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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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소설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 / 주제 사라마구 지음 / 해냄출판사


 

 

#주제사라마구 #유럽소설 #히카루두 헤이스가 죽은 해는 1930년대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방황하는 영혼과 정치적 격변을

다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대표작이다. 히카루두 헤이스가 죽은 해는 인디펜던트 외국소설상을 받았다.


히카루두 헤이스가 죽은 해의 주인공 히카르두 헤이스는 의사이자 시인이다. 모종의 정치적 이유로 포르투갈을 떠나 브라질로 갔다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사망 소식을 듣고 16년간의 브라질 생활을 청산한 뒤, 1935년 12월 29일에 포르투갈로 돌아온다.

포르투갈로 돌아와 리스본의 브라간사 호텔에서 몇 달간 묵게 된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뜻하지 않은 죽음으로 지식인들이 몹시 슬퍼하고 있었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어떤 회사의 사무직 직원으로 일했다. 애국적인 열정을 담은 시이자 가장 아름다운 시중 하나인 "메시지"의 놀라운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가 토요일 밤늦은 시각에 상 루이스 병원의 기독교 침상에서 뜻밖의 죽음을 맞아 어제 땅에 묻혔다는 이야기, 시를 쓸 때 그는 페르난두 페소아일 뿐만 아니라 알바루 드 캄푸스이기도 하고, 알레브투 카에이루이기도 하고, 히카르두 헤이스이기도 했다. 우리가 무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죽음 이후가 아니라 그 전이다.

우리는 무에서 나왔고, 죽으면 의식은 없으나 여전히 존재하는 상태로 흩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헤이스는 페소아 유령의 방문을 받고, 함께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누며 기묘한  우정을 다진다. 페소아는 앞으로 8개월간만 세상에 머물 수 있고, 헤이스는 호텔에서 완전히 대조되는 마르센다 와 리디아 두 여성을 만나 사랑의 문제에 직면한다.


사흘이 흐르는 동안 페르난두 페소아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히카르두 헤이스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돌아온 것이 비겁함 때문이었다고, 아니 말을 좀 더 좋게 바꿔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페르난두 페소아가 죽었기 때문에 돌아온 것도 아니다.  페르난두든 알베르투든 한번 공간과 시간에서 제거된 것을 다시 되돌려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잠을 받아들인다면, 그건 꿈을 꾸기 위해서일세. 꿈을 꾸는 건 이곳에 부재하는 것, 이면에 가 있는 것이지.

하지만 인생에는 두 가지 면이 있어, 페소아, 적어도 두 가지일세, 그런데 우리가 삶의 이면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꿈뿐이지, 죽은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 사람은 직접 경험한 바에 따라 삶의 이면에는 죽음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 테지. 글쎄, 난 죽음이 뭔지 모르겠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삶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게 맞는지 별로 확신이 안 들어, 내 생각에 죽음은 그냥 있는 것으로 스스로를 한정하거든. 죽음은, 그것은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것이다.

히카르두 헤이스에게 보안 경찰국에서 영장이 날아와 불려가 신문을 받는다. 히카르두 헤이스가 스페인의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은

모두 식사 때 들려온 손님들의 대화나 신문을 통해 접한 것이다. 반대파의 온상, 공산주의자와 무정부주의자와 노조 운동가가 시작한 선전 활동, 그들의 선전은 노동계급으로 파고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육군과 해군의 군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히카르두 헤이스가 보안 경찰국에 소환된 이유를 이제 이해할 수 있다. 리디아와의 일과 보안 경찰국에서의 일 등으로 호텔에 머물기 불편해진 헤이스는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헤이스는 아파트 근처의 심장 전문병원에서 임시로 일하게 된다.

 

세상은 우리에게 훌륭한 행복을 약속하지 않는다. 공화국 대통령 알카라사모라가 면직된 뒤, 스페인에 군사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많은 사람에게 슬픈 시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가는 이유는 이것이 아니다. 포루트갈 사람들은 조국에서 살든 바깥세상에서 살든 상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먹고살면서 돈을 조금 저축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페르난두 페소아는 이틀 뒤 밤에 나타났다. 산 사람들을 서로 갈라놓은 벽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갈라놓은 벽만큼이나 불투명하다네. 이 말을 믿는 사람에게는 죽음이 위안이겠군. 꼭 그렇지는 않네, 죽음은 일종의 양심이거든,

모든 것에 대해, 죽은 사람 자신과 그 삶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판관일세. 헤이스, 세상은 잘 잊는다네, 세상은 워낙 잘 잊어서,

이미 잊힌 것이 부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네.

 

 

 

 

페르난두 페소아가 말한다. 사랑은 복잡한 걸세. 우리를 파괴하는 운명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 존재를 잊어버린다.

운명이 우리를 매일 파괴하는 걸 보지 못한다면, 그건 진짜 눈먼 사람인데, 보이지 않으려는 자만큼 눈먼 자는 없다.

인간적인 불안은 무익하고, 신들은 현명하며 무심하고, 그들 위에 운명이 있지, 신들조차 복종해야 하는 최고의 질서.

그럼 인간은,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 질서에 도전하고, 운명을 바꾸는 것. 좋은 쪽으로.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다를 게 없네, 중요한 건 운명이 운명이 되지 않게 하는 거야.

 

 

 

 

페르난두 페소아는 양손을 꽉 맞잡은 채로 한쪽 무릎위에 올려놓고 고개을 숙이고 있었다. 이제는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하려고 왔네. 몇 달이 다 지났거든. 히카르두 헤이스는 페소아 한테 같이 가자고 말한다. 자네 모자를 깜빡했군.

우리가 가는 곳에서는 모자를 쓰지 않는다는 걸 자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나. 공원 맞은편 인도에서 두 사람은 강물 위에서 깜박거리는 창백한 불빛들, 불길한 산의 그림자를 지켜보았다. 그럼 가세. 페르난두 페소아가 말했다.

가세. 히카르두 헤이스가 맞장구를 쳤다.

소설에 제시된 인간에 대한 시각은 복잡하고 전체적이다. 사라마구의 주인공은 위태로운 존재이며, 그의 내면에는 낯선 목소리들이 살고 있다. 욕망이 그를 몰아붙이고, 이기심이 그에게 오점을 남긴다. 그는 비범한 동시에 비극적인 생물인 것이다.

모든 인간 또한 다른 인간들 모두와 닮아 보일지라도 확실히 개인으로서 존재한다. 우리는 모두 독특한 존재지만,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유럽소설 히카르두헤이스가 죽은 해는 627페이지의 장편소설로 이 소설 역시 마침표가 없어 읽는데 익숙하지 않았고 나한테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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