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는 마음 -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
박상희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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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 나와있는 저자 박상희님의 사진을 보면 이름은 몰랐어도 '아~이 사람' 하고 알아보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JTBC <사건반장>, SBS다큐멘터리 <사랑중독>, TV조선 <뽕숭아학당>, MBN <극한 고민상담소> 등 2,000회 이상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력 때문이다. 이 외에도 2005년 샤론정신건강연구소를 창립해 18년재 소장을 맡고 있고, 2006년도에는 난임 가족 상담에 대한 기여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26년차 심리상담사 박상희 샤론정신건강연구소장이 《경향신문》에서 연재한 '박상희의 구해줘! 내 맘'에서 작품을 선별하고 펴낸 것이다. 본문 속 실제 사례글은 내담자들의 동의를 얻은 후에 작성되었다.(속지 '일러두기' 참조)

차례는 총 3장으로 주제를 나누어 각각 '가족', '나', '사회'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또한, 책의 말미에 '용어사전'을 첨부하여 책 속 심리학 용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독자들의 궁금증 해소에도 일조하고 있다.

1장-어쩌면 가족

코로나 델타 변이 감염 후 사망한 부모님을 제대로 된 애도도 하지 못하고 떠나 보낸 유가족, 상남자 스타일의 아버지와 내성적인 아들의 갈등, 남편에게 집착하는 시어머니와의 사이에서 순종하는 며느리, 가정 폭력에 장기간 노출된 딸 사연 외 네 사연을 더해 총 여덟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종종 가족이 남보다 못하거나 심지어 족쇄처럼 괴로운 존재인 경우가 있다. 수개월 전 알려진 어느 유명 연예인의 가족과의 소송 소식이 알려졌다. 수십년간 가족만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그를 마치 노예와 다름없이 그의 소득과 자산을 탕진하며 자신들만 호의호식해왔다는 서글픈 사연...

삶에 명확한 정답은 없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늘 '역지사지'를 잊지 말자!

2장-어쩌면 나

필리핀으로 도피성 강제 조기유학을 다녀 온 사연, 엄마의 가출 후 아빠와 살다가 아빠의 교통사고 사망으로 졸지에 소녀가장이 된 사연, 서울대까지 나와서 평생 가족 부양에 힘쓰다 지친 딸의 사연, 암투병 환자의 투병기, 은퇴 후 마주한 상실감으로 힘들어하는 노년의 사연 외 다섯 사연을 더해 총 아홉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실 많은 문제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감당하는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에 저자는 내 스스로의 감정을 직면할 것을 주문한다. "감정을 직면한다는 것은 때로는 괴로운 일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마음이 느끼고 원하는 바를 알고,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치유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 인정해 주고 난 후에야 비로소 편안해진다. 마음이 편안해야 올바른 선택도 할 수 있다."(본문 p.134)고 조언한다.

3장-어쩌면 사회

홀로 아이를 키우며 '아빠의 품'이라는 단체활동까지 하는 미혼부 사연, 선천적 시각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내담자의 사연, 발달 장애인의 부모로 살아가는 내담자의 사연,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 줄 말벗이 필요한 어르신 사연, 어린 남동생이 중증 질환으로 전국을 떠도는 부모님에 의해 고모집에 맡겨졌다가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내담자의 사연 외 네 사연을 더해 여덟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장애인과 성폭행의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번 '사회'편에서 저자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 시민이라면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것을 넘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들은 장애 그 자체보다 사회적 편견과 혐오 때문에 더 많은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본문 p.220)고 지적하며, 장애인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주체의 관점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친족간 성폭행 사례와 관련해서 "모든 성폭행이 몸과 마음을 파괴하지만, 어린 시절에 친족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타격을 받는다. 작고 어린 몸이 겪은 충격도 어마어마하지만, 가장 믿었던 존재로부터 당한 폭력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신뢰'자체가 무너진다. (중략...)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차마 헤아릴 수조차 없는 고통이다."(본문 p.266)라고 공분하며,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실질적 대응과 관리가 필요함을 강력히 촉구하며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여느 심리학 분야 도서처럼 심오한 심리학 개념이나 이론은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남녀노소 상담을 요청한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각자의 상담사례를 소개하고 내담자들에게 지지와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또한 단순한 위로를 넘어 그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 올 대안을 제시하고, 때로는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인 정부 정책 수립을 촉구하기도 한다. 각자의 사례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폭력과 학대, 방임에 노출돼 있었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등 마음의 상처가 깊고 표출되지 못한 분노로 스스로를 무너뜨리기도 하였다.

결국 저자는 상담사로서 치유의 첫 단계는 주체적인 내가 되어 '나'의 상처와 똑바로 마주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개인적 노력에 대해 사회의 지속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노력과 제도적 확립이 꼭 필요함을 강조한다.

마음 돌봄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병원이나 상담소에 들르기 전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너무 아파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전에….

본 서평은 상상출판사 서평단으로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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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 - 자살의 원인부터 예방까지, 25년의 연구를 집대성한 자살에 관한 모든 것
로리 오코너 지음, 정지호 옮김, 백종우 감수 / 심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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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도 뭔가 저릿저릿하다. '자살'을 시도했거나 하려는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져서.

이 책은 25년 넘게 자살을 연구한, 자살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현재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학교의 건강심리학과 교수 로리 오코너의 연구서이다. 2021년 영국심리학회 과학도서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저자가 수십 년간 이어 온 자살 연구를 집대성한 책으로, 총 4부로 나누어 각각 자살하려는 사람의 심리, 자살의 원인, 자살의 예방, 자살의 지원책 등 자살에 대한 체계적 정보를 총망라한 종합안내서이다.

속지에서 저자는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사람에게, 매일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하여, 매일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나는 벌써 울컥했다.

'1부-누가 자살할 위험이 있는가?'에서는, 자살의 원인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건강 불평등을 비롯한 사회 계층·직업·교육수준·소득·주택 소유 여부 같은 지표로 사용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중요 원인 중 하나이다. 또한 일상에서 겪는 실패, 위기, 상실감, 불규칙한 수면 등과 같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자살에 관한 속설을 저자는 대표적으로 열네가지를 꼽았다.

1. 자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자살할 위험이 없다.

2.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우울증 또는 정신질환이 있다.

3. 자살은 경고 없이 일어난다.

4. 자살을 생각하는지 묻는 것은 자살할 생각을 주입하는 것이다.

5.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은 분명히 죽기를 원한다.

6.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은 항상 자살할 생각을 한다.

7. 자살은 유전된다.

8. 자살 행동의 동기는 관심을 받으려는 것이다.

9. 자살은 한 가지 요인으로 일어난다.

10. 자살은 예방할 수 없다.

11. 특정 사회 계층만 자살로 사망한다.

12. 감정 상태가 좋아지면 자살 위험이 줄어든다.

13. 자살에 관한 생각은 드물게 일어난다.

14. 치명도가 낮은 수단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진짜로 목숨을 끊을 생각은 없다.

본문 p.75

'2부-자살 생각은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에서는, 자살은 1부에서 다루었듯, 여러 복잡한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자살은 버틸 수 없는 고통을 끝내려는 행위이다. 그러한 자살 심리의 핵심은 '속박감'이다. 속박감은 견딜 수 없는 사고와 감정에 갇힌 느낌을 일컫는 내적 속박감과 패배적·모욕적인 정황으로 속박된 느낌이 생기는 경우인 외적 속박감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자살에 대한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IMV모델(통합적 동기-의지 모델)로 설명한다.

1단계는 자살 위험이 나타날 수 있는 맥락을 다룬다(동기 전 단계)

2단계는 자살 생각 출현에 중점을 둔다(동기 단계)

3단계는 누군가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 자살 행동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요인을 ㄴ도식화해서 보여준다(의지 단계)

본문 pp.140-141참조

또한, 자살 생각에서 자살 행동으로의 전환하게 하는 여덟 가지 의지 요인을 설명한다. "수단 접근, 자살 계획, 자살 또는 자살 행동 노출, 충동성, 신체적 고통 민감도/내성, 죽음에 대한 대담성, 심상, 과거 자살 행동"(본문 p.190)이라고.

'3부-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안전하게 지킬 방법은 무엇인가' 편에서는,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가치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단기 연락 개입'이다. 저자는 "주변에 누군가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연락을 취해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안부를 묻자, 때로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고,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도 괜찮다는 것을 이들이 인정하도록 도와만 주어도 충분하다."(본문 p.249)고 부연한다.

둘째, 자살 위기에 놓인 누군가를 지키는 법인 '안전 계획 6단계'이다.

-1단계 : 경고 신호 포착하기

-2단계 : 내부 대처 전략 확인하기

-3단계 : 기분을 전환해줄 수 있는 사람과 사회적 장소 확인하기

-4단계 : 자살 생각이 일어나는 경우, 믿을 만한 가족/친구에게 연락하기

-5단계 : 전문가에게 연락해서 도움 요청하기

-6단계 :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기

셋째, 자살 생각을 치료하는 '장기 개입'이다. 장기적 개입은 보통 정신건강 전문가가 특정 유형의 치료를 매뉴얼에 따라 진행한다. 저자는 "증거 기반의 정신사회적 개입은 비대면 치료든 대면 치료든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중략…) 환자가 위기에서 회복기로 접어드는 전환기 과정에서 안전 계획을 세우고, 해당 전문가를 신속하게 소개하고, 추후 관찰 및 지원을 조직적으로 병행할 필요가 있다."(본문 p.296)고 강조한다.

'4부-자살로 고통받는 사람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편에서는, "누군가의 안위가 걱정된다면, 그 사람에게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직접 물어보길 바란다."(본문 p.301)고 권고한다. 우선 상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묻고, 본인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또한 이들을 도울 때에도 사생활과 기밀 보장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전체 자살 건수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청소년의 자살 생각이나 자해를 하는 경우, 우선 당사자와 그 가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자녀에게 그들의 감정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공ㄹ감을 나타내고, 네가 겪는 고통이 걱정되고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도와주고 싶다고 표현하면서 연민을 보여주어야 한다."(본문 pp.325-326)고 권고한다. 또한 자해·자살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부모나 보호자는 제발 스스로의 안위를 챙기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낼 것을 강조한다.

자살로 사별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는, 고인과 사별한 가족·친지나 친구의 곁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자살로 내담자나 환자를 잃은 정신건강 전문가의 경우에는 스스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의심할만큼 죄책감과 자책에 빠지기 쉬우므로 환자 사망 후 주변 사람들과 일정 기간 연락을 취하며 근무 패턴 조정 등으로 스스로의 정서적·신체적 건강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자살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살은 절망에서 비롯된 행위의 극치다

p.369

라고 재차 언급하며, 자살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자살을 예방하는 지름길임을 강조한다.

살면서 자살 생각을 한번도 안 해 본 사람이 있을까.

난 꿈인듯 20대의 어느 한밤중 우울증이 극에 달해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엄마'를 말리던 장면이 떠오르고, 결혼 후 종교 모임에서 만난 동갑내가 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가 20층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투신해서 목숨은 건졌지만 중증 장애인이 된 사연도 알고 있다. 그 친구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여름, 하루에도 몇번씩 오던 연락이 끊긴 이후 지금까지 소식을 알 수 없다. 설마 다시 자해나 자살로 천국의 문을 열었을지도...그리고 독박육아를 하며 잠들지 않고 울며 보채는 아이를 안고 13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나'를 기억한다.

이 책은 이렇듯,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드는 자살 생각의 원인부터 실제 자살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인적·사회적 예방책을 제시하고, 사별한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연민'으로 치유를 돕자고 이야기한다.

지금부터라도 좀 더 예민해지자.

나부터 가족, 친구, 직장 동료가 보내는 신호를 잘 알아챌 수 있게!

그리고 아주 가끔은 그들을 위해 진심으로 시간을 내어 주자.

가까이 있어도 외롭지 않도록!

본 서평은 푸른숲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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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전환 교육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그림책 학교 13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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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소속 현직 선생님들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한 환경 수업을 그림책을 매개로 하여 진행한 사례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2022년 개정 교육 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생태 교육 전환 교육의 목표는 '더불어 사는 사람'과 핵심 역량을 연계하여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생명, 즉 자연과 같이 살아가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다."('여는 글' 참조)

아울러, 이러한 생태 전환 교육의 지속적 실천을 위해 '그림책'을 이용하면 좋은 네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여는 글 p.5-6 참조)

첫째, 그림책은 글밥이 적고 아이들이 더 친숙하게 느끼는 '이미지'가 강조되는 매체여서 학생들이 가깝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둘째, 그림책은 대체로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고 어려운 내용도 쉽게 풀어 주어 다양한 연령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셋째, 그림책은 아름다움과 희망을 보여 준다.

넷째, 그림책마다 환경을 주제로 기후 위기, 멸종, 식량 문제 등 다양한 테마를 다루고 있다.


표지는 흰색 바탕에 각종 생태와 관련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제목을 녹색으로 중심에 배치하여 '푸른 지구'를 상징하는 듯 느껴진다.

총 다섯 주제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첫째, '뜨거워지는 지구' 에서는 지구 온난화와 탄소 중립, 사막화, 기후 난민 등의 개념과 극복 방안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둘째, '환경 오염은 왜 발생할까?' 라고 하여 세부적으로는 토양 오염, 수질 오염, 공기 오염 등과 미세플라스틱 문제,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셋째, '생태계를 지켜야 하는 이유' 로 생물 다양성, 생태계 평형, 동물권과 동물원, 멸종 위기 바다 생물ㆍ육상 동물 등에 대해 관련 기사도 찾아보고 전체 역할 놀이로 교육 연극 기법을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넷째, '우리는 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나?' 라고 하여, 현명한 소비와 공정 무역과 공정 여행, 홈가드닝과 관련한 퍼머컬처, 채식을 권장하는 먹거리와 환경 등을 세부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다섯째, '에너지와 도시 이야기' 라는 내용으로 에너지 절약, 재생 에너지, 생태 도시와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도시 생성과 도시 재생 방법 등을 소개한다. 일상 생활에서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활동도 함께 일러준다.

사실 이 책 내용에서 언급된 여러 실천 사례들,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서 전기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휴대폰 사용 줄이기, 샤워시간 줄이기, 필요한 것만 사기 등과 같은 행위들은 일상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실천 가능한 사항이기에 이 중 최소 한 가지만이라도 지켜려고 노력해보자! 매일매일.

그리고 책 말미에 수록된 '찾아보기-생태 전환 교육에 활용된 그림책'들은 꼭 한 번씩 읽어보시길 권한다.

"현재의 우리가 다가올 미래를 알 수 없듯, 과거 세대도 발전을 향한 당시의 열망이 지금의 환경 문제를 '경험'하며 위기를 '인식'하고 있으므로 미래를 염두에 두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p.7)라고 하신 선생님들의 말씀을 새기며.

본 서평은 학교도서관저널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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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아이 꿈꾸는돌 36
이희영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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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8년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희영 작가의 신간 장편소설이다.

<페인트>에서도 기계적 사회시스템에서 '인간성 상실'과 그 안에서도 잃지 않은 휴머니즘의 회복을 청소년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청소년이 주인공이다.

요즘은 띠지도 정성을 들여 제작해 함부로 버릴 수 없게 하는 문화가 출판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듯하다.

이번에도 이희영 작가님의 얼굴이 박힌 띠지를 심지어 내가 학창시절 좋아하던 일명 '기름종이'-정식 명칭은 '트레이싱지'-로 디자인했다. 그래서 절대 버릴 수 없다!

또한 트레이싱지 속지도 표지와 같은 디자인으로 앞,뒤 동일하게 구성했다. 게다가 작가님의 친필 사인까지 기재되어 더욱 뜻깊다.

표지의 푸른 색은 이 소설의 배경인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섬, 솔도에 사는 이수와 할머니, 나아가 인간 내면의 도무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深淵)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소금 입자를 뿌려놓은 것처럼 실제의 바다색보다 훨씬 더 높은 채도의 파란색-소위 군청색 또는 코발트 블루에 가까운-을 사용하면서도 묽게 표현함으로써 신비롭고 쓸쓸해보이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차례를 보면 총 열 가지 주제로 표현했다. 간결하게 두 글자로 이루어진 명사 단어로 이루어진 각 주제는 간결하면서도 마음에 울림을 주는 힘이 있는 문장들로 이야기를 풀어내 작가의 필력이 대단함을 새삼 느꼈다.

솔도의 외딴 섬마을에서 우솔에 있는 고등학교까지 배로 통학하는 유일한 학생 이수와 전학생 세아에게는 다른 듯 닮은 상처가 있다. 불완전한 가족.

이수는 무책임한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이 집 저 집에 맡겨지다 끝내는 보육원 시설에까지 맡겨진다. 그러다 우솔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지금의 할머니와 살게 된다. 열두 살의 희미한 기억을 떠올릴때마다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솔도 초등학교 동창이자 현재 같은 반인 한기윤에게 무슨 약점을 잡혔는지..일명 따까리 취급을 받을 정도로 폭언과 폭행, 각종 심부름까지 참아내는데...

한편, 전학생 세아는 부유한 가정이지만 엄마, 아빠는 서로 각자의 연인과 외도하며 살림과 세아를 등한시하고 가사도우미 이모와 그 딸 지유에게 오히려 가족같은 애정을 느끼며 겨우 관계 회복에 눈을 떴는데 갑작스러운 가사도우미 이모가 세아네 집 일을 그만두게 되고 자신과 동갑인 지유는 갈빗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하여 결국 자살을 한다. 이에 분노한 세아는 갈빗집 사장집에 찾아갔으나 이미 CCTV와 성폭행 동영상을 삭제된 후였다. 이에 세아만 가해자로 둔갑하여 소년법 적용 대상 처분 중 가장 중한 소년보호처분 10호를 받아 소년원에서 일 년 복역까지 하게 되고 결국 일 년을 꿇어 이수네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것이다.

할머니에게는 망나니 아들이 하나 있었다. 결혼했으나 아이가 안 생겨 시댁에서 온갖 구박을 받다가 겨우 들어선 그 아이. 그러나 남편은 얼마 못 가 죽고 할머니는 남편 죽게 한 팔자가 센 여자로 낙인찍혀 시댁에서 탈출했고, 지금의 우솔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할머니의 맛깔난 요리와 회 뜨는 솜씨가 일품이라 장사가 잘 되었는데도 외동 아들은 늘 어머니의 주머니가 마를세라 돈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하다 지금의 이수 엄마를 만나 혼인신고까지 하고 살림을 차려 한시름 놓는가 했는데 이번엔 치매가 왔다.

(...중략)

할머니의 치매로 다시 떠올리게 된 그날의 기억. 온통 붉은 세상이었던 것과 비릿한 반찬냄새들...정말 할머니가 그 벼린 칼로 아들 내외를 찔렀을까? 그러나 도무지 기억의 퍼즐을 맞출 수 없던 그때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가기전 이수에게 진실을 들려준다. 그 무책임하고 제멋대로이며 방탕한 부부는 결국 당시 열두 살이던 이수가 찌른 것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작가는 이 소설을 완성하고도 폴더에 넣어 두고 혼자만 읽으려 했었다고.

작가는 인간의 내면과 복잡한 삶의 모습들을

"넝쿨처럼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사는 게 인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섬에서 사는지도 몰랐다. 누군가 배를 타거나, 헤엄쳐서 가보지 않으면 결코 그 속을 알 수 없는 섬들…….

본문 p.146

이라고 하여 섬에 비유한 것이 인상적이다. 또, 작가는

"인간에게 받은 상처가 가장 아프고, 인간에게서 받은 위로가 가장 따뜻하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칼날이 되는가 하면, 누군가의 손길은 생명이 된다. 소름 끼치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도 인간이요, 숭고한 희생을 감당하는 존재도 인간이다."

p.228

이라고도 한다.

또한, 추천사에 "우리는 이것과 저것 사이, 넓은 스펙트럼 어딘가에 존재함에도 제도와 사회는 이따금 우리를 엉뚱한 이야기 속에 가둔다. '섬'이 된 아이와 '선인장'이 된 아이의 이야기는 이렇게 우리의 삶이 명료한 언어로 단순하게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복잡다단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길로 소설만 한 것이 없음을 다시 깨달았다."라고 쓴 밝은책방 대표이자 변호사인 김소리님의 소회도 울림을 준다.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실'에 다가서려는 사람은 자신의 직위와 가족과 기타 가진 것 모두를 걸어야 한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인 이수, 세아는 아직 젊어서 할머니는 여생이 길지 않아서 서로를 위해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것일까.

정의롭기보다 부자가 되라고 세뇌시키는 사회, 모두가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하면 적이 되는 사회가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모쪼록 이희영 작가님의 이 소설이 요즘 귀하다는 '소금'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을 정화시켜주는 이수(離水)-물에서 떠 올라간다는 뜻-가 되기를….

본 서평은 돌베개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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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 논제 10가지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김태훈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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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느껴지듯, '도덕성'에 대한 열 가지의 논제에 대해 저자가 다양한 연구자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자신의 오랜 연구를 통한 분석과 의견을 실어 깊이를 더했다.

저자는 현재 공주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태훈 교수님이다. <덕 교육론> <도덕성 발달이론과 교육>등 윤리 분야의 다수의 저서에 대한 번역도 하는 등 평생을 도덕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자가 이미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그동안 필자가 관련 학회에서 발표했던 논문들을 중심으로 수정과 보완 작업을 하고 새로운 글을 더하여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다."(p.15)고 언급한다.
앞 표지의 계단을 오르듯, 도덕적 개념 정의로 시작하여 도덕성, 부도덕성의 행동의 원인이나 동기를 밝히고, 결론에 해당하는 마지막 장에서 개인적 도덕성 발달 방안 등을 다루는 점층적 구조 방식으로 서술했다.

목차에서는 각 장을 '논제'라는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다. 매 논제의 시작과 끝은 각각 '머리말'과 '맺음말'이라는 항목을 두어, 우리가 흔히 학창시절 배웠던 논설문 3단 구성인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띠고 있다.

논제1 도덕성이란 무엇인가?

-'도덕', '윤리' ,'도덕성'의 용어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덕성의 개념을 기존의 도덕철학 및 도덕심리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인문,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적 관점에서 정의하고 그의 특성을 논의한다.

논제2-인간은 선한가?

-우리에게 익숙한 동양의 유가 철학자 맹자와 순자의 인성론을 실마리로 논제를 풀어간다. 맹자와 순자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성선과 성악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 고찰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들의 담론을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해야 할 것인지 밝힌다.

논제3 나는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내포된 '도덕적'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우리'가 아닌 '나'는 왜 그러한 삶을 중시하며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를 논의한다. 그동안 도덕철학 분야에서 이 물음과 관련하여 제시되었던 답변들을 외재적 동기에서 나오는 것과 내재적 동기에서 나오는 것으로 구분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차원에서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모색한다.

논제4 앎과 행동이 늘 일치하지만은 않은 까닭은 무엇인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행일치의 문제는 철학적 담론의 화두에 해당한다. 여기에서는 동양철학자 주자朱子와 양명陽明이 제기했던 지행병진知行竝進과 지행합일知行合一 학설의 핵심적인 논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앎知과 실천行 사이의 심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요소들과 그의 작동 기제를 제시하고, 도덕적 행동을 위한 동기가 다원적으로 유발되는 사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논의한다.

논제5 우리의 도덕적 행동을 이끄는 동기는 무엇인가?

-블라시 A. Blasi가 이와 관련하여 제시한 자아 모델self model과 그의 확장적 성격의 도덕적 인격 모델moral character model을 차례로 논의한다. 그리고 도덕적 자아 정체성을 중심으로 우리의 도덕적 행동을 이끄는 동기에 관하여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그리고 도덕적 자아 정체성을 중심으로 우리의 도덕적 행동을 이끄는 동기에 관하여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논제6 우리는 왜 부도덕한 행동을 하는가?

-사람들이 부도덕한 행동을 하게 되는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도덕규범의 진화 역사적 관점에서 추론하고, 사람이 부도덕한 행동을 한 이후에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정당화하는지 그 기저에 놓여 있는 심리적 기제를 통해 논의한다.

논제7 공감의 정서는 도덕성 발달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공감의 의미를 비슷하지만 뜻은 다른 동정과 비교하여 개념 정의한 후, 공감의 구성요소, 생물학적 기반, 그의 발달 기제를 고찰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도덕성 발달에서 공감의 정서가 발휘하는 역할을 논의한다.

논제8 죄책감과 수치심은 도덕성 발달을 저해하는가?

-죄책감과 수치심이 개념상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토하고, 선행연구들을 중심으로 그의 발달 과정을 추적한다. 죄책감과 수치심의 도덕정 정서가 우리의 도덕성 발달에 어떤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하고, 우리가 어떤 측면에 유의해야 할 것인지를 밝힌다.

논제9 도덕성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는가?

-인간의 도덕성과 언어가 그 기원과 발달에 있어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발달심리학, 진화심리학,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검토한다. 특히 도덕성의 형성과 발달이 언어의 등장을 전제로 하였는지 혹은 언어의 등장과 무관하게 이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였는지 인류의 진화 역사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도덕성(도덕적 사고)와 언어의 지배적 상관성과 관련한 논란을 규명한다.

논제10 나의 도덕성은 어떻게 발달하는가?

-도덕성의 구성적 발달을 위한 예비적 논의로 도덕성의 발달을 바라보는 관점들과 도덕 판단의 정당화 문제를 고찰한다. 그리고 나의 도덕성을 어떻게 정립해 나가야 할 것인가의 구성적 방법론의 방안을 논의한다. 이는 도덕적 존재자로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시사점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주로 철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거나 논문을 주로 써야 하는 대학원생들에게 '도덕성'에 대한 확실한 개념 정립을 돕는 참고서로 활용하면 좋겠다. 또한, 단편적 지식만 소비되는 요즘 사회에서 이처럼 근원적이고 실체적인 물음에 답하는 철학서를 읽으며 뇌를 깨워보자!

본 서평은 글로벌콘텐츠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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