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여동생
그녀는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달렸다
지긋지긋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야만 했다
언니, 우리마자 엄마를 떠나는 건 아닌 것 같아
이모, 내일 꼭 나가야 해?
어떻게 걔하고 날 엮을 생각을 하나 몰라
너희 핏덩이는 요즘 뭐하고 지내?
그 정도 시간이 흘렀으면 서로에 대해서 없던 감정도 생겼겠는데
정작 그 애는 너랑 핏덩이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던데
강남 갔던 제비도 아니고 뭘 그렇게 자꾸 물어오나 몰라
일 년 반 동안 소개팅을 서른두 번이나 했어
작은 이모 급발진하는거 보기 싫어서 나가기는 하는데 기대는 콩알 만큼도 없어
옆집 평범녀
절로 한숨이 나왔다
아버지 뭐 하고 계시나 연락해 볼래요?
피임약을 먹어야 했다
그렇지만 그 자는 믿을 수 없다
저게 피임약이 아닌 위험한 약물이라면?
억지로 들이밀어진 알약과 물을 삼키자 압박하던 손이 거둬졌다
얼마 전까지라면 다정하다 느꼈을 목소리... 하지만 진저리가 났다
너 진짜 미쳤니?
아들 여자한테 눈 돌아가서 납치를 해?
좋은 말 할 때 그냥 가라?
넌 도대체 이혼 안 하겠다는 이유가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