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 설운영 지음 / 센세이션
#에세이 #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책은 조현병을 겪는 아들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20년간의
처절한 삶의 기록이 담겨 있는 에세이 도서이다.
나 같은 놈을 왜 낳았어요. 차라리 죽여버리지. "아버지, 저도 살고 싶어요."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린 아들의 정신병. 살리겠다는 집념 하나로 기적을 이뤄낸 평범한 아버지의 위대한 실화!
보일러 온도를 확인했다. 보일러는 아무 문제 없었다. "이상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보일러 소리가 나지?"
가슴이 뛰고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 방 안에서 일어섰다 앉기를 몇번이나 했다.
보일러가 폭발할 것 같아 너무 긴장됐다.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왔다. 결국 학교에 나가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신과 병원을 찾았다. 두뇌 속의 호르몬 중 하나의 물질 분비에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입원 할 정도로 악화한 상화이라고 했다. 환청과 환시, 우울증은 쓰마니처럼 아이를 덮쳤고 아이는 아무런 방어막이 없었다.
한참이나 멀리 세상 밖으로 떠밀려갔다.
아이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조현벙을 앓기 시작했다. 그것이 무슨 병인지도 몰랐었다. 그때는 "정신분열증"이라고 불렀다.
20년 동안을 벌떼처럼 따라다니던 피해망상과 불안 속에서 지냈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세상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했다. 정신을 집중시키고 의식을 찾으려 하면 창문에서 누군가가 들여다보며 비웃고 있었다. "사는 게 두렵다고, 더 이상 살지 못하겠다고......." 엄마한테 울부짖으며 벽을 두드렸다.
가장 무서운 것은 고립이었다. 똑똑하고 공부에만 전념했던 아이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을까.
"제발 좀 어서 깨어나라........" "아버지, 사실은 저도 살고 싶어요..... 나 좀 구해주세요.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여요."
말로만 듣던 정신분열증, 그 어떤 병보다도 부모의 애간장을 태우고 가슴앓이를 하게 만드는 병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정신의 질병이 반드시 정신력으로만 극복되는 것은 아니야, 신체의 건강이 곧 정신의 건강이기도해.
사람의 몸과 정신은 따로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한 사람에게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아이는 동네 헬스장에서 하루 8시간씩 그것에서 지내면서 관장과 함께했다. 운동을 통한 전인교육 방식이었다. 아이의 회복을 위한 관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운동을 통해서 체격이 발달되고 체력이 탄탄해지면서 자신의 신체 이미지에 자신감이 생겼다. 더불어 자기를 왜소하고 초라하게 만들었던 열등감과 부정적인 정서를 털어냈다.
죽음 같은 고립과 숨 막히는 격랑 속에서 벗어나기까지 1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끝이 안 보일 것 같은 미로 속을 헤쳐 나와 탁 트인 세계 속으로 걸어 나온 느낌이었다. 오늘 또 한 사람, 가족의 고통을 보았다. 멸시와 주위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며 음지에서 살아온 그들이다. 밖에서는 차별과 혐오로 움츠리고, 안에서는 헛것으로 시달리고 당해야 했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고통을 가족이 고스란히 몸으로 감내하고 있었다.
"우리 동네 정신병원이 웬 말이냐? 정신질환, 중독중 환자 물러가라.!"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한다. "누구든 한 번도 정신이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돌을 던지세요."
정신장애인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단지 정신적 망상이나 환청, 우울 등의 증상 때문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자기 일을 하지 못하고 고립되어 간다는 사실 때문에 스스로 변해버린 자신의 삶을 부정하고 비관한다는 것일 게다.
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책에서 건네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한다.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생각해봐야 한다. ‘정신장애’를 겪은 그들의 아픔이 곧 사회의 아픔이고, 사회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점점 ‘나’만 행복하고, ‘나’만 잘 사는 것이 많은 사람의 무의식에 자리하는 지금의 흐름을 뒤집어야 한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고, 여전히 누구나 행복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따뜻한 눈빛을 보내는 것만으로 달라지는 게 많다는 말을 나누고 공감을 얻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는 먼저,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가져야 한다. 적어도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그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혐오의 시대’라는 표현이 횡행할 정도로 배려와 사랑이 부족한 현 시대에 우리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고, 감사와 따뜻함을 느끼며 함께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책이라고 확신한다. 생각보다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그저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것으로 누군가의 세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인정과 존중, 사랑이 우리가 함께 나눠야 할 전부다.
이것이 곧 희망이 되고, 행복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