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 씨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그림 장자크 상페, 유혜자 역, 열린책들(2020)

좀머 씨 이야기 (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2020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줄거리
소년에게는 〈좀머 아저씨〉이자 동네 사람들에게는 〈그냥 좀머 씨〉인 주인공은 텅 빈 배낭을 짊어지고 기다랗고 이상한 호두나무 지팡이를 쥔 채 끊임없이 길을 걷고 있는 중년이다. 그는 소년의 인생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우연히 만나게 되고, 소년의 마음속 깊이 각인된다. 비와 우박이 쏟아지는 어느 여름날에도,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어 낭패감과 비참한 심정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도, 피아노 건반 위에 떨어진 선생님의 코딱지 때문에 엉뚱한 건반을 눌러 버려 호된 꾸지람을 듣고 자살을 하려 나무 위에서 뛰어내리려는 순간에도······. 소년은 좀머 씨의 기이한 모습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좀머 씨가 호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여느 때처럼 목격하게 된다. 무언가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치려 한 좀머 씨······. 그것은 죽음으로부터인가, 아니면 우리 인간이 쳐놓은 〈합리〉, 〈이성〉, 〈인습〉의 틀 혹은 그러한 것들로 〈밀폐〉되고 〈고립〉된 공간으로부터인가?

페이지
pp.35-36
「그러다가 죽겠어요!」
그 말에 아저씨가 우뚝 섰다. 내가 보기에 그는 바로 〈죽겠어요〉라는 말에서 빳빳하게 굳어지며 멈춰 서는 것 같았다. 그것도 너무 갑작스럽게 멈춰서 아버지는 그의 옆을 지나치지 않으려고 급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다. 아저씨는 오른손에 쥐고 있던 호두나무 지팡이를 왼손으로 바꿔 쥐고는 우리 쪽을 쳐다보고 아주 고집스러우면서도 절망적인 몸짓으로 지팡이를 여러 번 땅에 내려치면서 크고 분명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
그 말뿐 더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 말뿐이었다. 그런 다음 그는 그때까지 열린 채로 있던 차의 앞문을 닫고, 지팡이를 다시 오른쪽으로 바꿔 쥐고는 눈길을 옆으로 주지도 않고,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앞으로 계속 걷기만 했다.
「저 사람 완전히 돌았군.」

p.118
나는 침묵을 지켰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아주 늦게 집에 도착하여 텔레비전의 나쁜 효과에 대한 일장 훈계를 들어야만 했을 때에도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도 역시 하지 않았다. 누나에게도 하지 않았고, 형에게도 하지 않았으며, 경찰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심지어 코르넬리우스 미헬에게도 죽음에 대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내가 어째서 그렇게 오랫동안 또 그렇게 철저하게 침묵을 지킬 수 있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이나 죄책감 혹은 양심의 가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나무 위에서 들었던 그 신음 소리와 빗속을 걸어갈 때 떨리는 입술과 간청하는 듯하던 아저씨의 말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
나를 침묵하게 만들었던 또 다른 기억은 좀머 아저씨가 물속에 가라앉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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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독일소설 > 독일소설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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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9(土) (신판 5쇄)

다.

한 줄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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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조령)
어렸을 때 가족들과 문경새재에 갔던 기억이 있다. 어린 다리가 아파서 2관문까지밖에 못 가고 돌아왔지만 걸어서 멀리까지 갔던 최초의 기억이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지나갔던 길이기도 한데, 보통 열흘에서 보름 정도 걸렸다고 한다. 또 임진왜란 때 일본군도 이곳에서 전투는 벌이지 않았지만 몹시 경계하며 지나갔다고 한다. 부산에서 한양까지 전투를 치르면서도 무려 한 달 만에 도착했다. 이제는 부모님이 연세가 드셔서 같이 가볼 날이 또 있을까?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다시 걸어가 보고 싶다.

조덕배(1959-)
보통 노래를 부를 때 다른 가수들과 달리 앉아서 부른다. 그 이유는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 때문이다. 두 다리로 서 걸어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자.

저자 - Patrick Süskind(1949-)

원서 - 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The Story of Mr Sommer)(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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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 시오리코 씨와 운명의 수레바퀴 - 미카미 엔, 최고은 역, 디앤씨미디어(2015)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 시오리코 씨와 운명의 수레바퀴

줄거리
시오리코 씨에게 중상을 입힌 청년이 다시 나타난다. 그러나 그가 원하는 《만년》 초판본은 시오리코 씨가 갖고 있는 초판본과는 완전히 다른 것. 의뢰를 받아들인 비블리아 고서당의 두 사람은 40년 전의 희귀본 도난 사건에 자신들의 조부모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페이지
p.58
시오리코 씨는 신초문고의 『만년』을 펼쳐 나에게 건넸다. 앞부분이었다.

이모가 말했다.
˝너는 얼굴이 못났으니 애교라도 있어야지. 너는 몸이 약하니까 심지라도 굳어야지. 너는 거짓말을 잘하니까 행실이라도 바르게 해야지.˝

pp.74-75
˝친구가 잡혀 있는데 장기를 뒀다고요? 너무하네요˝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시오리코 씨는 고개를 저었다.
˝아, 그게, 그냥 놀고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돈을 빌리려고 스승인 이부세를 찾아가기는 했는데, 불호령이 떨어질까 두려워서 며칠 동안이나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해요. 격분한 단 가즈오가 몰아붙이자 다자이는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려서 이렇게 중얼거렸대요. ‘기다리는 이가 괴로울까, 기다리게 하는 이가 괴로울까.‘˝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순순히 동의할 수는 없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기다리게 하는 이도 괴롭다는 말은 이해가 가기도 했다. 좋고 나쁜 걸 떠나서, 어떤 심정인지 막연히 알 것 같았다.
다자이라는 작가 역시 독자에게 그런 존재일지도 모른다.

p.93
˝결국 성직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평생 신앙을 가지고 사셨어요. 그래서 가게 이름도 ‘비블리아‘ 로 지으신 거고요.˝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비블리아가 무슨 뜻이길래?
˝…… ‘비블리아‘ 는 라틴어로 ‘성서‘ 란 뜻이에요.˝
˝네? 그런 뜻이었습니까?˝
거의 일 년 가까이 일했으면서 가게 이름의 유래를 이제야 알다니. 왜 비블리아 고서당인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p.277
˝만일 경찰이 포기해도 내가 널 반드시 찾아낼 거야. 너는 그 『만년』을 소중히 간직하겠지. 소중히 간직한 책은 몇 년, 몇 십 년이 지나도 이 세상에 계속 남아 있어.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찾아내서 시오리코 씨에게 돌려줄 거다.˝
순간 다나카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사람을 놀리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돌아왔다.
˝몇 십 년? 그때까지 그 여자와 사귀려고?˝
˝아니, 결혼할 거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분위기도 한몫 거들기는 했지만, 거짓 없는 진심이었다.
이 결심을 처음 털어놓은 상대가 본인이 아니라, 하필이면 이 남자라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시오리코 씨에게 소중한 건 나에게도 소중해. 함께 그 가게를 꾸려가며 너와 그 책을 반드시 찾아낼 거야.˝

p.296
˝그래, 항상 입바른 소리만 하지. 당신은 고서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인 게 아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있잖아.˝
˝맞아……. 하지만 이젠 그러지 않을 거야.˝
시오리코 씨는 맹세하듯 똑바로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다시는 그런 짓 안 해. 이번 일로 깨달았어. 『만년』을 아직 가지고 있다는 걸 경찰에 모두 털어놓고 사과할 거야. 사람과 책은 이어져 있으니까. 그 인연은 소중한 것이니까.˝
그것은 그녀의 할아버지의 신조, ‘사람과 책의 인연을 지킨다‘ 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말 같기도 했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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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7(水) (1판 3쇄)

만.

한 줄
다자이 오사무. 천재인가 고평가된 징징이인가. 이 책에서만큼은 대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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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1948)
p.70
˝정신없이 읽는 저를 보시고는 다자이가 그렇게 재미있느냐고 물으셨어요. 정말 재미있다고 대답했더니.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뛰어난 작가지. 특히 중기 작품이 인상에 남는다.‘ 라고 하셨어요.˝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까? 유명한 작가인데.˝
열광적인 팬이 많은 걸로 알고 있었다. 「달려라 메로스」나 『인간실격』, 「사양」 등 나도 아는 작품이 여럿 있었다.
˝국민적인 작가지만, 호오가 뚜렷하게 갈리죠. 나약함과 소외감을 품은 주인공의 독백체로 진행되는 작품이 많고, 사생활이 작품 내용과 거의 일치하니까요. 유약하다, 징징거린다, 그런 비판도 많았어요. 젊은 시절이라면 몰라도, 어른이 탐독하기에는 부끄러운 책이라는…….˝
왠지 알 것 같았다. 중학교 수업에서 다자이를 설명할 때, 담당 선생님은 뭔가 석연치 않은 표정이었다.
˝비판이 모두 잘못된 건 아니지만, 단지 그것뿐이라면 이렇게 시대를 뛰어넘어 널리 사랑받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겉으로 드러난 부분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다자이의 작가로서의 그릇을 알아보지 못하게 돼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후대에 더 각광받는 버프를 보여주는 대표적 작가 같지만 정신연령이 애새끼인 나로서는 꽤나 좋아하는 작가이다.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김춘미 역, 민음사(2004)
pp.144-145
˝……『직소』가 뭡니까?˝
하는 수 없이 시오리코 씨에게 물었다. 며칠 전에 언뜻 들어본 기억은 났다. 기독교를 소재로 한 책이라고 하던가. 시오리코 씨는 휙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흥분한 듯 상기된 얼굴이었다.
˝1940년에 발표된 다자이 중기의 걸작 단편이에요. 고백체 소설로,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한 제자 유다의 1인칭 시점이죠.
관원에게 스승을 고발한 유다는 지금까지 예수에게 느꼈던 감정을 단숨에 토해내요. 인간으로서 스승을 사랑하지만, 상인이라는 자신의 출신 때문에 천대를 받았다고 생각해 증오하기도 해요. 상반된 감정에 괴로워하던 끝에, 결국 복수를 위해 스승을 밀고하죠. 은화 30닢을 받고, 자신을 이스카리옷의 유다라고 밝히며 이야기는 끝나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의 배신이라는 대목에서 도미자와 히로시와 세 남자를 떠올렸다. 소설의 내용과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고지 30매쯤 되는 분량이지만, 다자이는 누에가 실을 뽑듯 유창하게 서술했어요. 거의 고치지도 않았다고 하고요.˝
˝그 책에 또 어떤 작품이 실려 있습니까?˝
나는 물었다. 원고지 30매로는 책 한 권을 채울 수 없을 터였다.
˝아뇨, 실린 작품은 「」직소」뿐이에요. 판형은 B5 정도지만, 40페이지 남짓한 얇은 수제본이거든요……. 이 단편을 높게 평가한 시인 다카나시 가즈오의 도움으로 300부 한정 자가본으로 자비 출판했어요. 마나고야쇼보 판 『만년』과 함께 가장 고서 값어치가 높은 다자이의 저서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인간 실격』에 같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 三上延(1971-)

원서 -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6 〜栞子さんと巡るさだめ〜(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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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 클레어 키건, 허진 역, 다산책방(2023)

맡겨진 소녀 (foster)

줄거리
이 책은 아일랜드 시골에 사는 어린 소녀가 먼 친척 부부의 집에서 보내는 어느 여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이가 많은 가난한 집에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지내던 소녀는, 또 다른 아기를 임신한 엄마가 동생을 출산하기 전까지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의 집에 맡겨진다. 그리고 그 집에 도착해 마주하는 것들은 소녀가 그동안 겪어온 일상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손 한 번 잡아준 적 없는 무심한 아빠와는 달리 손을 잡고 보폭을 맞춰 걸어주는 어른을 만나, 소녀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들을 마주한다. 살뜰한 관심과 배려로 소녀를 돌보는 아주머니와 겉으론 무뚝뚝해 보여도 다정히 마음을 전하는 아저씨가 있는 집. 극명하게 대조되는 두 가족의 모습을 통해 소녀가 난생처음 겪어보는 사랑과 다정함이 더욱 따뜻하고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페이지
pp.69-70
마당을 비추는 커다란 달이 진입로를 지나 저 멀리 거리까지 우리가 갈 길을 분필처럼 표시해 준다. 킨셀라 아저씨가 내 손을 잡는다.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아저씨는 내가 발을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인다. 나는 작은 주택에 사는 아주머니를, 그 여자가 어떻게 걷고 어떻게 말했는지를 생각하다가 사람들 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p.73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분류(교보문고)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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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3(土) (초판 1쇄)

다.

한 줄
맡겨진 사람에게는 선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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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 세오 마이코, 권일영 역, 스토리텔러(2019)
2019년 서점대상 수상작. 피가 섞이지 않은 부모 사이를 릴레이 경주하듯 이어가며 네 번이나 이름이 바뀐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말없는 소녀 - 콤 베어리드(2022)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를 영상화한 2022년작 아일랜드 영화. 대한민국에는 2023년 5월 31일 개봉하였다. 제72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저자 - Claire Keegan(1968-)

원서 - Foster(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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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군함의 살인 - 오카모토 요시키, 김은모 역, 톰캣(2025)

범선 군함의 살인

줄거리
광기가 번진 군함 위, 누군가는 연쇄살인을 멈추어야 한다. 징병된 남자의 이름은 네빌 보우트. 그는 아내가 저녁 준비하는 동안 장인어른을 모셔다드리던 중 해군으로 끌려간다. 영국은 프랑스와의 전쟁이 한창이었고, 선원 경력 따위는 무관하게 젊은 남자라면 싸그리 모아 배에 태우는 중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구두장이 동료였던 조지 블랙, 동네 불량배 몇 명까지 함께 바다 위에 있다. 군함에는 하위계급인 수병,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는 계급인 사관이 나뉘어 생활하고 있다. 네빌은 수많은 다른 수병과 몸을 부대끼며 생활한다. 도망친 노예, 서커스단 출신 중국인, 상선에서 일하다가 군함으로 나포된 뱃사람……. 그들은 가혹한 노동과 형편없는 식사, 부족한 수면 시간에 시달린다.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집에 돌아갈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사관들은 수병들 중 근무 태만이나 도둑질, 싸움 등 문제를 일으키는 인원을 채찍질하는 등 공포로 군함의 질서를 다스린다. 선원 사이에서는 점차 광기가 번져나간다. 첫 번째 살인이 벌어진다. 범인은 잡히지 않고, 또다시 살인이 이어진다. 범인은 수병인가, 사관인가? 광기로 인한 살인인가, 복수를 위한 계획적 범행인가? 바다 위, 벗어날 수 없는 군함 속에서 선원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 그레엄 함장과 버넌 대위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프랑스군과의 교전이 벌어지고, 한편에서는 선상 반란을 꾀하는 자들이 비밀 모임을 갖는다. 네빌은 반드시 아내에게 돌아가리라 다짐하지만, 과연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이 지옥도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페이지
pp.345-346
˝미쳤다고? 내가?˝
가브리엘은 킥킥 웃었다. 그리고 입가에 웃음을 띤 채 부릅 뜬 눈으로 네빌을 노려보며 말했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만 미쳤다고 할 수 있나? 평소처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다짜고짜 군함으로 끌고 가는 건? 어둡고 냄새나는 곳에 처박아놓고 더럽게 맛없는 밥을 먹이는 건? 떨어지면 죽을 만큼 높은 곳에 올라가라고 강요하는 건? 개집만도 못한 잠자리에서 네 시간밖에 재워주지 않는 건? 늘 명령으로 행동을 통제하는 건? 묶어놓고 채찍으로 때리는 건? 몸뚱이를 간단히 자르고 뚫어버리는 포탄에 맞서 싸우라는 건? 이건 전부 정상이야?˝
가브리엘의 얼굴이 증오로 일그러졌다.
˝아니잖아.˝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도록 억누른 목소리였지만, 사관이 큰 소리로 명령을 내릴 때보다 더 박력 있었다. ˝전부 다 미쳤어. 이 배가, 아니, 해군 자체가 미쳤다고. 내가 미쳤더라도 그건 내 탓이 아니야.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날 미치게 만든 거지. 즉, 광기에는 광기로 대항하는 거야.˝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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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30(木) (초판 1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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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 갱단 듀오를 봤다면 희망을 버려라! 아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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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와 주먹을 사용해 남자들을 강제로 징집한 ‘프레스 갱‘ 이야기 - 몰상식(2022)
프레스 갱단 듀오를 봤다면 희망을 버려라! 아쎄이!

전열함
전열함(戰列艦, ship of the line)은 17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유럽 국가에서 사용된 군함이다. 목조 범선 시대의 가장 강력한 군함으로, 일반적으로 유럽식 범선 전함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
약 2세기에 걸쳐 사용된 만큼 시대별로 외형이 크게 다르고, 초기형 전열함의 경우 전대의 복층 갑판 갤리온과 명확히 구분하기도 어렵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전열함의 특징을 굳이 언급하자면 최대한 많은 대포를 탑재하기 위해 복층으로 지어진 포갑판, 그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선수루와 선미루가 거의 사라지고 평평해진 상갑판 정도를 들 수 있다.
1840년대 말부터는 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증기 기관을 도입하면서 바람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개선된 전열함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한 철갑선에게 자리를 넘겨 주었다. 강력한 화력과 거대한 크기로 적을 압도했던 전열함은 훗날 20세기 전함의 조상이 되었다.

저자 - 岡本好貴(1987-)

원서 - 帆船軍艦の殺人(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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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 - 히가시노 게이고, 이혁재 역, 재인(2010)

명탐정의 규칙

줄거리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 일본 추리 소설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양심 선언적 소설이다. 지방 경찰 본부 수사 1과 경감 ‘오가와라 반조‘가, 똑똑하지만 건방진 탐정 ‘덴카이치 다이고로‘와 함께 12가지의 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담아냈다. 특히 촌스럽고 비현실적 설정에다가, 등장인물의 억지스러운 추리를 통해 똑똑한 탐정과 멍청한 경찰, 알리바이 트릭과 다잉 메시지, 그리고 고립된 공간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추리 소설의 규칙을 신랄하게 파헤치고 있다. 추리 소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뒤바꿔놓는다. 2009년 일본 아사히 TV 드라마 <명탐정의 규칙>의 원작 소설이다.

페이지
p.63
탐정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어디선가 무언가가 날아왔다. 빈 맥주 캔이었다.
이런, 하고 생각하는 찰나, 이번에는 바나나 껍질이 날아왔다.
˝으앗, 이게 뭐야.˝
덴카이치가 손으로 자기 머리를 감쌌다. 그때서야 나는 깨달았다.
˝독자다. 성난 독자가 던지고 있는 거야.˝

p.156
˝요즘 미스터리 소설 부문에서 신인상이 많이 나오는데, 방송국이 스폰서를 맡는 경우가 늘고 있어. 1000만 엔도 넘는 상금을 펑펑 쏟아 붓고 있지. 그것도 결국 드라마 원작을 구하기 위해서야.˝

p.328
˝유감스럽게도 이것으로 덴카이치 시리즈도 끝이로군.˝
˝시리즈는 계속될 겁니다.˝
˝과연 그럴까.˝
나는 빙긋 웃었다. 당분간은 계속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리 길지는 않을 거야. 왜냐하면 말이지, 시리즈의 주요 등장 인물이자 가장 의외의 인물까지 범인으로 만들어 버렸거든. 별로 떠들어 댈 얘기는 아니지만, 이런 싸구려 방식으로 의외성을 만들어 내려는 작가는 머지않아 막다른 골목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6.04.24(金) (초판 13쇄)

까.

2014.12.14(日) (초판 13쇄)

까.

한 줄
추리소설가의 변명

오탈자 (초판 13쇄)
p.246 위에서 1번째 줄
˝경감님, → ˝경감님,

확장
긴다이치 코스케 - 이시카와 코지 分(옥문도 1977)
金田一 耕助(킨다이치 코우스케.キンダイチ コウスケ)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시가 창작해낸 탐정. 이 긴다이치 코스케를 주인공으로 하는 본격 추리 소설의 작품군을 일컬어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라 한다. 일본의 초창기 명탐정 중 하나로, 아케치 코고로와 함께 인기면에서 장수하고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의 주인공 긴다이치 하지메(김전일)가 그의 외손자라는 설정은 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시 본인이 공인한 게 아니다. 소년탐정 김전일의 작가진이 연재 전에 이미 사망한 요코미조의 아내에게 해당 설정에 대해 허락을 받았지만, 다른 저작권 상속자가 있다는 것은 연재 중 상속자들의 항의로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연재 초기에는 ˝긴다이치 코스케의 이름을 걸고!˝(金田一耕助ジッチャンの名にかけて!) 라고 말했으나 연재 중기부턴 그냥 ˝할아버지(할배)의 이름을 걸고!˝(ジッチャンの名にかけて!)라고만 말하게 되었다

십자 저택의 피에로 - 히가시노 게이고, 김난주 역, 재인(2014)
초기에는 본격 작가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수수께끼 풀이에 중심을 둔 소설들을 발표했었다. 이른바 신본격파와도 활동 시기가 겹치는데 이 작품을 발표하고 약간 벽을 느낀 게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의 유명세에 비하면 의외로 추리소설 매니아들에게는 평가가 박한데, 뭐 각자 잘하는 영역이 다르니까. 『명탐정의 규칙』으로 본격과는 이별을 고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결과적으로는 작가 본인에게도 좋은 선택이었다. 판매량으로 보면.

저자 - 東野圭吾(1958-)

원서 - 名探偵の掟(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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