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 은희경, 문학동네(2022)

새의 선물

줄거리
여섯 살에 어머니는 전쟁통에 실성하여 목매달아 자살했고, 아버지는 사라졌다. 외할머니 슬하에서 이모, 삼촌과 함께 생활하는 열두 살의 ‘나-진희’는 “세상이 내게 별반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열두 살에 성장을 멈췄다. 나는 알 것을 다 알았고 내가 생각하기로는 더이상 성숙할 것이 없었다.˝ 삶의 숨겨진 비밀을 다 알아버린, 남의 속내를 예리하게 간파해내는 조숙한 아이인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공간은 우물을 중심으로 하여 두 채의 살림집과 가게채로 이루어진 ‘감나무집’, 그리고 읍내의 ‘성안’과 도청소재지를 넘나드는 남도의 지방 소읍이 전부다. 그 공간에서 그는 각양의 군상들을 만나고, 그 군상들의 일상 속에 펼쳐지는 삶의 숨겨진 애증의 실체를 엿보거나 사람 사이의 허위를 들추어낸다. 풋풋한 웃음 속에 숨겨진 잔인한 진지함 그의 시선에 포착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지난 시절의 우리 이웃 같은, 미운정 고운정으로 끈끈히 맺어진 살가운 사람들이다. 철없고 순수한 이모, 남편이 죽은 뒤 외아들을 떠받들고 사는 장군이 엄마, 병역기피자이며 바람둥이인 광진테라 아저씨와 착하고 인정 많은 광진테라 아줌마, 신분상승을 위해 뭇남성에게 교태를 부리는 미스리, 순정파인 깡패 홍기웅 그리고 완전한 헤어짐으로 사랑의 추억을 완성하는 ‘나’ 등 개개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약자들이고 소외당한 자들이지만, ‘삶을 멀찌감치 두고 보려고 애쓰는 나’에 의해 그들의 일상을 감싸고 있는 따뜻함과 정겨움이 하나씩 복원된다. 그러한 따뜻함과 정겨움은 킥킥 웃음이 터져나오는 갖가지 삶의 에피소드 속에서 드라마처럼 혹은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페이지
p.12
내가 내 삶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나 자신을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로 분리시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본다. ‘보여지는 나’에게 내 삶을 이끌어가게 하면서 ‘바라보는 나’가 그것을 보도록 만든다. 이렇게 내 내면 속에 있는 또다른 나로 하여금 나 자신의 일거일동을 낱낱이 지켜보게 하는 것은 이십 년도 훨씬 더 된 습관이다.
그러므로 내 삶은 삶이 내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거리를 유지하는 긴장으로써만 지탱돼왔다. 나는 언제나 내 삶을 거리 밖에서 지켜보기를 원한다.

pp.136-137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 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 때 함께 사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에 조건 없이 생기는 미운 정은 그보다는 훨씬 질긴 감정이다. 미운 정이 더해져 고운 정과 함께 감정의 양면을 모두 갖춰야만 완전해지는 게 사랑이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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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0(月) (3판 1쇄)

뿐.

한 줄
애정이 있었고 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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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풍호
럭키짱 등장인물 중 최고의 대인배.
꼴마초+페미니스트+패셔니스트+파이터+명대사 제조기+전투력 측정기 등등의 복합적인 포지션을 지닌 캐릭터.
강한 남자가 무엇인지
어떤것이 멋있는 남자의 모습인지
너의 생각을 뜯어 고쳐주마!
숙희! 너에게 알려주마.
진정한 사나이가 어떤 것인지!
홍기웅에게도 협이 있었다.

쎈놈 - 박용제(2008)
p.436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열다섯 권의 소설을 썼다. 그중 어떤 작품이 대표작이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나에게는 준비된 대답이 있다. 최근작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점점 더 잘 쓰고 있기 때문에…… 물론 농담이다. 소설쓰기가 오래했다고 해서 잘하게 되는 일이 아닌 터라, 계속해서 열심히 쓰고 있다는 사실이라도 어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쨌든 내 대답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의 대표작으로 여기는 건 이 소설, 『새의 선물』이다. 덕분에 100쇄 기념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첫 책을 뛰어넘지 못하는 작가라는 말조차 기껍고 고마울 뿐이다. 그것은 쓰고 있는 작가로서 나의 새로운 패기라고 짐짓 거만하게 말해보고 싶다.
작가는 이후에 점점 한국의 드래곤볼을 그리고 싶어 하는데…

저자 - 은희경(1959-)

구판 - 새의 선물(1996)

구판 - 새의 선물(2010)

구판 - 새의 선물(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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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 시오리코 씨와 두 개의 얼굴 - 미카미 엔, 최고은 역, 디앤씨미디어(2014)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 시오리코 씨와 두 개의 얼굴

줄거리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시오리코의 어머니, 지에코. 그녀의 갑작스런 등장에 당황한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곧 이어 수수께끼의 인물에게서 이상한 의뢰를 받는다. ‘어떤 인물이 남긴 정교한 금고를 열어준다면, 에도가와 란포의 희귀 초판본 컬렉션을 싼 값에 넘겨주겠다’는 내용. 이 의뢰와 지에코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금고 안에 든 ‘소중한 물건’의 정체는? 희대의 추리작가, 에도가와 란포의 비밀을 둘러싼 ‘책벌레’ 모녀의 추리 대결이 시작된다!

페이지
p.104
“본격추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소설을 말하는 겁니까?”
오늘 하루 동안 ‘본격’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막연한 이미지만 있을 뿐 구체적인 뜻을 알지 못했다.
“어떻다고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제시된 수수께끼가 논리적으로 해결되는 것, 거짓이 섞이지 않은 형태의 단서가 제시될 것, 한마디로 공정한 수수께끼 풀이를 중시하는 추리소설이라고 할까요.”

p.109
˝에도가와 란포와 요코미조 세이시가 서로 친했나요?˝
˝물론이죠. 애초에 지인의 소개로 친해진 요코미조 세이시에게 탐정소설을 써보라고 권한 사람도 란포였어요. 데뷔 기회를 만들어준 거죠. 젊었을 적, 요코미조 세이시는 잡지 편집자로도 활동했는데, 한때 란포를 담당하기도 했어요. 란포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40년에 걸쳐 교유했죠.˝

pp.154-155
˝……말씀대로 아버님께서는 비난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셨을지도 몰라요. 체면을 중시하신 것도 사실이겠죠. 결점이 있는 부모, 자식을 배신하는 부모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도 사정이 있어서 어머니를 좋아할 수가 없고요.˝
시오리코 씨는 한 마디씩 또박또박 말했다.
˝하지만…… 그게 아버님의 전부는 아니었을 겁니다. 가족분들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가족을 소중히 여기시는 마음도 분명 있으셨을 거라고…….˝

p.265
등장인물은 역시 ‘공상을 떠들어 대는‘ 녀석들이다.
책을 펼쳐놓고 나는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등장인물들뿐 아니라 에도가와 란포를 애독하는 사람에게도 그러한 요소가 있는 게 아닐까.
애인의 존재나 자신의 취미를 감쪽같이 숨겼던 가야마 아키라, 가마쿠라의 집에서 죽은 듯이 살던 기시로 게이코, 가족을 버리고 10년 동안 기별도 없었던 시노카와 지에코, 그리고 시오리코 씨 같은 사람들의 눈에 현실 세계는 어떻게 비칠까. 사소한 계기로 꿈과 뒤바꿀 수 있는, 만들어낸 이야기처럼 생각하는 건 아닐까.

p.317
“안 가요.”
“왜? 「오시에」의 첫 원고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거니?”
“……있어요.”
한동안 생각한 끝에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대체 그게 뭐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를 시오리코 씨가 갑자기 돌아보며 말했다.
“다음 휴일에 다이스케 씨와 데이트해야 하거든요.”

p.321
손바닥의 온기를 느끼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항상 손닿는 거리에 이 손이 있을 거란 법은 없다. 내 마음을 제대로 전해야 한다.
˝시오리코 씨.˝
나는 산책로에 있는 조그만 철교에서 걸음을 멈췄다. 바람 한 점 없는 평온한 봄날 밤이었다.
˝나하고 사귀어주세요.˝
수수께끼를 푸는 그녀만큼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나름대로는 막힘없이 말했다고 생각한다.
˝좋아합니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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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日) (초판 1쇄)

럼.

2017.08.07(月) (초판 1쇄)

다.

2014.07.06)日) (초판 1쇄)

다.

한 줄
본격인에겐 보물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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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외딴섬 악마 - 에도가와 란포, 김문운 역, 동서문화사(2004)
pp.75-76
˝……알겠어요. 쇼와 51930년에 간행된 장편소설 『외딴섬 악마』의 초판본이에요.˝
게이코는 커버를 벗겼다. 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내밀어 들여다봤다.
악기를 든 여자와 으스스한 풍모의 사내, 두 갓난아이가 인쇄된 표지가 나타났다. 제목은 가느다란 손글씨 풍으로 적힌 『외딴섬 악마』.
˝굉장해…….˝
솔직한 감상이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시오리코 씨는 홱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표지뿐 아니라 내용도 굉장해요!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동안 어느 일족이 남긴 암호문의 수수께끼에 휘말리는……. 탐정소설의 틀을 뛰어넘는 걸작이에요. 동성애나 기형인간 등 당시 사회에서는 특이했던 란포의 취향도 이야기와 잘 맞아떨어져서…….˝
해적판밖에 없는 게 아쉽다. 해적판이라도 있는 게 다행일까.

에도가와 란포(江戸川乱歩)(1894-1965)
うつし世はゆめ よるの夢こそまこと
현세는 꿈, 밤의 꿈이야말로 진실.
˝일본 미스터리 추리 소설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추리 소설가이자 평론가.
에도가와 란포라는 필명은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꼽히는 에드거 앨런 포에서 따왔다. 에드거 앨런 포의 일본어식 발음인 에도가 아란 포(エドガー・アラン・ポー) → 에도가와 란포(えどがわ らんぽ). 일본 추리소설 장르를 확립하고, 전후 일본 추리소설의 부흥을 이끈 견인차 역할을 했다.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 에도가와 코난의 이름은 코난 도일에서 따왔고, 성은 란포의 필명에서 따온 것으로 유명하다. 같은 작품의 등장인물 모리 코고로 역시 란포가 창조한 명탐정 아케치 코고로에서 따왔다. 소년 탐정 김전일의 등장인물 아케치 켄고도 아케치 코고로에서 이름을 따온 캐릭터이며, 살인 20가면 편은 아예 에도가와 란포 그 자체를 소재로 삼았고 괴인이십면상을 패러디한 인물인 살인이십면상(한국 번역명: 살인 20가면)도 등장한다.

저자 - 三上延(1971-)

원서 -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4 〜栞子さんと二つの顔〜(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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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 나기라 유, 정수윤, 은행나무(2020)

유랑의 달

줄거리
아홉 살의 가나이 사라사는 자유로운 부모님 밑에서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나날을 보낸다. 낮에도 술을 마시고 가끔 저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가족을 향해 이웃들은 수군거리지만, 사라사는 그 행복이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믿는다. 아빠와 엄마가 자신의 곁을 떠나버리기 전까지는. 부모님을 잃고 이모의 가족과 함께 살게 된 사라사는 너무도 다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돌며 매일 저녁 늦게까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사라사는 더 이상 이모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늘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던 대학생 후미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리운 부모님의 온기와 다시금 마주친다.

페이지
p.62
˝뭘 위한 건배야?˝
˝게으른 휴일을 위하여.˝

pp.69-70
˝로리콘은 괴로워?˝
˝로리콘이 아니더라도 산다는 건 괴로운 일투성이야.˝
˝어른이 돼도 괴로워?˝
˝슬프지만.˝
그렇구나. 어른이 되면 자유롭게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 괴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어도 괴롭다면 어른 같은 거 되고 싶지 않다. 그러다 문득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나도 어른이 되면 후미한테 버림받겠네.

p.84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혐오의 눈빛은 피해자에게도 해당되는 것임을 알고 아연했다. 위로나 배려라는 선의의 형태로 ‘상처 입은 불쌍한 여자아이‘라는 도장을, 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쾅쾅 찍어댄다. 다들 자기가 상냥하다고 생각한다.

p.100
요즘 시대에 특별히 귀한 것은 별로 없다. 사람이 살해당하는 장면도 검색하면 쉬이 볼 수가 있다. 미성년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선량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비극도 뼛속까지 발라내진다.

p.145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싶어서 화가 치미는 한편 불안하기도 했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나의 마음을 마음대로 분석하고 추정한다. 당사자인 내가 나를 의심하게 만든다. 나는 조금씩 내가 누구인지 잊어갔다. 오랜 시간 내가 하는 말이 아무에게도 통하지 않았다. 그걸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후미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p.163-164
미지근한 바람이 불어와 인공 포도 향이 방 안 가득 넘친다. 나도 어쩐지 과일 냄새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포도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그러나 포도는 아닌 모조품 냄새. 애정도 그런 것일지 모른다. 세상에 ‘진짜 사랑‘ 따위 얼마나 있을까?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것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진짜가 아니란 걸 어렴풋이 알면서도 다들 내버리진 않는다. 진짜는 세상에 그리 자주 굴러다니지 않는다. 그러니까 자기가 손에 든 것을 사랑이라고 정의 내리고, 거기에 순응하자고 마음먹는다. 그런 것이 결혼인지도 모른다.

pp.236-237
아무런 힘도 없는 무책임한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어떤 아픔이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건 거짓말이다. 내 손에도, 모두의 손에도 하나의 가방이 있다. 아무도 대신 들어줄 수 없다. 평생 자기가 안고 가야 할 가방안에 후미의 그것이 들어 있다. 내 가방에도 들어 있다. 내용물은 다 다르지만 버릴 수는 없다.

pp.319-320
여성 경찰관이 리카의 손을 잡았다. 나는 서둘러 반대쪽 손을 쥐었다. 아무리 강하게 잡아도 이 손은 떨어진다. 알고 있지만 잡았다. 어린 나의 손을, 후미는 꽉 잡아주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를 꼭 잡고 놓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 힘이 15년 동안 나를 버티게 해주었다.

p.353
그날 다니 씨를 혼란스럽게 만든 연약함이 내게도, 후미에게도, 이 리뷰를 쓴 모든 사람에게도 있다.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며, 다들 무언가를 두려워하며, 면죄부를 받고 싶다고 바라는 듯하다. 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용서받아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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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7(金) (1판 1쇄)

유.

한 줄
일단 잘생기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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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색 원룸 - 하쿠리(2017)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을 당하던 여자아이와 이를 납치한 유괴범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타이틀은 ‘세상에는 여러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이야기‘다.
그 날, 소녀는 유괴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소녀에게 한 줄기
희망을 품게 하는 생활의 시작이었다.
소녀는 유괴범에게 결혼을 맹세하고
유괴범은 소녀에게 많은 행복을 바친다.
유괴범과 피해자의 관계인데 어째서 이렇게 따뜻한 거야?
작중 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라고 한다. 실제 사건인 사이타마 여중생 납치 사건을 모델로 삼았다는 논란 때문에 급전개를 했다는 썰이 있다.

유랑의 달 - 이상일(2022)
2022년 개봉한 이상일 감독 연출,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주연의 일본 영화. 이상일 감독은 영화화를 결심했을 시점부터 히로세 스즈를 떠올렸다.
1974년 니가타현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조선인 3세다. 이름과 관련된 행보가 굉장히 특이한데,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이면서 개명을 하지 않고 통명도 쓰지 않으며 하다못해 국적색이 옅은 예명 또한 만들지 않고 오로지 본명인 한국식 이름으로 줄곧 활동하고 있다. 한국식 이름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선 ˝편안하게 일본 이름으로 개명하는 경우들도 많은데, 일단 그건 뭔가를 숨기는 거잖아요. 한국 이름으로 사는 것보다 뭔가를 숨기면서 살기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가 훨씬 더 클 것 같아서 이대로 쓰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2025년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국보가 100억엔을 돌파하는 흥행수입을 올리며 일본에서 큰 흥행을 기록했다. 2003년에 개봉한 춤추는 대수사선 THE MOVIE2 이후로 무려 22년 만에 나온 100억엔 돌파 일본 실사영화라는 점에서 일본 영화사에 기록을 남겼다. 관객수도 천만관객을 넘겼다.

저자 - 凪良ゆう(1973-)

원서 - 流浪の月(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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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 - 교고쿠 나쓰히코, 김소연 역, 손안의책(2013)

우부메의 여름

줄거리
1950년대 도쿄, 유서 깊은 산부인과 가문의 한 남자가 밀실에서 연기처럼 사라진다. 임신 중이던 그의 부인은 그 후로 20개월째 출산하지 못하는 기이한 상태에 놓여있다. 우연히 이 일에 말려든 3류 소설가와 고서점 주인에 의해 사건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말로 치닫는데…….

페이지
p.28
“원래 이 세상에는 있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나는 거야. 우리들이 알고 있는 아주 작은 상식이니 경험이니 하는 것의 범주에서 우주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상식에 벗어난 일이나 경험한 적이 없는 사건을 만나면 모두 입을 모아 저것은 참 이상하다는 둥, 그것참 기이하다는 둥 하면서 법석을 떨게 되는 것이지. 자신들의 내력도 성립과정도 생각한 적 없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나?”

p.48
˝가상현실과 현실의 구별은, 자기 자신은 절대로 할 수 없는 법이야. 세키구치 군. 아니, 자네가 세키구치 군이라는 보증조차 없는 걸세. 자네를 둘러싼 모든 세계가 유령처럼 가짜일 가능성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과 똑같이 존재한다네.˝
그럼 ——.
˝그럼 마치 내가 유령 같지 않은가!˝

p.300
“자네는 엊그제, 우부메는 유령이 아니라 ‘산고로 죽은 임산부의 원념’이라는 개념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 하지만 생각 좀 해 보게. 죽은 사람 자체에는 ‘원념’이 없단 말이야. 원념이라는 것은 남겨진, 살아 있는 사람에게 있는 걸세.”
“원한을 남기고 죽었으니 원념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아닐세. 죽은 사람이 생각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죽으면 끝이야. 살아 있는 사람이 ‘원통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거지. 무릇 요괴는 보편적으로 산 자가 확인하는 것일세. 즉, 요괴의 모양을 결정하는 요인은 살아 있는 사람, 즉 요괴를 보는 쪽에 있다는 뜻이지.”

p.532
˝인격이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은 한 개인 안에서도 어제와 오늘, 아침과 저녁으로 미묘하게, 아니 때로는 크게 달라지지요. 하지만 그것은 어떤 때에도 모순 없이 연속된 것처럼 느껴져서, 결국 하나의 인격이라고 인식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따라서 본래 인격은 한 개 두 개라고 감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이중인격이란 인격이 두 개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것들이 하나의 인격이라고 인식되지 않는, 또는 인식할 수 없을 만큼 괴리되어 버린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 인간에게는 인격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뇌의 속임수입니다. 즉, 연속된 의식과 질서였던 기억의 재생이야말로, 소위 말하는 인격을 형성하는 조건인 셈이지요. 따라서 뇌 없이는 인격을 말할 수 없어요. 그리고 뇌의 어느 부분이 현재 의식을 낳고 있는지가 중요한 열쇠가 되지요. 통상 우리는 뇌의 여러 부분과 접촉하며 사회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로의 어딘가가 접촉 불량을 일으킬 때가 있지요. 평소에 사용하는 뇌보다 한 단계 낮은 뇌로 연결되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인격은 바뀌고 맙니다. 인간으로서의 섬세한 정서나 감정을 알 수 없게 되지요. 심할 때는 말조차 잃게 됩니다. 동물의 본능만으로 행동하기도 하고요. 이것이 흔히들 말하는 ‘짐승에 씐‘ 상태입니다.˝

pp.568-569
딸랑, 하고 풍경이 울린다.
“덥군. 이제 완전히 여름이야.”
나는 땀을 흠뻑 흘리고 있었다.
교고쿠도는 그 화난 듯한 얼굴로,
“그야 그렇지. 우부메는 여름에 나오는 걸로 정해져 있으니까.”
라고 말했다.

“우부메의——여름이로군.”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5.01.15(水) (2판 1쇄)

다.

한 줄
첫 시작점부터 나랑은 잘 안 맞아…

오탈자 (2판 1쇄)
p.48 위에서 4번째 줄
날일세 → 나일세

확장
게게게의 키타로 - 미즈키 시게루(1960)
요괴만화의 고전으로 현존하는 모든 일본 요괴를 다룬 만화의 원조이자 일본 요괴만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의 일본 요괴물에서 미즈키 시게루와 이 만화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오늘날의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요괴의 이미지는, 이 작품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세대를 초월한 일본의 국민 만화 중 하나로 오랜 시간에 걸쳐 애니메이션화되며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평화주의, 반전주의 성향은 그의 작품의 애니메이션 제작진도 이어받아서 게게게의 키타로는 매 시즌 사회문제와 일본 과거사를 폭로하는 내용이 들어갔으며 특히 미즈키 시게루 사후 제작된 6기 애니판은 일본이 우경화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가차 없이 묘사해서 넷 우익들에게 방영될 때마다 까이는 작품이 되었다. 넷 우익들은 까기에 바빴지만 이 작품은 아침 방송인데도 시청률도 잘나오고 작품의 평가도 훌륭해 권위 있는 상인 갤럭시상을 수상했다.

나스 키노코(1973-)
일본의 시나리오 라이터 겸 소설가 및 타입문의 모회사인 유한 회사 노츠의 대표 이사. 국내에서는 타입문의 동인 소프트 ‘월희‘의 시나리오 라이터로 처음으로 이름을 알리고 타입문의 첫 상업 작품인 Fate/stay night와 이 작품의 첫 애니화인 Fate/stay night(애니메이션)으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전기 소설과 본격 미스터리를 계승했다는 측면에서 나스 키노코의 선배격. 작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문체도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문학성에 대한 평가는 하늘과 땅 차이.

저자 - 京極夏彦(1963-)

원서 - 姑獲鳥の夏(1994)

구판 - 우부메의 여름(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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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 요네자와 호노부, 김선영 역, 리드비(2022)

흑뢰성

줄거리
때는 일본 전국시대, 1578년 겨울. 전국시대 패권을 눈앞에 둔 오다 노부나가의 무장 아라키 무라시게는 느닷없이 반역을 일으키고, 아리오카성에서 저항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를 설득하기 위해 찾아온 오다의 군사(軍師) 구로다 간베에를 지하 감옥에 가둔다. 성안에서는 기괴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흔들리는 민심과 흐트러진 군대 기강을 고민하던 아라키 무라시게는 고민 끝에 구로다 간베에에게 지혜를 요청하는데…….전쟁과 수수께끼의 끝에서, 두 사람은 각자 무엇을 꾀하고 있었을까?

페이지
p.13
전진하면 극락, 후퇴하면 지옥.

p.27
˝어찌하여 그런 짓을. 사자는 돌려보내는 것이 규칙, 돌려보낼 수 없다면 베어 버리는 것도 무사의 규칙이거늘. 세상의 이치에 어긋나는 짓을 하시면…….˝
간베에는 말을 잇지 못하고 창백한 얼굴로 쥐어짜 내듯 말했다.
˝……인과가 돌아올 겁니다.˝

p.47
말씀드릴 필요도 없겠지만 동정이나 인의는 승려의 덕행은 되어도 결코 무사의 덕행은 되지 못합니다. 죽여야 할 자를 제대로 죽이지 못하면 이 세상에 무가(武家)는 성립하지 못합니다.˝

p.112
원래 무사란 그런 존재다. 검술이 뛰어난 자는 검술을, 산술이 뛰어난 자는 산술을, 전략이 뛰어난 자는 전략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한 사람의 주군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가마쿠라 시대 무사라면 또 몰라도, 이 시대의 무사는 기량을 인정받지 못할 때는 섬기는 가문을 바꾸더라도 자신의 기량을 천하에 알리려 한다. 그 중에서도 간베에는 더욱 두드러진다. 난제를 던져 주면 자기가 누구보다도 명석하다는 사실을 과시하려고 그것을 풀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 이 남자의 천성이다. 간베에는 군계일학의 재주꾼이지만 성격만 잘 파악하면 쉽게 다룰 수 있는 사내이기도 하다. 무라시게는 그렇게 판단했다.

p.142
노부나가라면 죽였으리라.
그렇다면 죽이지 않으리.

p.254
무라시게는 잠시 망설였다. 무라시게는 강인한 무사이며 지략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셋쓰의 수장에 오른 것은 누구보다 감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활과 말이 무사의 표면적인 도구라면, 이면의 도구는 감과 운이리라. 그 감이 지금 이곳에서 바로 간베에를 죽이라고 말하고 있다.

p.478
하지만 외람되오나 이 성에는, 근심 많은 이 세상에는 그렇게 저항할 수 없는 약자가 더 많은 법. 종문의 가르침에도 없는 몇마디가 사람을 현혹하는 것이 이 세상이라면, 꾸며 낸 기적이 사람을 구원하는 것 또한 이 세상의 이치 아니겠습니까.˝

p.489
˝자네의 책략을 따르면 나는 천년이 지나도록 천하에 악명을 남기겠지. 자네는 내 목을 치는 대신 내 이름을 치려 했나.˝

p.498
˝오다가 싸우는 모습은 모두가 보았다. 명령을 받으면 아이도 끓는 기름에 집어넣는 게 사람이라지만, 한도라는 게 있어. 백성들도, 오다 가신들도, 머지않아 오다를 저버릴 것이다. 아니, 이미 저버렸는지도 모르지. 간베에, 주군이 내리는 벌은 사죄로 용서받을 수 있다. 신불의 벌은 기도로 면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백성과 가신이 내리는 벌은 누구도 저항할 수 없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그것이야. 그래서 모반했다. 나는 그저 아라키 가문을 남기려 했을 뿐이다. 무사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2.10.31(月) (초판 1쇄)

지.

한 줄
소설 도사가 된 요네자와 호노부

오탈자 (초판 1쇄)
못 찾음

확장
일본전국시대 총정리 몰아보기 - 써에이스쇼 sirace show(2020)
시대소설이라서 일본 역사를 모르니까 흥미가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대망』의 만화판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수박 겉 핥기는 했지만 유튜브 시대인 만큼 이 영상으로 복습해야겠다.

군사 칸베에 - 마츠모토 히토시
우리나라로 치면 이경규급의 개그맨이라고 하는데 찾아보니 지금은 사생활 문제로 거의 방송 퇴출 수준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문제를 뒤로하고 영상만 보면 썰 푸는 솜씨가 거의 침착맨 삼국지를 생각나게 한다. 아저씨 혼자 떠드는 게 왜 재미있는지. 왜 옛날 사람들이 판소리나 변사에 열광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저자 - 米澤穂信(1978-)

원서 - 黒牢城(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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