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맛은 있는데 옆에 앉은 그 때문에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이제는 품에 있는 걸 가져가는 데도 스스럼이 없어 보였다
그는 이렇게 쉽게 꺼내는 이야기를 그녀는 할 수 없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하루하루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는 건 그녀뿐
술, 담배, 카페인 자제 요망이라고 써 있던데?
옆에서 걷는 건 좀 낫지 않을까 싶어 그녀는 해변가롤 향했다
그는 무작정 걷는 그녀를 긴 다리로 금방 따라잡았다
옆에 앉는 거나 옆에서 걷는 거나 매한가지였다
충동으로 시작했다고 결국 후회할 걸 알면서도 그만 둘 수 없었던 지난 밤
그녀는 장난처럼 그가 하는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오해인지 되짚어 줄 생각이 없으니 대답도 말아야 했다
생각해 봤는데, 네 반응 말이야.. 좀 지나쳐
가볍게 꺼내는 말이 아닌 듯 그의 표정은 더는 장난처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연애가 먼저일 떄도 있고, 감정 없이 욕구만 푸는 쓰레기랑 잤다고 생각했어?
날카롭게 닿는 말들이 편견에 사로잡힌 그녀의 머릿속을 찔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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