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슈이치의 독서만능
가토 슈이치 지음, 이규원 옮김 / 사월의책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에 대한 책을 좋아해서 이 책도 자연스레 읽게 되었다. 저자는 '가토 슈이치'. 나는 '양의 노래'를 쓴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저명한 학자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논하고 있다. 

책을 읽는 방법은 책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고전-논어나 성서, 불경, 플라톤, 마르크스 등, 교과서 같은 책은 느리게 읽는 것이 좋다. 기본이 되는 책을 느리게 읽어 습득해두는 것은 다른 종류의 책을 빨리 읽기 위한 조건이 되기도 한다.

한편 빠른 지식 습득이나 최신 경향 파악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속독이 필요하다. 저자는 미국식 속독술을 소개하는데, 안구의 왕복운동을 빠르게 하고, 단어, 문장구조를 익혀 요점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한다. 이런 안구 운동은 예전에 우리나라 속독학원에서도 썼던 방법인 것 같은데(효과가 있는지는 매우 의문이지만), 이게 일본이 아니라 미국에서 들어온 것이었다니 나름 충격이었다.

'날림 읽기'라는 것도 있는데 전체 구조를 빨리 파악한 뒤에 읽고 싶은 부분을 골라서 읽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일본어에서는 저자의 관점, 사회집단, 정치집단에 따라 다른 어휘를 쓰기 때문에 사용하는 어휘만으로도 그 글의 기본 태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면서 영어나 프랑스어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그 말이 정말 맞는지(정치적 집단, 성향에 따라 사용하는 어휘가 다르지 않은지) 의문이 들었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것도 책을 많이 읽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한 번에 여러 권을 읽는 편인데, 이전에 이동진이 쓴 책에서도 그렇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그렇게 '병렬식 독서'를 하나보다. 읽을 책이 많다는 것 자체도 책을 빨리 읽을 이유가 된다. 

책은 어마어마하게 많으므로, '책을 읽지 않는 법'은 '책을 읽는 법'보다 훨씬 중요하다.

외국어책은 자신에게 필요하고 궁금한 쉬운 책부터 읽는 것이 좋다. 문학작품보다는 비문학작품이 읽기 더 쉽다.  

 

1962년에 쓰여진 책이어서 그런지, 안구운동 속독법이나 신문 오려서 일기에 스크랩두기 같은 부분은 다소 옛스러운 느낌도 났다.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누구나 그 책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57)

책마다 그리고 독자마다 이해에 적합한 속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