워크는 키메라, 분홍색 천으로만 만드는 건 잡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신기한 동물이네요.˝

p.536
엄마가 나를 사랑했으므로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한다.
어쩌면 나는 다카시로 아키코에게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분신이 한 인간으로 인정받으려면 그 장본인의 사랑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쌍둥이의 경우를 생각해 본다. 아니, 좀 더 단순하게 평범한 부모 자식 관계를 생각해 본다. 그들 역시 분신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하나의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pp.568-569
그러나 자신의 인생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자신이 누군가의 분신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누구나 자신의 분신을 원하는 것 아닐까. 그걸 찾지 못해서 모두들 고독한 것은 아닐까.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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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2(木) (초판 1쇄)

다.

2008.05.06(火) (초판 6쇄)

다.

한 줄
목적은 인간을 구한다는데 수단은 인간을 지운다

오탈자 (초판 1쇄)
p.378 밑에서 6번째 줄
트레이너 → 맨투맨 혹은 스웨트
p.397 밑에서 2번째 줄
조 앞인 → 저 앞인

확장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한학수, 사회평론(2006)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황우석 사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이 책의 저자는 국민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황우석 사태‘가 탄생한 배경은 물론, 그것을 가능하게 한 한국 사회의 욕구와 시스템을 파헤친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욕구와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 한 제2의 ‘황우석 사태‘가 언제 어디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김으로써, 황우석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나가사와 마사미(長澤まさみ)(1987-)
2012년 2월에 나가사와 마사미 주연으로 5부작 드라마화 되어 WOWOW에서 방영되었다. 나가사와가 무려 1인 3역을 했다.

저자 - 東野圭吾(1958-)

원서 - 分身(1993)

구판 - 레몬(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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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 히가시노 게이고, 민경욱 역, 소미미디어(2019)

동급생

줄거리
한 여고생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녀의 이름은 유키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그녀를 쫓았던 사람들은 알고 보니 학생부 지도 교사 미사키 선생이었다. 야구부 주장 니시하라 소이치는 자신과 관계가 있던 유키코의 사고에 책임을 느껴 미사키 선생을 규탄하기로 한다. 다른 학생들도 가세해서 항의 운동이 일파만파로 커지던 어느 날, 미사키 선생이 교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때마침 알리바이가 없고 미사키 선생을 증오한다고 알려진 니시하라 소이치가 유력 용의자로 몰린다. 순식간에 전교생이 자신을 의심하게 된 상황에 놓인 니시하라는 독자적으로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페이지
pp.257-258
생각해보면 우리 학생들은 선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인권 무시라고 할 정도로 교사들은 학생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만 이쪽에서 상대는 전혀 볼 수 없다. 그런 구조인 것이다.
그 구조를 부숴버리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pp.356-357
초등학생 때부터 교사를 아주 싫어했다. 왠지는 모르지만 이런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위세를 떠는 모습을 봐야 하는 게 늘 불만이었다. 아무리 봐도 존경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데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었던 점은 그 사람들이 자신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자주 이런 말을 하는 교사가 있었다. 그때마다 생각했다.
‘대학을 나와 바로 교사가 된 당신이야말로 학교 이외의 일은 아무것도 모르잖아!˝
˝어른 사회에 나가지 못하는 겁쟁이들이 아이를 상대로 하는 교사가 되는 거야. 저런 녀석들에게 교육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어.˝
친구들끼리 이런 말을 나누기도 했다.
그런 탓에 졸업식 때 강제로 부르게 하는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는 정말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싫었다. 도대체 어디에 ‘스승의 은혜‘가 있단 말인가, 그런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교사만 싫어한 게 아니었다. 주위 어른들 대부분에 화를 냈다. 자신은 색정과 욕망, 돈에만 관심이 있으면서 상대가 아이면 어른스러운 척하며 한마디 해볼까 하고 진부한 설교를 한없이 늘어놓으니까. 우리가 진저리를 치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결국 ˝젊었을 때 공부해야지˝라는 말로 끝난다. 그러는 당신은 얼마나 했는데 하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다.
이놈 저놈 할 거 없이 그저 나이만 먹은 바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녀석들이 나를 업신여기게 둘 수 없다며 고슴도치처럼 온몸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내가 미움을 받을 차례가 되었다. 정신을 차리니 고슴도치의 바늘 끝도 상당히 무뎌졌다. 그게 좋은 것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씁쓸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소설을 썼다. 본격 학원 추리는 데뷔작인 《방과 후》 이후 두 번째이다. 솔직히 말해 아주 고생했다. 너무 고생해서 처음으로 후기를 쓰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6.04.01(水) (1판 1쇄)

다.

2009.01.19(月) (초판 1쇄)

다.

한 줄
‘아부지 뭐 하시노‘ 시대에 살았던 건지 반감이 대단하다

오탈자 (1판 1쇄)
못 찾음

확장
방과 후 -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 양윤옥 역, 소미미디어(2019)
『방과 후』, 『동급생』을 학원 미스터리로 분류한다. 자아가 미성숙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학교가 배경은 맞지만 성장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글쎄…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고 재미있으니 넘어가자.

트라이클로로에틸렌
일명 TCE. 무색의 액체로 유독하며 불에 타지 않는다. 휘발성이 있고 달콤한 냄새가 난다. 강한 탈지용매로, 뛰어난 세척력을 살려 1980년대까지 반도체 산업에서의 클리너로 절찬리에 이용되었으나, 간/신장독성, 발암성, 중추신경계 교란 등 다양한 인체독성을 띈다는 점이 밝혀졌고 심각한 토양, 지하수 환경 오염원으로 지목되어 사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다른 물질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TCE로 인한 토양/지하수 오염은 미국에서 심각한데, 논픽션 서적 ‘A Civil Action‘은 TCE 오염사고 이후 암 환자 증가로 인한 소설을 다룬 내용이다. 그런데 하필 또 TCE로 인한 지하수 오염은 처리가 상당히 곤란한데, 물과 섞이지 않으며 밀도가 1.46으로 물보다 훨씬 무거운 DNAPL이기 때문이다. DNAPL은 지표에 유출되면 지하수층 밑바닥까지 내려가 불침투성 기반암 틈새에 스며든 뒤 오랜 기간동안 천천히 유출되기 때문에 추적과 제거가 어렵다.
흡입용 전신마취제로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제조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클로로포름이나 에터 보다도 더 쓰여졌다. 클로로포름의 경우 간독성이라는 문제가, 에테르의 경우 자극성이 심해서 대체제가 시급했기 때문. 그래서 트라이클로로에틸렌을 영국에서 처음 대량 생산했을 때 마취제의 혁명이라 했다. 그러나 부정맥을 유발하는 등의 여러 부작용이 있고 클로로포름 정도는 아니어도 간독성, 신장독성 등의 문제가 보고되어 논란이 되었다. 이후 흡입마취제의 왕좌는 할로세인에 물려주게 된다.

저자 - 東野圭吾(1958-)

원서 - 同級生(1993)

구판 - 동급생(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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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어디에 - 요네자와 호노부, 권영주 역, 문학동네(2011)

개는 어디에 (THE CITADEL OF THE WEAK) (블랙펜 클럽(Black Pen Club) 21)

줄거리
직장을 그만두고 도쿄 근교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온 고야는 잃어버린 애완견을 찾아주는 탐정이 될 생각으로 조사 사무소를 차린다. 그러나 개업 첫날부터 도쿄에서 실종된 손녀를 찾아달라는 노인의 의뢰를 받게 된다. 한편, 고야의 고등학교 후배인 한페는 탐정을 동경해 무작정 고야의 조사 사무소를 찾아온다. 하지만 그가 의뢰받은 일은 하드보일드한 이상과 거리가 먼, 어느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고문서의 유래를 조사해달라는 것.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건 사이에 예기치 못했던 연관성이 드러나는데….

페이지
p.107
흰 하카마​ 어쩌면 대박인 척해놓고 실은 꽝일지도 모르지만,
흰 하카마 내일은 개를 찾고 오겠습니다.

p.221
중세기에 마을마다 인력 징발에 대비해 평소 비생산자를 부양하는 장치가 있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모노구사타로‘ 민화는 그런 ‘차출 요원‘을 부양하던 실태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그런 피부양자 중에 무장하고 농민을 대신해 싸웠던 용병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상상이다.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줄 시스템이 어디에도 없어,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무장하거나 병사를 고용해야 했던 시대. 전국이라는 중세.
그러나 현대는 중세를 극복한 것이 아니다. 중세 위에 얹혀 있는 것이 현대라는 시대다. 현대에 갈라진 틈이 생기면 중세는 언제든 밖으로 흘러나올 것이다. 반경 5미터 안의 치안에 안심할 수 없게 됐을 때 우리는 또다시 무기를 들리라. ‘자력구제‘의 세계는 영원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pp.306-307
사쿠라 가쓰지와 간자키 도모노리, 와타나베 게이코, GEN, 그리고 바로 사쿠라 도코가 내 잠을 서서히 깨웠다. 지난 닷새는 그 전의 육 개월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길었다. 회사를 그만둔 이래로 아마도 처음으로, 나는 나의 의지에 따라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있다. 내가 살인을 저지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마도 사회적 윤리에 근거한 생각일 것이다. 나는 풍파가 없는 인생을 살아온 인간이고, 한없이 사회적인 동물이다. 그 사실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는 왜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고 이 산속에서 머리를 싸안고 고민할 마음은 없다.
내가 의식하는 것은, 지금 나는 운명론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얼굴은 알지만 이야기를 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는 일을 막으려고 하는 나는, 정말 아즈사 말대로 부활했나보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6.03.31(火) (초판 1쇄)

까.

한 줄
주문이 많은 흥신소

오탈자 (초판 1쇄)
못 찾음

확장
노홍철 괴한 습격 사건(2008.02.19)
[마이데일리 = 고홍주 기자] 노홍철을 폭행한 20대 남성이 한 포털사이트에서 노홍철의 신상 정보를 파악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1팀의 한 관계자는 20일 ˝가해자가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노홍철씨의 신상 정보를 검색한 것으로 진술했다˝며 ˝실제 확인 결과 노홍철씨의 집 주소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TV를 보다가 노홍철이 자신의 부모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시 칼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사용하지는 않았다˝며 ˝추후 보강 수사를 통해 변동 사항이 있을 수도 있으나 노홍철씨가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데다 범인이 정신이상자로 판단돼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노홍철은 19일 오후 8시 노홍철은 귀가하던 도중 집앞에 잠복하고 있던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얼굴과 옆구리에 타박상을 입고 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사고 직후 서울 신촌 연세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입원 치료중이다.

고양이탐정 : 원룸사는 고양이(2019-)
고양이 행동 패턴에 정형화된 공식이 있는 건지 어떻게 찾아내는지 참 신기하다. 그런데 남이 하는 일은 간단해 보이는 걸까? 아니면 여측이심(如厠二心)이라고 해야 할까? 수임료 문제로 다투는 일이 잦은가 보다. 유튜브로 홍보하던 시절도 아니었는데 시골마을에서 강아지 흥신소를 차린 고야는 이 사건이 끝나면 폐업 위기를 피할 수 있을까?

저자 - 米澤穂信(1978-)

원서 - 犬はどこだ(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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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재판의 변호인 - 기미노 아라타, 김은모 역, 톰캣(2026)

마녀재판의 변호인

줄거리
16세기 신성로마제국. 전직 법학 교수 로젠은 여행 중 한 마을에서 ‘또다시’ 마녀재판에 맞닥뜨린다. 피고인은 물레방앗간 관리인을 마술로 살해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한 소녀 앤. 반년 전 어머니마저 마녀로 처형당한 그녀는 이제 같은 운명을 맞이할 위기에 처해 있다. 숲속에 섬처럼 고립된 마을에서 펼쳐지는 마녀재판. 여행길에 마녀재판을 여섯 번이나 맞닥뜨리는 건 어떠한 우연일까? 마녀의 존재를 당연하게 믿는 사회에서 무죄를 증명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과학 수사도, 물적 증거도 없는 시대. 미신과 편견으로 가득한 증언들이 앤을 마녀로 몰아간다. 마을 전체가 그녀의 유죄를 확신하는 가운데, 로젠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반박하며 마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과연 로젠과 리리는 오직 논리만으로 종교적 광기를 이겨내고 앤을 구할 수 있을까?

페이지
pp.25-26
현재와 같은 마녀재판의 기원은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 이전에는 ‘마녀‘가 주술이나 마법을 쓰는 여성 정도의 의미였기에, 마녀라는 이유만으로 처형당하지는 않았다.
형세가 바뀐 것은 12세기부터였다.
이단심문이 제도화되는 흐름 속에서 ‘악마와 계약한 마녀‘라는, 현재와 상통하는 개념이 점차 자라났다. 그러다 1431년에 바젤 공의회가 개최되자, 그 개념은 지방으로 파급돼 널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그 이후 마녀를 재판하기 위한 법이 정비됐고, 1450년대에 이르러 마녀에 관한 교황 칙서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마녀재판의 바탕이 준비되었다.
시간이 흘러 마녀재판이 증가함에 따라 심문 절차나 판례를 정리한 안내서가 작성됐다. 1487년에 출판된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는 그 결정판으로, 마녀의 개념은 그 책에서 완성되었다. 로젠이 태어나기도 전에 출판된 책으로, 그가 대학 문을 두드릴 무렵에는 그 내용이 세간에 널리 침투한 상태였다.
15세기 후반부터 말엽에 걸쳐 마녀재판은 맹위를 떨쳤으며, 그동안 처형된 사람은 3천 명이 넘는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그 후로 마녀재판은 급속히 그 횟수가 줄어들었다. 마르틴 루터가 작성한 ‘95개조 반박문‘의 여파가 이 재판 제도를 직격한 것이다.

p.75
하지만 돌무더기로 성이 지어지듯, 특징이 일정한 숫자 이상 모이면 그것은 하나의 표상으로 수렴됐다. 예를 들면 마녀라는 표상으로. 그리고 완성된 성을 무너뜨리기가 어렵듯이, 생겨난 표상을 지워 버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였다.
가장 골치 아픈 점은 자신들의 행동이 정의의 기치 아래에 있다고 그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이다.
정의는 성가시기 짝이 없었다. 그것은 면죄부와 같았다. 올바른 기치를 올렸으니 자신들의 행동은 옳다. 자신들이 잘못했을 리 없다. 그런 착각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만들어낸 표상은 더더욱 공고해졌다.

pp.86-87
고전적인 의학서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네 가지 체액이 있다고 한다. 혈액, 황담즙, 흑담즙, 점액이다. 그리고 체질이나 성격은 네 가지 체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된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 혈액이 많으면 쾌활하고 사교적이며, 흑담즙이 많으면 과묵하고 신경질적이라는 식이다.
자인은 혈액, 흑담즙, 점액이 빠져나가서 공격성을 관장하는 황담즙이 상대적으로 많아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피를 뽑거나 성 메니니누무스와 관련된 성물을 가지고 다니게 하는 등 지금까지 다양한 치료를 해 왔지만 아직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pp.140-141
˝애당초 이건 마술이 아니야. 논리지.˝
잡담하는 김에 로젠은 두 사람에게 여러 가지 기초적인 논리를 가르쳐 왔다. 예를 들면 아킬레우스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제논의 역설 중 하나, 어떤 삼각형이라도 내각의 합은 모두 같다는 것. 또는 바늘 끝에는 100만의 천사가 깃들 수 있다는 것중세 스콜라 철학의 논쟁, 다섯 개의 정다면체로 천구(天球)를 지탱할 수 있다는 것천문학자 케플러의 이론. 그리고 조금 전에는 성 안셀무스의 논리를 인용해서 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그래서 아까 엘레나가 감탄한 것이다.

pp.376-377
뭐든지 가능한 판타지는 용납할 수 없고, 그 세계만의 현실감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물론 비현실적인 설정이 이것저것 가득 담겨 있지만, 모든 요소가 이 세계만의 상식에 기반해서 움직입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푹 빠져서 이야기에 몰입해 주세요.

이 작품 『마녀재판의 변호인』을 소개하는 문구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건 저자 기미노 아라타가 2021년에 소설 투고 사이트 ‘가쿠요무‘와 소설 프리마켓에 올린 작품 『신벌과 레토릭』을 소개하는 글이다.
『신벌과 레토릭』은 위증하면 천벌이 내려지는 종교 국가에서 관계자 전원이 범행을 부인하는 연쇄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본격 미스터리다. 종교의 입김이 아주 강한 억압적인 국가라는 설정은 『마녀재판의 변호인』과도 상통하는 측면이 있어 딱 들어맞기도 하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6.03.30(月) (초판 1쇄)

다.

한 줄
나도 마녀재판의 군중 한 명이었기에 속았음에도 분하지가 않다

오탈자 (초판 1쇄)
p.186 밑에서 8번째 줄
양이 → 앤 양이
p.191 위에서 9번째 줄
어 서 → 어째서

확장
인류가 저지른 역대 최악의 광기 마녀사냥(자고 일어나니 마녀...)ㅣ역사를 보다 EP.23 - 보다 BODA(2024)
그러면 그다음에 이제 자백을 받아야 돼요. 마녀재판의 특징은 무조건 본인 스스로 자백해야 해요. 자백을 끝까지 안 하는 경우에는 살아날 수도 있는데 살아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자백을 사실 끝까지 안 하기는 당시의 고문 방법을 보면 끓는 물에 넣기도 하고 뜨거운 납을 녹여서 갖다 붓기도 하고 달아놓고 거꾸로 묶어서 천장에다 매달아 놨다가 떨어뜨리는데 바닥에 그냥 떨어뜨리는 게 아니고 떨어지기 직전에 밧줄을 낚아채요. 그럼 어깨가 팍 탈구되거든요. 스트라파도라고 하는 그런 식의 고문을 하고 목적은 뭐냐 하면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서. 근데 이게 되게 비인간적이고 비인륜적이라고 하는데 당시에 심문관들은 기록에 보면 사명감이 대단해요. 정말로 있다고 믿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백을 받기 위해서 질문을 던지는데 질문도 되게 고약해요.
심문관 : 허준 씨, 악마를 믿습니까?
허준 : 안 믿죠
심문관 : 안 믿는다고요? 그러면 성경에 악마 얘기가 나오는데 성경을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네요?
허준 : 네?
심문관 : 성경을 믿지 않습니까?
허준 : 성경은 믿죠
심문관 : 근데 악마를 믿지 않는다고요?
허준 : 아닙니다, 악마를 믿습니다
심문관 : 그 악마를 언제 어디서 만났는데?
허준 : 만난 적 없는데요
심문관 : 믿는다고 했잖아, 어디서 만났어

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최고은 역, 엘릭시르(2025)
탐정 역할의 주인공에 유능한 시동의 존재, 마지막의 반전 구조까지 느낌이 비슷하다. 좋아하는 작품.

저자 - 君野新汰(????-)

원서 - 魔女裁判の弁護人(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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