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좋은 날 - 버거운 하루 끝
JUNO 글.그림 / 콜라보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그림 포토 에세이 그래도 좋은 날 - 아, 오늘도 잘 외로웠다.

 

 

 


 

 

그림 에세이 그래도 좋은 날.. 표지가 깔끔하고 왠지모르게 꼭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에세이라 더 좋고. 그림도 그려져 있어 재미도 있고 , 가슴 찡하기도 하고, 공감도 가고..

나오는 인물은 ..선인장 ( 책에서는 인장이 ) . 핑크캣. 매기. 체리형제


황량한 사막 같은 일상을 보내는 외로운 선인장이 있다. 

여린 성격 탓에 이리저리 치이느라 가시를 세우기도 하지만

가끔씩 내리는 비를 기다리듯 담담하게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오늘도 자유로움과 외로움 사이 그 어디쯤을 오가며 어른이 되어가는 인장이.

그래도 좋은 날은 인장이가 들려주는 보통의 날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좋은 날은 총 9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 에세이집 이다.

1단락..   나는 한 마리 외로운 선인장.

2단락..  오늘도 잘 울적했다.

3단락..  나부랭이라도 괜찮아.

4단락..  나름 친구도 있는걸.

5단락..  가끔 성숙해진 기분이 들어.

6단락..  피곤이 몰려들더라고.

7단락..  연애가 고프더라도.

8단락..  소소한 재미를 놓치지 않지.

9단락..  혼자의 기술을 터득한 걸까.

 

 

 

 

 

 

 

나의 작은 자취방.. 네모나고 조그만 나의 첫 자취방. 딱 발만 뻗을 수 있을 공간인데 신기하게도

세탁기, 냉장고 화장실이 알뜰하게 자리 잡았다.

방을 보러 다니다가 이렇게 좁은 곳에서 살 수 있을까 망설이던 그때

집주인 할머니의 쐐기를 박는 한마디,

" 이 정도면 살 만혀, 여기 살다 나간 사람들은 다 잘됐어."


막상 살아보니 집에 있을 때마다 답답함이 몰려왔다.

퇴근해서 돌아와도 마음 편히 뒹굴 수가 없고

겨우 숨 쉴 수 있을 정도의 공간뿐. 다들 이렇게 사는 걸까.?


인장이는 이렇게 작은 방에서 자취를 하면서 내 활동 범위가 좁아진 만큼

내가 인식하는 세상의 범위까지 좁아져 버린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자취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백배공감이다.


요즘은 혼밥. 혼술. 혼족들이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인장이도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을 발견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든든해진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느낌이랄까.

 

나도 혼자는 죽어도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지 못했다.

그냥 굶어 버린적이 더 많았었다.

어쩌다 혼자 밥먹고 있는데, 식

당에서 또 다른 혼자 밥먹는 사람을 발견하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ㅎㅎ

 

 

 

 

 

 

어른들의 삶이란 꼭 볼링핀 같다. 

몸이 아프든, 직장 상사에게 심하게 상처를 받았든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에 이끌려 또 그 자리를 지키고 내 몫의 아픔을 맞이해야 하니까.

 

슬픔이 마르는 시간..

머릿속은 복잡하고 기분도 꿀꿀한 오늘은 빨래하기 좋은 날.

내 존재가 한없이 초라해져 우울할 때면 쌓아 놓은 옷가지들을

툭툭 세탁기에 던진 다음 시작 버튼을 누른다.

빨래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세상 멍해지면서 마음의 얼룩까지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어느새 옷에 물기가 마를 때쯤이면 슬픔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기억에서 증발되어 있다.

바람에 나부끼는 마음이 한결 가뿐하다.  슬픔아~~~ 폴 폴 날 아 가 라~~

 

정신없이 지내다가 어느 때가 되면 잡다한 고민, 걱정, 근심거리가

구겨진 서류뭉치처럼 머릿속을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늘 마음 한구석에 걸려 있는 근심

쉽게 해결되지 않아 답답한 고민

이럴 땐

필요 없는 파일을 휴지통에 담아 비우기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근심 걱정 고민 모두 가볍게 휴지통에 골라 넣고

쓱싹 -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쩜 이리도 공감이 가는 글귀들인지 모르겠다.

우리내 일상생활 삶에서의 느끼는 감정등을 그대로 표현해서

책을 읽다보면 마치 내가 인장이 인거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혼자의 그림자..

 

점점 혼자의 시간이 편해진다.

혼자서도 하루가 잘 간다.

이 정도로 괜찮을 리가 없는데 너무 괜찮아서

가끔은 등 뒤가 서늘하다.

그래도 뭐, 나는 아직 괜찮다.


 

나홀로 여행..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여행.

나는 내 생각보다 주의 신경 쓰지 않고 혼자 밥을 잘 먹었다.

찜질방에서도 잘 잤다.

길치가 아니었다

심해 공포증이 있었다.

낯선 사람과도 이야기를 잘했다.

 

재미있지 않나요.?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는 것.

 

당신은 당신을 관찰해본 적이 있나요.?

 

 

 

 

 

내 작은 서랍 속 구명조끼..

 

혼자 살면 자주 아프다.

먹는 음식이라고는 영양가가 없거나

몸에 해로운 인스턴트 음식뿐이고

환기도 잘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아플 때가 가장 서럽다.

엄살 부릴 사람도 없고 챙겨주는 사람도 없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힘은 쭉쭉 빠지는데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참 가엾다.

몇번 아파보고 나서의 결론,

 

어떤 상황이든 아플 때면 바로 쓸 수 있도록 종류별 비상약을 구비해두자.!

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소독약 등 말 그대로 비상약.

 

요새도 지나가다 눈에 뛸 때면

아프지 않은데도 습관적으로 약국에 들어간다.

물에 빠지기 전에 구명조끼라도 챙겨둬야 한다는 심정으로..

 

혼자 살다보면 아플 때가 진짜 젤로 서럽다.

비상약은 미리미리 챙겨두는게 현명한 방법이다.

 

 

 

 

 

밤하늘에는 언제나 외로움이 떠 있다.

하지만 그걸 올려다보고 있는 건

나 혼자가 아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보통의 날이자

수만 가지 소소한 이야기가 피어오른 날.

잠자리에 든 고독한 선인장은

소리 없이 미소를 지어본다.

 

아~~~ 오늘도 잘 외로웠다.  버거운 하루 끝.

 

 

 

 

 

 

그림 에세이 " 그래도 좋은 날" 의 주인공 선인장은 매일이 상처투성이지만

꿋꿋하게 혼자서도 잘 지내는 법을 발견해나간다.

주인공  "인장이 "는 미세한 변화까지 놓치지 않으며 끝내 행복을 발견하고야 마는 다부진 선인장이다.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잎을 가시로 만들어야 했던 선인장답게. 남에게 피해 주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다른 이들에겐 보여주지 않는 상처가 가득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 긍정을 잃지 않는다.

혼밥을 할 때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이를 발견하면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느낌에 이상하게 마음이 든든해지고,

회사에서 사표를 던지고 싶은 순간에는 나름의 버티기 기술을 활용해 후일을 도모할 줄 안다.

그렇게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어떻게든 행복해지려는 인장이의 몸부림은 남 일 같지 않다는

공감과 함께 묘한 위로를 전한다. 
 

그래도 좋은 날 책을 읽으면서 어쩜 이리도 공감이 가는 내용일까를 계속 되새기면서 읽어나갔다.

읽으면서 가슴찡한 부분도 있었고,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웃어도 보았다.

자취생의 현재의 삶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에세이 집이다. 그림도 어쩜 그렇게 잘 표현을 했는지..

혼자 자취을 하면서 처음에는 힘들고 외롭고 눈물이 나겠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다 보면

혼자 즐겁고 유익하게 생활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는거 같다. 인간은 길들여 지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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