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 은희경, 문학동네(2022)
새의 선물
줄거리
여섯 살에 어머니는 전쟁통에 실성하여 목매달아 자살했고, 아버지는 사라졌다. 외할머니 슬하에서 이모, 삼촌과 함께 생활하는 열두 살의 ‘나-진희’는 “세상이 내게 별반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열두 살에 성장을 멈췄다. 나는 알 것을 다 알았고 내가 생각하기로는 더이상 성숙할 것이 없었다.˝ 삶의 숨겨진 비밀을 다 알아버린, 남의 속내를 예리하게 간파해내는 조숙한 아이인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공간은 우물을 중심으로 하여 두 채의 살림집과 가게채로 이루어진 ‘감나무집’, 그리고 읍내의 ‘성안’과 도청소재지를 넘나드는 남도의 지방 소읍이 전부다. 그 공간에서 그는 각양의 군상들을 만나고, 그 군상들의 일상 속에 펼쳐지는 삶의 숨겨진 애증의 실체를 엿보거나 사람 사이의 허위를 들추어낸다. 풋풋한 웃음 속에 숨겨진 잔인한 진지함 그의 시선에 포착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지난 시절의 우리 이웃 같은, 미운정 고운정으로 끈끈히 맺어진 살가운 사람들이다. 철없고 순수한 이모, 남편이 죽은 뒤 외아들을 떠받들고 사는 장군이 엄마, 병역기피자이며 바람둥이인 광진테라 아저씨와 착하고 인정 많은 광진테라 아줌마, 신분상승을 위해 뭇남성에게 교태를 부리는 미스리, 순정파인 깡패 홍기웅 그리고 완전한 헤어짐으로 사랑의 추억을 완성하는 ‘나’ 등 개개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약자들이고 소외당한 자들이지만, ‘삶을 멀찌감치 두고 보려고 애쓰는 나’에 의해 그들의 일상을 감싸고 있는 따뜻함과 정겨움이 하나씩 복원된다. 그러한 따뜻함과 정겨움은 킥킥 웃음이 터져나오는 갖가지 삶의 에피소드 속에서 드라마처럼 혹은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페이지
p.12
내가 내 삶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나 자신을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로 분리시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본다. ‘보여지는 나’에게 내 삶을 이끌어가게 하면서 ‘바라보는 나’가 그것을 보도록 만든다. 이렇게 내 내면 속에 있는 또다른 나로 하여금 나 자신의 일거일동을 낱낱이 지켜보게 하는 것은 이십 년도 훨씬 더 된 습관이다.
그러므로 내 삶은 삶이 내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거리를 유지하는 긴장으로써만 지탱돼왔다. 나는 언제나 내 삶을 거리 밖에서 지켜보기를 원한다.
pp.136-137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 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 때 함께 사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에 조건 없이 생기는 미운 정은 그보다는 훨씬 질긴 감정이다. 미운 정이 더해져 고운 정과 함께 감정의 양면을 모두 갖춰야만 완전해지는 게 사랑이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기록
2025.02.10(月) (3판 1쇄)
되
뿐.
한 줄
애정이 있었고 협이 있었다
오탈자 (3판 1쇄)
못 찾음
확장
풍호
럭키짱 등장인물 중 최고의 대인배.
꼴마초+페미니스트+패셔니스트+파이터+명대사 제조기+전투력 측정기 등등의 복합적인 포지션을 지닌 캐릭터.
강한 남자가 무엇인지
어떤것이 멋있는 남자의 모습인지
너의 생각을 뜯어 고쳐주마!
숙희! 너에게 알려주마.
진정한 사나이가 어떤 것인지!
홍기웅에게도 협이 있었다.
쎈놈 - 박용제(2008)
p.436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열다섯 권의 소설을 썼다. 그중 어떤 작품이 대표작이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나에게는 준비된 대답이 있다. 최근작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점점 더 잘 쓰고 있기 때문에…… 물론 농담이다. 소설쓰기가 오래했다고 해서 잘하게 되는 일이 아닌 터라, 계속해서 열심히 쓰고 있다는 사실이라도 어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쨌든 내 대답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의 대표작으로 여기는 건 이 소설, 『새의 선물』이다. 덕분에 100쇄 기념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첫 책을 뛰어넘지 못하는 작가라는 말조차 기껍고 고마울 뿐이다. 그것은 쓰고 있는 작가로서 나의 새로운 패기라고 짐짓 거만하게 말해보고 싶다.
작가는 이후에 점점 한국의 드래곤볼을 그리고 싶어 하는데…
저자 - 은희경(1959-)
구판 - 새의 선물(1996)
구판 - 새의 선물(2010)
구판 - 새의 선물(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