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죽고 싶다는 생각도 닳아져 습관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죽음을 떠올리지 않았던 시간을 기억해 본다
여기... 망한 거 아닌가?
생전 처음 맡아본 향이 코를 찔러와 잠깐 두근거렸던 것 같다
살짝 비에 짖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걸까?
새하얗고 매끄러운 목이나 손에서 풍기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다
바다는 그 순간만큼은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보고 싶어? 한번 만져보고 싶어?
너 방금 내 가슴 봤잖아
옆으로 옮겨와 바짝 당겨 앉자 좋은 향기가 더 선명해졌다
지금 뭐하는 짓이야
나도 이 정도는 보상받을 자격 충분히 있어
낯선 이질감이 느껴지는 남자였다
바닷가 특유의 비릿한 향이 코끝을 스쳤다
나도 이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거라고
설마 내가 한 말, 들은 건 아니겠지
저.. 그때는 정말 죄송했어요
괜히 아는 척을 했나
... 그래도 나보다는 낫겠지
술은 혼자 먹는 것보단 같이 먹어야 제맛이지
모르는 사람이라는데 이만 일어나서 가시죠
혼자 온 사람까리 그냥 합석하죠
남편이 없는 사이
이 쪽의 속을 전혀 모르는 눈빛이 순진했다
인생이 시궁창을 굴러도 자신과는 너무 다른 것 같았다
애한테 손을 뻗은 업보라 생각하고 다시 살을 붙였다
더럽고 귀하게 가지고 싶은 여자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경험이 없 다는 것이 온몸으로 드러났다
정신 차리라며 몇 번이나 이성이 경고했으나 쉽지 않았다
혹여나 고통도 삼키는 것아 아닌가
그녀가 이상한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팔다리가 위태로운 그녀를 그가 안았다
여기서 하면 너 허리 고장 나
싫어도 봐주는 거 없어. 그거 마시면서 한숨 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