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 법을 지배한 자들의 역사
한홍구 지음 / 돌베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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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민국 사법부의 역사(2010년까지)를 저자의 국정원 과거사위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해서 쓴 책이다. 관련자들과의 인터뷰, 문건 등을 자료로 해서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우리 현대사와 함께 해 변화해 온 사법부의 역사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법개혁 논의나 사법부 내부 문제 등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어느 선상에 있는지도 미루어 알 수 있겠다. 박시환, 조영래, 한승헌, 김앤장의 그 장수길, 이회창, 이일규, 유수호(유승민 씨 부친), 강금실, 박범계, 신평 등 낯익은 이름들도 등장해서 반갑다. 좋은 책이니 정독할 만하다.
2. 프롤로그에서 시국 사건과 관련해서 중정ㅡ안기부가 현역 법관을 잡아다가 압력을 가한 적은 딱 한번(김재규 재판 당시 양병호 대법원 판사)밖에 없다고 했지만, 잘 읽어보면 책 본문에는 끌려가서 고초를 당한 판사들(이승만 때나 박정희 정권시절 판결 후 어쩔 수 없이 퇴직한 직후에)의 예가 나오기는 한다. 재임용에 탈락하거나 뒷조사를 당하거나 비공식적인 협박을 당한 예도 있기는 하다. 아무 지위 없던 사람들이 겪은 고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대체로~, 일반적으로~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읽으면 되겠다.
3. 부천서 성고문 사건에서 문귀동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데까지만 나오고, 87년 항쟁 이후 대법원에서 결국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문귀동이 (그나마) 처벌받은 부분은 빠져있다. 그부분을 써준다 해도 전체적인 흐름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을텐데 고의적인 누락인지 실수인지는 잘 모르겠다.
4. 2000년대 이후에 대한 서술도 다소 빈약하다. Mb, 박근혜 정부 시절은 에필로그에 간략히만 나와 있는데 그것만 봐도 암울하기는 하다. 파보면 상당히 재미있을텐데ㅡ좀더 조사가 이루어져서 나중에라도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부분은 "기울어진 저울"을 읽어보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듯.
5. 책값이 싸지 않은데 표지나 제본에 좀더 신경써주었으면 좋았겠다. 다 읽고 나니 책 표지가 우그러지고 전체적으로 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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