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예쁜 여자만 보면 눈을 못 떼는구나
익숙하지 않은 공간
목적지인 복도 끝자락까지 넋을 잃은 채 걸어갔다
나에게는 아빠와의 추억이라 할 게 없었다
이제 나에게 남은 가족이라고는 정말 오빠밖에 없었다
더 이상 마주하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아직도 나의 시간은 8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나 때문에 괜히 오빠 친구가 나간 거 아냐?
나 3개월 정도는 본가에 들어가 있으려고
너 같은 년을 뭐라고 하는 줄 알아?
기분이 엉망진창이었다
피곤하니까 일 이야기는 하지 말자
일이 불만이면 밀린 연차나 풀어서 쓰라니까
1년 내내 별일 없으면 돈으로 받음 얼마나 좋아
그가 하는 말 하나 없고, 다 맞는 말이라서...
너... 내가 거지 같아 보여?
네가 받은 배당금으로 왜 내 학자금을 갚아줘?
신경질적인 말이 이상하게 삐뚤게 나아갔다
그 돈 내가 정당하게 벌어서 갚고 있잖아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말에 적잖이 당황한 것 같았다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너무 피곤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