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먹은 것들이 담겼던 용기들을 까만 바다에 씻었다

바다는 창문 만하다

까맣게 채워진 네모

무언가의 타는 향에 묻혀 비릿함은 닿지 않고 

낮 동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뿐인

그 까만 물에 오늘의 흔적을 지워 나갔다

하루치 성실을 보상받기 위해

바다에 씻었다

내일은 내 몸을 바다에 씻자


이만한 크기의 바다에 어디까지 헹궈내고 개운한 착각에 빠질 수 있을까

자꾸 까맣게 흐려지는 바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자

아무도 답을 모르니 괜찮다는 대답을 내가 해버리자


내일의 태풍을 같이 견디고 여전히 창문만한 바다에 의문을 덜어내고 내일을 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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