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뜬 자들의 도시 (리커버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장편소설 #눈뜬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지음 / 해냄출판사


#장편소설 #눈뜬 자들의 도시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의 완결판이다.

리커버 스페셜 에디션. #눈뜬 자들의 도시는 #눈먼 자들의 도시 와 연결이 되는 작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눈먼 자들의 도시" 의 4년 후 일어난 백색혁명 권력의 잔인함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한 장편소설이다.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는 “세상 눈뜬 자들이여,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백색투표라는 ‘눈뜬 자들’의 공격,

그리고 권력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나간다.

#장편소설 #눈뜬 자들의 도시 저자 주제 사라마구는 포르투칼 작가로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22년 포르투칼 중부 지역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3세 때 수도 리스본으로 이주했다.

고등학교만 마치고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69년에 공산당에 입당해 반정부 공산주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

1975년에 국외로 추방되었으며 그 후로는 생계를 위해 번역가 언론인 등으로 활동했다.

신사실주의 문예지 [세아라 노바]에서 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1979년부터 전업작가가 되어 소설 시 일기 희곡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썼다.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왔다.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세계의 수많은 작가를 고무하고 독자를 매료시키며 작가정신의 살아 있는 표본으로 불리던 그는 2010년

6월 18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섬에 있는 자택에서 지병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편소설 #눈뜬자의 도시는 제14투표소 선거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선거인이 한 명도 투표를 하러 오지 않는다.

간간히 몇 명씩 와서 투표를 하고 돌아갔는데  투표결과는 전체 표의 70퍼센트 이상이 모두 백지였다.

이 백지투표는 이 도시의 100명의 선거인당 83명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그 비애국적인 손으로 백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총리는 다시 물을 마셨다. 재선거를 하자는 게 아니라 양심을 엄격하게 살피자는 것이다.

책임자를 가려내 범인 또는 음모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한 일이라는 데는 동의했다는 것이다.

비상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데다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죄밖에 없는 사람들의 권리를 빼앗는다는 것이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는 짓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특별 훈련을 받은 요원들을 주민 가운데 폭넓게 체계적으로 침투시키는 계획을 한다. 그렇게 하면 현재 발생한 사태의 원인을 밝혀내고 악을 알의 수준에서부터 파괴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당을 찍었느냐 이거요. 이들은 투표소 앞에 늘어선 선거인의 줄에서 골라낸 500명의 용의자를 소환하여 심문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정부에서는 본격 계엄령 선포 이야기가 나왔다. 그냥 겁만 주는 것이 아니라 통행금지, 공연장과 영화관 폐쇄, 군부대의 상시 도로 순찰, 다섯 명 이상의 집회 금지, 수도 출입 절대 금지 등 갖출 것을 다 갖춘 계엄이었다. 내무부장관은 자신의 비밀요원들의 실패를 어떻게 해서든 덮어야 했기 때문에 즉각적인 계엄령 선포에 전폭적으로 찬성했다. 고위층에서 내려오는 지침은 계엄이라는 일반 원칙들만 강조할 뿐 그것을 집행하는 관료적 세부 사항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런 부분에서 불가피하게 혼돈이 찾아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풍자적인 핏줄과 냉소하는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알아챌 수밖에 없는 한 가지 흥미로운 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정부가 법률적으로 포위를 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포위를 당한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 맹목적으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 시대에,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 꿈꾸던 것과는 달리 돈도 많이 벌며 편안하게 살아가는 남자와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들도 열 여덟 살 때는 단지 유행의 빛나는 횃불이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부모가 지탱하는 체제를 타도하고 그것을 끝내 우애에 기초한 낙원으로 바꾸어놓겠다고 결심한 대담한 혁명가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온건한 보수주의 가운데 어느 것 하나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었다. 따라서 그들이 과거 혁명에 애착을 갖던 것처럼 지금 애착을 갖고 있는 그 신념과 관행들은 시간이 흐르면 가장 외설적이고 반동적인 종류의 순수한 자기중심주의로 변해갈 것이다.

내무부에서 입수한 정보는 정확했다. 도시는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익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수의 유족은 이 테러가 언론에서 주장하는 대로 현재의 정부에 반대하는 음모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테러리스트 집단의 소행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무고한 주검을 공동체에 넘겨주지 않으려 했다. 그들은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진정 모든 죄로부터 무고하다, 평생 자신의 권리와 더불어 남들의 권리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시장도 시위에 가담했다. 기자 질문에 "나는 그냥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갈 뿐이요." 시장님은 백지투표를 던진 사람들에게 동조하십니까. 그 사람들은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투표한 거요. 내가 동조하느냐 아니냐는 상관없소. 그들의 임무는 수도의 주민에게 그들이 안타깝게도다시 한 번 눈이 멀었다고 설득하는 것이었다.

4년 전에 아무 일도 일어난 적이 없는 것처럼 굴던 이 어리석고 쓸데없는 태도에 종지부를 찍읍시다, 우리가 눈이 멀었던 시기에 삶이, 그걸 삶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입니다, 우리 삶이 어땠는지 공개적으로 이야기합시다, 신문이 그것을 보도하게 합시다,

기자들이 그걸 쓰게 합시다, 텔레비전이 우리가 시력을 회복한 직후에 찍은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게 합시다, 우리가 견뎌야 했던 여러 가지 악에 관해 사람들이 이야기하게 합시다, 죽은 자들, 사라진 자들, 폐허, 화재, 쓰레기, 부패를 이야기하게 합시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상처를 묶으려 했던 가짜 정상 상태라는 헝겊 조각을 찢어버리고 나서, 그 시절의 눈먼 상태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말하는 겁니다.

 

경감이 먼저 입을 열어, 경정이 심문을 끌고 나간 방식에 특별히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 편지에 포함되어 있던 악의에 찬 암시,

즉 의사의 부인이 4년 전 실명 전염병 동안에 특별한 개인적 조건에 처했음을 고려할 때 수도 주민의 백지투표 음모를 주도하거나

아니면 그 음모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되었을 수 있다는 암시를 교묘하게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 백지투표 때문에 계엄령이 떨어지고 고립된 상황에서 눈이 머는 전염병이 퍼지던 기간에 일어난 일을 조사한다는 것이 그렇단 얘기였죠, 이 수사는 백지투표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결정된 것인데 관료적인 복잡한 절차 때문에 늦어졌다가 이제야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4년 전 도시의 다른 사람은 모두 비틀거리고 가로등에 부딪히던 판에 부인 혼자 눈이 멀지 않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오, 부인은 이게 그 일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묻겠지만, 그전에 내 한마디 하리다, 냄비를 만든 사람이 뚜껑도 만드는 거요, 어쨌든 그게 우리 장관의 의견이요. 일반적으로 말해서, 경정의 양심은 직업적인 영역에서나 원칙에서나,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입증이 된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  

부인의 범죄는 그 자를 죽인 것이 아니오, 부인의  큰 범죄는 나머지 사람들이 다 눈이 멀었을 때 눈이 멀지 않은 것이오, 

그걸 구실로 다른 일을 꾸밀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요. 

 

경정은 저녁 7시가 넘어서야 다시 프로비덴시알 유한회사로 돌아왔다. 경정은 샤워에 몸을 맡겼다. 그러자 기억이 4년 전의 시간으로 그를 데려갔다. 모두 눈이 멀어 더러운 꼴로 굶주린 채 도시를 헤매던 때. 신문에 핏빛 활자로 "마침내 드러나다 : 음모 배후의 얼굴" 이라는 놀라운 표제를 달았다. 경정은 공원에 이르자 의사 부인과 이야기했던 벤치로 가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다.

하얀 점이 박힌 파란 타이를 맨 남자가 뒤에서 다가와 경정의 머리에 총을 쏘았다.  두 시간 뒤 내무부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본인이 수사를 맡겼던 경정의 비극적 죽음을 알리려는 것이다. 내무부장관은 최측근 참모들과 당면한 행동 계획을 짰다.

그 내용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경찰관을 수도로 몰래 재투입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당분간 사복 차림으로, 그들이 속하는 기관을 나타낼  아무런 외적인 표지 없이 일을 하게 될 터였다. 이것은 그들이 이전 수도에 아무런 감독자를 남겨두지 않고 떠난 것이 아주 심각한 실수였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도 했다. 내무부장관에게 총리가 집무실에서 만나자고 했다. 총리는 내무부장관을 해임했다. 경정을 죽인 건 용서할 수 없는 대실수였다고 총리는 말한다. 총리는 내무부장관도 겸임하게 되었다.

 

경찰관이 의사에게 수갑을 채워 데리고 갔다. 11시에 하얀 점이 박힌 파란 타이를 맨 남자가 의사 부인과 남편이 사는 건물 뒤편을

거의 마주 보는 건물의 평평한 지붕으로 올라갔다. 남자는 무기를 조립하여 장전한다.

우리는 여자에게 잇따라 울려 퍼진 두 발의 총소리를 들었느냐고 물을 수 없다. 여자는 죽어 바닥에 누워 있기 때문이다.

개가 달려 나와 여주인의 얼굴을 핥더니, 먹을 뻗어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낸다. 또 한 발의 총 소리가 그 소리를 없앤다.

그러자 한 눈먼 남자가 물었다. 무슨 소리 들었나, 총소리가 세 발 들렸는데, 다른 눈먼 남자가 대답했다. 하지만 개가 우는 소리도 들리던데. 지금은 그쳤어, 세 번째 총 소리 때문일 거야. 잘됐군, 나는 개 짖는 소리가 싫어...로 소설이 끝난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은 흔히 우화적이라고 표현되는데 그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사실주의와 정치적 회의주의를 실험적 문장과 살아있는 등장인물을 이용해 독창적으로 드러낸다.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 왔다. 눈뜬 자들의 도시 장편소설은 몹시 긴장시키는 것으로 유명한데 소설 속에 쓰이는 문장 부호는 마침표와 쉼표뿐, 직간접 화법조차 구분하지 않아 읽는데 조금 어려웠고, 책의 내용도 무거웠고, 읽고 나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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