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네가 최고이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누구나 자기 부모에게는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많은 능력 중 하나에 불과하고, 사람을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만약 스스로 공부를 잘하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장점으로 여긴다면 선생님과 친구들이 너로 인해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신이 특별하다는 자아의식을 강하게 키워주는 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모두 말하지만, 스스로를 지나치게 특별하게 인식하는 것은 곧 이기적인 성향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큰 것이다. 자기 자신이 한두 가지 빼면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으며 그것은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해줬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마음으로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 땐 친구들과 똑같은 마음이 되어 활발하게 부딪혀야 재미있고, 수업 중에는 선생님 말씀과 친구들을 조용히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걸 느끼도록 했다. 

아이의 타고난 어떤 성향은 여건에 따라 장단점으로 작용할 뿐이지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도 유리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략) 특별해서 불편한 것보다는 평범해서 누구와도 쉽게 잘 어울리는 아이가 행복하고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101-102쪽) 


나이가 들수록 보편적이고 현명하다고 믿고 있는 삶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해서 얻어낸 삶의 방식이 아니라 그저 물살에 떠밀리듯 살아오며 바로 앞에 닥친 문제만 풀고 눈앞의 것만 욕심내며 살아오다 얻은 삶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나는 수홍이가 대세를 쫓아 현실적인 성공을 목표로 하여 남들과 같은 인생을 채워나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중략) 나는 그저 수홍이가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을 스스로 찾아 즐겁게 성장하면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능력과 성취를 끌어낸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성공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라 자기가 삶을 주도하느냐 아니냐에 있다. 결과 따위는 멀리 미뤄두고 지금의 과정을 즐기는 데 치중하면 부모도 편하고 아이도 즐거울 수 있다. 지금의 모든 것들이 과정이라 생각하니 아이가 뒤쳐진 것들도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121쪽) 


이 책의 주인공인 이수홍 군은 타고난 천재로, 사교육의 큰 도움 없이도 수학을 즐기며 일찍이 깊이 깨쳐 서울대에 만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합격한 아이다. 이 책을 쓴 이수홍 군과 그 어머니는 겸손하게 아이가 특별할 것도 없다고 말하고, (설곽모라는 누구처럼) 아이의 아이큐가 얼마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그의 일기나 그가 걸어온 길(각종 객관적인 성취)을 보자면 그가 천재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이미 초등 3~5학년 때 일상적인 놀이를 분석해서 공식을 세우거나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고등수학까지 스스로 공부해서 깨치고 있었다)  

즉, 이 책에 나온 양육방식은 내 아이에 그대로 적용할 것은 못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판단하자면 이 세상 모든 육아서는 다 남의 아이 이야기이니 소용없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니 나는 그 중에서 내 아이를 양육할 때 배울 부분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이수홍 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스스로 탐구하도록 기다려주면서도 그 과정에서 아이를 지켜보다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마중물을 제시해주거나 의욕을 북돋아 주었다는 것이다. 아이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부모의 인내,절제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아이에게 요즘 무엇이 필요하겠다 생각하고 금세 학원과 교재와 책을 잔뜩 내밀곤 하는 나와는 사뭇 다르다. 내 아이의 관심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피고 기다려주는 지혜가 나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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