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붓꽃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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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글릭 시집 야생 붓꽃 / 루이즈 글릭 지음 / 출판 시공사

루이즈 글릭의 시집 야생 붓꽃과 시집에 대한 작품에 대한 해설 책이 있어, 시를 읽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작품 해설 집을 읽어 보면 이해가 빨라 좋다.

루이즈 글릭의 시집 야생 붓꽃은 1993년 시집으로 퓰리처 상과 전미 도서 상을 받았다. 야생 붓꽃의 저자는 현재 예일 대학교 영문 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야생 붓꽃 이 시집은 "목소리" 와 관련하여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고 스스로 하나의 답이 된 사례라고 할 만하다.


루이즈 글릭의 시 야생 붓꽃 중에서 일부분..

내 고통의 끝자락에 문이 하나 있었어.

내 말 좀 끝까지 들어 봐 : 그대가 죽음이라 부르는 걸 나 기억하고 있다고.

끔찍해, 어두운 대지에 파묻힌 의식으로 살아남는다는 건.

다른 세상에서 오는 길을 기억하지 못하는 너,

네게 말하네, 나 다시 말할 수 있을 거라고.

고통의 끝에는 죽음이 있을 뿐이라고 했던 "너" (가드너로서의 루이즈 글릭, 혹은 인간 전체)에게, 고통의 끝에 있는 것은 어떤 출구라고 "나"(야생 붓꽃)는 당당히 말한다.

지상의 소음이 희미하게 들리고 햇빛조차 뚫고 들어오지 못하는 땅속에서, 의식만 남은 채 묻혀 있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고, 그러나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의 그 고통이 문득 끝나는 순간, "나" 다른 세상으로 이 세상으로 올 수 있었다고 말이다. 이 시에서 지하의 존재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루이즈 글릭의 시 제비꽃 중에서 일부분..

우리들 세계에는 언제나 숨겨진 것이 있어서,

작고 하얀, 작아서 당신이 순수하다고

부르는 것이 있기에, 당신이 비통해 하듯

우리는 비통해 하지 않아요, 당신, 고통 받는 주인님; 우리가 길 잃은 것보다 당신이 더 길을 잃은 건 아니겠지요, 산사나무 아래서, 진주들 골고루 펼쳐진 쟁반 든 그 산사나무; 무엇이 당신을 우리에게로 데려왔을까요,

야생 붓꽃은 많은 목소리가 있음에도 몹시 외로운 시집이다.

화자들 각자의 목소리는, 결국, 독자에게만 들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 목소리는 불화 한다. 세 목소리가 예정된 조화를 향해 나아갔다면 진부해졌을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은 불화를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살아 내는 데서 온다고 보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루이즈 글릭의 시 금빛 백합 중에서 일부분.

나 지금 죽어 가고 있고, 나 다시 말할 수 없을 것임을,

땅보다 오래 살지 못할 것임을, 다시 땅을 떠나라고 소환된 것임을 내가 감지하고 있으니,

아직 꽃이 아닌, 다만 잔가시일 뿐, 거친 먼지가 내 이랑들을 붙들고, 나 당신을 부르네,

루이즈 글릭의 야생 붓꽃 시집은 백합들의 세계에서 끝이 난다. 죽어가는 백합이다. 활짝 피어나던 무성한 한 철이 지났으니까. 그 지나침, 그 상실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를 키운 당신, 정원사-시인-아버지-하느님, 그 어떤 존재도 나의 죽음을 어쩌지 못한다.

마지막 시 "흰 백합" 에서 남자와 여자는 여전히 정원을 하나 만들고 있다.

여름 저녁이다. 하루 저녁에 파국이 몰려와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는 저녁이다. 이 세계는 그런 곳이다. 무한으로 이어질 것 같은 평화가 한순간에 끝날 수 있는 곳. 이 연약함에 깃든 존재 들이 그러나, 여전히 환하게 피어 있다. 양귀비 꽃의 물결로..

야생 붓꽃에는 여러 목소리가 있다. 식물의, 인간의, 그리고 신의 목소리. 대체로 식물은 인간을 향해 말하고, 인간은 신을 향해 말하며, 신은 자기 자신에게 말한다. 이 세 종류의 화자-발화로 쓰인 시가 시집을 삼 등분 한다. 이 글의 목표는 일차적이고 기초적이다.

세 목소리를 정확히 구별하고, 각각의 목소리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 지를 축어 적으로 따라가 보는 일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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